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이렇게 말하는게 가당치도 않겠지만.
지난 1년간
지금의 고생이, 삽질이 아닐까- 나혼자 너무 돌아가는게 아닐까- 남들은 지름길을 뛰는데 난 너무 정도를 걷다가 뒤쳐지는게 아닐까..
그런 불안한 마음도 있었고
남들이 으레 쉬어줄 때도, 연휴도 반납하고 남들눈에 미련스러워 보일걸 걱정도 했었지만

그게 다 부질없는 건 아니었구나-
어느새 그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어쩔 땐 내 머릿속에 콕 들어박혀있기도 하고
어쩔 땐 그 다음 공부를 하고, 이해하고 깨달아가는데 튼튼한 토양이 되어가고 있었구나 싶다.

판례에서 원심과 대법원이 어떻게 다른지 구분도 못하고
1학기기말까지 법전 보고 공부하는 법을 모를만큼 개삽질하던 나였는데
어느 순간 거의 모든 수업의 교수님 질문에 망설임없이 대답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딱히 요령을 부렸거나 운이 좋았던 건 아니었다.
그냥 정말 너무나도 뻔한 얘기,
수업 전에 예습하고 수업 끝나고 복습하는 습관을 들였을 뿐.



정말 딱 1년이 걸렸네.
1년 전 난 너무나도 비루하고 보잘 것 없었지.
그래서 천천히 그렇지만 꾸준하게 걷고 또 걸었던 것 같아.
이미 저 앞에서 출발한 사람들이 가끔 쉬어가며 여유를 즐길 때
때론 정말 눈물을 삼켜가면서 놀림당해가면서-
난 부족하니까 어쩔 수 없다고 다독이면서...



에이스는 전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새 부쩍 따라잡았다
그치?
앞으로 1년도 항상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고
쉽게 떠먹을 생각말구 요령피울 생각말구
내 길을 우직하게 닦으면서 또 걸어나가자

1년뒤에는 지난 1년을 기본삼아 한 성큼 더 뛰어가고 있는 나이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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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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