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가 좋은 것도 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25년을 살면서 나느 한 학교를 2년이상 다녀 본 적이 없었다.
학교 뿐만 아니라 어느 일정한 삶의 터전도.
그나마 입학과 졸업이 같은 학교는 고등학교가 있긴하지만,
중간에 학교가 이전을 하는 바람에.
내가 처음으로 5년, (정확하게는 4년)을 꾸준히 다닌 곳.
내가 처음으로 이별하지 않고 친구들을 사귄 곳.
전학생이 아니라, 입학생이면서 졸업생일 수 있었던 곳.
굴러들어온 돌이 아닐 수 있었던 곳.
그래서 나는 고대에 정이 참 많이 들었나보다.
항상 어디서든 나는 굴러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처음으로 내가 이 곳의 진정한 소속원이라는 느낌을 줬던 곳이어서.
잠깐 앉아있었지만,
정말 옛날 생각을 많이 했다.
걸어다니는 학생들을 보면서,
같이 앉아있는 학생들을 보면서,
기타 치는 학생들을 보면서,
시간적으로 뒤죽박죽이었지만
4년간 바로 이 곳에서 있었던 수 많은 일들이
정말 거짓말처럼 불쑥불쑥 생각이 났다.
마치, 영화관에 앉아서 영화를 보는 것처럼
어렸을 때의 내가 중광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삼성관에서 걸어나오고, 잔디밭에서 게임을 하고,
사진을 찍고, 잔디밭에 누워 쉬고, 장난을 치고...
모든게 다 자연스럽게만 느껴졌다.
마치 어제 일 처럼 느껴졌고, 그리고 내일도 이럴 것 같았다.
누가 앞으로 내 고향을 묻는다면,
난 고려대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