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쓰는 얘기.  
내게 가장 흥미로운 미지의 세계는 의외로 내 자신이다.

이 육체 안에 하나의 정신이 30년의 시간을 보냈는데 나를 가장 잘 알면서  또 여전히 나 스스로도 잘 모르는 나의 세계를 하나하나 알아가는 것 같다.
어릴 적 생활기록부에 "사교적이고 명랑하다"라고 일관되고 단순하게 정의 내려졌던 내 성격이 사실은 만나는 사람과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얼마나 다양한  태도로 드러나는지 나조차도 내게 이런 모습이 있었는지 깜짝깜짝 놀랄때가 있다.
나는 항상 일관되게 행동하지 않으며 시시때때로 변덕을 부리고 때론 아주 모순된 마음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이런 내 모습을 내가 이해하는 동안 나는 외부 환경과 타인과의 관계와 상호작용하며 또다시 조금씩 변해간다.
내가 변해가는 것인지 우주같은 내 정신세계에서 몰랐던 내 모습을 발견하는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나도 나를 다 모르는데 남들이 나를 이해하기를 바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나도 타인을 이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충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은 이해할 수 있다.



다만, 나조차 몰랐던 내 모습을 발견해가면서 나와 다르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다양성에 대한 포용력이 늘어나는 것 같다.
사람은 그럴 수 있다.
사람이니까 그럴 수 있다.
나도 그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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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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