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투명하리만큼 맑고 깨끗하다.
구름 한 점 없다.
하늘은 원래 이런 빛깔이었구나.
마치 하늘을 처음본 것처럼 감탄하며 비라본다.
자작나무의 동전잎같은 나뭇잎들이 바람결에 차르라니 흔들린다.
바람이 차다. 그런데 나의 청바지에 닿는 햇살이 따사롭다.
패딩잠바를 베개삼아 벤치에 누웠다.
타닥타닥 이 호숫가를 따라 조깅하는 사람들의 발딛음 소리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들의 찬란한 소리가 또렷하게 들려온다.


앓던 병마저 나을 것 같이 깨끗하고 맑은 자연인데 나는 이유없이 머리가 아프다. 헛웃음이 나온다.
맑은 공기와 호수와 바다와 나무와 잔디와 질서와 친절.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은 다 이유가 있다.

2016. 08. 12.
Helsinki, Fin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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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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