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01월 31일

미국 서부 여행 제 9일째 (마지막)

Los Angeles, California 


이 글을 쓰는 지금 순간은 2013년 4월 26일. 새벽 5시 20분.

이 여행이 끝난 날은 2013년 1월 31일. 약 3개월이 흘렀다.

오늘은 내가 이 여행기를 끝내겠다고 마음먹은 Dead line이다.

여행도, 여행기도 이제 끝낼때가 되었다. 

여행을 했던 2주의 시간도, 그리고 여행기를 쓰던 3달의 시간도 나는 참 행복했다고 기억하고 싶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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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자정이 다 되어서야 우리는 LA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날씨가 화창했다. 


대장오빠는 LA공항에서 11시 귀국행 비행기였고, 

나는 LA공항에서 오후 2시 30분 비행기.

그리고 이리와 웅이는 이제 우리와 헤어져서 LA관광하는 것이 일정이었다.



숙소가 바로 LA공항옆이라, 대장은 바로 공항에 가면 되는데 내가 조금 애매했다;

LA공항에서 LA시내까지 상당히 멀어서 오고가는데 시간도 너무 오래 걸리고, 

짐을 맡겨둘 곳도 없어서 다 들고 가야 하고 이래저래 시간도, 거리도, 모든게 다 애매했다.

그래서 나는 그냥 대장이 공항가는 길에 같이 공항에 일찍 가서 죽치고 있다가 2시 비행기를 타기로 결정했다. 


 

상쾌한 아침의 LA :)


헤어지는게 잘 실감이 안났다.

웅이, 이리, 나, 대장은 Inn에서 가볍게 아침을 먹고 마지막으로 짐을 챙겼다.

공항으로 가는 길에 타호를 반납할 예정이었다.

이리랑 웅이에게 작별인사를 하려는데 이리랑 웅이가 같이 공항까지 가겠다고 타호에 따라 탔다.

그래서 우리는 같이 차를 반납하고, 셔틀버스를 타고 LAX공항에 도착했다. 


그동안 내가 내것마냥 쓰고 다니던 웅이 모자가 생각이 났다. 

웅이에게 돌려주려고 하자, 

웅이가 "모자, 누나 가져요. 누나한테 잘 어울려요. 나는 남미가니까 이제 괜찮아요. "라며 모자를 선물로 주었다.

얼떨결에 고맙다고 대답했다. 

한국에서 돌려줄게..라는 말은 하지않았다. 


LAX에서 (초췌한) 나, 웅이, 이리.


웅이, 이리, 대장의 마지막 사진.



공항에 조금 일찍 도착해서 다같이 앉아 두런두런 얘기를 하는데 10시가 좀 지나서였나. 

대장오빠가 이제 들어가봐야겠다고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국에서 만나자"


라고 인사하고, 대장은 출국게이트로 사라졌다.  

느낌이 이상했다. 

한국에서 만나던 사람을, 미국에서 만나고 - 함께 여행하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려보내는 마음.

일주일 전, 이 LAX공항에서 나 혼자 대장을 기다리던 것도 생각이 났다.



자. 이제 남은 건 - 나 혼자 비행기 시간까지 죽치고 기다리기!!!!!!!!

이제 뭘하며 남은 3시간을 때우나...생각하는데 

갑자기 이리가 "너 빨리 체크인 먼저 하고 In&Out 먹으러 가자. 여기서 2km도 안걸려" 라며 인앤아웃버거를 먹으러 가자고!

아..좋은 생각이다 정말 ㅠㅠㅠ

대장이 그렇게 먹어보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던 In&out !

사실 이리와 웅이는 이제 LA관광을 하러 가도 되는데 굳이 나까지 기다려주는게 되어서 엄청 고마웠다.

혼자 있으면 괜히 외롭고 울적할 것 같았거든.



우린 얼른 터미널을 옮겨서 체크인을 하고, 

공항에서 얼마 멀지 않다는 In&Out버거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아뿔싸....그런데....................공항 주변을 걷는 건, 진심 최악......(...)

LAX공항으로 수많은 비행기들이 지나다니는데 정말 비행기 매연에 폐를 다 쥐어짜는 줄 알았다.

심지어 흡연자인 이리까지도 너무 독하다고 할 정도로 ㅠㅠ


그렇게 우리는 폐에 매연을 심어가며 한참을 걸어 In&out버거에 도착했다.

도대체, 얼마나 맛있다는거야?

메뉴를 보니 아주 단촐해. 메뉴는 3개 밖에 없는데 매장 안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


나는 가장 기본 메뉴와 음료로 닥터페퍼를 주문했는데

주문받는 남자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순간 LA에 눌러앉을까 생각했다.................(...)

이름도 기억한다. 라이언...헤.........아 이게 아니지.


하악하악. 이 새벽에 침 넘어간다!!!!



초췌한 얼굴로 인증샷!


아.....

정말.....

최고의 햄버거였다 (♡.♡)=b

감동의 쓰나미 ㅜㅠ

겉은 바삭바삭한데 속은 부드러운 빵과

야들야들한 고기, 아삭아삭한 야채, 살살 녹는 치즈.

세명 다 버거먹다가 눈물 흘리기는 처음이었을 거다.

한국에서 그 어떤 비싼 수제버거보다 맛나다......ㅜㅠ 


한국에 안들어오나요?

한국에 들어오면 과연 같은 맛일까? ㅠ

내가 일주일간 미국에서 먹었던 모든 것을 다해서 최고로 맛있었다. ㅠㅠ




LAX근처의 인앤아웃버거 근처 공원. 싱그럽다!



LAX에서 2시반 비행기였는데, 체크인을 하긴 했지만

IN&Out에서 버거를 먹고 나니 이미 1시 30분이 조금 지나고 있었다. 

탑승수속도 해야하는데 조금 많이 지체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종종걸음으로 LAX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러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마침 LAX로 들어가는 버스가 서있었다.

어...이게 정말 헤어지는건가......싶었는데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웃으며 이리와 웅이에게 마지막 작별인사를 했다.


"우리도 한국에서 보자! 안녕!"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버스를 타러 타박타박 뛰어갔다.

2007년 겨울,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던 그 버스정류장에서

2013년 겨울, 그 날 처럼 파란 하늘 - 환한 낮, 담담히 서있는 이리와 웅이와 안녕 - 하고 작별인사를 했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냥 어렴풋이 그 장면이 기억이 난다. 



-



공항에 도착했을 때 , 나는 아주 촉박했다.

출국 수속을 하는 직원이 나한테 늦었다고 타박을 했다.

짐 검사하는데도 줄이 아주 길었고, 처음으로 바디 스캔도 했다.

짐검사를 마치고 나니 비행기 출발시간이 10분 남아있었다.

나는 짐을 들고 전속력으로 뛰어서 게이트까지 달려갔는데

아뿔싸, 게이트가 바뀌었단다. 

또다시 미친듯이 달려서 나는 무사히 - 아주 무사히 비행기에 올라탔다.

비행기에 올라타고나서야,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막판에 너무 조급해져서 끝이다. 헤어진다. 이런 감정을 느낄새가 없었다. 

그리고 비행기는 금새 무거운 몸을 이끌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마치 처음 도착했던 날 처럼, LA는 화창하고 쾌청했다.

아쉬움, 후련함, 그리움 그런 감정들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지나간 모든 순간들이 꿈같이 흩어졌다. 

한 겨울의 아주 따뜻하고 - 행복한 꿈이었다.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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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1월 30일

미국 서부 여행 제 8일째 (3)

Death Valley, Nevada




Sand Dune에서 폴짝폴짝 즐거운 점프샷 타임을 갖고, 

우리는 이제 마지막으로 Death Valley에서의 제 1순위 추천 관광지인 단테스뷰 (Dante's View)로 향했다. 

단테스 뷰는 단테의 '신곡' 지옥의 편을 연상시킨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이곳에 가면 Death Valley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사실 Sand dune에서 dante's view로 향하는 사이사이 잠깐씩 어딘가에서 내렸지만, 

진심 너무 피곤해서 남자들만 차에서 내려 구경하고, 나는 차에서 뻗어있었다.....(...막장 관광)


거대한 Death Valley를 차로 가로 질러, 드디어 단테스 뷰에 도착했다. 

나름 아침부터 빠릿빠릿하게 움직여서 온 건데도, 티투스 캐년 - Sand dune을 다 둘러보고 왔더니 서서히 해가 기운다. 

실은 이제 겨우 오후 4시가 넘은 시간인데도.



Dante's view에서 바라본 Death Valley의 풍경.



저 아래 하얗게 보이는 것은, 모래가 아니라...소금이다.

Death Valley 중 일부는 해수면보다 저지대여서, 소금이 결정인 채로 굳어졌다고.

저 광활한 소금분지를, 단테스 뷰에서 내려다볼 수 있다면, <Bad water> 쪽으로 가면 하얀 소금밭을 걸어볼 수 있다.

2007년에는 저 하얀 소금밭을 걸어다녔었는데...


사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한번 가봤었던 코스가 많아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었다.

다만 나는 아주 급하게 현실과 동떨어지고 싶었고, 그 때 떠날 수 있는 여행이 이 여행이기 때문에 합류했던 것인데

그랜드캐년도 그렇고, Death Valley도 그렇고 - 6년 전과는 아주 다른 여행을 하고 있었다. 

기대 - 혹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똑같은 곳이었지만, 본 것도 - 느낀 것도 - 즐거웠던 것도 - 그리고 꺠달은 것도 

전혀 다른 여행이었다. 



@ Dante's view


추워하는 이리. 실제로 아주아주 추웠다. 바람이 얼마나 불었는지 모른다.


오달오달 떠는 웅이. 심지어 나한테 모자도 뺏겼...ㅠㅠ


아마 360도 view를 찍고 있었을 이리랑, 파노라마를 찍고 있었던 나랑. 저 멀리 해가 진다.


마지막으로 하이패션 포오즈!




이제, 정말 - 모든 일정이 끝났다. 

단테스 뷰까지 보고 나서 우리에게 남은 건 -

내일 모두 헤어지기 위해 우리가 처음 만났던 LA로 돌아가는 것 뿐.

정확히 1주일이 걸렸다. 

지금 생각하면 1주일..참 짧은 것도 같은데 

마치 우주여행을 하고 온 것 처럼, 현실 속의 1주일이 나에게는 마치 수십일을 보내고 나오는 것 같았다. 



이 모든 일정을 마치고, 돌아갑니다.



마지막 Death Valley에서 LA로 돌아가는 운전은 이리가 맡았다.

그 동안 이리와 대장오빠가 번갈아서 일주일간 이 먼 길을 모두 운전해주었다. 

다 같이 여행하는 건데, 유난히 이 두 사람이 고생해서 참 미안하네. 


돌아가는 길은 대략 5시간 정도 걸릴거라고. 

이미 해는 졌고, 사방은 캄캄했다. 


오후 5시 45분.

해가 있을 법도 한데 가로등하나 없는 데쓰밸리는

회색빛 희뿌연 하늘과 컴컴한 산 정상의 경계가 모호할뿐...

이 넓은 공간에 우리 밖에 없어서 무서운 공간으로 변해버렸다. 

차라리 캄캄하면 덜 무서울까.

아직 어렴풋한 빛이 남아 하늘과 컴컴한 산세가 구별되는 지금 이 순간이 더 공포스럽다. 

남자 셋과 있어 그나마 다행인걸까.


이렇게 함께하는 하는 여행은 끝나가는데 

끝나가는 느낌이 싫어, 되도록 떠올리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매번- 여행의 끝이 오면

다시 여행의 처음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밀려온다 


피곤이 밀려왔다 .

배도 고팠고, 하루종일 뛰었고, 

여행의 마지막이라 감정적으로도 많이 지쳐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차안에서 잠이 들었다.

웅이가 편하게 자라고 치워준 자리에 누워 웅이의 옷을 베고 얼마나 잠들었을까.


우와!!!!!!!!!!!!!!!!!!!!!!!!!!!!!!!!!!!!!!!

갑자기 남자들이 소란스럽게 소리를 질러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급기야 차가 멈추고 다들 차 밖으로 나갔다. 

뭐지...난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나 오들오들 떨면서 차밖으로 나갔다.





..



별이었다.

그것도, 셀수조차 없을 만큼 -

은하수가 맨 눈에 보일만큼 - 

정말로 쏟아지는 별들이었다. 


가로등도, 건물도, 아직 달도 뜨지 않아서 -

정말이지 빛이라곤 차 전조등과 핸드폰 빛 밖에 없는 곳에서

이쪽 지평선 끝부터 저쪽 지평선 끝까지

별이 온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밤 공기는 너무나도 차가웠다.

야상에 털옷에 모자까지 썼는데도, 정신이 번쩍 들만큼 추웠다.

하지만 아무도 그 자리를 뜨려하질 않았다. 차에 타려고도 하지 않았다.

추워서 온 몸을 웅크린채 넋을 놓고 하염없이 하늘만 바라보았다. 



별들이 보이나요?



실은 이렇게나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답니다.



LA로 향하는 127번 주도의 어느 곳에서 만난, 

예상치 못한 이 아름다운 별이 가득한 밤.

다들 말 없이 바라보았던 그 하늘.

오직 네 명에게만 허락되었던 순간 그리고 감동.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든 이 감동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너무 아름다워서 벅차고, 그리고 끝나가서 슬픈 마음이 교차하던 그 때의 마음.

우리여행의 마지막 밤은 그렇게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다시는, 다시는.

정말 다시는 이런 별이 가득한 하늘을 볼 수 없겠지.


우리 일정에는 없던 마지막 장관이랄까.

너무 캄캄해서 무서울 지경의 어둠에서도 

네 명이 같이 있어서 무섭지 않았고

또 이렇게나 멋진 광경을 함께 즐길 수 있어서 행복했다.

그리고 계획하지도, 예상하지도, 상상하지도 못한

마지막 깜짝 선물이어서 더더욱.

지고 어디쯤인지도 잘 모르는 127번 주도의 그 순간은 우리 넷의 기억 속에만 남게도겠지.


아직 갈길이 한참 남았기에 아쉽지만 별구경을 뒤로 하고 차에 올라탔다.

나는 중간중간 창문을 내려 밤하늘을 구경하다가 웅이가 돌돌 말아준 베개를 베고 도로 잠이 들었다.



밤길을 다섯시간이나 운전하는 이리에게 미안하게도

나는 이 순간이, 같이 하는 이 여행이 끝나지 않기를 바랐다.

이 길이 다 끝나면 정말 헤어질 일 밖에 남지 않았으니까.

지금 이 여행이 정말 즐겁고 행복하니까.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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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1월 30일

미국 서부 여행 제 8일째 (2)

Death Valley, Nevada



자. 이제 티투스캐년에서 벗어납니다. 


티투스캐년의 마지막에는 이런 아주 좁은 협곡사이를 지나가는데, 굉장히 스릴있다@@


티투스 캐년에서 나오니 이렇게 탁 트인 광경이 :)


햇살 맞으며 잠시 쉬어가는 여유. :)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우리는 In&out 버거가 아니면 맥도날드 버거라도 사서 왔어야 했다 ㅠ

이 척박한 돌땅에 점심먹을 곳은 한 곳도 없어...차 안에 비상식량이라고는 에너지 바 한 두 개뿐...

그런데 이제 다들 그러려니....하는 분위기 ㅋ

게다가 어제 뷔페로 배에 기름칠을 든든히 해놓은게 있어서 버틸만했다.!

어째....다이어트 여행이 된 기분이 뭘까?;;


자 이제, Death Valley안의 사막인 Sand dune으로 향합니다!

6년 전에는 200불인가, 300불인가를 내고 Death Valley 1일 투어를 했었다. 

그때 Sand Dune을 스쳐지나가기만 하고 실제로 모래밭으로 들어갈 시간이 없었다. ㅠ 

그저 먼 발치가 저기가 사막이구나...ㅠㅠ하고 눈물을 흘렸었다. 



2007년의 Death Valley에서. 어린이같네 하하.


차마 들어가지는 못하고 표지판과 함께 ㅜㅠ



그래서 이래저래 자유여행이 좋기는 좋다. 

우리는 여유롭게 타호를 파킹하고 저벅저벅 모래사막으로 걸어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얀 모래밭을 저벅저벅 걸어가는 세 남자.


밟으면 부스러지는 지대도 있고, 아주 고운 모래입자부분도 있다. 웅이가 지나간 발자국.


드디어 하얀 모래밭 깊숙이 들어왔다! 바람결따라 생긴 모래자국!



그런데 사실 그냥 모래사장 같을 뿐. 사하라 사막 처럼 온지대가 사막인 것도 아니고,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지대에 하얀 모래사막밭이 펼쳐져있다. 

처음엔 하얀 모래를 밟으며 뭔가 신기해했지만 , 금새 아...이게 다인가.........싶은?


그래도 이런 이국적인 장소를 쉽게 떠날 수는 없지! 

우리는, 모래밭에 발을 푹푹 찔러보다가 다시 한번....모래를 이용해서 점프샷을 찍어보기로 했다. ㅋ

(대자연앞에선 별로 할게 없다...)


모래 언덕에 올라간 이리랑 나.


대장의 점프!!!


눈에 보이지 않는 투명 양탄자에 누워 날아가는 웅이...티비라도 보고 있는 듯하다.


오....버헤드킥이었나....? 뭔가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멋진 자세다.


태양을 공삼아 헤딩하기...(..)



뻥안치고, 내가 정말 점프샷을 잘 찍는다. 

공중에 떠 있는 순간을 잘 잡아내는데...나말고 점프샷을 찍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ㅠㅠ

완전 망한 단체샷. 근데 나 이거 너무 귀여워 ㅋㅋ 셋다 완전 엉망이야 ㅋㅋㅋ


성공도 한다 !


태양을 등지고 각자 포오즈 ♡


Sand dune에서 독사진 :)



아마 여름에 왔다면, 이 모래밭은 뜨거워서 걸어보지도 못했겠지?

6년 전의 소원도 이루고, 이제 마지막으로 Death Valley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단테스 뷰로 갑니다.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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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1월 30일

미국 서부 여행 제 8일째 (1)

Death Valley, Nevada





드디어, 우리 남자셋 여자셋이 모여 함께 시작했던 미국 서부 로드트립 여행도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 마지막 여정인 Death Valley를 둘러보고 오늘 밤, 우리 여행의 처음 출발지인 LA로 돌아가면,

짧지도 길지도 않았던 이 여행이 정말로 끝이 난다.


아침 일찍 일어나 짐을 챙겼다. Ballys에서 마지막으로 막냉이와도 인사하고 픽업하러온 타호에 짐을 실었다.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 내 여행이 항상 그랬듯 - 하늘이 화창했다. 고맙게도.


Death Valley도 6년전에 패키지로 와본적이 있는데, 가는 길에 정말로 아무 것도 먹을게 없어서

In & Out 버거를 미리 사서 들고가자고 제안을 했다. 다들 좋아하며 In&out에 들렀는데

오픈시간이 아니래........하...느긋하게 일하는거 참 좋은데 여행할땐 조금 난감하기도 하구나 ㅠㅠ

주여...저는 Death Valley에서 또 점심을 굶을 수는 없습니다 ㅠㅠㅠㅠ엉엉 



Death Valley National Park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경계지점의 제주도 7배 크기에 달하는 광활한 분지지대로, 계곡의 대부분이 바다 수면보다 낮고, 

가장 낮은 곳은 해수면 이하 85m인 곳도 있다. 

1913년 기온이 섭씨 56,7도까지 올라가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기온으로 기록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여름철엔 기온이 높아 위험하므로 11월부터 4월까지가 이곳 데쓰밸리를 여행하기 가장 적절하다.



Death Valley로 가는 쭈욱- 뻗은 일직선 도로. 6년전에 처음 이런 길을 보고 굉장히 신기해했었는데 ㅎ


Death Valley로 가는 길에, 웬 Alien Center를 만났다...

이게 뭥미....? 근데 뭔가 낯이 익어. 이 가게!!!!!



2007년 원래 가게의 모습.


정확히 기억이 나는데, 

나는 2007년에도 이 가게에 왔었다.

그때는 분홍색 간판이었고, 이런 에일리언따위도 없었다.

혹시나 싶어 찾아보니 역시나 내 사진에 있다능..


왜 에일리언 샵으로 바꿨는지는 모르겠으나,

가게에 들어가보니까 온갖 에일리언 기념품들이.....(..)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어쨌든, 우리는 에일리언 샵;에서 주유를 하고

Death Valley 로 진입했다.

제주도 7배 크기의 Death Valley는 

여러 볼 거리들이 가득한데, 

우리는 Death Valley에서 추천 2순위인 

Titus Canyon에 가기로 했다.!



Titus Canyon

Death Valley에서 가장 인기있는 코스 제 2위인 티투스캐년(Titus Canyon)은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협곡으로 GrapeVine 산맥줄기이다. 

티투스캐년은 불쑥 솟은 산, 칼라풀한 암석들, 고스트 타운, Petroglyphs, 야생식물들 그리고 스펙타클한 협곡을 한번에 볼 수 있다.  

단, 티투스캐년은 비포장도로로 일방통행이다. 거리는 24마일로 길지는 않지만 구불구불한 협곡지형에 비포장 도로이기 때문에 두 시간 이상 소요된다. 비포장 도로인만큼 승용차로 들어가는 것은 무리. 4륜구동 혹은 차체가 높은 차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우리 타호 비룍 4륜구동은 아니지만, 차체가 높아서 겁없이 티투스 캐년으로 입협(?) 하였다.

일방통행인데다 길이 돌밭으로 덜컹거려서 조심조심 지나가고 있는데 우리 앞에 펑크난 차를 발견했다. 지못미 ㅠㅠ

그만큼, 길이 험하다!



덜컹덜컹 비포장 한참 달리면 점차 알록달록한 암석산들이 나타난다.!


석회암 성분때문인지, 산들이 알록달록하니 형형색색 참 아름답다.



 티투스캐년의 길은 이렇게 산을 타고 길을 낸데다 따로 안전장치가 없어서 굉장히 위험했다.!! 커브한번 돌때마다 덜덜덜 ㅠ



한참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올라가다, 아주 탁트인 언덕까지 올라왔다. 

차에서 내려 돌산을 조금 걸어 올라가니 티투스 캐년의 광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졌다.



티투스 캐년에서 :)



사내들...(..)웅이가 쳐다보네요 :)

지금까지 캐년들이 거대하고 광활하였다면, 티투스캐년은 그리 거대하지 않지만 (물론 객관적으로는 어마어마하게 거대하지만)

무엇보다도, 알록달록한 파스텔 톤의 암석색이 어우러진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누군가 색칠해놓은 것도 아닌데, 누군가 인위적으로 뭔가 변형을 가한 것도 아닌데,

다른 성분의 돌들이 수십억년 지구의 시간을 따라 쌓이고, 압축되고, 열이 가해지고, 땅이 솟아오르고 ..

그러한 자연의 섭리 속에서 이렇게나 아름다운 장관을 만들어내다니.

다들 우리 인간의 손으로 해낼 수 없는 자연의 힘에 할 말을 잃고 한참을 바라보았다.


서울에서는, 아니 한국에서 느낄 수 없는 자연의 위대함을 - 참으로 많이 느끼는 그런 시간들이었다.

그러고 보면, 사실 채 100년이 되지 않는 인간의 삶은 참으로 짧고 부질 없게 느껴지기도 하다.

이 석회암들이 수십억년을 열과 바람과 압력속에서 인내한 것에 비하면 말이다.


어떤 나이 지긋한 라이더가 오토바이를 타고 이 길을 달렸다. 간지 (-_-)=b



우리는 다시 타호를 타고 달려, 과거 인디안들이 돌에 낙서(?) 해 놓았다는 Petroglyphs에 도착했다.

여러가지 문양들이 그려져 있는데 아직까지도 어떤 의미인지 밝혀내지 못했다고!

어떤 문양들이 있는지 한 번 볼까?

그런데 사실 이 문양들을 구별해내기가 쉽지 않다.

왜냐하면.....관광객들이 인디언들의 문양 옆에 비스무리한 그림들을 마구마구 그려놓았기 때문. ㅠㅠ


[ Petroglyphs ]



어렵다...떡꼬치? 이건 쉽다. 햇님 :)번개맞는 사람...?


이 곳에서 메론같이 (?) 탐스럽고 이쁜 선인장을 만났다.

굉장히 건조하고 사막과 같은 기후라 그런지, 다양한 선인장들이 있었다.




모두들 선인장과 함께, 나름 컨셉을 잡아 기념사진을 찍었다.


1. 깜찍한 (척하는) H.


2. 손도 안 닿았으면서 과하게 놀란 대장.


3. 엉덩이를 희생한 웅이.


자, 오늘의 포토제닉은? ㅎㅎ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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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1월 28일

미국 서부 여행 제 7일째 (3)

Valley of Fire state park, Nevada


여행기 19편째. 이제 완결까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약간 매너리즘에 빠졌다.

난 항상 처음에 의욕이 넘치다가 끝이 좀 흐지부지해지는게 문제.

그래서 사실 유럽 여행기도, 멕시코여행기도 마지막날 여행기가 없다.

그러니까 이번만큼은 꼭 인내심을 가지고 완성해야지!



후버댐을 떠나 라스베가스로 돌아가는 줄 알았는데,

하...이 남자들 여행욕심이 끝이 없다. ㅠㅠ 

여행 일정표에도 없던 불의 계곡 Valley of Fire state park에 가서 노을을 보겠단다...

밸리 뭐?? @.@......어딘지도 모르고 뭐가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운전자가 간다니 가야지......



우리가 아까 뛰어놀았던 미드호수. 풍경이 참 이쁘다.


푸릇푸릇한 들길을 지나서..


건조한 땅덩어리를 지나서..갑니다. 불의 계곡으로!



처음 LA에서 세도나로 가는 여행편에 썼지만, 나는 누군가 운전을 할 때 잠들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다. 

아...그런데 여행도 어느 덧 7일 째. 체력도 많이 떨어졌고 낮에 호숫가에서 너무 뛰어댄 탓인지 솔직히 너무 피곤했다.

그리고 뭐...보조석도 아니고 나 말고도 웅이랑 대장오빠가 깨어있으니...하고 차창문에 기대 잠이 들었다.


한참 자고 있는데 잠결에 나의 옆좌석에 앉아있던 웅이가 나를 살짝 흔들어 깨우며."누나. 누워서 자세요" 

앉아서 창문에 머리박치기를 하고 있는 내가 안쓰러웠는지

나와 웅이 사이에 있던 먹을거리들을 치우고 옆으로 누워서 자라고 자리를 만들어줬다.


아..누워서 자면 진짜 눈치 보이는데......모르겠다....형씨들. 예정에 없던 데니까 나는 좀 자겄슈...=_=



정말 - 한참을 잤는데 드디어 차가 멈췄다. 

Valley of Fire Sate Park에 도착한 것이다.

노을 질 때 보면 예쁘다던데, 우리는 또 노을보다 늦게왔네요 ㅠㅠ


여기 붉은 돌들의 땅이 Valley of Fire. 이번 여행은 뭔가 붉은 돌 투어인것 같기도 하다.(-_-)



해는 이미 졌고, 자다 일어나서 그런건지 바람이 꽤 쌀쌀하게 느껴졌다.

잠에 덜깬채로 나는 웅이 털모자를 내 모자 처럼 주워쓰고는 눈을 부비며 차에서 내렸다.

여기가 어딘가..뭔가 붉은 돌들이 많아서 굉장히 낯익은 느낌.

세도나같기도 하고, 모뉴먼트 밸리 같기도 하고;;;

이제 정말 다 거기서 거기 같아 -_-...라고 생각하는데


대장오빠가 날 불렀다. 

"이거 봐봐, 이게 Elephant Rock이야"


Elephant Rock. 도대체 코끼리가 어디있다는 걸까요? 다같이 찾아보세요!


요고임 쿄쿄.


다 비슷비슷한 광경이지만, 살짝 어스름이 지는 광경은 나름 운치도, 멋도 있었다.

이제 저 모자 내꺼.....(..)


Elephant Rock을 보고 나니 이제 정말 컴컴해. 

Valley of Fire State Park도 엄청 넓어서 사실, 제대로 보려면 하루는 넉넉히 잡고 봐야 한다.

이 나라는 정말 공원 하나가 우리나라 공원이라는 차원이 달라서 하루종일 달려도 공원안을 달리기도 한다.


그렇게 Valley of Fire를 찍고 돌아가는 길에 벌집모양의 Beehive Rock에서도 잠깐 하차했다.


이게 벌집돌! 나는 구멍에서 기어나오는 한마리 꿀벌.


정복자 같은 웅이. 한달음에 저 돌위를 뛰어올라갔다.




그렇게, 다들 피곤한데 나만 폭풍수면을 취하면서 라스베가스로 돌아왔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이 날도 점심을 굶었고,

다들 후버댐으로 잠시 드라이브 나올생각이었다가 또 빡센 관광을 하고 돌아와서 피곤피곤.


우리는 라스베가스 외곽에 있는 카지노의 뷔페에 가서 허기진 배를 빵빵하게 채웠다.

정말 오랜만에 아주 푸짐하게 먹어서 사진찍을 틈도 없이 다들 폭풍 흡입.

그리고...라스베가스에 왔으니 한 탕 벌어 돌아가야지요?


처음엔 슬롯머신으로 시작했는데, 정신차려보니 룰렛게임판에 앉아있더라는...

그 날 대장오빠 크게 쏘셨는데 크게 망하시고 귀가 ㅜㅠ

이렇게 라스베가스의 일정이 또 마무리 됩니다.

드디어, 내일은 우리끼리 함께하는 마지막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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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1월 28일

미국 서부 여행 제 7일째 (2)

Hoover Dam, the border of Arizona and Nevada





미드호수에서 후버댐은 아주 가까웠다. 




Hoover Dam

미국 Nevada 주와 Arizona 주 경계에 있는 콘크리트 아치 중력형 다목적댐으로,

콜로라도 강 중류의 크랜드 캐년 하류, 블랙캐년에 위치한다.

높이 221.4m, 길이 379m의 거대한 후버댐은 1929년 미국 대공황 탈출을 위한 뉴딜정책 중 가장 큰 프로젝트였다. 

후버댐은 1931년에 착공을 시작하여 1936년에 완성되었는데, 

처음에 Boulder Dam이라고 불리다가  Herbert Hoover 대통령의 이름을 따서 Hoover Dam이 되었다. 




댐이 뭐 그리 볼만한 것인가 싶겠지만

라스베가스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낮에 할 게 없는 라스베가스에서 드라이브 겸 다녀오기도 좋고, 

또 거대한 규모의 후버댐은 볼 가치가 있는 것 같다.

물론 난 두번째다...




타호를 주차장에 세우고 좀 더 가까이 후버댐을 보기 위해여 후버댐으로 걸어간다.



댐을 따라 걸을 수 있다. 댐끄트머리에 선 웅이와 나.


댐이 얼마나 크냐고? 댐을 따라 보이는 개미같은 게 사람들이다.



영화 트랜스포머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후버댐. 정말 떨어지면 어쩌나 싶을정도로 경사도 깊은 댐이다.




윗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후버댐을 따라 걷다보면 맞은편에 아주 커다란 아치형 다리가 후버댐과 마주하고 있다.

내가 처음 후버댐에 들렀던 2007년 겨울엔 저런 다리가 없었는데, 6년만에 엄청난 크기의 아치형 다리가 생겼다!


이름하여, 

Mike O' Callaghan - Pat Tillman Memorial Bridge.

후버댐과 콜로라도 강의 협곡을 조망할 수 있는 이 다리는 아치형 다리로는 세계에서 최대 규모로 길이만 무려 600m에 이른다.

다리를 건설하기 위한 기초공사를 2003년부터 시작하여, 

2005년 2월부터 다리 자체를 짓기 시작했고 2010년 10월에 완성되었다.

후버댐을 관광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고. 



이 다리를 보고 있으면 이런 거대한 협곡 사이에 어떻게 이런 구조물을 세워놓을 수 있었을까,

자연의 힘도 대단하지만 한편으론 인간의 능력도 대단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우리도, 이 다리를 건너보기로 했다. 

튼튼하게 지어진 다리이지만, 차들도 썡썡달리고 바람도 세차게 불어서 약간 덜컹덜컹하며 무서운 느낌도 있다.

그러나...그랜드캐년에서 절벽 위에 앉는 것에 비하면 아주아주 안전하므로 우리는 겁따위 없다.



후버댐 다리에서 바라본 후버댐의 모습. 후버댐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최고의 view point다.


햇살이 너무 눈부셔서 웅이의 캡모자를 (또) 빌려썼다.



후버댐 다리에서 사진을 찍고, 핸드폰으로 2007년 처음 후버댐 왔던 사진을 찾아봤는데, 

아니??!?!



2013년, 27살의 나.2007년, 21살의 나.



아니, 이럴 수가!!!

의도하지 않았는데, 정말 우연히도 나는 햇빛을 가리려 똑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었다!

2007년에는 후버댐 다리가 없어서 후버댐 근처에서, 아침 햇살에 눈부셔 햇빛을 가리고,

2013년에는 후버댐 다리 위에서, 지는 햇살에 눈부셔 똑같은 자세로 햇빛을 가리다니;;!

예상하지 못한 우연의 일치에 살짝 소름이..;;;;




2013년 후버댐.2007년의 후버댐.



2007년 12월, 그 때 그랜드캐년 투어를 하던 날-

그랜드 캐년에 가기 전에 잠시 들렀던 후버댐이었다. 

아주 바람이 세차게 불어서 추웠던 기억이 난다.

그땐 후버댐을 따라 걸을 수 없었다. 잠깐 내려서 멀찍이 후버댐을 바라다 보았을 뿐.

다시는, 영원히 올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생각이 무색하게도 10년도 아닌, 6년만에 다시 이 곳을 오게 되다니.


인생은 참 모를 일이다.

모를 일 치고 이렇게 미국 서부를 두번이나 여행온다는 건 좋은 결과 아닐까.

앞으로도 모를 인생, 지금은 답답하고 걱정되고 불안하지만,

결국엔 다 좋았던 일들로 가득차는 그런 인생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곳에 또 올 줄 상상이나 했을까, 21살이 천진난만하고 순수했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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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1월 28일

미국 서부 여행 제 7일째 (1)

Lake Mead, Nevada 



나는 아직도, 이 날의 이 시간들을 떠올리면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짓는다.

단언컨대, 미국 서부 여행에 있어서 가장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그 순간을 다시 떠올리며 글을 쓰는 것조차도 소중하고 행복하다.


이 여행기를 읽는 사람에게는 어떤 감흥도, 감동도 없을 수 있고

또 여행지의 정보를 찾아 들어온 사람에게 아무런 정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에게 가장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인만큼 - 

이 17편만큼은 최선을 다해서 그리고 정성을 다해서 쓰고 싶다.





2013년 01월 28일, 라스베가스에서의 첫 아침이 밝았다. 

그동안 말도 안되는 날씨변덕이 무색하리만큼 아침 햇살은 다시는 없을만큼 쾌청했다.

오늘은 지금까지 우리와 함께했던 Sue가, 여행을 마치고 샌디에고로 돌아가는 날이었다.

오늘은 Sue가, 내일은 막냉이가 우리와 헤어지고, 그리고 다음날 우리는 모두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그러면 이제 이 여행도 - 끝이 난다.


3대캐년만큼은 만반의 준비를 해온 대장오빠도, Las Vegas 만큼은 여행일정을 준비하지 않았고,

12시 비행기인 Sue가 오전에 시간을 내서 코카콜라 샵을 둘러보고 싶어한다길래

우리는 다같이 아침 일찍 모여 코카콜라 샵에 갔다. 다만, 막냉이는 혼자 구경하고 싶다고 해서 우리와 bye bye.



16가지 색의 코카콜라 ♬벌주원샷...



코카콜라샵은 갖가지 코카콜라 기념품을 파는 곳인데, 볼 것도 많고 은근 기념품 사기에도 좋다.

특이한 건, 2층에서 16가지 콜라맛을 볼 수 있다는 것! 7달러를 내면 16가지 맛이 담긴 콜라잔을 준다.

하나하나 맛을 볼 수 있는데, 맛있는것도 있고 머리가 띵할정도로 이상한 맛도 있다.

이거 저거 맛을 보다가 웅이가 맛 없는 것들만 섞어서 칵테일을 만들고는 사다리 타기를 했다.

OTL......................내가 걸렸다.....어쩔 수 없이 원샷 ㅠㅠ 웩..................................



두어시간 코카콜라샵에서 시간을 보내고, 나,웅이,이리, 대장오빠는 후버댐에 가는 길에 Sue를 공항으로 데려다주었다.

짧았찌만 즐거웠다고, 한국에 돌아가서 만나자고 작별인사를 하고 Sue를 보낸 뒤에

우리는 Las Vegas에서 멀지 않은 Hoover Dam에 가기 위해 출발했다.



Lake Mead National Recreation Area.


어제 Zion이 아쉬울만큼 하늘은 파랗고, 날씨는 포근했다. 

시간도 여유롭고, 마음도 여유롭고 

Las Vegas에서 이틀을 머물기때문에 창 짐도 싣지 않았고,

잠시 놀러가는 것 처럼 마음이 들떴다.

핸드폰으로 신나는 노래를 틀어놓고 다같이 흥얼흥얼하며 

Hoover Dam으로 가는 길에 차창옆으로 

커다랗고 파란 호수가 등장했다.



"저게 뭐지?"

"Mead 호수래!"

"오늘 할 것도 없고 시간도 많은데 한 번 가보자!"




그래서 우리는, 계획에도 없던 Mead호수를 보러 비포장 도로를 타기 시작했다.

한참을 울퉁불퉁 돌산같은 길을 달리다보니, 눈 앞에 커다란 호수가 짜잔! 하고 나타났다.




Lake Mead


담수호인 미드호수는 콜로라도, 버지니아, 마리 등 3개의강 물줄기가 후버댐에 막혀서 생긴 

길이 184km, 너비1.6~16km,둘레 880km의 세계 최대의 인공호수이다.

이 부근 일대는 Lake Mead National Recreation 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낚시를 하거나 보트를 타는 등 레크리에이션을 즐길 수 있다.

호수 이름은 호수 개발의 책임자였던 엘 우드 미드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고. 




깨끗한 물과 산이 어우러진, 인공호수라기엔 너무나도 아름다운 미드호수의 모습!



생각지도 못한, 너무나도 평화롭고 아름다운 호수의 모습이었다. :)

레크레이션지역이라서 낚시도 하고, 보트도 탈 수 있도록 잘 가꾸어진 곳도 있는데

우리가 찾아온 이 곳은 사람들도 찾지 않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마치, 후버댐에 가는 길에 숨겨진 비밀의 호수를 찾은 느낌이랄까?


맑은 하늘, 따뜻한 햇살, 상쾌한 바람, 철썩철썩하는 시원한 호수의 물소리.

마치 우리에게만 허락된 것 같은, 그런 느낌마저 들었다.



모두 차에서 내려 햇살을 만끽하면서, 각자 호숫가에서 놀기 시작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이리는 카메라를 들고 가장 이 풍경이 잘 보이는 높은 곳을 향해 올라가고,

대장과 웅이는 물수제비뜨기 시합을 하고, 나는 물에 손 담그며 놀고..


미드호수를 찾아 들어온 길. 깨알같이 서있는 대장, 나, 그리고 웅.


파란하늘, 그리고 하얗고 이쁜 우리 타호 ♡


파란하늘, 파란 호수, 하얀 타호, 그리고 빨간 후디의 이리. 이쁘다.


으랏챠! 물구나무 서기!화보찍은 웅이.



시간에 쫓기지도, 날씨에 쫓기지도 않은 채 그야말로 한적한 여유를 마음껏 즐기면서 

호숫가에서 놀고 있는데, 맑은 물을 보니 갑자기 호수에서 수영이 하고 싶어졌다.

손을 담가보니 날씨가 따뜻해서인지 물이 그리 차갑지도 않고.

차에 여분의 옷이 있었으면 정말 거리낄 것 없이 뛰어들고 싶었는데, 하필이면 오늘은 짐을 다 숙소에 두고 와서

여분의 옷은 커녕 말릴 수건한장 조차 없었다.

웅이랑 수영이 하고 싶네, 근데 옷이 없네 투닥투닥하며 아쉬워하는데 갑자기 웅이가 내게 물었다.


"누나, 자꾸 수영하고 싶다고 하시니까 저도 수영하고 싶잖아요 ㅠ

....누나, 제가 수영하면 뭐해주실꺼에요?"


뭐해주긴임마..


"누나가 밥살게ㅋㅋ"



내 입에서 밥산다는 말이 튀어나오자마자 무섭게 웅이가 셔츠를 벗어제끼기 시작했다. 

셔츠를 벗고, 안에 티셔츠도 벗더니, 맹랑한 요 녀석은


"누나, 저 팬티만 입고 수영할거에요!"


라면서 바지도 훌렁훌렁......(...)

엇...고맙........아 이게 아니지..

이 녀석이 누나 앞에서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바지를 훌렁훌렁 벗다니 @.@!!!!!!!!!!


집에 남동생도 있고, 외국생활 하면서 외국애들의 거리낌 없는 탈의상황을 많이 봐왔기 때문에

딱히 민망하다거나, 불편하지는 않았고 그냥 웅이녀석이 당돌하다고 생각했다. 

아마- 내 성격상 민망해하거나 불편해하지 않을거라는 걸 알았으니 그랬겠지.

뭐랄까, 오히려 친누나가 된 것 같은 느낌? 날 편하게 대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살짝 흐뭇한 마음도 들었다. (므흣아님.)



물속으로 훅훅 들어가는 웅이. 등판이 참 넓다...(응?)




ㅎㅎ

그렇게 웅이의 한바탕 수영도 끝나고, 

이 아름다운 풍경을 그대로 두고 돌아가기 아쉬운 마음에 우리는 단체사진을 찍기로 했다.



오늘 여행의 주인공들. 나/ 대장/웅이/ 이리/ 다들 웃고 있다 :D


이렇게 참 단정하고 이쁜 사진을 찍고 나서 우리는 단체 점프샷을 뛰어보기로!

이 날 점프를 얼마나 했는지 모른다...진심.

4명이 뛰는 걸 모두 맞추기가 어려워서 뛰고, 또 뛰고, 또 뛰고....


처음 찍는 단체 점프샷!! 잇힝...나 배보여..ㅠㅠ


타이밍이 안맞은 실패작. 나 완전 빵터졌다. 하하하하.


뛰는줄 모르고 나 혼자 폼잡은 사진 ㅋㅋㅋ 이거 찍고 또 한번 다 쓰러졌다. 나보고 뭐하고 있냐고..ㅠㅠ


드디어 성! 공! 그나저나 대장오빠 정말 높이 잘 뛴다!



자리 바꿔서 또 성공!

 

나랑 웅이랑 Fight@@하이파이브!!!




한바탕 뛰고, 또 뛰고

그러면서 까르르 웃고, 장난도 치고.

누구 눈치보지도 않고 이렇게 웃고 행복했던 순간이 얼마만일까.


3년 동안 숨소리조차도 들리지 않는 도서관에서 숨을 죽이고 살았었다.

펜을 책상에 놓는 "탁" 소리가 거슬린다고 지적받는, 

책장 넘기는 소리가 시끄럽다고 포스트잇이 붙는,

환기조차 잘 되지 않는 도서관에서

하루종일 책상 한켠에 내 세상을 다 구겨넣고

답답해하면서, 갑갑해하면서

나를 누르고 누르고 또 억누르면서,


마음껏 웃고, 마음껏 뛰고, 마음껏 행복할 수 있는 그런 시간.

책 속의 글자가 아닌, 사람들과 소통하고 이야기하고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시간들을 

나는 아주 간절히 바라왔다. 


함께 여행했던 다른 사람들에게, 미드호수에서의 시간은 사실 크게 감흥이 없을지도 모른다.

인상적인것으로만 따지자면 그랜드캐년이나, 브라이스캐년처럼 

한국에서 볼 수 없는 광활한 대자연이 훨씬 더 인상적일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만큼은 어린아이처럼 뛰놀고 웃었던 미드호수에서의 시간들이 

가장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 날의 따뜻한 햇살, 맑은 물, 시원한 바람, 그 속에서의 우리를

나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우리 차 타호와 함께 :D


꿈같았던 미드호수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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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1월 27일

미국 서부 여행 제 6일째 (4)

Zion National Park, Utah



맑음 - 폭우 - 무지개의 찬란한 날씨를 겪으며 드디어 Zion National Park 에 도착했다. 

지금까지 Grand Canyon과, Bryce Canyon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광경이었다면, 

Zion National Park는 자동차를 타고 협곡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가 있다.



Zion National Park


미국의 국립공원 중 가장 오래된 공원 중 하나인 Zion National Park는 1919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St. George 방향으로 474km, Las Vegas에서 216km 떨어진 유타주에 위치한다.

Zion National Park에는  10층 아파트를 수십개 합한 크기의 거대한 암석들이 한데 어울려 아름다운 구조를 보여주는데,

Zion의 이름은 신의 정원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이렇게 커다란 기암절벽과 암석들 사이로 도로를 뚫었다.

사진 왼쪽 아래의 도로를 달리는 차와 비교해보면, 얼마나 거대한 바위산인지 새삼 실감할 수 있다.

아직까지 파란하늘이 보이는 zion.



깨알같은 장난 ㅋㅋ

한참을 국립공원 안으로 들어왔는데, 시간이 세시가 넘었다.

다들 배고파하는 것 같아서 우리는 가볍게 끼니를 채우려고

어느 레스토랑에서 하는 라운지에 들어갔다.

대장오빠는 햄버거, 나와 Sue는 퀘사디아, 그리고 웅이는 이름모를 것을 주문하고,

이리는 별로 생각이 없다면서 카메라를 들고 밖에 나갔다.


그런데 아뿔싸.......

음식이 안나와............

해는 다섯시 반이면 다 져버릴텐데,

게다가 우리는 거대한 협곡 안에 있어서

해가 넘어가기 시작하면 캐년에 가려 순식간에 어두워진다구ㅠ

그때부터 우리는 완전 x줄타며 음식을 기다리고 폭풍흡입ㅠㅠ

음식이 입으로 들어갔는지, 코로 들어갔는지..





.......뒤에 보이는 하얀 흰 줄기가 폭포다. -_-;;



차창을 거세게 두들긴 우박. 앞유리에 커다란 스크래치를 남겼다.

급하게 차를 몰아 폭포가 떨어진다는 곳으로 갔다. 

그런데 폭포라고 하기엔,

 그냥 기암절벽 사이로 떨어지는 한줄기 허연 물줄기일뿐, 

그래도 그걸 보려고 차에서 내렸는데 

갑자기 후두둑 후두둑 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벌써 오늘만해도 눈 - 맑음 - 폭우 - 맑음 ...을 반복했기에, 

소나기려니...하고 차안에서 기다리는데

빗줄기가 점점더 굵어지기 시작했다. 


시간도 늦었고, 날씨도 안좋고 해서 아쉽지만 

더이상의 관광은 포기하고 온 길을 되돌아나가는데

갑자기 우박들이 유리창을 거세게 때리기 시작했다.


눈 - 맑음 - 폭우 - 맑음(무지개) - 비 - 우박.....=_=

가지가지합니다?




이제, 우리는 ZION을 떠나 라스베가스까지 달려갑니다.




이제 Las Vegas로 떠난다.

미국 서부의 Grand Circle 중, 3대 캐년인 Grand Canyon/ Bryce Canyon/ (미흡하나마) Zion Canyon을 모두 돌아보고

이제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도시로 간다. 

LA를 떠난 1월 23일, Las Vegas로 돌아가는 1월 27일. 

날짜를 세어보면 실제로는 4일밖에 되지 않은 건데도, 4일간의 대자연 투어는 참 길게만 느껴졌다. 


길거리에 레스토랑 하나 찾기 힘들었고, 심지어 가로등도 없어 해가 지면 곧바로 캄캄해지는,

때로 통신사도 터지지 않고, 새로운 사람은 더더욱 만날 수 었는,

비가 내렸다가 해가 떴다가, 안개가 꼈다가 눈이 내렸다가, 무지개가 떴다가 우박이 내리는,

그야말로 자연, 그 자체를 흠뻑 느낀 4일이었다.




라스베가스로 가는 길, 또 무지개를 만났다. 심지어 쌍무지개. 이날의 대자연의 기적은 끝이 없다.


장엄한 황금빛 노을. 노을도 볼꺼라고 했었는데 결국 노을도 보았다.



해가 지는 서쪽방향으로 세시간여를 달려, 드디어 눈 앞에 수천개의 조명빛이 반짝이는 Las Vegas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보는 도시였다. 아니, 겨우 4일만에 다시 보는 도시였다.

그런데 마치 자연이라는 세상에 있다가, 도시라는 새로운 세상에 넘어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겨우 4일이었을 뿐인데, 인공적인 불빛조차 흔치 않았던 곳에 있다가

갑자기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불빛으로 가득찬 도시로 들어가기 시작하니, 

낯익으면서도 낯선 묘한 느낌이었다.



끝없이 펼쳐진 찬란한 라스베가스의 조명.



Las Vegas에서는 남자팀과 여자팀이 숙소가 갈렸다.

여자들은 Ballys에 묵게 되어서, 우선 여자들을 Ballys에 내려주고 <O show>를 보기 위해 벨라지오에서 만나기로 했다.

Sue가, 여행하는 내내 Ballys가 숙소가 제일 구리구리 할꺼라고 걱정을 했었는데,

리셉션에 있는 흑인 아저씨가 우리한테 큰 방으로 upgrade를 해줬다는 것이다.

그래서 방에 올라가보니.....


헐.....스위트 룸이야 꺅!!!!

방 안 가운데 스파가 있고, 파우더 룸이 양 옆으로 분리되어있고, 화장실을 가려면 스파를 지나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능!!!!!

더 대박인건, ...방에서 옆 호텔인 Paris의 에펠타워가 보여....ㅠㅠ

폭풍감동.......ㅠㅜ

리셉션 아쟈씨 감사해요 ㅠㅠㅠ





우리가 묵었던 스위트룸에서 보이던 에펠타워.


10시에 시작하는 < O show >를 예약하러 우선 벨라지오에 모였다.

< O show >는 나, 대장오빠, 웅이만 보기로 했고- 

Sue와 이리는 LV 관광을, 막냉이는 피곤한터라 잔다고 나오지 않았다.

9시에 표를 사고 저녁을 먹으러 밖으로 나왔는데 마땅이 먹을곳도 없고 

빨리 먹고 가자고 햄버거 가게에 들어갔는데


왜이래..............또 음식이 안나와.............ㅜㅠ

중국 만만디도 아니고 이거 뭡니까 ㅜㅠ

오늘 밥먹다가 계속 x줄 타는구나...내 *줄. ㅠㅠ

 난 속이 안좋아서 저녁도 안먹는데 식사하는 사람들 기다려주면서 

피곤하기도 하고, 속도 안좋고, 늦을까봐 조마조마.



결국, 나, 대장오빠, 웅이는 각자 가방을 옆구리에 끼고

Las Vegas의 스트립을 미친듯이 뛰었는데

웅이는 마치 우리가 영화 <친구> 같다고 그 뛰는 순간이 좋았댄다.ㅎㅎ

Show시작시간에 겨우 맞췄지만, 나는 그야말로 체력고갈.

나름 기대도 많이 했는데, O show는 서커스일 뿐이었다......

1시간 30분짜리 Show였는데, 원래 자야할 시간 + 1시간의 시차 + 체력 소진 + 폭풍달리기 + 지루함이 겹쳐져서...

나중엔 꼬박꼬박 졸았다는..................

아....내 (아빠) 돈...........



오늘 진짜 힘드네요..(..)






그렇게 졸면서 Show를 다 보고 나와서, Las Vegas구경을 한 Sue와 만나 호텔로 돌아왔다.

그런데, Sue가 말하길,


"나 진짜 오로라 봤다!"


.....????!?!?!?!?!!!?!?!

"무슨 소리야? 오로라를 봤다고? 설마 아까 우리가 낮에 드립쳤던 그 오로라?"


"응. 사진 찍어왔는데 너도 보여줄까?"


"헐...대박....보여줘...."




그것은 진짜 오로라였다. 라스베가스에서 오로라라니...



3...




2..




1.





aurora. 룩소호텔에서 발견했다고. (-_-) ㅋㅋㅋㅋ 다 이루어졌다!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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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1월 27일

미국 서부 여행 제 6일째 (3)

Bryce Canyon, Utah





Inspiration Point에서 멋진 장관을 구경하고 마지막으로, 아까 이리가 삽질해서 뛰어갔던 Sunset Point로 이동했다.

아침에 이리가 갔을 때만 해도 안개가 가득해서 아무것도 못봤다던데,

네, 한번 곁에 오신 날씨의 神은 저희와 함께하시네요....ㅋㅋ




협곡에 한층 가까이 다가왔다. 가까이서 돌기둥을 관찰할 수 있는 Sunset Point.


내 카메라 흰둥이 등장! 이번 여행만큼 내가 사진을 안찍은 여행도 없다. (대장오빠가 너무 많이찍어서...)



이미 그랜드 캐년에서 느꼈지만, 

한번 커다란 감동을 느끼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조금 시시해진다는 거.

Sunset Point도 Inspiration Point에 밀려서 감동은 조금 덜했지만,

Sunset Point에는 협곡 아래로 깊숙이 걸어내려갈 수 있는 Trail이 잘 되어있다!

날씨좋은 여름에 오면 그냥 산책하듯이 트레일을 따라 걸어내려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오늘은 한번 내려가면 못 올라올것처럼 눈이 아주 그냥 소복소복 쌓여있네요~!



Bryce Canyon from Sunset Point.


단체사진을 보면 이제 우리가 얼마나 친해졌는지 알 수 있다. 서서히 섞이기 시작한 우리 :D


참 신기한게 저 돌언덕의 높이는 누가 저렇게 깎아놓은듯 일렬로 맞춰놓은 걸까?



우리도 철난간을 잡고 조금씩 조금씩 트레일을 따라 협곡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남자들은 저 아래까지 내려갔는데, 이미 살짝 시들해진 여자들은 좀 내려가다 그냥 도로 올라왔...


막냉이 따라하기 쿄쿄 (니가 나이가 몇살이냐...--)


대장오빠도 트레일에 합세!


트레일에서 걸어올라오는 와중에 일렬로 단사!






자, 이렇게 Bryce Canyon을 알차게 관광하고, 우리는 Zion Canyon으로 갑니다 ♬


G) Bryce Canyon에서 H) Zion Canyon까지!



어젯밤 빗길에 보았던 터널!




날씨는 화창하기 그지 없었다.

그나저나 점심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는데, 

자이언 캐년으로 가는 길에 딱히 뭐 사먹을 곳도 없고,

아무도 불평하지 않고...


우리의 여행도 어느 새 중반을 훌쩍 지나가고 있었다.  

이제 오늘이 지나면 우리의 여정은 이틀만 남는다.

이제야 조금 서로가 친해지고 있는 것 같았는데, 

여행은 절정을 찍고 조금씩 끝나가고 있었다.





브라이스캐년까지 대장오빠가 짜온 빡빡한 스케쥴도 거의 끝이 가고, 화창한 날씨와 함께 우리 마음에도 여유가 찾아온 것 같았다.

자이언까지 갈길이 한참 남았지만,

우리는 아무도 없는 길가에 차를 세우고 햇살과 함께, 풍경과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 한껏 여유를 부렸다.



평화롭다 ♬


다들 내려서 한적한 도로를 찍는데, 나는 *광대*를 폭발시키면서 사진찍어달라고 뛰어가는 중 !


나는 봄인데, 대장오빠는 겨울이네요 ㅋ 아무래도 대장오빠랑 원래 알던 사이라 자꾸 대장오빠랑 찍게된다는..



그렇게 룰루 랄라 노래를 부르면서 신나게 자이언 캐년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어느 지점에서 우회전을 했는데, 분명 우리 차의 왼편은 맑고 쾌청한 하늘인데, 오른쪽 멀리 보이는 하늘은 어두컴컴한 먹구름이 한 가득;;;;;

설마......설마......날씨의 神이 우리를 버리고 자이언에서 비를 흩뿌리시려는 건가요...




그야말로 컴컴한 먹구름이 하늘 한가득.




점점 짙어지는 먹구름 속을 달리면서 설마설마 했는데

자이언 캐년에 가까워지면서 정말 세찬 빗방울이 차창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우리가 오전까지 분명 쾌청한 브라이스캐년을 만끽했는데...이 무슨...

저기...날씨의 神님?.....죄송해요. 제가 좀 자만했죠?ㅠㅠ


그래도 오락가락 하는 날씨들을 오가면서도 여러차례 기적처럼 날씨가 맑아지는 경험을 해봐서

우린, 말을 내뱉으면 씨가 된다는 굳은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

후두둑 후두둑, 창문을 비가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를 들으면서

우리는 우리가 보고 싶은 것들을 마구마구 내던졌다.


"우리는 분명 완전 파란 하늘의 자이언 캐년 하늘을 보게 될꺼야."


"음, 나는 그럼 오늘 노을을 보고 싶어"


"그래? 그럼 이거 그치면 무지개 떠라. ㅋㅋㅋㅋㅋ"


"헐....무지개 ㅋㅋㅋㅋㅋㅋ...그럼 난 라스베가스에서 오로라 본다...사막에서 오로라..."


"대박 ㅋㅋㅋ"


그렇게 말도 안도 안되는 온갖 자연현상을 보겠다고 서로 (개)드립을 치며 

비오는 순간을 즐기고 있었는데, 

갑자기 운전을 하던 이리가 소리를 질렀다.




3...




2..




1..





무지개가 떴습니다 !!!!



!!!!!!!!!!!!!!!!!

무지개였다!!!!!


그것도, 하늘에 걸린 그런 무지개가 아니라, 지평선에서 시작하는 - 

빨주노초파남보 너무나도 또렷한 무지개였다.

우리는 모두 할 말을 잃고 무지개를 바라보았다.


방금 전까지,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면서 파란하늘이니, 노을이니, 무지개니, 오로라니...해댔는데

정말 우리가 농담처럼 바랐던 무지개가 우리 바로 옆에 또렷하니 나타났다.

그야말로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우리 모두는, 예상치 못한 자연의 선물에 모두 행복해졌다.

우리의 여행도 무지개만큼 반짝반짝 빛나는 것 같았다.




과연, 우리는 라스베가스에서 오로라도 보았을까요?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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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1월 27일

미국 서부 여행 제 6일째 (2)

Bryce Canyon, Utah




그 때 갑자기 빨간 잠바를 입은 이리가 옆길에서 갑툭튀!!!

그래그래. 안개따위 사라져버렷!


"야; 어디갔었어ㅜㅠ;;;"


알고보니 먼저 내려갔던 이리는 사람들이 아무도 안오길래, 

썬라이즈 포인트에서 멀지않은 썬셋포인트로 간건가 싶어서

혼자서 열심히 썬셋포인트까지 뛰어갔다왔다고. 

저 언덕아래서 이리를 찾던 웅이가 울상으 지으며 다시 올라왔다.


"형, 계곡 아래로 떨어진줄 알았잖아요 ㅠㅠ"


어쨌든, 한참을 떨어져서 서로를 찾아다니던 우리는 다시 모여

이제 브라이스 포인트로 이동 :D

썬라이즈 포인트에서 브라이스 포인트로 이동하는데

바람따라 안개도 슬슬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래그래, 안개야 모두 사라져버려라 음하하하





자, 이제부터 Bryce Point.

브라이스 포인트에서 귀↘요↗미~! (..)바람따라 날아간 안개가 모두 이곳으로 왔나봐요...OTL




아까 바람에 몰려갔던 안개가 다 브라이스 포인트로 몰려왔네요? =_=

그/러/나/ 좌절도 잠시.

진짜 이쯤이면, 날씨의 신이 우리 곁에 있다에 (진지해서 궁서체임)

아직 다 못 쓴 싸이 도토리 30개를 다 걸 수 있을 것 같다. (-_-)

이제 독자들도 다 눈치 챘겠지만, 거짓말 안하고, 또 안개가 걷히기 시작했던 거다.

음하하하하 !



[Bryce Point]에서의 파노라마 뷰. 사진 왼편 절벽이 [Inspiration point]


이리랑 투샷 :) 여행 5일째만에 겨우 이리랑도 조금 친해졌다.




선명한 붉은 돌기둥(hoodoo)들과 함께-*



사실 Bryce Point(브라이스 포인트)에서 보는 Bryce Canyon의 모습은 단조롭고 밋밋하다.

위 사진에서 보는 경관이 전부.



눈이 아주 많이 쌓인 길.

브라이스 포인트에서 보면 

왼편으로 Inspiration Point(인스퍼레이션 포인트)가 바로 보이고, 

그리로 올라가는 길도 있는데

눈이 많이 와서 출입구를 통나무 하나로 덜렁 막아놓았더랬다.


이미 썬라이즈 포인트에서도 안개때문에 제대로 못보고, 

브라이스포인트도 밋밋했던 우리들은 

<남들이 가지 않는 곳에 죽여쥬는 경관이 있다>라는 교훈을 배운 

그랜드캐년 모란포인트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며....(..)

남들이 안 보는 틈을 타, 통나무를 슬쩍 넘어 Inspiration Point로 걸어들어가기 시작했다. 

한참 눈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니 갑자기 탁 트인 곳에 다다랐는데..




3...




2..




1.




Amazing!!!!!! Bryce Canyon from Inspiration Point.


Bryce Canyon from Inspiration Point.



하...........

지금까지 생각도, 상상도 못했던 Bryce Canyon의 거대한 장관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던 것이다. 

Grand Canyon만큼 온 세상이 다 Grand Canyon으로만 가득찬, 그러한 거대함은 아니었지만,

안개가 말끔히 걷힌 파란 하늘 아래,하얀 눈과 초록색 침엽수림, 그리고 울긋불긋한 hoodoos의 조화는 

아기자기하면서도 아름다웠달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진에서 보지도 못했고,

또 Inspiration point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기대도 없이

그저 호기심에 들어와봤던 곳에서 만난 선물같은 장관이어서 

내게는 그랜드캐년만큼이나 감동적이었던 곳이었다.



여행은,

많이 준비하고 공부한 만큼 보이기도 하지만,

때론 아무 것도 모를 때, 예상치 못한 것을 만날 때-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남들이 가지 않는 곳, 가지 말라고 막아 놓은 곳에

남들은 못보는 죽여쥬는 경관이 있다는 교훈을 또 한 번 얻었다. (-_-;;)





Inspiration Point로 내려가는 길Inspiration Point 를 등지고 올라오는 trail.


Inspiration Point는 한 스팟이 아니라, Trail을 따라 가면서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View Point는 위의 왼쪽 사진에서 보는 것 처럼  한참 내려가야 있는 절벽 끝에 위치해 있는데, 

눈이 많이 내린데다가 펜스같은 안전장치가 하나도 없어서 조금 위험했다. 바람도 많이 불어서 절벽 끝 View Point까지 가는 건 포기.

(가지 말라는 곳에 갔으므로 최대한 위험한 짓은 하지 않아야 한다!)



브라이스 캐년의 파노라마.


지금봐도 너무 멋지네요 :D @ Bryce Canyon





다들 브라이스 캐년의 장관에 넋을 놓고 사진을 찍으랴 정신이 없는 와중에 

웅이가 트레일 끝의 눈이 수북히 쌓인 언덕에 철푸덕 앉아 조용히 캐년의 멋진 모습을 감상하고 있었다.

나도, 트레일 끝까지 걸어올라가 웅이 옆에 털썩 앉았다.



" 정말 멋지지?"


" 예, 누나"


" 사실, 사진기를 통해서 보는 것보다, 난 눈으로 감상하는게 훨씬 좋아.

사진기에는 이 멋진 감동이 다 담기지가 않잖아.  내 눈에 하나하나 담아야지."


웅이는 내 말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끄덕거렸고

나랑 웅이는 그렇게  눈 밭에 앉아서, 눈 앞에 펼쳐진 멋진 브라이스캐년의 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여행에 있어서, 마음이 잘 맞는 동행자를 만나는 것도 참 축복이다.


:)






:)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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