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4-2.

 

 


 

오늘 밤, 야간기차를 타고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떠나야 하는 우리들에게는 이제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우리는 푸쉬킨 미술관에서 나와 문화 예술의 거리라고 하는 아르바뜨 울리차 (АРБАТ УЛ.)로 향햇다.

아르바뜨까야 역에서부터 외무성까지 길게 뻗은 이 보행자 거리는

지금까지 이틀 동안 우리가 만난 모스크바와는 또 조금 다른 분위기였다.

 

 

지금까지 우리가 본 모스크바가 깨끗하고 정비된 청담동 같은 분위기였다면 (특히 츠베르까야 울리차부근)

여기 아르바트 울리차는 복작거리는 옛 대학로 혹은 옛 홍대골목같은 그런 분위기랄까?

모스크바를 떠나기 직전에 다소 생소한 모스크바의 또 다른 모습을 이렇게 보았다.

어느 쪽이 정말 모스크바 시민들이 살아가는 모습인지 잠시 헷갈린다.

어쩌면 그 둘 모두일 수도.

 

 

아르바트 울리차 초입에 있는 기념품 가게에도 들어갔다.

 

크기대로 서 있는 마뜨료쉬까 인형들. :)

 

 

 

 

러시아 기념품 중에 가장 유명한 건 아마 열어도 열어도 끊임없이 나오는 이 마뜨료쉬까(Матрёшка) 인형이 아닐까? :)

이 러시아 전통인형 마뜨료쉬까 인형은 다복과 다산, 부유함과 행운 등을 의미한다. 

기본적으로 5개까지가 세트인데 더 정교하게 만들어질수록 더 작고 더 섬세하게 만든 미니미 같은 인형들이 나온다. 

그리고 인형이 많을 수록, 정교하게 다듬어져있을수록 당연히 가격도 비싸다는 거.

하지만 기념품으로 사서 집에 크기대로 나열해놓으면 얼마나 이쁜지 모른다.

너무나도 확실한 러시아 상징이어서 스타벅스 씨티 텀블러로도 있다. (완전 이쁨) 

 

 

 

마뜨료쉬까 모양의 마그네틱. 색깔도 장식도 다양하다. 가격도 아주 저렴♡

 

 

이 아이는 췌부라쉬까 ^.^

 

 

원숭이 같기도, 기즈모 같기도 한 이 녀석 이름은 췌부라쉬까(Чебурашка).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러시아 어린이 프로그램의 외계인인가 우주인 캐릭터다.

이 췌부라쉬까에는 아주 슬픈 이야기가 하나 있는데,

그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13년 전,

러시아어 선생님이 매 시험 때마다 100점을 맞으면 학생들에게 러시아에서 사온 선물을 주시곤 했다.

선물이 너무 탐난 나머지, 영어도 아니고 전공언어도 아닌 제3외국어를 열렬히 공부하여

중간, 기말, 중간, 기말 4번의 시험 중에서 3번을 100점을 맞았었는데

딱 한 번, 저 췌부라쉬까 포스터가 선물이었던 2학기 중간고사에서 100점을 맞지 못해

가장 갖고 싶었던 췌부라쉬까 포스터를 못받았다는 슬픈 이야기가.....(ㅜ.ㅠ)

 

 

 

여하튼, 그 때 당시 러시아어 선생님의 열정 덕분에

러시아에 대한 호감과 궁금함이 생겼던 것만큼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 덕분에, 이렇게 정말 러시아에 오게 되었고. :)

쓰빠씨바 ♡ (Спасибо)

 

 

 

 

 

도형 같이 귀여운 러시아어, 단낀도낫쓰 (ДАНКИН ДОНАТС)

 

 

 

아르바트 거리의 푸시킨 부부 동상과도 함께.

 

 

 

 

 

 

돌아다니기도 힘들만큼 뜨겁던 어제 날씨와 달리,

오늘은 날이 흐려 낮에는 시원했지만 저녁이 되자 약간의 부슬비가 내리면서 바람이 쌀쌀해지고

몸이 으슬으슬 떨리면서 극심한 피로감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새벽 4시에 깼다가 다시 못자고 하루종일 돌아다닌 탓에 체력고갈이 심한 것 같았다.

 

 

 

그래도 마지막 밤이어서 오들오들 떨면서 우리는 다시 한 번 붉은 광장으로 향했다.

밤의 붉은 광장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

 

 

 

불을 밝힌 역시박물관

 

 

그저께 밤, 리츠칼튼 호텔 라운지에서 보았던 것처럼 붉은 광장 건물들에 하나 둘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Light up이 된 붉은 광장의 야경은,

첫날 이른 아침 단체관광객들이 바글거리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젊은이들이 야경을 즐기러 삼삼오오 모여들면서

분명 싸늘한 바람에 부슬비가 내리는 밤인데도

분위기 자체는 낮보다도 활기차고 심지어 젊고 생기발랄한 느낌마저 들었다.

 

 

 

밤에 만난 성 바실리 성당과 스빠스까야 망루.

 

 

 

밤에 보아도 여전히 신비로운 느낌의 성 바실리 성당. 그리고 밋밋하지만 로맨틱한 느낌을 자아내는 가로등 불빛.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성 바실리 성당 앞에서 부들부들 떨면서 얼마나 사진을 많이 찍었는지 모른다.

지금 와서 보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었지만, 그 때는 마지막이란 마음에 얼마나 애를 썼는지.

 

이제는 호텔에서 짐을 찾아 떠나야만 하는 시간이어서 호텔로 발길을 돌리는데,

나도 모르게 자꾸만 뒤를 돌아보았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항상 그 자리에, 바로 그 곳에 서있을

성바실리 성당과 굼 백화점과 붉은 광장이지만

나는 이제 이 곳을 떠나고 나면

어쩌면 다시는 오지 않을 수도 있다.

 

모스크바가 싫었던 것도 아니고, 심지어 상상했던 것보다도 좋았지만

똑같은 도시를 특별한 이유없이 2번씩 가는 일은 흔하지도 쉽지도 않은 일이기 때문에.

 

크로아티아 로비니를 떠날 때가 생각이 났다.

떠나는 그 순간에도 로비니도 너무 좋았지만, 다시 가지 않을 걸 알고 있었지.

 

 

 

 

 

" 사진을 찍는 대신 나도 저 광장에 앉아

불 밝힌, 식지 않는 여름 밤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의 분위기를

호젓하게 즐길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이제는 떠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모스크바를 떠난다.

떠난다는 아쉬움과 미련을 달랠 마음의 여유도, 시간적 여유도 없이

쫓기듯이 떠난다.

여행했던 도시를 떠나는 건 마치 이별하는 것 같다.

다시는 못 보는 그런 이별.

 

헤어질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

 

 

-  2016. 8. 3. Trave note, Moscow in Russia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는 레닌그라드 역

 

 

 

 

이별하는 것 같은 슬픈 감상에 젖어있을 새도 없이,

우리는 호텔에서 짐을 빼 택시에 싣고 모스크바의 동북쪽에 위치한 레닌그라드 역에 도착했다.

우리는 출력해온 예약표를 가지고서 자동티켓발매기에서 표를 발권하고,

물을 사고, 짐을 추려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는 야간기차에 올라탔다.

우리는 1층 객차의 4인실 중 침대 3개를 예매했는데,

나머지 1개 침대 주인공인 할아버지 한 분이 이미 우리의 침대칸에 타 있었다.

하악..웬만하면 여자이길 바랐는데 어쩔 수 없네...(ㅜ.ㅠ)

 

 

10년전에 유럽에서 야간기차 타보고 정말 오랜만에 타는 야간기차네. 낭만 돋네....

우리가 탄 야간열차는 2015년에 도입된 2층 열차로 새로 만들어진 기차라서

내부 시설도 엄청 깨끗하고 화장실도 크고 깨끗하고 시트도 깨끗하고 바삭바삭 거렸다.

 

 

 

어느 새, 기차가 덜컹덜컹 움직이기 시작했고

우리칸의 할아버지가 기차가 움직이자마자 자리에 누우셔서

우리도 화장실에서 간단히 씻고 조용히 흔들리는 기차 침대에 누웟다.

고작(?) 11시밖에 되지 ㅇ낳아 일기도 쓰고 싶었지만,

몸의 피로함이 나를 압도해서 자리에 눕자마자

덜컹덜컹 거리는 기차의 흔들림을 자장가 삼아

그렇게 순식간에 깊은 잠에 빠져버렸다.

 

 

 

이제 정말 헤어진다.

이별한다.

안녕, 모스크바.

 

 

 

 

 

 

★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 야간 기차 이용하기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는 방법은 비행기와 기차(주간기차/야간기차)가 있는데,

우리는 숙박비와 시간을 아낄겸 야간기차를 이용해서 움직이기로 했다.

 

야간기차도 2가지 종류로 나뉘는데 붉은화살호라고 불리던 야간기차가 있고

2015년 새로 도입된 2층으로 설계된 야간기차가 있다.

 

야간기차의 좌석은 인터넷으로 미리 예매가 가능하고, 미리 할 수록 조금 더 싸게 구입할 수 있다.

예매싸이트 : http://pass.rzd.ru/

 

* 붉은화살호 (열차번호 002А «Красная стрела»)

  모스크바 23:55 출발 ▶ 상트페테르부르크 07:56 도착

  2인1실 - 약 9만원 / 4인1실 - 약 7만원

 

* 2층열차 (열차번호 006А «Санкт-Петербург – Москва (двухэтажный))

  모스크바 22:50 출발 ▶ 상트페테르부르크 06:47 도착

  4인 1실 - 약 4만원

 

tip) 2층 열차는 모두 4인 1실로 되어 있고, 캐리어가 있는 경우 1층 객차로 예약하는 것이 탑승할 때 편리하다.

     객실에 타면 오렌지주스와 작은 빵이 들어있는 종이 상자가 테이블에 놓여져 있으니 1사람씩 챙기면 된다.

     같은 객실에서도 1층 침대가 2층 침대보다 약간 비싸다는 것 참고 :P 

 

 

#러시아 #러시아 여행 #러시아여행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 #야간열차 #야간기차 #배낭여행 #해외여행 #세계여행

#여름 러시아 #모스크바 #모스크바 여행 #붉은 광장 야경 #러시아 자유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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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광장으로 돌아와서 저녁을 먹으러 간 곳은 아호드늬 랴뜨 쇼핑몰 내에 있는 무무(MyMy)

모스크바에 30여개의 지점이 있는 체인 레스토랑으로 여기도 역시 셀프로 여러가지 음식 중에 골라담으면 된다.

음식 종류도 다양하고 가격도 저렴해서 가볍게 한 끼 먹기에 괜찮은 것 같다.

 

 

 

꼬치구이인 샤슬릭과 구운 야채. 츤데레 직원이 카라멜을 공짜로 줬다.

 

 

낭만적인 가로등의 실루엣 :) 넘나 이쁘다.

 

 

 

 

 

저녁을 먹고서 간 곳은, 이 붉은 광장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리츠칼튼 호텔의 스카이 라운지(O2 Lounge).

츠베르스카야 울리차에 위치한 리츠칼튼 호텔 12층에 스카이 라운지가 있는데

호텔 투숙객이 아니라도, 가서 맥주 한 잔만 마셔도 이용할 수가 있다.

심지어 아무 것도 주문하지 않아도 잠시 경치만 보고 나와도 된다.

우리도 호텔로 들어가 안내를 받아 스카이 라운지에 들어갔다.

 

시간은 딱 해가 질 때 쯤이었는데,

바로 붉은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최전방 자리는 식사예약한 고객들에게 우선 배정되는 것 같았고

우리는 Bar를 이용할거라고 했더니 한 칸 뒷줄에 앉혀줬다.

그래도 멋진 경치를 감상하는데는 전혀 지장 없다 :)

 

 

붉은 광장 반대쪽으로 황금빛 노을이 진다. 저 멀리 스탈린 양식의 외무성(아마도)이 보이네.

 

 

 

한 낮의 뜨거웠던 열기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해가 조금씩 뉘엿뉘엿 넘어가자 서늘한 바람이 분다.

스카이라운지 뒷편으로 해가 넘어간다.

강남 한복판의 34층 건물에서 항상 서쪽하늘로 넘어가는 해를 보면서

나는, 아무 이유없이 러시아를 생각하곤 했었다.

저 광활한 하늘 해가 넘어가는 저 곳에 러시아가 있지 않을까.

언젠가는 스쳐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에 가는 날이 있지 않을까.

그런데 이제 내가 그 해가 지는 곳에 있다니.

지금 저 해는 또 어디로 넘어가고 있을까.

 

 

저녁을 먹고 왔으니 가볍게 맥주를 한 잔씩 주문했다.

 

 

 

 

드디어 붉은 광장이 붉게 물든다.

해가 넘어가기 직전의 황금색의 빛깔은 아주 찰나의 순간이다.

아주 빠르게 물들었다가 눈 깜짝할 사이에 빛을 잃는다.

빛에 투명해졌던 사물들이 어둠에 탁해진다.

 

 

 

 

 

 

해가 지면서 붉은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역사 박물관과 크렘린, 그리고 중간중간 보이는 사원의 황금 돔.

 

 

 

 

 

드디어 완전히 해가 사라지고 검푸른 어둠이 내려앉았다.

건물에 하나 둘씩 조명빛이 들어온다.

 

 

 

 

건물 끝의 빨간 별, 노란 별들 사이 보이는 성 바실리 성당의 야경.

건물 끝에 달린 별 장식이 이 순간을 동화처럼 만들어준다.

딱딱해보이는 건물들 위에 크리스마스 같은 별모양이라니.

츤데레 같은 이 나라 사람들처럼,

건물들에서조차 웬지 모르게 웅장하고 거대한 위용 가운데에서도

놓치고 싶지 않은 그들만의 천진난만한 순수함이 느껴지는 것만 같다.

 

 

 

 

 

 

환상의 시간.

 

조금씩 어둑어둑해지는 하늘.

노을빛도 모두 사그라져가는 시간.

붉은 광장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리츠칼튼 12층의 스카이라운지에 앉아

시원한 맥주와 시원한 바람을 즐기고 있다.

 

한 낮의 뜨거운 태양 열기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시원한 여름밤 바람이 기분마저 설레게, 시원하게 한다.

 

이런 순간을 상상이나 해본적 있었을까.

 

러시아 모스크바 한 가운데서,

붉은 광장을 내려다보며

시원한 맥주 한 잔과 함께 여름밤을 즐기는

이 시간, 이 순간을.

 

 

2016. 8. 1. travel note in Moscow. Russia.

 

 

 

 

#러시아 #러시아 자유여행 #러시아 배낭여행 #모스크바 #모스크바 여름 #붉은광장 #붉은광장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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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바실리 성당, 그리고 남서쪽의 노보데비치 수도원

 

 

화려한 굼 백화점 - *

 

 

 

 

크렘린 내부를 다 둘러보고 스빠스까야 망루에서 붉은 광장으로 나왔다.

크렘린의 붉은 성벽 맞은 편, 붉은 광장 한쪽에 길게 늘어선 3층짜리 유럽스러운 건물이

바로 1893년에 지어진 굼 백화점 (ГУМ :  Глáвный универсáльный магазѝн)이다.

뭐랄까, 나는 이 굼 백화점을 보고서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있는 갈레리아 백화점이 생각났다.

뭔가 비슷해 (@.@)

일단 12시가 넘었기 때문에 우리는 점심을 먹으러 굼 백화점으로 고고 :)

 

 

 

 

알록달록한 꽃으로 화려하게 꾸며놓은 백화점의 화단 :)

 

 

 

굼 백화점 3층에 소비에트 스타일의 셀프 레스토랑인 스딸로바야 No.57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했다.

마치 대학교 학생 식당처럼 라인을 따라 여러 가지 음식들이 순서대로 나열되어 있고

줄을 따라 앞으로 움직이면서 먹고 싶은 음식이 담긴 접시를 집으면 되는데

점심시간이라서 줄은 엄청 길고 앞뒤로 어떤 음식이 있는지 잘 몰라서 어물쩡 어물쩡 거리다가

생각보다 몇 개 집지를 못하고 계산대까지 밀려가버렸다.

사람이 많아서 밀려오면 다시 뒤로 되돌아갈 수 없는게 함정 (ㅠ.ㅠ)

 

 

 

 

스딸로바야 No. 57에서 겨우겨우 주운(?)한 음식

 

 

 

빵 옆에 있는 하얀 팬케잌같이 생긴 것이, 러시아식 팬케잌 블리니(Блины́)라는 건데

프랑스식 크레페 얇게 반달처럼 접은 것도 있고,

저건 안에 고기를 넣어 도톰하게 만든 블리니였다.

안에 무얼 넣는지는 만드는 사람 마음이어서 프랑스의 크레페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너무 눈치보다가 대충 집게 되었지만, 배가 고픈건 아니어서 일단 가볍게 요기를 했다.

 

 

 

굼 백화점 내부 : 온실같이 생겨서 후끈후끈하다.

 

 

 

백화점에서 가볍게 점심을 먹고, 이제 모스크바의 상징같은 건물 성 바실리 성당을 보러 갔다.

정말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건축 양식을 보여주는 성 바실리 성당(Храм Василия Блаженного).

이 성당은 러시아 황제 이반4세가 카잔 한국을 몰아낸 것을 기념하기 위해 1555년부터 5년여에 걸쳐 지어졌다고 한다.

성당의 원래 대자인은 8개의 예배당이 별 모양으로 배열된 구조였는데

이반 4세의 아들 표도르 이바노비치가 1588년 성 바실리의 유해 안장을 위해 9번재 예배당을 추가하였다고 한다.

 

 

참고로, 러시아 사람들 이름은 "이름 + 부(父)성 + 성(性)" 3개의 구조로 이루어져있는데

아버지의 이름을 이용해서 부성을 만들기 때문에 부성을 들으면 아버지 이름을 알 수 있다.

표도르 이바노비치의 '이바노비치'에서, 그의 아버지 이름이 '이반'이라는 걸 역으로 알 수 있다.

 

 

 

모스크바의 상징같은 건물, 성 바실리 성당♡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2년 전을 떠올리면서 :D

 

 

2014년 처음 왔을때, 아드리아해에서 2주간 놀았더니 바짝 탔구나.하하.

 

 

빠질 수 없는 인증샷 ♡ 장난감처럼 보여도 사실 꽤 크다!

 

 

 

입장권을 끊으면 성당 내부도 들어갈 수 있는데, 나는 2년 전에 이미 들어가봤으므로

이번에는 성당을 따라 한 바퀴 크게 돌고 가벼웁게 성 바실리 성당 구경을 마쳤다.

2년 전에 왔을 때, 처음 이 바실리 성당이 보일 때부터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는데

2번째 보니까 익숙하기도 하고 약간 더 장난감스럽기도 하고.

그래도 이걸 내 인생에 두 번이나 볼 줄은 몰랐네 :P

 

 

 

그렇게, 붉은 광장에서의 오전과 이른 오후를 보내고서

우리는 메트로를 타고 시내 남서쪽에 있는 노보데비치 수도원 (Новодевичий Монастырь)으로 향했다.

메뜨로 1호선 스뽀르찌브나야(Спортивная)역에서 내리니 갑자기 관광지에서 사람 사는 동네로 이동한 느낌이다.

훨씬 한적하고 운치있는 낮은 아파트 단지들을 지나 노보데비치 수도원을 향해 산책하는 마음으로 걸었다.

난 관광지보다 이렇게 사람 사는 냄새나는 곳이 좋더라 ♬

 

 

수도원은 작은 호수를 옆에 끼고 있는데,

 

차이코프스키가 이 호수에서 '백조의 호수'의 영감을 얻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다..........)

안 그래도 쌍뜨뻬쩨르부르크에서 발레 '백조의 호수' 볼건데 ...♡

 

 

 

잔잔한 호수 위에 비치는 노보데비치 수도원 :)

 

 

 

 

평일 낮이어서인지, 아니면 햇살이 너무 뜨거워서인지

수도원 주변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동네 주민 같은 러시아인들 몇명이서 여유롭게 산책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우리는 뜨거운 햇살을 피해 잠시 그늘아래 벤치에 앉아있다가

호숫가를 따라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호숫가는 평화롭고 한적하고 아름다웠다. 

 

 

그런데, 8월 첫째주의 모스크바에서는 물이 아주 절실하다. 물!

여름에 모스크바를 돌아다닐 땐 항상 물을 들고 다녀야한다.

 

나 여기 정말 좋은데, 너무 더워......ㅠㅠ

낮에 돌아다니기가 힘들 정도. ㅜㅠ 헉헉

(그런데 다음 날은 더 더웠다는게 함정)

 

 

결국, 더위에 너무 지친 나머지, 우리는 호수를 빙 둘러 길 건너편에 카페를 하나 발견했다.

이름은 다블비 (ДАБЛБИ), 영어로 하면 Double B.

커피가 너무 절실해서 들어간 곳이었는데,

오 나름 굉장히 모던하고 우리나라 젊은 이들이 좋아할 만한 인테리어의 깔끔한 카페였다.

그리고, 뒤돌아 생각해보니 (스타벅스를 빼고) 러시아에서 마셨던 커피 중에 top2였다.

우연히 찾아 들어간 곳인데 가이드북에도 나와있고, 트립어드바이저에도 상위랭킹인 카페였네. :)

 

 

 

노보데비치 수도원의 작은 호수 끝에 있는 카페 더블비. 

 

 

 

 

저 멀리 호수가 보이는 다블비

 

 

시원한 아이스 라떼 >.<

 

 

 

모던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카페에서 더위도 식히고 수다도 떨고 나니 기운이 난다.

호수를 따라 공원 한 바퀴만 더 돌아보자 ♬ 

그래도 사람들에게 치이는 곳에 있다가 공원으로 오니 한결 마음이 여유롭다.

 

 

 

덥고 어쩌고 해도 평화롭고 좋코나 :)

 

 

 

 

크렘린의 붉은 장벽과는 달리 하얀 벽으로 둘러싸인 수도원, 이뽀라

 

 

 

 

노보데비치 수도원은 노을 질 때 가면 예쁘다고 했는데,

한 여름의 러시아에서 노을을 보려면 8시는 훌쩍 넘겨야 한다.

우리는 노보데비치 수도원에서의 노을은 포기하고,

붉은 광장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스카이 라운지에서의 노을과 야경을 감상하기 위해

다시 붉은 광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우리 이제, 붉은 광장의 노을 보러 함께 가요 ♬

 

 

 

#러시아 자유여행 #모스크바 여행 #여름 모스크바#shqhepqlcl tnehdn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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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정은 붉은광장, 크렘린, 알렉산드로프 공원

 

 

 

доброе утро :)

돠브라예 우뜨라! 좋은아침입니다 :)

 

 

호텔 창가의 화분에 햇살이 반짝!

 

 

 

 

 

본격적인 모스크바 여행 첫 날 아침.

햇살이 반짝이며 오늘 하루가 아주 화창하고도 눈부실 것을 기분좋게 알려준다.

(하지만 아주 뜨거운 햇살일 줄은 몰랐다.)

 

 

어제 일찍 잠든 덕분에 새벽일찍 일어나 호텔 지하의 gym에서 가볍게 운동을 하고서

츠베르스카야 울리차의 카페골목에 있는 Le Pain Quotidien 에서 가볍게 오믈렛으로 아침 식사를 했다.

뉴욕에서 만족스러웠다던 K의 추천을 받아 갔으나,

이 지점의 퀄리티가 이것밖에 안되는 것인가....우리의 아침은 실망스러웠다.

(빵만 맛있었다) 그런데 차차 여행하면서 깨달은 것이,

아, 우리 러시아에서는 음식을 기대하지 말기로 하자. (ㅜ.ㅠ)

 

 

 

음식에 포인트가 없는 사진

 

 

 

 

오늘 모스크바에서 첫번째로 갈 곳은 붉은광장과 크렘린, 그리고 성 바실리 성당이다.

모스크바에서 이 붉은광장 옆에 크렘린, 바실리 성당, 굼 백화점, 그리고 볼쇼이극장까지

근거리에 모여있어서 한번에 묶어서 살펴보기 좋다.

그리고 그만큼 관광객이 아주 많기 때문에

되도록 아침 일찍 가는게 조금이라도 덜 붐빌때 많이 많이 둘러 볼 수 있다.

 

 

드디어, 붉은 광장으로 들어가는 <부활의 문>이 보인다.

그리고 저 멀리 테트리스같은 성 바실리 성당도 조그맣게 보인다.

 

 

 

 

부활의 문. 바짝붙어 있는 왼쪽 건물은 역사 박물관이었던가.

 

 

 

<부활의 문>을 지나면 드디어 <크렘린 장벽>과 <굼 백화점>으로 둘러쌓인 <붉은 광장>으로 들어오게 된다.

이 문을 지나면 드디어, 모스크바의 심장부에 들어온 느낌이라 가슴이 콩닥콩닥 거린다.

다시 보니 반갑기도 하면서 그 때문큼은 아드레날린이 솟구치지는 않지만, 또 설렌다.

 

이 곳을 내가 다시 오다니!!

 

 

 

 

카잔성당

 

 

 

왼쪽부터 굼백화점, 저 멀리 바실리 성당 그리고 오른쪽의 크렘린 성벽의 실루엣

 

 

바로 여기가 <붉은 광장>이다.

이름이 붉은 광장이라서 마치 온 바닥이 붉은 색일 것 같은 이 광장은,

사실 부활의 문과 크렘린 성벽, 그리고 국립역사박물관의 붉은 색을 빼면 딱히 붉은 느낌이 없다.

(그런데 또 건물들은 죄다 붉긴 하네.....)

 

 

사실, 러시아어로 <붉은 광장>을 "끄라스나야 쁠라샤쮜"라고 하는데,

과거에는 "끄라스나야"가, "붉은"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으면서 "아름다운"이라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원래는 아름다운 광장이라는 뜻이었는데 "아름다운"이라는 의미가 사라지면서 "붉은 광장"이 되었다고 한다.

 

 

여튼, 아침 10시가 조금 안된 시간이어서 사람들이 아주 많지는 않았지만

역시나 아침이기 때문에 단체관광객들이 많이 몰려오고 있었다.
아마도 크렘린 입장 시간 때문에 오전 10시쯤에 단체관광객이 몰려오는 것 같다!

 

 

 

역사박물관을 배경으로.

 

 

크렘린 성벽의 스빠스까야 망루

 

 

 

구원의 탑라는 뜻을 가진 <스빠스까야 망루(Спасская башня)>의 시계가 10시를 가리켰다.

여기까지는 2년 전 잠깐 붉은 광장을 둘러본 그대로였다.

이제는 크렘린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다시 성벽을 따라 부활의 문으로 나와

붉은 색의 긴긴 성벽을 따라서 알렉산드로프 정원을 가로지른다.

 

 

그런데, 정말 생각도 상상하지도 못했는데 크렘린 입장권을 사러 가기 위해 지나가는

<알렉산드로프 정원 (Александровский сад)>의 가로수와 꽃들이 정말 정말 아름다웠다.

예쁜 정원을 걷다보니,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고 저절로 입에선 흥얼거림이 흘러나왔다.

 

 

예쁜 꽃으로 단장해놓은 화단 :)

 

 

입장권 사러 가로질러 가는 알렉산드로프 정원

 

 

너무 더워서 머리를 묶었다...아침 10시인데 굉장히 덥다.

 

 

 

모스크바 그리고 러시아에 대해 딱딱하고 칙칙한 선입견이 있었던걸까?

관광객들로 정신없이 붐비는 붉은 광장 바로 옆에

이렇게 정비가 잘 되고 아름다운 공원이 있었다니 :)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사서 드디어 크렘린 안으로 입장했다.

<모스크바 크렘린 (Московский Кремль)> 의 "크렘린" 또는 "크레믈린"은

러시아어로 "성벽", "성채"라는 뜻으로 러시아 정치와 역사의 상징적인 건물이다.

모스크바 크렘린은 2km가 넘는 성벽과 크고 작은 10개의 망루로 둘러싸여 있고,

내부에는 양파 모양의 돔을 가진 독특한 양식의 사원들이 있어서

우리가 상상해왔던 러시아의 모습과는 또 다른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크렘린 안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

여기가 정말 러시아란 말이야 ?!

 

 

크렘린 내부의 독특한 사원들. 왼족은 아르한겔스크 성당, 오른쪽으 블라고베쉔스크 성당

 

 

왼쪽에 우스펜스키 사원, 오른쪽엔 이반대제의 벨 타워.

 

 

우스펜스키 사원 앞에서 :) 여행기쓰면서 느끼는데 (지금) 살빼야겠다.

 

 

 

크렘린 내부에는, 러시아 정교회 사원 건물 여러 개가 옹기종기 모여있는데

러시아에 이런 돔 형식의 사원이 있을 거라고는 예상도 상상도 못했던터라

여기가 러시아가 맞는지 약간 의아한 느낌까지 들었다.

 

각 사원안에도 들어갈 볼 수 있는데, 한국어로 된 팜플렛들이 갖춰져 있어서

가이드가 없어도 팜플렛을 읽으며 내부를 관람할 수 있었다.

 

이반대제의 벨 타워에 올라가려면 입장권을 따로 사야 하는데

들어갈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고, 그 시간의 45분전부터 표를 판매한다.

우리가 갔을 때는 매진이어서 이반대제의 벨 타워는 포기하기로 했다.

(사실 매진된지 모르고 이걸 어떻게 사야할지 몰라 매표소에서 엄청 고민했음)

 

 

 

사원을 한 번 둘러보고 이제 스빠스까야 망루를 통해 나가는 길.

 

 

이반대제의 벨 타워를 배경으로, 저 사진 왼쪽끝에 거대한 크기의 황제의 종이 보인다.

 

 

 

 

우리가 조금은 이른 시간에 들어가서 그런건지 몰라도

크렘린 내부는 밖의 붉은 광장보다도 훨씬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생각이상으로 너무나도 아름다운 풍경에 마음을 홀딱 빼앗겼다.

 

 

과거 공산주의국가였다는 선입견 때문일까, 아니면 추운 겨울 나라라는 이미지 때문일까.

심지어 여름에 여행하는데도 내가 러시아에 간다고 할때마다

"거기는 겨울이야? 춥지 않아?" 라고 묻는 사람들이 태반이었다.

러시아가 남미도 아니고 같은 북반구에 있는데 겨울이라니....

 

 

하지만,

햇살은 따뜻하다 못해 뜨거웠으며, 곳곳엔 꽃들이 만개하였고,

파란하늘과 푸른 잔디가 아름답게 어우러진다.

웅장하고 단단한 성루 안에는 하얗고 눈부신 사원들이 햇빛에 반짝여 빛이 난다.

여기, 이 차가울 것만 같은 모스크바에서.

 

 

파란 하늘 아래 낮 12시 15분을 가르키는 뾰족한 성루

 

 

황금돔이 동글동글 솟아있는 맞은편 크렘린의 모습

 

 

 

나는 알았을까,

아니 상상이나 했을까.

 

모스크바가, 크렘린이 이토록 따뜻하고도 아름다운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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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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