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08월 10일 (4) 

붉은빛 이스탄불 

 

 

 

이집션 바자르에서 투어가 끝나고 무한 피곤함이 몰려왔지만 숙소에 돌아갈 수가 없었다.

야경투어도 신청해놨기 때문....ㅜㅠ

이스탄불에 2박3일을 하는 일정때문에 어쩔 수 없이 첫 날 너무 무리를 하게 됐다.

(그래서 여행기도 무려 4편이나 된다....ㄷㄷ)

 

 

 

쨌든, 야경투어까지 1시간 정도 시간이 남아서 가이드가 가르쳐준 레스토랑엘 들어왔다.

이름은 <HAMDI Restaurant>

참고로, 내가 가지고 있는 터키 여행책자 2개 모두 소개된 맛집이기도 하다. (이 글을 쓰면서 발견....;;)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는데, 한눈에도 상당히 고급 레스토랑라는 느낌이 왔다.

하얀 테이블보와 깔끔하게 차려입은 서버들.  와웅 +_+

 

 

전망이 좋은 테라스 석은 이미 만석이었다. 미리 알았다면 예약했을텐데.

 

HAMDI Restaurant 에서 보이는 갈라타 타워

 

 

터키식 요구르트와 함께. Cheers!

 

 

시원한 오렌지 쥬스가 당겼지만, 터키에 왔으니 터키 음식을 먹어봐야지.

약간 짭짤하다고 하는 터키식 요구르트, 아이란을 시켰다.

 

..으억...이런 맛이 다 있네.....(-.,-)

썩 내 취향은 아니지만....시켰으니까.....그냥 오랑쥬 쥬스를 시킬걸..

 

 

 

요거트가 드레싱인 케밥. 친절한 서버가 챠이를 공짜로 줬당 히히

 

 

Hamdi Restaurant에서 사람들 너머로 보이는 뷰가 왠지 모르게 아련하게 내 마음을 흔들었다.

못내 테라스 쪽 View가 아쉬워 다시는 못 볼 그 광경을 눈에 담고 또 담아 두었다.

 

그리고 식사를 마치고 엘레베이터를 내려가려는데,

나이가 지긋한 서버가 우리를 부르고 테라스로 나가는 문을 열어주었다.

여기서 보는 view가 정말 멋지다며!

 

함디레스토랑에서 보이는 해협과 예니 자미(모스크) , 그리고 갈라타 다리.

 

친절한 서버가 사진도 찍어주었다. ㅜㅠ

 

 

 

비록 아이란에 듬뿍 적신 케밥이 썩 내 취향은 아니었으나..........

(역시 모르는 곳에서 음식을 시킬땐 일단 Original을 시켜야 한다는 교훈을 깨달았다)

깔끔하고 세련된 분위기, 공짜 차이와 멋진 뷰를 소개시켜준 친절한 서버들까지.

서비스에 만족 (+_+)=b

나름 흡족한 마음으로 아경투어 집결지로 향했다.

 

 

 

아경투어는 터키 시민들이 대중교통 처럼 이용하는 Shuttle Sea bus인 바푸르(Vapur)를 타고

유럽지역에서 아시아 지역으로 건너가며 일몰과 야경을 보는 것!

8시에 출발하는 바푸르를 타기 위해 열심히 가이드를 따라 달렸고, 무사히 바푸르에 올라탔다.

 

 

에미뇌니 선착장에서 바라본 일몰.

 

붉은 노을, 그리고 이스탄불.

 

 

붉은 노을이 하늘을 바알갛게 물들였다.

전세계를 누비며 수많은 노을을 봤지만 이런 느낌의 붉은 노을은 처음이었다.

모스크들의 둥근 지붕과 우뚝 솟은 첨탓들. 그리고 바알갛게 물들어가는 이스탄불의 하늘.

아련한 느낌이었다.

노을이 지는 저 먼 곳에 옛날옛적의 동화속 나라가 있을 것만 같은.

과거로 돌아갈 것만 같은, 그런 먹먹하고 아련함 마음이 밀려왔다.

그리고 그 붉은 노을과 아련한 마음은 이스탄불에 대한 강렬한 인상으로 남았다.

 

 

 

빨간 터키 국기.

 

 

8시가 되자 배가 출발했고,

하늘은 곧 붉은하늘에서 푸른 하늘이 되어갔다.

 

 

 

마침 때가 잘 맞아서인지 슈퍼문이 뜨는 시기였다.

한참을 보스포러스해협을 배가 지나고 있는데

저 너머 육지 위로 커다란 슈퍼문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연신 셔터를 눌렀지만,

사진으로는 그 느낌을 담기 힘든

정말이지 커다란 슈퍼문이었다.

 

 

 

이스탄불위로 떠오르는 슈퍼문

 

 

드디어 바푸르가 아시아쪽의 위스퀴다르 선착장에 닿았다.

어느새 짙푸름 어두움이 깔렸다.

그도 그럴것이 시간이 8시 30분이 훌쩍 넘어있었다.

마침 모스크에서 기도하는 시간이 되어서 우리는 작은 모스크에서 이슬람교도들이 발을 씻고 기도하는 모습을 잠시 보았다.

 

 

선착장에 도착한 바푸르

 

도시의 지붕들 위로 마지막 노을빛이 아득히 깔린다. 아름답다.

 

 

건너편 중앙의 불을 밝힌 곳이 오후에 들렀던 돌마바흐체 궁전, 그리고 형형색색 변하는 보스포러스 제1대교

 

 

가이드는 우리를 돌마바흐체 궁전의 맞은편에 데려다 주었다.

캄캄한 가운데 저 멀리 돌마바흐체 궁전이 밝게 빛나며 여전한 그 화려함을 뽐냈다.

바닷바람이 매섭게 쳐댔지만, 다들 정신없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온몸은 피곤한데, 이제서야 여행지에 왔다는 실감이 났다.

처음 해본 단체 투어때문인지 한국인들 무리에 있어서인지 사실 낯설다라는 느낌이 없었다. 이게 외국인지 한국에서 관광중인건지 .

그러나 밤이 되서야 내 삶이 뿌리 내리고 있는 한국과 동떨어져있다는 마음이 이제서야 조금씩 들기 시작했다.

 

야경투어 가이드님과도 함께 :)

오늘 오스만투어부터 함께했던 분들과 :)

 

돌아가는 배에서는 (가이드님께 죄송하지만) 잠시 이어폰을 수신기에서 핸드폰으로 바꿔끼우고

권진아가 부른 스팅의 <Fields of Gold>를 들으며 캄캄해진 이스탄불의 야경을 한참 바라보았다.

You will be my love.

조금 쓸쓸하기도 하고 아련하기도 하고 조금은 비현실적인 이 순간.

흘러흘러가는 이스탄불의 야경과도 잘 어울렸다.

 

 

투어를 마친 사람들은 모두 처음 투어가 시작되었던 술탄아흐멧 역에 내렸다.

와우. 역시 관광지라 그런지 밤 10시가 넘었는데도

블루모스크와 아야소피아 성당이 있는 술탄 아흐멧 역은 정말이지 사람들도 바글바글 거렸다.

(그래도 되도록 밤거리를 돌아다니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안전 안전 또 안전!)

 

밤이 늦었는데도 사람들로 북실북실한 아야소피아 궁전 앞.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과 기념사진 :)

 

이제는 모두 헤어질 시간이 되었다.

여행에서의 만남은 가벼워서 좋다.

낯선 곳에서 한국인이고, 한국어를 쓴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날선 경계심을 푼다.

 

 

야경투어에 가서야 친해진 사람들과 저마다 기념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추억을 기념했다.

이제 막 친해지기 시작했는데 헤어지려니 아주 조금은 아쉽기도 했다.

여행은 자고로 2명보단 3명이, 3명보단 5명이 더 재밌는데.

 

 

 

좀 더 어린 날의 나 같았으면

내일은 어디 구경할거냐고 계획없으면 같이 다니자고 던져봤을 법도 한데

나도 나이가 들었나, 주책맞아 보일까봐서

그냥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하고서 헤어졌다.

 

 

 

 

 

 

 

뭐, 다음에 다른 도시에서도 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겠지?!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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