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26일
세계여행 제 26일 째 (1)
Paris, France



어제 몽생미셸의 계획은 못지켰지만, 나름 알찬 첫 파리 관광을 하고 피곤에 찌들어 잠이 들었다.
어제 아침8시부터 밤 10시까지 걸어다닌데다가, 여행 26일째라는 누적된 피로,
거기다가 밤귀가 예민한데 밤새 시은언니가 끙끙 앓는 바람에 잠까지 못자서 제대로 피곤했다.


오늘만큼은 제대로 몽생미셸에 가자는 각오를 다지며 호스텔을 나와 몽빠르나스역에 도착했지만,
이럴수가 이럴수가 이럴수가!!!!
몽생미셸에 가는 오전 기차표가 모두 매진이었다.!!
어제 호스텔에서 만난 한국인은 미리 예매할 필요 없다고 했는데 이럴수가 이럴수가!!!

이렇게 우리의 몽생미셸 계획은 또 틀어지는건가...완전 허탈해하며
이왕 몽빠르나스역까지 온김에 3일뒤에 탈 스페인행 야간열차나 예약하자며 우리는 International ticketing 장소로 향했는데..
정말....이 날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이다.....기차역에서 빡돌아서 몽빠르나스역 폭파할뻔 봤다.
한마디로 우리는 프랑스역무원들의 손아귀에서 역을 뻉뻉 돌았다.-_-

줄을 한참 기다려 표를 사려고 했더니, 자기는 영어가 안된다며 영국 깃빨 꽂은 곳으로 가란다;
그래서 가서 줄서서 또 표를 사려고 했더니 자기는 원래 영어 담당자가 아니라며 다른칸을 알아보란다.
그래서 또 줄서서 표를 알아보려고 했더니, 여기서는 스페인으로 가는 (외국으로 나가는) 표를 살 수 없단다. 지금 장난?
한참을 돌고 돌아서야 드디어 영어가 통하는 역무원을 만났다. ㅠㅠ
근데 스페인으로 가는 표를 살 수 있는데, 니가 가려고 하는 날에는 모두 매진이란다 ^^ .......응?
뭐?!! 매진이라고????!!!!!!! 그럼...스페인에....못간다는 소리여?
우리가 당일표를 달라는것도 아니고 3일 뒤 표를 달라는건데!
식겁한 우리들은 침대든 의자든 뭐든 다 좋으니 자리를 알아봐달라고 사정사정했고
그나마 영어를 유창하게하면서 동시에 표를 팔수 있다던 흑인 역무원은, 마침 호텔차가 있다며 가격을 종이에 적어주었다
76유로.

7.6유로도 아니고, 17.6유로도 아니고 76유로???????????!!!!!??!!?
우리 유레일 패스있는데요....하며 내밀었더니, 그게 원래 120유로인가 140유로짜리인데 할인해서 76유로란다;;
헐.........헐..........기차 예약비 20유로도 생각 안하고 있었는데 쌩돈76유로를 내라고?
완전 어이없고 당황해서 일단 그대로 후퇴.....;; 파리에서 바르셀로나 직행을 제외한 모든 루트를 검색하고 알아보았으나...
가격도 가격이고 직행이 아닐땐 거의 하루를 기차에서만 보내야 하나는 결론이 나왔다 ㅠㅠ

원화가치 30만원 홀랑 잃어버린게 거짓말 안하고 엊그젠데,
한국에서 예약했으면 20유로도 안들었을 기차비를 여기서 76유로나 내려니 손이 후들, 다리가 후들
거기다가 시은언니가 한국에서 예매하고 가야하지 않느냐는 걱정을 무시하고 온터라 언니한테도 미안해 죽을뻔 봤다 ㅠ
그래도 스페인에 가기로 했으니 안갈수도 없고...후들거리는 다리를 붙잡아 76유로짜리라도 타자며 줄을 섰는데
이번에는 우리가 가기로한 그 날짜에 표가 없단다. 금새 매진되었단다.....................OMFG...

그리하여 우리는 바르셀로나행 직행기차표를 구하기로 마음먹은지 약 2시간만에야
1인당 76유로짜리, 그것도 파리에서의 일정을 하루 앞당겨서(결국 몽생미셸 포기) 표를 구했다.
그리고 이렇게 된거 바르셀로나에서 스위스로 가는 야간기차도 바로 사버렸다. 이놈의 망할 티켓팅

 

 

하....몽생미셸에 가기로한 우리의 계획은 또!!! 수포가 되어버렸고,
생각지 못한 거금을 기차비로 썼다는 생각. 76유로면, 편안한 호스텔에서 3박하고도 남을 돈을 홀랑 써버리고
우리는 무계획+짜증+어이없음+허탈함+피곤함+생각없음으로 멍때리는 얼굴로 무계획적인 파리도심여행을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파리의 몽빠르나스역에 계시는 역무원님들...우리 일처리 한번에 합시다......뺑뺑이 돌리지 말고!!


주위 눈치 안보고 책을 읽던 파리지엔.

보자마자 뉴욕에서 찍었던 사진이 생각났다.


ㅋㅋ 바로 요거! 뉴욕 소호에서.





한참 생각없이 걷고 있다가, 우연히 퐁피두센터에 다다랐다.
아, 유명한 건물이고 박물관이라는데 .......이미 우리는 뭔가 뒷통수를 맞아 정신이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안에 들어가서 구경을 하고픈 의욕따위는 몽빠르나스역에서 이미 쌈싸먹었다. 그냥 보고만 가자.




여기는 퐁피두 센터 뒷편인가 그 언저리어디인가 그랬는데, 독특한 설치물들이 연못에서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다.
고풍스러운 파리에 퐁피두센터같은 건물이 있는것도 어색한데, 저 뒤로 파리의 오래된 건물이 보이는데
그 앞에 이렇게 현대예술작품들이 늘어서 있으니 그것도 좀 어색했다.....;




아침부터 큰 일을 하나 치뤘더니, 금새 허기가 졌다. 아니 허기가 졌다기보다 원래 점심을 먹을 시간 쯤이었다.
위의 사진은 내가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했던 파리 골목길로 Rue Du Cloitre Saint Merri.
얼핏 길가 노점상에 걸린 엽서에서 본 적이 있는 골목이었다.
정말 갓 구운 바게트빵을 종이봉지에 넣어 종종걸음으로 우리 앞을스쳐지나가던...상상 속 파리 같던 그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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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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