2008년 5월 26일.
세계여행 제 26일 째 (2)
Paris, France


허기진 배를 빵 몇쪼가리로 때우고 겨우 정신을 차렸다.
잃어버린 돈, 어쩔 수 없이 써야했던 돈들은 그냥 잊어버리는게 정신건강에 좋으니까.

어제는 정말 벤쿠버 저리가라 할 만큼 화창하고 맑은 파리였는데
오늘은 또 왜이렇게 하늘이 꾸리꾸리한건지, 당장에라도 빗방울이 떨어질 것 같이 음침했다.
걷다보니 세느강변에 도착했다. 어제 에펠탑 위에서 봤을 땐, 실감이 나지 않더니
이렇게 세느강을 직접 걸으니 정말 유럽에 온 것 같다.

엔티크한 분위기의 세느강변...


요즘 자꾸 사진이 깨져서 등록된다...완전 스트레스..-_-



계획이 없는 우리들은 그냥 발길닿는대로 걸을 뿐, 정말 정처도 없고 목적지도 없이 그렇게 세느강 옆만 열심히 걸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히려 유명한 관광지를 북적북적 관람하는 것보다 훨씬 좋았다. 파리의 구석구석을 내 밟로 밟는 기분이.
세느강 옆으론 노점상들이 늘어서 있었는데 주로 낡은 책이나 엽서, 그림, 아기자기한 기념품들을 팔았다.


똑같이 생긴 나무상자모양의 가판대를 열어서장사를 하고 있었는데
분명 노점상은 노점상이건만, 주변 세느강 경관을 헤치지 않을 정도의 작은 크기와
그리고 잡다한 일상생활용품이 아니라 주로 엽서나 그림같이 보기에도 좋은 것들이 어우러져
심심할 수 있는 세느강변가를 나름 운치있게 만들고 있었다.

필름 Pentax Me Super.

필름 Pentax Me Super.


가판대에서 팔던 엽서들..



어디에선가 말로만 많이 듣던 퐁뇌프 다리에도 다다랐다.
이 다리 위에서 보는 파리의 모습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한참을 이 다리위에 서서 보잘것 없는 솜씨로 그림을 끄적끄적거렸다.
아..정말 그림을 잘그린다면 파리를 떠나고 싶지 않을꺼다.


요요 반대편 파리의 모습이 이쁘다.

필름, Pentax Me Super. 내가 좋아한 이 풍경.중세라고 해도 믿을까?



2008. 05. 26. Paris. Pont neuf 다리에서 바라본 모습..이라고 쓰여있다.




퐁뇌프 다리에서 한참을 얼쩡거리다가 다리를 건너 반대편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이번에는 큰 길가가 아닌 골목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는데,
정말 파리의 매력은 큰길가 뒤에 숨은 작은 골목골목들이 아닐까 싶을정도로
뭐라 설명할 수 없지만 엔티크하면서도 사람냄새도 나고 아름답기도하고 아기자기도 하고 운치있기도 하고..



꼭 저렇게 베란다 창틀에 꽃을 올려놓았다.



이 날 엥간히 기분이 싱숭생숭 했나보다...사진이 별로 없다 -_-...
그렇지만 파리 곳곳을 마음가는대로 걸어다녔던 것만큼 정말 만족 만족 대 만족이었다. 그림도 그리고.
아마 단체여행이었거나 여행사에 의한 여행이었음 바쁘게 유명관광지만 훑어보고 떠났겠지만
배낭여행이 좋은건, 발길 닿는대로 도시 구석구석을 걸어 볼 수 있다는 거...


오후가 되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시은언니는 몽마르뜨를 보러갔지만 나는 피곤하고 지쳐서 일찍 호스텔로 들어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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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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