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다짐.

■ 삶 2011. 6. 20. 00:37



여자는 얼굴만 이쁘고 늘씬하면 장땡이지,
여자가 공부만 잘해서 뭐해.
부모님 잘만나서 좋은 집에서 태어난 애들 부럽다.
잘나가는 부모님 덕분에 인생 핀 애들 부럽다..
 

..로스쿨 와서 늘어나는 아주 그냥 그지 같은 생각들, 가장 몹쓸 생각들, 당장 내다버려야 할 생각들. 
 
-
얼굴만 이쁘기 보다는,
생각이 반듯하고 건강한게 더 이쁜 거라고.
얼굴만 이쁘기 보다는,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야 겠다고.
얼굴만 이쁘기 보다는,
항상 밝고 긍정적인 모습이 배어나는 사람이 되겠다고.
 
부모님 '덕'으로 사는건 세상을 사는게 아니라고,
그건 자기가 땀흘려 벌어서 누리는게 아니니까.
그건 자기가 눈물 흘려 얻은 사람들이 아니니까.
결국 그건 그다지 가치 있는 것들이 아니라고.
 
그러니까,
내가 열심히 살고, 바르게 생각하고,
건강한 몸을 가꾸고, 건강한 생각을 가꾸면 된다고.
 
 
이게 정답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내가
작년의 어느 순간부터 스믈스믈
그냥 얼굴만 이쁘고 몸매만 좋으면 장땡, 부모님 잘만나서 실컷 누리고 사는게 최고라는 생각.
가장 바보같고 쓰레기같은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대학교 시절에는 저런 생각 하는 애들이 가장 불쌍하고 가엽기까지 했는데.

뭔지 모르지만 자꾸만 스며들어오는 저런 -
건강한 생각을 좀먹는 저런 오염된 생각들이 불쾌하면서도 자꾸만 인정하게 돼.
 1년 만에 사람 생각이 이렇게 바뀌어 가는 구나. 
환경이란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대단한 것인지, 다시금 깨닫는다.

 
지금까지 내가 굳게 믿어왔던 가치들은 뭐지?
내가 옳다고 믿어왔던 것들은 하나도 빛나지 않고,
내가 가치없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세상.
내가 어려서 세상을 몰랐던 걸까?
아니면 지금 내가 저런 쓸데없는 생각에 물들고 있는걸까?
 
 
그치만 나는 지키고 싶어.
눈으로 보이는게 다가 아니라는 생각.
겉으로만 보이는, 그런 이쁨이 다가 아니라는 생각.
부모님이 누리게 해주는 부와 인맥은 내것이 아니라는 생각.
그게 지금 당장은 공허하고 유용하지 않더라도 혹은 바보같이 느껴지더라도
나는 이런 생각 끝까지 지키고 싶어.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함께 공유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은데,
쉽지 않아.
더 이상 저런 쓰레기 같은 생각에 물들지 않는 것도,
내 생각이 맞다고 그게 옳은 거라고 말해줄 사람을 만나는 것도.
 

하지만, 끝까지 물들지 말자.
더 어른이 되더라도.
더 속물같은 세상에 나가더라도.
그래서 그 믿음을 지키는게 더 어렵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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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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