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01월 24일
미국 서부 여행 제 3일째 (2)
Sedona (세도나), AZ
교회에서 나와 우리는 가볍게(?) 멕시칸 음식을 점심으로 먹은 뒤 (사실 결코 가볍지 않았다. 양이 엄청나서 반만 먹고 반은 싸갔다는..)
그럭저럭 날씨가 좀 개는 것 같길래 가볍게(?) 트레일을 좀 걷기로 했다.
역시나 여자셋은 세도나라는 것만 알 뿐,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는 채로
남자셋이 지도 보고 좋다는 곳으로 쭐래 쭐래 따라갔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준패키지.....오홍홍
우리가 걸은 길은 <Bell Rock Pathway>
....오늘도 저는 지난 사진들을 보며 어디갔었는지 뒤늦게 확인해봅니다....
아직 서먹서먹한 관계가 느껴지는 사진. 이리랑 웅이만 저 멀리 앞서 걸어간다.
저 뒤에 보이는 것이 Bell Rock. Bell처럼 생겼다고 Bell Rock. (라고 이리가 말해줬다)
우리 처음 찍은 단체사진 :)
Bell Rock Pathway를 걷다가, 내가 먼저 단체사진을 찍자고 제안을 했다.
조금 서먹서먹하지만 앞으로 길다면 길, 짧다면 짧을 일주일을 같이 할 친구들이기에
좋은 추억을 같이 만들어나가고 싶었다.
사진보면 여자들끼리 옹기종기 모여있고, 나와 웅이 사이에 커다란 간극이 보이지만 - 우린 차차 친해져 갈 것이기에! ^^
세도나는 사암때문에 돌들도 붉고, 트리일도 붉은 흙 천지다.
세도나의 정기를 모두 내 손안에 !
앞서 말했지만, 세도나는 기가 흐르고 정신수양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해서, 우리도 나름대로 세도나 돌바닥에 앉아서...정신수양을 시도했다.
나는 앞으로 폭우와 폭풍으로 예보되는 우리네 여행에 있어서 제발 모든 구름 물러가고 햇빛이 쨍쨍하기를 빌며 기를 모았다.
과연 나의 氣力은 어느 정도였을까요? .....
한참을 앞서간 웅이와 이리. "뛰어봐!"라고 했더니 저리 귀엽게 폴짝!
사진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세도나의 풍경. 안개에 싸여 더욱 신비스럽다.
웅이와 이리가 앞서고, 대장오빠와 여자 셋은 천천히 걸어서Bell Rock 위를 걸어올라갔다.
높이가 그리 높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Bell Rock 위로 올라가니 저 멀리까지 탁 트인 세도나의 전경이 한 눈에 내려다 보였다.
햇살이 쨍쨍하고 파란 하늘이었으면 정말 이쁜 그림이었겠지만,
오히려 하얀 안개 속에 어렴풋하게 보이는 세도나의 사암들은 신비하고 성스러운 기운이 가득한 것처럼 느껴졌다.
산으로 가로막혀 있는 우리나라와 다르게, 저 멀리 지평선이 다 보이도록 탁 트인 이 미국에서는
내 눈 앞에 보이는 저 경관도 얼마나 멀리 떨어져있는 것인지 가늠할 수가 없다.
벨락위에서 세도나 전경과 함께...그리고 묶었다 풀어서 부스스한 머리는 덤.
벨락에서 3년간 요가를 수련하신 달인.........전 명상 대신 요가를 합니다..
한참 이렇게 요가하는 사진(;;)도 찍고, 기념사진도 찍고 있었지만,
이 드넓은 경관이 카메라 한 컷에 담기지 않아서 모두들 아쉬워하고 있는 찰나,
나는 갑자기 내 핸드폰에 있는 파노라마 기능이 떠올랐다.
처음으로 파노라마 기능 실행 ! 오오오오오오옷 !!
Bell Rock에서 보이는 세도나의 모습. 어쩌다보니 이리까지 출연 ㅎ
하하. 세도나 관광홍보책자에 내도 되겠어요!
아직 이름도, 서로 어떤 사람인지, 어떤 여행 스타일을 추구하는지도 잘 모르는 우리들.
서로 눈치만 보면서 사진을 찍어주던 때,
나의 깝을 백분 활용(;;)해서, 재밌는 분위기를 조성해서, 각자 코믹한 포즈로 다같이 사진을 찍었다.
찍고 나서도 서로 사진을 돌려보면서 얼마나 웃었던지,
이렇게 경계심도, 낯섦도 허물고 우리 여행도 즐거웠던 여행으로 추억될 수 있는 순간들을 만들었다.
원래 남자들 계획은 재빠르게 Bell Rock pathway를 걷고 또 다른 유명한 pathway를 걸어볼 생각이었으나,
내가 저렇게 깝치고 노는 바람에(?) Bell Rock에서 아주 제대로 놀고는 오늘의 일정을 접고 우리들은 그냥 차로 돌아왔다.
비록 우중충한 날씨에, 중요한 명소도 하나밖에 보지 못했지만
예상치도 못하게 재밌게 놀고, 같이 까르르 웃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 같아서 나는 만족, 만족, 아주아주 대만족 !
세도나. 안녕 :)
뭔가 미국 여행삘이 나는 사진 :)
'13 미서부 로트드립' 카테고리의 다른 글
8. 남들이 가지 않는 곳에 죽여쥬는 경관이 있다. (0) | 2013.03.15 |
---|---|
7.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그랜드 캐년. (2) | 2013.03.13 |
5. 세도나 맛보기 (0) | 2013.03.08 |
4. 남자셋 여자셋 (0) | 2013.03.06 |
3. 산타모니카에서 노을구경 (0) | 2013.0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