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26일.
세계여행 제 26일 째 (3)
Paris, France



추적거리는 비를 맞으며 오들오들 떨며 저녁식사겸 바나나하나와 우유하나를 사들고 호스텔로 돌아왔다.
며칠동안 잘때마다 앓는 소리를 내는 시은언니때문에 밤잠을 설쳐서 정말 푹 자고 싶은 마음도 컸다.
내 계획은 한 두세시간 푹 자고 밤 10시에 하는 에펠탑 조명쑈를 보러 나갈 생각이었는데
호스텔에서 만난 99학번 고대선배에게 붙잡혀; 거의 반 강제적으로 끌려나갔다.

하루종일 꿀꿀하고 비까지 내리더니, 노을이 질 때쯤 되니까 날이 걷히고 세느강을 따라 노을이 지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낭만의 도시 파리에서, 세느강끝으로 물드는 환상적인 노을을 좇아
세느강변을 걷고, 세느강의 다리를 건너며 유럽여행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순간을 마음 속에 새겼다.

역광은 아쉽지만..^^



 
노을지는 세느강을 무토바슈가 가로지른다.
이틀 전, 우리가 탔을 때도 흐릿하고 비가 내렸었는데
저 무토바슈에 탄 사람들 기분은 정말 환상적이겠지.

황금빛 하늘, 황금빛 구름. 황금빛 세느강.


정말이지 한 순간도 눈을 떼고 싶지 않을만큼 매력적이고 몽환적이기까지 한 그런 노을이었다.
관광객들은 물론이고 길가던 파리지엔들도 발길을 잠시 멈추고 다리난간에 턱을 괴고 한참을 바라보았으니까.
정말, 어쩜 이렇게나 아름다울 수 있을까? 파리의 오래된 건물들의 실루엣과 아기자기한 다리들.

서쪽으로 사라져가는 해를 보면서 그리운 사람을 생각했다.
이 순간을 함께 하고있다면 좋을텐데. .. ^^



이상하게 난 자전거가 좋더라.

길거리 악사의 반주에 맞춰 행복하게 춤을 추던 연인. 파리의 연인2.



한참을 걷다 보니, 아까 낮에 그림을 그렸던 퐁뇌프다리까지 걸어왔다. 호스텔에서부터 무려 한시간정도 걸어서.
신기하게도 노을을 좇아가고 있어서 그런지, 평소같으면 순식간에 사라질 노을이 여운을 남기면서 천천히 사라지고 있었다.

낮에 왔을 땐, 지금 보이는 경치의 반대쪽이 훨씬 더 고풍스럽고 멋져보였는데
이렇게 노을이 질 때 보니, 이 쪽 경치도 감탄사를 연발할 만큼 멋있었다.
(하긴, 노을이 지는데 안멋있는 곳이 어디 있으랴먀는..!)


저 멀리 에펠타워도 보인다.

The night of Paris...

almost done...

장미꽃 한 송이를 손에 쥐고 얘기를 나누던 세번째 파리의 연인



그렇게 한시간이 넘는 파리에서의 노을 여행은 끝이 났다.
노을이 다 지고서도 아쉬워서 한참이나 퐁뇌프 다리 주변을 서성였다.
영국은 미국이나 캐나다와 비슷해서인지 생각보다 감흥도 없고 정도 별로 안들었는데
파리는 정말 한눈에 반해버렸다고 해도 될만큼 사랑스럽고 아름답고 운치있는 도시였다.
내가 이쁜 모습만 보고 다녀서 그런걸지 몰라도.

정말 다시 가고 싶은 곳....



파리의 저녁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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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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