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13.
Buenos Aires
# 20 de Agosto, 2015
어제 잔뜩 몰려왔던 구름들이 가시지 않았는지 아주 화창한 날씨는 아니다.
오늘도 날씨가 제법 쌀쌀하다.
그리고 나는 어제도 추워서 쉽게 잠들수가 없었다.
찐찡이는 그렇게 춥지 않다는데, 나는 밤새 정말 얼음장처럼 차가워진 몸을 잔뜩 웅크리고서
온 몸의 뼈와 근육이 아플때까지 벌벌떨어야 했다. 뭐가 문제인걸까?!
오늘이 이 사랑스러운 도시 BA에 온전히 있을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내일은 반나절 밖에 없으니 마지막으로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을 꼼꼼이 해나가자!
그렇게 해서 처음 온 곳은 떼아뜨로 꼴론(Teatro Colon).
첫 날 오후에 잠시 스쳐지나갔었는데 - 오늘은 내부 관람을 할 예정이다.
꼴론 극장에서는 매 시간마다 영어와 스페인어로 하는 가이드 투어가 있다!
가격은 꽤 비싸지만 (180px) 그래도 공연을 보는 것보다는 싸지 않을까 싶어 (← 공연을 보는게 더 싸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우리는 가이드 투어를 하기로 했다!
앗...그런데 -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사실 이 꼴론극장 관람의 묘미는 화려한 오페라 극장 내부를 관람하는 건데
오늘 오후에 공연이 예정되어 있어서 지금 모든 불을 꺼놓고 무대 조명 리허설 중이라고 한다.... ㅜㅠ
만약 꼴론 극장을 가볼 예정이라면
1) 꼴론 극장에서 하는 공연을 알아본다.
2) 가이드 투어를 하려거든, 공연이 없는 날 가도록 한다.
이 두 가지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어쨌든, 화려한 꼴론극장의 가이드 투어가 시작되었다.
영어 투어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함께 한다.
꼴론 극장의 화려한 내부 시설
화려한 유럽풍의 꼴론극장 내부
샹들리에가 멋지게 늘어선 꼴론극장의 복도
기념 사진 한장 찍고 가요@@
무려 180px나 내고서 가이드를 따라 열심히 설명을 들었는데, 난 정말 장기 기억력은 좋지 않나 보다.
아아아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냥 캄캄한 오페라 극장에 앉아 무대조명을 구경한 것 뿐..
그렇게 꼴론 극장에서 나와 그리 멀지 않은 레스토랑 겸 카페에 들어갔다. 이름하야 Cafe Iberia.
아르헨티나에서 꼭 먹어봐야 하는 빵이 있다면, 바로 반달모양의 크로와상처럼 생긴 메디아 루나(Media Luna)라고 한다.
메뉴판에 뭐 여러가지의 종류가 있어서 다양하게 시켜보았다. 나는 그냥 메디아루나 세트와 카페라떼를
찐찡이는 치즈메디아루나, 그리고 Traviata(뜨라비아따)는. ..비슷켓이었나보다.
여러가지 종류의 메디아루나 :)
먹을 것 앞에서 항상 행복한 나 :P
메디아루나 인증 :)
아르헨티나에서는 주로 나이가 지긋한 아저씨뻘의 경력있는 웨이터들이 많은데,
우리를 자리로 안내해준 웨이터(Camarero)가 우리에게 와서 물었다.
- Coreanas? (한국인들이니?)
- Si, Corea del sur (응. 남한이야.)
알고보니, 어제저녁 북한이 또 뭔가 사고를 친 모양이었다.
카페에 걸려져 있는 티비에 "Otra vez, tension entre las coreas"
(또 한차례 남한과 북한 사이의 긴장) 이라는 타이틀의 뉴스가 계속되고 있었다.
우린 괜찮아. 라고 대답해줬지만 우리 나라는 도대체 언제쯤 괜찮아질까?
Cafe Iberia에서 간단하게 배를 채우고서 그 다음 향한 곳은 국회의사당 (Palacio del Congreso).
가이드 북에 국회의사당이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가장 큰 96m의 녹색 돔이 멋진 건물이라고 소개되어 있어서
또, 유럽식 건물을 사랑하는 나로서는 스쳐지나갈 수가 없었다.
꼴론극장에서 몇 블럭(?)되지 않아서 걸어가기 시작했는데
아 - 점점 국회의사당이 가까워질수록 - 그 동안 다른 지역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는데,
굉장히 치안이 위험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랑자 같은 사람들이 의회광장에 모여있고, 거리도 그다지 깨끗하지 않았다.
8년전, 샌프란시스코에 갔을때가 생각나네. 길 하나를 두고 한 지역은 엄청 깨끗하고 안전했는데
바로 그 반대쪽은 지저분하고 술 취한 부랑자들이 많아서 벌벌떨던 기억.
그 때도 시청에 가고 있었는데.. (ㅜㅠ)
이 사진 한장만 찍고서 얼른 자리를 피했다!
위험 천만해보이는 국회의사당 지역을 벗어나서 택시를 타고 달려간 곳은, 어제의 그 레꼴레따 묘지 주변!
여기 레꼴레따 묘지 근처의 가게들을 느긋하게 둘러보고서 나는 부에노스 아이레스 Local brand인 Peter Kent라는 브랜드에서
나에게 주는 선물로 저렴한 가죽 지갑을 하나 샀다.
지갑에 Buenos Aires라는 글자가 같이 박혀 있어서 도저히 사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달까.
사실 여행다니면서 나를 위한 물건이나 쇼핑은 하지 않는 편이라서 -
예상에 없던 이 지출이 여행지에서의 괜한 허영심은 아닐까 고민했는데
돌아와서 아주 아주 잘 쓰고 있다!
심지어 한 번 지하철에서 잃어버리기까지 했는데 다시 찾았다 :)
세번째 아이스크림 가게 VOLTA
그 다음은 라틴 아메리카 미술관 (MALBA = Museo de Arte Latinoamericano de Buenos Aires).
2001년 아르헨티나의 재벌이 중남미의 현대미술을 연구하고 보존하기 위하여 설립한 미술관이라고.
참고로 삼성 핸드폰을 가지고 가면 1인 가격에 2명이 입장할 수 있다!
마침 거의 고물이 되다시피한 Galaxy S3핸드폰을 쓰고 있었는데 -
표를 사면서 Samsung제품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1명 입장료에 2명 입장권을 주었다! YES!!!
꼴론 극장도 보고, 국회의사당도 보고, 쇼핑도 하고 MALBA도 관람했건만 -
오늘 우리의 스케쥴을 끝나지 않았다.
바로 마지막 밤을 기념할 밀롱가 Night이기 때문!
사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여행을 오면 화려한 탱고쇼 패키지를 많이들 보는데,
나와 찐찡인 왠지 관광객을 위한 그런 쇼는 썩 내키지가 않았다.
그런데 마침 Y언니가 이 날 저녁 자기가 좋아하는 밀롱가 모임이 있다고 우릴 초대해서
우리는 밤 10시에 La catedral club이라는 공연장엘 찾아갔다.
2층으로 올라갔는데, 캄캄하고 약간 퀴퀴한 것 같기도 했다. 좋게 말하면 Cozy하달까.
뭔가 격식이 있지는 않지만 자유로운 분위기의 공연장이었다.
Y언니 뿐만 아니라, 첫 날 만났던 여행작가와 Y언니의 아르헨티나 친구 샤넬, 폰투스 그리고 새로 보는 아르헨티나 청년인 Nico까지.
우리는 동그랗게 모여앉아 맥주를 한 병씩 마시기 시작했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이 세상에 이런 사람들이 있는지조차 몰랐는데
어느 새 한국인 4명과 아르헨티나인 2명과 북유럽사람 1명이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한 허름한 공연장에 모여앉아
술을 마시고 얘기를 나누고 있다니.
Y언니도 사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처음 만났지만 -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 누구보다 더 친근하게 느껴지고
언니의 친구들도 마치 내 친구가 된 듯한 느낌이었다.
이 술자리가 전혀 어색하거나 불편하지 않았다.
밴쿠버에서 가끔 친구들과 밖에 나가 놀던 때가 생각났다.
- Me gusta Buenos Aires! (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좋아!)
- Por qué? (왜?)
- Porque..hay muchos hombres guapos! (잘 생긴 남자들이 많아서!)
그런데 갑자기 Y언니가 박장대소를 하면서, 여기 아르헨티나는 정말 여자들에게 천국같은 곳이라고 했다.
그죠 언니? 잘생긴 남자들이 지나가면 인사해주고, 웃어주고, 이쁘다고 해주고, 윙크해줘요!!!
한국에서는 절대 받아볼 수 없는 환대에요!
나도 열렬히 동의했더니, 샤넬과 니코가 "Chamuyar"라는 단어를 알려주었다.
아르헨티나 남자들 특유의 친절하고 느끼한 그런 행동들을 뜻하는 단어라고.
참 좋은 나라다...참 좋은 나라야..
독특한 분위기의 La catedral club
앞에 나가서 밀롱가를 추는 사람들
한참을 떠들고 놀았더니 어느 새 시간은 새벽 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낯선 도시에서 낯설지만 친구같이 편안한 사람들과 웃고 떠드는 이 순간이 너무 즐거워서
마음같아서는 밤이라도 같이 새면서 놀고 싶었다.
하지만 우리는 내일이면 이제 이 도시와 이 나라를 떠나 33시간의 비행으로 돌아가야 했고
아침 체크아웃을 위해서 돌아가서 커다란 짐가방도 챙겨야했다.
그리고 아침부터 쌀쌀한 날씨에 하루종일 여기 저기 쏘다닌 탓에 지치고 피로하기도 했다.
특히 찐찡이는 많이 힘든데 겨우겨우 버티고 있는 것 같았다.
Y언니가 새벽 1시부터가 아르헨티노들이 놀기 시작하는 시간이라고 했지만
우리는 내일이 마지막이기에 - 마지막 인사를 하고서 숙소로 돌아가는 택시를 탔다.
그렇게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의 마지막 밤이 지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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