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ving.....1

■ 삶 2009. 3. 6. 01:35


아침식사...


꽤나....이른 시간이었다.
회사 일을 끝내고 나면 매일 늦잠자리라 마음먹고 있었는데
늦잠을 자는 것보다, 나는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서
새벽부터 일어나 아침도 거른채 우리나라 땅끝으로 향하는 기차를 탔다.


부산으로 가는 무궁화호 열차는 정말이지 노래가사처럼
서울대전대구부산....을 돌아돌아 내려갔다.
아마 그 가사가 무궁화호 노선에서 따왔나보다.
다 못잔 잠을 자다가, 눈 떠서 노래 좀 듣다가 자다가를 반복했다.


5시간 반도 금새일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지루했다.
이상하게도 내 옆에는 자꾸 말년병장들만 앉아서
군인 특유의 냄새를 맡으면서 5시간 반을 내려갔다.


집에서 출발한지 무려 6시간 30분만에 드디어, 부산에 도착했다.
아침일찍 서울을 떠날땐 하늘이 쾌청했는데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빗줄기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우산하나를 들고 나를 반겨주는 오랜 친구가 반갑게 손을 흔들고 있어서
하늘은 어두컴컴했을지언정 마음만은 밝고 명쾌했다.



명동같던 부산의 시내? 서면은 아닌것 같고 국제시장이 있고 영화관이 있던 곳이다.
차가 다니지 않는 시내중심가에 간식거리를 파는 노점상이 가득했는데
유독 이 호떡집에만 대여섯명 줄서서 호떡을 기다리고 있었다.
줄의 위력이 얼마나 큰지, 우리가 그 뒤에 줄을 서자마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엉겁결에 뒤따라 줄을 섰고 정말 20명정도가 길게 늘어져서 호떡을 기다렸다.

특이하게도, 호떡을 만들때도 안에 계피와 설탕가루를 넣지만
다 구워진 호떡을 뜯어서 원하는 만큼 계피설탕가루를 또 넣어먹을 수가 있었다.
호떡 튀겨질때 쓰인 기름의 양과 이 안에 들어간 계피 설탕의 양으로 보면
하루 권장 섭취량을 다 채우고 남을 것 같았지만
정말 꾸리꾸리한 날씨에 따뜻하고 달달하고 바싹바싹한 호떡은 최고였다.



그리고 자갈치 시장으로 넘어가서 회센터(?)엘 갔다.
1층에서 물고기를 골라 2층으로 올라가면 식당이 있는데
1층에서 바로 회뜬 물고기를 2층에서 먹는다.
부산 아지매들 눈치가 백단인지라 내가 부산사람 아닌거를 단박에 눈치채고
얼마나 호객을 하시던지 부산친구 옆에두고도 혼자 어쩔줄 몰라했다
아마 진짜 서울사람들끼리만 오면 바가지당할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스쳤다.


6시간 넘게 걸려 부산 내려온 고통(?)을 회로 만회했다
광어와 밀치회를 먹었는데 밀치는 이상하게도 서울에 없는 회란다.
근데 쫄깃쫄깃하고 씹히는 맛이 장난없이 맛있다. 근데 왜 서울에 없지.
그렇게 혼자서 ...(..) 이 회접시를 다 비웠다


회로 배를 가득 채우고 밖에 나오니
비는 그쳤지만 날씨는 스산하고 턱이 덜덜 떨릴만큼 추웠다.
우리나라 제일의 항구도시 부산답게 선착장에는 선박들이 가득했고
특이하게 언덕배기에 마치 달동네처럼 주택들이 빡빡하게 들어섰는데
친구말에 의하면 6.25때 사람들이 밀려 내려오면서 자리가 부족하니까 언덕에 집을 지은거지
서울같은 달동네는 아니라고 한다.
서울의 달동네...와 다른점이 있다면 부산의 언덕집들은 형형색색 칠해놓았다는 거?
사실 부산 내려올때 한국의 산토리니...라고 불리는 감천동에 가보고 싶었지만 너무 멀다 그래서 포기했는데
굳이 감천동까지 갈 필요없이 나는 자갈치 시장옆에 있는 언덕주택으로도 충분했다
역시 부산은, 서울이랑 다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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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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