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01월 22일 (2)
미국 서부 여행 제1일째
LA (Santa Monica)
자전거를 타고 베니스비치까지 달려갔다가 돌아오니 슬슬 노을이 지고 있었다.
낮에는 긴 옷이 더울만큼 날이 덥더니, 해가 지기 시작하니까 날이 쌀쌀해지기 시작했다.
저 멀리가 베니스 비치. 낮에는 구름이 가득하더니 그래도 낮게 노을이 깔린다.
산타모니카 비치도 노을빛을 받아 주황빛으로 물들어간다.
물결에 비친 황금빛 물결이 참 마음에 드는 사진. 지붕위의 갈매기도 :)
날이 추워서 Pier에 있는 커피빈(;;)에서 핫초코를 한 잔 시켰다.
분명 레귤러 싸이즈를 시켰는데 우리나라 스타벅스 벤티 크기만 해..
속으로는 이 핫초코 다 먹었다가는 한 끼 칼로리 다 채울 태세라며 칼로리 타령을 하면서
겉으로는 한손에 커피빈 컵을 들고 분위기 있는 여자인 척을 하면서
Pier의 한적한 쪽에 자리를 잡았는데!
귀요미 갈매기 발견 !!
잘 보면 카메라를 보고 있다! | 요기봐! |
갈매기가 맞겠지?
저 귀엽고 작은 갈매기 한 마리가 내 옆의 크레인에 앉아서 한참을 같이 놀았다.
사람을 많이 봐서인지 가까이 다가가도 도망가지도 않고.
노을만 보고 있는 것도 조금 따분했는데 갈매기랑 기념 사진 찍는 즐거운 시간 :D
Santa Monica에서 보는 노을풍경. 사람들 모두 넋을 놓고 바라본다.
황금빛 하늘.
조금더 가까이. 구름때문인지 웅장해보인다.
초라해보이기만 했던 산타모니카도
노을의 힘을 빌어 찬란하고 아름다운 순간을 내게 선물했다.
이상하게도
그 어떤 곳도 햇살이 기울어지는 노을의 순간에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된다.
가장 찬란하고, 가장 로맨틱하면서, 가장 애뜻한 모습이 된다.
어슴푸레한 빛만 남기고 노을은 사라졌다. 가로등이 켜진 Pier는 또 나름대로 운치가 있네.
해가 다 져버린 바닷가는 굉장히 쌀쌀하고 추웠다.
이틀밤을 새고 있는 컨디션 탓인 것도 같았지만
LA도 겨울은 겨울인지라, 조금 더 찬바람 맞았다가는 감기 걸릴 것 같은 그런 한기.
사실 시간은 오후 5시 30분쯤 밖에 되지 않았지만,
나는 노을을 보기로 한 오늘의 목적은 달성하였으므로
(UCLA가기, 게티센터가기는 모두 포기했....)
터덜터덜 호스텔로 발걸음을 옮겼다.
길게 뻗은 야자수가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5년 전에도 LA에서 이렇게 길쭉 길쭉한 야자수를 많이 보았던게 기억이 난다.
Santa Monica Pier의 야경 :)
숙소에 돌아오자마자 (겨우 6시였는데) 나는 바로 이층침대에 뻗어버렸다.
한 세시간쯤 잠이 들었었나, 조금 정신차리고 일어나서 옷도 갈아입고 씻고
내일 아침 일찍 대장오빠를 만나러 LA공항에 다시 돌아가야해서
다시 꼼꼼하게 가방을 쌌다.
사실, 원래 이 여행은 6명이 함께하기로 예정되어 있었고, 내가 마지막에 7번째 멤버로 끼게 된 건데
미국에 먼저 간 대장오빠가 이미 예약한 7인승 차를 보니 7명이 앉으면 짐 넣을 자리가 하나도 없다며 곤란해했었다.
나도 이미 비행기표를 끊어버렸고, 부모님이 추가비용을 다 내가 내더라도 8인승으로 차를 바꿔보라며 보내주셨지만
8인승으로 바꾸더라도 7명 짐을 다 실을 수 있을지
또 추가 비용이 얼마나 나올지
아무것도 알 수 있는게 없었다.
그리고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출발한 대장오빠인데
출국하는 날 붙잡고 끼워달라고 하는 바람에 오빠만 곤란하게 만든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도 컸다.
Plan B도 없이 덜컥 미국에 도착은 했는데,
과연 내일 아침에 대장오빠를 만나 차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내 여행이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어
불안한 밤을 지새웠다.
실은,
내가 설마.....했던 대로
내 침대 밑의 여자!! 투숙객이 밤새 코골이를 하셔서
나는 그렇게 머릿속으로 Plan B를 구상하며
원치않게 밤을 또 새게 되었다....
재워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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