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12일째
두브로브니크 (DBV)
두브로브니크의 관광의 꽃은, 바로 성벽투어.
두브로브니크의 성곽을 따라 걸으며 아름다운 빨간 지붕으로 둘러싸인 올드시티를 내려다 볼 수 있다!
듣기로는 너무 한낮에 투어를하면 해를 가릴 곳도 없고 햇살에 녹초가 된다 하여
우리는 약간 해가 기울기 시작한 4~5시쯤을 노려서 성벽에 올랐다.
우리의 시작은 올드시티의 가장 동쪽끝에서부터!
다홍빛 기와 사이의 세 개의 동그란 돔. 바로 루자 광장.
바람에 미친 듯이 휘날리는 머리카락을 부여잡고 ~
시간을 잘 노렸는지, 조금씩 기울어 지는 햇살에 올드시티의 다홍빛 지붕들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다만...바람이 왜 이렇게 불던지.....조금 심상치 않지만, 설마 별 일 있겠어?
하지만 난 항상 설마가 사람을 잡지.....( - _ -)
파노라마 샷 ♥
성벽투어의 기쁨 :)
빽뺵하게 들어 차있는 올드타운의 기와지붕들. 생각보다 크지 않은 도시임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성벽의 동쪽에서부터, 서쪽까지 필레문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아.....스르지 산에서부터 먹구름이 내려오기 시작한다....아뿔싸...................... @@;;;;
그것도 엄청난 속도로 두브로브니크 하늘을 뒤덮고 있음.;;!!!!
성벽투어의 인증샷이라고 할 수 있는 스트라둔 대로와 함께....뒤에는 쏟아져 내려오는 먹구름..그리고 웃는게 웃는게 아닌 내 표정 ㅜㅠ
낮게 깔려오는 엄청난 먹구름
지구 종말이닷!!!
성벽을 반쯤 돌자, 정말 하늘이 캄캄해지고 미친듯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아 왜...............꼭 우리가 투어하는데.....ㅜㅠ 난감......................ㅠ
마구마구 몰아치는 바람 때문에
머리카락은 이리 휘날렸다가 저리 휘날렸다가
엉망진창 ㅡㅠ.................................
그래도, 웃음이 나는건
여행이란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기 때문에
기대했던 것 이상의 것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
그리고 오히려 이런 예상치 못했던 순간들이
지나고 나면 더욱 기억에 남는다는 것을 알기에.
십년차 여행의 내공으로 씩씩하게 걸으며 웃으며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폭풍에 따라 물결치는 파란 바다, 그리고 급하게 복귀 중인 카약들.
먹구름은 순식간에 내려와 순식간에 저 먼 바다로 흘러가 버렸다.
다시 날씨가 맑아진 기념으로, 요새 속에 들어가 잠시 이쁜 척을 해보았다. >_<
맑게 갠 하늘 아래서 :)
한시간 반 남짓한 짧은 투어동안
정말이지, 맑개 갠 하늘 부터 먹구름과 빗방울, 다시 하늘이 맑게 개기까지 다이내믹 두브로브니크 성벽투어였다.
마지막엔 멋진 두브로브니크 하늘 위로 떨어지는 멋진 노을도 보았다.
해가 떨어질 수록, 남은 일정은 짧아지고 돌아갈 날은 다가온다 .
이제는 여행을 해도 뭔가 훌쩍 떠나온 느낌이 들지 않는건 왜일까.
휴가를 다 끌어썼는데도 아쉽고 또 아쉽다.
쳇바퀴처럼 삶은 돌아가고, 또 그 곳으로 돌아가야 하고.
여행이 좋다가도 슬픈 이유.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두브로브니크의 하늘. 그리고 이 아름다운 도시의 실루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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