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자는데 중간중간 엄마 아빠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 한민이 깨워?"
"어제 보니까 몸이 많이 안좋은것 같던데 그냥 계속 재워"
밤새, 아니면 아침 내내 무서운 꿈을 꿨다.
무섭기도 무섭고 길기도 길었다.
각기 다른 무서운 꿈이 마치 미니시리즈처럼 3편이나 이어졌으니까.
제일 앞에 꿨던 꿈은 기억나지 않지만 뒤의 두개의 꿈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
잘자. 라는 말은 그리 좋아하지 않고
좋은 꿈 꿔. 라는 말은 내게 슬프다.
불쌍하게도 나는 잠이 얕은지 꿈도 많이 꾸고, 굉장히 불길한 꿈을 많이 꾼다
대부분 비현실적이고 상식적으로도 말이 안되는 꿈이지만
꿈속에서 나는 괴롭고 무서워서 어쩔 줄 모른다. 차라리 꿈 속에서 이게 꿈이란걸 알면 좋을텐데..
어렸을 땐, H.O.T.의 손을 잡고 하늘을 날고 옆집에 강타오빠가 이사왔던 그런 달달한 꿈도 꿨었는데
특히나 대학생이 되고서부터 불길한 악몽들이 때때로 날 괴롭힌다.
2007년 생일엔 꿈속에서 살아있는 줄 알았던 엄마가 귀신이었던 꿈을 꾸었는데, 그 옆에 함께 귀신이 된 젊은 사병이 있었다.
그 꿈을 꾸고 질겁을 하고 깼을 때 밖에서는 으슬으슬 비가 내렸고 덜덜 떨며 엄마를 큰소리쳐 외쳤을때,
엄마는 보이지 않고 "엄마 대전교회 갔다올게!"라는 말과 함께 현관문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순간 엄마가 교회버스를 타고 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교회버스를 젊은 운전병이 운전한다는 것도 .
설마, 그 꿈에 나온 젊은 사병이 그 운전병??!!!!
꿈도 불길하고 비가 오는 것도 불안했다. 어쩌면 내가 들은 엄마 목소리가 마지막일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까지 스쳐서
나는 안절부절 못하다가 엄마에게 3번이나 전화를 걸어서 울면서 부탁한 끝에야 엄마혼자 그 버스에서 내려 집에 돌아오셨다.
물론 그 버스는 아무 문제 없이 대전까지 잘 갔다 왔지만, 엄마가 그 버스에 끝까지 타고 있었으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 아니었나.
왜이렇게 불길한 꿈만 꾸는지 잘 모르겠지만
비행기를 타고 가다가 추락한다거나, 그래서 팔이 짤렸다거나
오늘도 꿈 2편에선 학교같은 건물이었는데 주위의 사람들이 다 귀신이었나 좀비었나 그랬다
학교긴 했지만 내가 일했던 회사처럼 엘레베이터가 있었고 유리문 앞에서 출입증을 찍어야먄 문이 열렸는데
아무리 다른 층으로 도망가서 출입증을 찍어봐도 문도 열리지 않고 출구도 보이지 않아서 미친듯이 길을 찾아헤멨다.
그러다 겨우 1층에 내려왔는데 로비같은 곳에서 아빠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
아빠는 날 오래 기다린것처럼 보였으나 아빠가 항상 그렇듯이 아무렇지 않다는 듯 내 손을 잡고 날 밖으로 데리고 나가셨다.
그리고는 아직 학교가 1년 남았지만 학교를 바꿔야 겠다고 말했다.
3편에서는 친구와 친구의 동생과 함께 어떤 구름다리 같은 곳에서 모의를 하고 있었나보다.
그러다가 일이 잘 못되어서 발각되어 경찰에게 쫓기게 되었고 나와 내 친구는 친구동생과 흩어지게 되었는데
결국 끝까지 몰린 친구가 가지고 있던 폭탄에 불을 붙여 다리 끝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동시에 다리 끝쪽 연결 통로에서 친구의 동생도 폭탄에 불을 붙여 다리 끝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아차, 했지만 이미 다시 되돌아갈 수도 없었고 나는 잽싸게 큰 원기둥 뒤로 몸을 숨겼다.
그리고 바로 친구의 손에 든 폭탄과 친구 동생이 들고 있던 폭탄이 동시에 폭발했고
그 폭발의 위력에 바닥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내가 피해있던 원기둥의 바닥도 무너져내렸고, 그 구름다리는 한강다리처럼 공중에 떠있었기 때문에
무너져 떨어지면 그대로 추락사 하는 높이였다.
나는 필사적으로 옆의 원기둥에 매달렸고 균열된 원기둥도 밑둥부터 조금씩 깨져나가기 시작했다.
원기둥에 매달려 위로 올라갈 힘따위 없었지만 밑을 보고 떨어지자니 정말 머리가 아찔했다.
(타이핑 하는 지금도 손에 땀이 난다.)
구름다리는 계속 무너져 내려갔고 나는 떨어질듯말듯 빠져가는 힘을 다해 원기둥의 윗쪽으로 매달려 올라갔다.
화염은 계속 번졌고 다리는 무너지고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원기둥의 거의 끝부분까지 올라가 천장이음새부분에 손을 넣어 잡았을 때
나는 그 곳에 매달려 지옥의 아수라장이 된 구름다리를 한참이나 내려다보았고
그렇게 악몽은 끝이났다
오늘은 무사히 지나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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