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 제 47일 째(2)
Prague, Czech Republic
날씨는 화창해지고 있었지만, 사실 내 마음은 뭐라고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울적하고 무척이나 다운되어 있었다.
이제 여행이 정말 막바지일뿐 더러 오늘이면 그동안 유럽여행의 즐거움과 고생을 함께했던 시은언니와 곧 헤어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괜찮은 척 해보려 해도 기분이 너무 멜랑꼴리해서 언니와 함께하는 마지막 날인데 침울해있었다.
Pentax Mesuper, 프라하의 명물 마리오네트 인형
Pentax Mesuper, 햇살에 비춘 화분.
Pentax Mesuper, 프라하 성 주변의 꽃들로 이쁘게 장식한 레스토랑
Pentax Mesuper
우리는 프라하 성에서 나와 다시 한 번 까를교를 건넜다.
까를교에서 뭔가 응시하고 있는 나....뭘 보고 있었을까?
바로 이 까를교의 노장 악사들!
아마 이 까를교에서 매일같이 연주하는게 직업이신 분들이신가 보다.
아까 단정하게 수트를 차려입은 악단과는 또 달랐지만 이들로 인해 까를교는 아름다운 멜로디로 가득 찼다.
사실 그리고는 우리가 정확히 어디로 왔는지는 잘 모르겠다.
지금까지 왔다갔다 지나치기만 했던, 블타바 강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을 따라 내려왔다.
그 곳은 지금까지 우리가 보았던 프라하와는 또 다른 모습의 프라하가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Pentax Mesuper, 블타바 강 아래서 본 까를교
Pentax Mesuper, 노란 벽색깔이 너무 예뻐서. :)
어딘지 모르는 그 곳을 한참 걷다보니 이렇게 잔뜩 그래비티로 가득 찬 벽이 끝없이 이어졌다.
어디 한번 프라하 청년들의 그래비티 실력을 볼까?
관광지에서 마주치는 낙서는 단순한 낙서가 아니라 예술작품처럼도 느껴진다.
Love is FREE, 그래 사랑은 Free인데...
누군가가 철판에 독도는 한국땅이라고 써놓았었나보다. 뒤죽박죽 된 철판.
오늘은 점심시간도 훌쩍 지났어. 우리는 가이드북의 음식코너 제일 첫번째 리스트의 음식점을 찾아나섰다.
Celice라는 이 가게는 시내중심가에 있었는데 내부도 세련되고 일단 덤탱이 쓸 일이 없단다.
이제 이 식사를 함께하고 나면 나랑 시은언니는 정말 빠빠이.
우리는 마지막 우리 식사를 위해 꼴레뇨와 맥주 필스너를 주문했다.
생각해보면 체코에선 매일같이 술을 마셨군;;
보기만 해도 시원한 필스너 우르켈 |
두..둘이 먹기 벅찼던 꼴레뇨 |
족발같지만 족발같은 짭쪼롬한 맛은 없고 쫄깃쫄깃하고 아...........쓰는데 군침돈다....................
중간에 이탈리아에서 초소식 여행을 한지라 살도 빠지고 위도 많이 줄어 있었는데
물가가 싼+여행 마지막이라서 예산에 긴장풀린 프라하에서 정말 매끼 먹고 싶은걸 다 먹어보려다
급 폭식모드로 돌아섰다.
저 큰 꼴레뇨를 언제 둘이 다 먹나........라며 걱정했으나, 아주 남김없이, 조각하나 남김없이 다 먹어치웠다.
다 먹어주리라 결의에 찬 시은언니 |
꺅 이 많은걸 어찌 다 먹지? ..라지만 행복한 한민이 |
프라하 중앙역에서 6시 50분 기차를 타려면 이제 민박집에 돌아가서 얼른 짐을 싸서 나와도 빠듯한 시간이었다.
이젠 마지막이라는 그런 슬픔을 느낄 새도 없이 갑자기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Celnice가 있는 그 작은 광장에서, 그동안 함께 여행하느라 즐거웠다고 곧 한국에서 보자고 약속하며
주영오빠와 헤어질 때와 마찬가지로 허둥지둥 헤어져버리고 말았다.
언니는 종종걸음으로 프라하 시내속으로 사라졌고
나 역시 시간의 촉박함에 쫓겨 그렇게 프라하 여행을 끝내고 서둘러 짐을 챙겨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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