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정리

■ 삶 2008. 12. 28. 14:22


 


요즘 나는 2008년 추억 정리 중..

지난 주에는 2007년 8월, 벤쿠버에서부터 있었던 흔적들을 모아 A4클리어파일 두권으로 스크랩북 만들었다. 
어떻게 보면 이럴 작정으로 벤쿠버/캐나다/미국/멕시코/유럽 여행을 할때 받았던 
브로셔나 티켓, 승차권, 지도들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꾸역꾸역 모아온 것이기도 하다.
돌아오자 마자 정리하지 않고 방안에 한 짐 가득 쌓아두고 있었는데 동생과 방을 바꾸면서 마침내 완성했다.

다들 시간이 남아도냐고 코웃음을 쳤지만
나는 뭔가 디지털의 형태로 간직하는 것보다 이렇게 손에 잡히는 아날로그 적인 것으로 차곡차곡 정리해 놓는게 훨씬 좋다.
불타거나 도둑맞지 않는 이상 없어질 일도 없고 언제든 보고 싶으면 휙휙 넘겨볼 수 있으면서
화면상이 아닌 실제로 접었다 펼쳤다 느낄 수 있기 때문일까.
확실히 나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적인 인간인가보다.


 

가장 정성들여서 쓴 나의 film fimal paper.


UBC학점을 KU에서 인정받는데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해서 레포트와 과목별 시험도 다 가지고 왔길래
그 때의 끔찍하고 고통스러웠지만 또 그만큼 뿌듯함도 컸던 결과물들을 파일에 하나씩 끼워넣고..

식사하러,수다떨러,공부하러 매일 갔던 비너리..

멀어서 한 번 밖에 못갔던 화이트락.


벤쿠버에서 나는 어줍짢은 그림솜씨로 심심할 때마다 색연필로 그림을 그리곤 했었다.
나중엔 그것도 지겨워져서 몇 장 그리다가 말기는 했지만 , 파일에 한 장 한 장 끼우면서
그때 끄적거린 그림과 적어놓은 글들을 보면 그림을 그리던 그 순간이 또렷이 기억이 난다.



그리고 벤쿠버에서 보았던 영화들, 특이하게 '밀양'을 벤쿠버에서 보았고
영화광이었던 스탠과 나는 종종 영화를 보러 시내로, Sub으로 다니며 좋은 영화들, 재밌는 영화들을 보곤 했다.
열심히 영화 티켓을 모은다고 모았는데 이삿짐 옮기고 어쩌고 하다보니 몇 개 잃어버리고 ㅠㅠ
그 때 스탠과 함께 보았던 영화들 중 지금 한국 개봉중인 것들이 꽤 있다
잠수종과 나비, 페르세 폴리스, Bekind Rewind.등등..지금 동생에게 강력추천하는 영화들.

뉴욕, 워싱턴, 런던, 바르셀로나, 파리, 로마, 프라하, 브뤼셀 등등


그리고 이제 여행하며 모았던 각 도시의 지도들, 소개 브로셔들, 입장티켓 등등.
그 중에서 각 도시의 교통권만 모아도 3 페이지나 나오더라.
교통권만 모아놓으니까 각 도시마다 교통권 쓰는 방법이나 교통권 디자인들이 한 눈에 비교된다.



그리고 어제는 심심한 방 벽을 유럽에서 찍은 폴라로이드로 꾸몄다.
여행할 때 미련하게보이겠지만, 컴팩디카와 필카, 폴라로이드를 모두 가지고 다녔는데 (;;)
각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기억에 남는 장소에서 꼭 한장씩 찍어서 폴라로이드 기념사진을 모았다.

시계반대 방향으로 나의 두달간의 유럽 여행기.



런던아이와 성묵오빠랑 같이 찍은 런던에서부터, 에펠탑의 파리, 바르셀로네따 해변에서의 일광욕,
스위스 뮈렌 동산과 로마의 보르게세 공원의 물놀이, 폼페이아말피, 피사의 사탑과 의 오페라극장,
프라하의 야경과 체스키성,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탠과 함께했던 벨기에의 추억들까지...

어제 꿈에서 스탠을 만났다. 보고 싶다 스탠.



이렇게 방 한 벽을 꾸며놓고 나니까 그 때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무겁고 귀찮기는 했지만 폴라로이드 가지고 다니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도 들고.
내가 언제 또 유럽땅에 갈까, 아니 유럽땅이 아니더라도 이 한국을 벗어나 또 낯선곳을 떠돌수 있을까.

정말 온 세계를 다 떠도는 2008년이었구나.
내가 과연 정말 저 순간에 저 곳에 있었던가?
가슴이 뭉클하다


기억은 바래도 사진은 변치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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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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