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 삶 2010. 5. 13. 16:03


학교가는 버스안에서 틈틈이 책을 읽는다.
짧은 이동시간에 읽는 페이지수는 10여페이지 남짓이지만
하루종일 법학만 들여다봐야 하는 나에게는
그 10페이지의 다른 세상의 이야기가 휴식처이자 평온함이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유럽의 고성건축에 관한 가벼운 교양서적인데
'16세기 독일에서의 성벽은...', '17세기 프랑스에서는....'
이렇게 시작하는 문구들에서 시작되는 중세의 유럽의 모습을
머릿속으로 상상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고맙다.
20세기와 21세기를 걸쳐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에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나의 짧은 인생동안
우연처럼, 혹은 운명처럼 인연이 닿게 되어 당신들을 만났고, 만나고 앞으로 만나게 될텐데
같은 시대에 함께 태어나게 된 것도, 같은 경험을 공유하게 된 것도,
그리고 영영 만나지 못할수도, 스쳐지나갈 수도 있었는데
한 명, 한 명 내게 찾아와줘서 고맙다.
내게 즐거움을 준 사람도, 내게 상처를 준 사람도, 날 웃게 한 사람도, 날 울게 한 사람도.
내 곁에 오래 머물러준 사람도, 잠시 스쳐지나가버린 사람도.


그냥 내게 와주어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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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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