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슈타트'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11.19 93. 할슈타트 그리고 장렬했던 노을
  2. 2009.11.17 92. 할슈타트 소금광산 백배 즐기기! 2
2008. 06. 13
세계여행 제 44일 째 (2)
Halshtat, Austria

 


광산마크가 또렷한 할슈타트

사실상 소금광산 내부 관광보다는
방한복을 입고 우리들만의 개그쑈를 펼친
소금광산 투어는 그렇게...사진만을 남긴채 끝이 났다. =_=

소금광산은 케이블 카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
높은 산 중턱에 있어서
그 곳에선 호수를 끼고 있는 작은 할슈타트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난 왜 그렇게 시은언니가 이 곳에 오고자 했는지 모르겠지만
내 눈에는 사실 스위스와 별 다를 바 없어보였다
높은 산에 둘러싸인 한적한 산골 마을
.

산과 호수에 둘러싸인 자연경관 좋은 할슈타트

할슈타트를 대표하는 경관이랄까. 저 산과 산 사이가 파란 하늘이었다면 더 예뻤을텐데.

hanmin in Halshtat, Austria.



사실 할슈타트는 '잘츠카머구트의 진주'로 선사시대부터 바위 소금을 채굴해온 것으로
무려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있는 도시로 최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관광지로 급 부상하고 있는데
마을은 작지만 깨끗하고 맑은 호수가 있어서 여름엔 사람들이 호수에서 수영도 하고
작은 마을은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어서 사진찍으며 구경하기 좋다.
특히 사진찍기 좋아하는 한국인들은 자연경관+아기자기한 마을때문에 좋아할만한 도시!


저기 골목길 사이로 보이는 시계탑은 할슈타트의 상징!

장미꽃이 이쁘게 핀 어느 집 앞에서 :D


마침 비도 그치고 해서 마을을 좀 더 둘러보고 사진도 찍고 싶었지만
우리는 당일치기로 할슈타트에 왔기 때문에 서둘러 빈으로 돌아가야했다. ㅠ
급하게 기념사진만 몇 장 찍고 얼른 할슈타트 역으로 고고씽!


저렇게...수건을 뒤집어 쓰고 있었던....-_-



춥고 배고팠던 할슈타트에서의 짧은 여정이 끝나고 빈으로 돌아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몸도 피곤한데 다행히도 아무도 없는 1등석에 편히 앉은 우리들,
그런데, 정말 거짓말처럼 우리가 할슈타트를 떠나기 시작하자마자
갑자기 날씨가 싸악 개더니 햇살이 짱짱 나기 시작했다;;;;;;


아 제발........................이러지 말자고요...............정말 내가 비를 몰고 다녔단 말인가!!!
여기서 잠시 되짚어보는 나의 수중여행.
토론토(비)-나이아가라(폭우)-몬트리올(비)-퀘벡(해)-뉴욕(비)-워싱턴(비)-필라(비찔끔)
-런던(해)-파리(비)-바르셀로나(해+비)-스위스(해+비)-이탈리아(해..)
.......................해뜬날보다 비온날이 더 많았던 나의 세계여행...아 정말 내가 비를 몰았나봐....

갑자기 쨍하고 맑아진 하늘;

갑자기 맑아진 하늘에 어이없어 허탈해진 나..;

돌아오는 기차안에서는 일기장에 아주 길고 긴 나의 '인연'에 대한 회고의 글을 썼다.
그때 뭐가 그렇게 쓸말이 많았는지..내 인생을 천천히 되돌리면서 내가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을 정리하며 글을 썼었다.

빈으로 달리던 기차가 잠시 기차역에 멈췄는데, 아 창밖으로 보이던 노을의 모습이 어찌나 강렬하던지
나는 카메라를 들고 기차에서 뛰어내려 기차 끝까지 미친듯이 달려가서 떨리는 손으로 셔터를 눌러댔다.
온 하늘을, 그리고 그 기차역이 있던 세상을 붉은 빛으로 가득 메웠던 노을이 너무 멋져서.

입을 다물지 못하며 정신을 놓고 노을을 바라보는 내 옆에서
차장 아저씨가 내게 엄지손가락을 들며 씽긋 웃었다.
비록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아름다운 노을앞에서는 말의 통하고 통하지 않음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냥 씽긋 웃는 그 눈빛만으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으니까.


2008. 06. 13. 어딘지 알 수 없는 오스트리아에서.



어쩔 때 사진은 보이는 것보다 더 아름다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정말 눈물이 날만큼 - 가슴이 벅차 두근거릴만큼 아름다운 것들은
 아무리 열심히 담아도 사진속에 담기지 않는다.

Posted by honey,H
,
2008년 6월 13일
세계여행 제 44일 째(1)
Halshtat, Austria



1등석칸을 전세낸 유럽여행의 간지녀들ㅋㅋ

어제 하루로 빈 관광은 끝을 내고
아침일찍 일어나서 (여행다니면서 늦잠을 자본적이 없다;;)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유명한 할슈타트행 기차를 탔다.
사실 난 자연경관 구경하는건 좋아하지 않아서
할슈타트에 가기 꺼려졌지만
그래도 언니랑 따로 다니는 것보단 나을 것 같아
그냥 덥석 (귀찮은) 할슈타트 여행에 나섰다.

점심때쯤하여 할슈타트에 도착했는데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었다.........제에길.
난 맨날 이렇게 자연경관만 보러가면 비가와....
기차에서 내리면 배를 10분(?) 정도 타고 할슈타트로 들어간다.
배에서 내리면 케밥을 파는 가게가 있는데
가벼운 점심식사 한끼로 괜찮다 :)


그런데...문제는...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추웠다는 거다.
햇빛 짱짱한 이탈리아보다 위도가 한참 높은 오스트리아는 그 자체로 날씨가 서늘한데다가
나는 감기기운에 우산도 없이 비도 맞고 옷도 얇아서 그야말로 이를 덜덜덜덜 떨어댔다.
참고로 추위를 끔찍히도 못견디며 끔찍히도 싫어하는 내가
이 상태로 산속의 할슈타트를 비맞으며 구경한다는건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었다.

소금광산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에서 내려다본 호숫가의 할슈타트


그런데 여기가 또 관광지인지라 물가가 너무 비쌌다. 옷 가게 같은건 보이지도 않고 그저 기념품 샵뿐...
옷을 한번 살까 했는데, 이제 더 이상 입을 일도 없을 옷을 10만원씩이나 주고 사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이렇게 덜덜 떨면서 관광했다간 나 진짜 내일 체코는 커녕 민박집에서 앓아누울 것이 뻔했다.
그래서....그래서......그래서.....생각해낸게.................................
편의점에 들어가서.....................................................................
아주 크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은 타올을 하나 사서..........................
반을 갈라서 망토처럼 뒤집어썼다....................................................................
(우리가 타올을 사자마자 점원에게 잘라줄 수 있느냐고 했더니
나이가 좀 지긋한 여성점원은 친절하게 그리고 열심히 타올을 잘라주었다. 우릴 안쓰럽게 바라보며..........)

우리를 추위에서 구원해준 얼룩말망토.

아자아자아자! 추위따위! 감기따위!



그래. 난 괜찮았다. 지금까지 여행하면서 이보다 더 한 일들도 많았다.
이런 망토따위, 내가 지금 얼어죽기 일보 직전이라는데 따뜻하기만 하면 됐지. 창피할 건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28살의 번듯한 직장을 가지고 있는 시은언니는 심히 부끄러워했다.ㅠㅠㅠㅠㅠ

그렇게 소금광산견학을 하러 케이블을 타고 산중턱의 소금광산 안내소로 찾아갔다.
매 시간마다 투어가 있는데 동굴 안은 춥다며 우리에게 방한복을 주었다 얏호!!!

근데.....생김새가....죄수복같았다..........................OTL


호잇호잇. 자주색입은 나

아기공룡 둘리라고 해도 믿을것 같은 시은언니

안내소의 사진자료들을 둘러보고 있는 같은 투어조의 할머니들.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고 투어 집결지로 모였는데
사람들이 광산에 관한 사진들을 관람하고 있었다....
그때 우리는 너무 춥고 배가고프고 수건을 뒤집어쓰곤 정신이 나가있었던 걸까.
갑자기........................사진들과 놀기 시작했다.

반가워요. 나이스 투 미츄:)

처음뵙겠습니다. 꼬레아에서 온 시은이에요.

무거워요 얼른 끌자고!!

으아아아아아아 드릴이 날 뚫고 있어!!

아저씨 눈부셔요1111

단체사진 :D


지금 이렇게 사진으로 보면 하나도 안웃긴데
그땐 정말 무슨 웃음가스라도 마셨었나보다.
처음 한장 찍을땐 그냥 웃겼는데, 두장, 세장 찍다보니까 정말 배를 움켜잡고 눈물을 흘릴만큼 웃겼다;
그야말로 나는 웃음보가 터져서 계속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지못하고 쭈구리고 앉아서 계속 큭큭큭큭 거리며 웃었다.
투어 시간을 기다리던 할머니들이 처음엔 재미있어 하시더니, 나중엔 걱정을 하시더니, 급기야 미쳤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아 너무 웃겨, 키득키득키득..(근데 나 왤케 노랗누;)



우여곡절끝에 겨우겨우 투어를 시작했다; 가이드를 따라가며 소금광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어떻게 소금광산이 발견되었고 언제까지 개발이 되었고 무슨 사고가 있었으며 등등등.

광산 내의 미끄럼틀!! 타고 내려가야 한다 ㅎㅎ

끝....이 안보이는 미끄럼틀..; 어디까지 내려가는건지 몰라서 무섭다;;;

영어, 독어, 불어 3개 국어로 능수능란하게 설명하던 가이드..인재로군요.


가이드를 따라 동굴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며 동굴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또 소금광산에 대한 영상이나 인형극;;도 보고 나면 마지막으로 광산내부를 오고가는 기차를 탄다.

광산 내의 철로.

왠지...사악해보이는 웃음은 뭐지...?;;;


혹시라도 이 여행기를 읽고, 오스트리아의 할슈타트 소금광산에 놀러가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사진들과 함께 놀아보시기를 아주 적극 강력 추천드리는 바이다.
Posted by honey,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