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투명하리만큼 맑고 깨끗하다.
구름 한 점 없다.
하늘은 원래 이런 빛깔이었구나.
마치 하늘을 처음본 것처럼 감탄하며 비라본다.
자작나무의 동전잎같은 나뭇잎들이 바람결에 차르라니 흔들린다.
바람이 차다. 그런데 나의 청바지에 닿는 햇살이 따사롭다.
패딩잠바를 베개삼아 벤치에 누웠다.
타닥타닥 이 호숫가를 따라 조깅하는 사람들의 발딛음 소리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들의 찬란한 소리가 또렷하게 들려온다.
앓던 병마저 나을 것 같이 깨끗하고 맑은 자연인데 나는 이유없이 머리가 아프다. 헛웃음이 나온다.
맑은 공기와 호수와 바다와 나무와 잔디와 질서와 친절.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은 다 이유가 있다.
2016. 08. 12.
Helsinki, Finland
'■ 삶 > II.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상으로 돌아가지 않는 방법 (0) | 2016.08.25 |
---|---|
매일 이곳을, (0) | 2016.08.14 |
아름다워서 슬픈. (0) | 2016.08.12 |
평범한 진리 (2) | 2016.08.09 |
그 도시를 만나는 법 (2) | 2016.08.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