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 델 엘바 서울숲 스토어 :)

 

 

성수동 거리에서 - 

 

 

오늘 회사분 따님의 결혼식에 갔다가 픽업하러 온 남편(!)을 만나 성수동에 들렀다. 

목적지는 아쿠아 델 엘바(Aqua dell Elba), 이유는 디퓨저를 사러. :)

 

코가 예민하기도 하고 원래 향수도 디퓨저도 큰 관심이 없는 나인데

작년 여름, 이탈리아 토스카나를 여행할 때 가장 인상깊었던 숙소에서 아쿠아 델 엘바 디퓨저를 처음 보았다.

토스카나도 좋았고, 숙소도 좋았고, 디퓨저 향도 좋았고, 또 토스카나 브랜드여서 사오고 싶었는데

한참 여행 중이라 짐이 되는게 걱정되기도 했고,

(프로포즈 받은지 얼마 안 되었던 때라) 결혼하면 살게 될 내 공간에 두고 싶은 로망(?)도 있어서

이탈리아에서의 구매는 잠시 미루었다가 드디어 때가 되어 서울숲에 있는 아쿠아 델 엘바 스토어에 들르게 된 것이다.

 

아쿠아 델 엘바의 시그니처 향은 마레(Mare)이고, 숙소에서도 마레(Mare)향을 맡았던 터라, (여름이기도 하고) 마레(Mare)를 살까 하다가

여러 가지 향을 시향해보고 조금 더 포근한 느낌의 몬테 카파네(Monte Capanne)를 골랐다.

 

 

아쿠아 델 엘바 디퓨저 (코가 예민한 편이라 약한 발향이 좋아서 스틱은 4개만)

 

 

저마다 여행을 추억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어렸을 적엔 그것이 주로 사진, 마그넷, 기념품 컵 같은 것이었는데,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여행하면서 만나는 특별한 (나만의 여행의 추억이 깃든) 물건 - 

단지 장식장에 세워두는 그런 것 말고 일상생활 속에서 쓸 수 있는 물건을 찾게 된다.

그것도 여행을 기념하기 위해 억지로 찾는 것 대신, 여행 속에서 우연히.

호스텔에서 수건을 제공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샀던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의 빨간 타올, 

우산이 없어 급하게 샀던 캐나다 밴쿠버에서의 분홍색 3단 우산, 

우연히 걷다가 들어간 가게에서 샀던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의 주황색 지갑.

기념품과 달리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건들이기에 쓰다보면 점점 낡고 망가져가지만

일상생활 속에 스며든 물건들은,

나의 삶 속에서 문득문득 그 때의 여행을 불쑥 떠오르게 하는 가장 소중한 추억환기제랄까. 

잊은 듯 살아갔지만 그 물건을 집을 때마다 여행했던 순간의 추억이 떠오르고, 

내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그 기억에 미소짓게 되는 그 특별한 느낌이 좋다. 

비록 이탈리아에서 이 디퓨저를 사오지는 못했지만, 다행히 한국에서 구할 수 있었고 

나의 소중한 보금자리에서 매일 비슷한 일상을 살아가다가도

디퓨저 병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에는 2019년의 이탈리아 여행을 떠올리고 흐뭇해하겠지. :)

 

 

이제 디퓨저 뚜껑을 열고 스틱을 꽂아놓으며 지난 여름 이탈리아 여행을 떠올려본다.

이탈리아 북부에서부터 시작해서 돌로미티 산맥을 돌고 토스카나 지방을 거쳐 로마까지 내려갔던 2주간의 여행.

이번에 코로나 사태로 유럽에서 이탈리아가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소식에 마음이 많이 아팠다.

하룻 밤 짧게 머물렀지만 기대보다도 훨씬 더 아름답고 무엇보다 진심으로 평화로워서

다음에 다시 오면 일주일은 머물러야지 마음먹었던 토스카나. 

아름다웠던 풍경사진을 하나씩 꺼내보면서 너무 멀지 않은 때에 다시 가볼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

올해는 작년에 못 다 쓴 여행기나 써야겠다. 그럴 여유가 많지 않겠지마는!

 

사이프러스나무가 뻗은 숙소 뒷뜰에 누워 휴식하던 날.

 

숙소에 딸려있던 프라이빗 수영장. 하늘도 맑고 물도 맑고 저 멀리 보이는 풍경이 일품이었다. 

 

조금씩 물들어가는 토스카나의 저녁 

 

아름다웠다. 진심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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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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