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6.

 Cuzco (Perú)

 

 

 

# 13 de Agosto, 2015

 

오늘은 대망의 마추픽추에 가는 길.

어젯 밤 우리는 1박 2일 마추픽추에 갈 간단한 짐을 꾸렸다.

잠옷도 챙기지 않았다. 그냥 입고 있던 옷 입고 자자.

 

 

아침 8시 반에 어제 그 투어회사에서 모였고,

그렇게 쿠스코에 투어 신청한 사람들은 모두 모인 것 같은 광장으로 갔다.

우리도 오느 투어팀에 배정되어 그 곳에서 45인승 버스를 타고 드디어 모라이/살리네라스로 출발.

 

투어를 하면 스페인어와 영어로 번갈아 설명하는 현지 가이드가 붙는데,

모라이로 가는 내내 열심히 스페인어와 영어로 쿠스코의 역사, 기원 등등을 설명해주었고,

현지 가이드여서 그런지, 페루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모라이 가는 길 안데스 고산지대의 그림같은 경작지

 

어제 그 파란 하늘은 어디로 가고, 산으로 올라갈 수록 구름이 가득해지더니

우리가 모라이에 도착했을 때는 투두둑, 투두둑 빗방울이 떨어졌고, 날씨는 스산했다.

 

저 발아래 원모양의 층층이 계단을 이루고 있는 모라이가 드러났다. 

사실 커다란 감흥은 없었다. 티비에서 봤던 것과 똑같았다.

아니, 사실 날씨도 흐리고 모라이 벽 한쪽이 무너져 공사중이라

티비에서 봤던 것보다도 별로였다.

그리고 가운데 들어가볼 수도 없었다.

 

가이드는 둘러보고 오라며 20분을 주었다. 

뭐지, 이 한국 패키지 여행같은 느낌은.  

 

 

 

모라이

 

 

 

여행 몇달전 내린 폭우로 한쪽 벽이 무너져 내린 모라이.

 

 

 

왔다는 인증샷 한장 남기고.

 

 

 

짧게 모라이를 구경한 후, 버스는 산속의 소금염전인 살리네라스로 향했다.

살리네라스로 가는 길에 구름이 조금씩 걷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저 깊은 언덕 사이로 하얀 염전이 드러나고, 사람들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투어버스에서 내렸는데, 가이드가 어느 가게에서 이 살리네라스에서 만든 소금을 장황하게 설명을 했다.

그리고, 15분 동안 보고 돌아오라고 했는데,

여기가 이렇게 넓은데 15분이라니. 내려가서 염전 앞에서 인증샷 한장 찍으면 다시 돌아올 시간이잖아!

소금 광고만 안했어도 25분은 봤을텐데.

 

 

 

어쨌든 여기는 살리네라스

 

 

 

비가 그치기 시작하고 구름이 걷히기 시작한다..

 

 

너무 시간을 촉박하게 줘서 살리네라스를 충분히 돌아볼 마음의 여유가 별로 없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패키지 여행 싫은데, 그런데 또 딱히 투어가 아니면 쿠스코 근교에 흩어져 있는 관광지를 스스로 찾아가기도 힘들다.

택시를 한 대 대절하면 제일 좋지만, 그러기엔 비용이 너무 비싸고.

 

 

 

 

살리네라스 투어가 끝나니 언제 비는 완전히 그쳤다 .

잠시 걷힌 구름 사이로 드러난 새파란 하늘 아래 정말 그림 같은 풍경들이 끊임없이 펼쳐졌다.

나는 모라이, 살리네라스보다도 그 곳에 가는 길목에 펼쳐진 이 높은 고원의 경작지가

훨씬 더 아름답고 마음에 와 닿았다.

 

그림같은 풍경, 구름과 땅이 닿을 것만 같아.

 

 

 

투어버스는 나와 찐찡이, 그리고 브라질출신의 남자 한 명을 약속대로 마라스 마을에서 내려주고,

투어 가이드가 택시기사를 연결시켜주었다.

 

생각건대, 다 그렇게 연결된 서비스일 것 같았다.

어짜피 마추픽추를 가는 손님들은 이 투어 도중에 내려 오얀따이땀보역으로 갈 것이고,

사실 마라스에서 버스타고 가면 2~3 sol이면 되는데, 택시로 연결해주고 50sol씩 받는 것 같았다. 

 

 

어쨌든, 이대로 달려서 폐차장으로 들어가도 전혀 이상할 것 같지 않은

그런 부서질 것 같은 택시를 타고 안데스 산맥 사이를 달려 우리는 오얀따이땀보에 도착했다.  

기차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어서, 잠시 오얀따이땀보 유적지에도 발만 담가보았다.

 

 

성스러운 계곡의 중심인 오얀따이땀보. 잉까의 신들을 모시기 위한 종교적 구조물이었다고 한다.

 

저 작은 백팩과 보조가방만 메고서!

 

 

 

시간이 아주 여유롭지는 않아서, 오얀따이땀보의 초입에만 들어갔다가

우리는 오얀따이땀보역에서 오후 3시 7분.

드디어 아구아스 깔리엔테스로 향하는 페루레일을 탔다.

 

페루레일에는 여러가지 등급의 열차가 있는데, 시간대를 고르다보니 갈 때는 약간 고급진 Vistadome 기차를 탔다.

날씨가 좋았으면 창 밖으로 멋진 잉카트레일의 경관을 보았을텐데

고산지대여서 그런건지, 하루 종일 날씨가 오락가락 하는데 기차를 타니 또다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차라리 잘됐어. 기차에 탈 때 비가 와서 말이야.

 

 

페루, 그리고 창밖의 풍경 비스타돔에 타면 주는 간단한 간식

 

 

우리가 탄 칸에는 일본인 단체 관광객이 함께 탔다.

우리 부모님보다 조금 더 연세가 지긋하신 일본인 노부부들이 쌍쌍이 타셔서

우리와 함께 오얀따이땀보까지 함께 이동했다.

 

젊은 우리도 한국에서 미국 거쳐, 페루로 와서 또 쿠스코로 와서 투어버스를 타고 또 기차를 타는게 이렇게 힘든데,

이 분들도 대단하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기차는 아구아스 칼레엔테스에서 멈추었고

우리는....숙소를 잡아야만 했다.

정말 아무 준비 없이 이렇게 숙소를 잡기는 또 처음이라

그 조그만 아구아스 칼레엔테스 동네를 골목골목 얼마나 돌았는지 모른다.

 

 

몇 군데 들어가보기도 하고, 방도 둘러보고 했지만 썩 마음에 드는게 없었고

산속이라 해가 금세 산에 가려 날은 어둑어둑해지는데 방은 못 구했고,

조바심이 나려는 찰나, 외관이 깨끗하고 조금 고급져 보이지만 또 아주 비쌀 것 같지는 않은 호텔을 찾았고

(여기 아구아스 칼리엔테스에서 만연하는 수법인 것 같은데)

데스크에서는 원래 이 방이 비싼 방인데, 특별히 50% 디스카운트를 해주겠단다....

방도 (페루 기준) 비지니스 호텔처럼 깨끗하고, 침구류도 뽀송뽀송 했고, 

가격도 아주 무리하는 정도가 아니라서 이 곳으로 결정!

 

 

몇 시간을 헤메고 돌아다닌 끝에 아구아스 칼레엔테스에서 눈을 부칠 장소를 찾았다.

이제 남은건 마추픽추 뿐이다.

 

제발 내일은 날씨가 맑아야할텐데.

 

간절히 바라면서, 우리는 오늘 입은 옷을 그대로 입고 (잠옷이 없으므로) 그렇게 잠이 들었다.

 

 

# 입장권 및 교통편 

 

- 모라이/살리네라스 투어비용 : 70/s (투어버스, 가이드 비용 포함)

 

모라이, 오얀따이 땀보, 친데로, 피삭 통합 통합권 : 70/s

살리네라스 입장권  : 10/s

마라스 → 오얀따이땀보 택시 : 50/s

오얀따이땀보 → 아구아스 칼리엔테스 (마추픽추) 페루레일 비스타돔 : USD61

 

# 숙소 : Hotel Intipunku Inn

- http://www.intipunkuhotel.com/

- 약 60$/1박 2 bed

- 홈페이지 사진처럼 화려하진 않으나, 조식 포함, 침구 깨끗함, 뜨거운 샤워 가능, 조식 포함, 와이파이, 짐 맡기기 가능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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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5 (2).

 Cuzco (Perú)

 

 

 

 

 

#12 de Agosto, 2015.

 

아르마스 광장에서 따뜻한 햇살을 즐기고서, 오늘은 꼭 해야 하는 일이 있었다.

바로 내일 마추픽추의 베이스먼트라고 할 수 있는 아구아스 칼리엔테스까지 가는 투어를 예약하는 일!

한국에서 미리 오얀따이땀보 → 아구아스 칼레엔테스까지 가는 페루레일을 예매했기 때문에

시간맞춰서 오얀따이땀보까지 가는 투어만 예약하면 되었다.

보통은 모라이/살리네라스 투어를 하거나 성스러운 계곡 투어를 해서 오얀따이땀보까지 간다고 한다. 

 

처음에 한국인이 하는 투어회사에 갔는데,  살리네라스 투어가 끝나고 마라스(Maras)에 내려주고

거기에서 택시를 타고 오얀따이땀보까지 가야 하는데, 과연 택시가 거기에서 손님들을 태우러 대기하고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고 하는 거다.

8월의 페루는 마추픽추를 보러가는 성수기라 오얀따이땀보에서 마추픽추 가는 기차도 거의 매진인 상황이라

우리가 예약한 기차를 놓치면 일정이 다 엉망진창이 된다.

 

어쩌지, 하고 다시 나와서 인터넷에서 알아온 페루사람이 하는 투어회사에 갔는데

똑같은 투어로, 똑같은 마라스(Maras)마을에 내려줄테지만 거기에 반드시 택시가 있다는 거다.

그리고 우리가 오기 전에 브라질 남자애 한명이 똑같은 투어로 오얀따이땀보까지 가니까 셋이서 택시비를 나눠내라고까지 해줘서

우리는 몇번이나 정말 택시가 있냐고 Seguro? (확실해?) 확인하고서 내일 모라이/살리네라스 투어를 예약했다.

처음으로 여행 전에 배워왔던 스페인어를 원없이 써먹었는데,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스페인어로 한다니, 너무너무 신이 났다!

그리고 투어회사 사람에게 쿠스코 전통 음식 먹어볼 만한 곳을 추천받았다. 그곳은 바로 라 촘바 (La chomba)

 

 

라 촘바(La Chomba)

 

 

 

이미 라 촘바가 있는 곳 분위기가 관광객은 1명도 없을 것 같은 동네였는데,

조심스럽게 식당에 들어가니 음식을 먹던 사람들이 다 쳐다본다. 완벽하게 이 곳 주민들의 맛집이었던거다.

나와 찐찡이도 뻘쭘 반, 쑥쓰러움 반 가장 구석진 자리에 앉아서 각자 주문을 했다.

찐찡이는 꽃보다 청춘에도 나왔던 기니피그 구이(꾸이), 그리고 나는 그냥 돼지고기 구이(친차로)

그런데, 찐찡이가 뒷 테이블에 앉아있는 아저씨가 마시고 있던 딸기주스처럼 생긴 걸 가르켰다.

 

우리도 저거 한 잔 줘!

 

 

 

 

 

그렇게 등장한 딸기 주스 같이 생긴 음료수

 

 

 

맛있다며 추천해준 원주민 아저씨와 건배하고 있지만 표정은 울고 있는 찐찡..

 

 

 

일단 시키긴 시켰는데, 도대체 이게 뭐로 만들어진 건가- 너무 궁금해서 말도 안통하는 웨이터를 붙잡고

손짓 발짓을 다 동원해서 이게 뭐로 만든거냐...는 시그널 보냈더니, 그는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마이스(Mice)!"

 

 

...마...마이스? 너 지금 마우스 복수형 마이스를 말한거니?!!! 지금 이게 쥐로 만들어졌다고 말하는거니?!!!!

 

 

헐...

 

 

당황한 우리는 뒤에서 이 주스를 벌컥벌컥 마시고 있는 할아버지를 쳐다보고

손으로는 책상을 달려가는 쥐흉내를 내고, 입으로는 찍찍찍 거리며 다시 한 번 "마이스?!!!" 냐고 외쳤다.

 

 

 

"씨! (Yes)!, 마이스!"

 

 

 

이게..쥐를 갈아 만든거라고?

제발 아니라고 해줘..............

 

 

 

내가 먹은 돼지고기 구이 친차로, 그리고 사람 치아보다 큰 대왕 옥수수.

 

 

 

나는 눈 앞에 있는 꾸이는 손도 대지 않았다.

여행가서는 최대한 그 곳에서 할 수 있는걸 하자는 주의이지만...기니피그는 못먹겠어...ㅜㅠ

 

그렇게 우리는 쥐를 갈아마셨다는 충격과 함께 숙소로 기어들어왔고,

나는 또 고산병이 도져서 그대로 침대 위에 쓰러져버리고 말았다.

그래도 시내를 걸어다닐 땐 걸어다닐 만 한데, 숙소에만 오면 숨이 차고 머리가 뽀사질것 같은 고통이 몰려왔다.

오늘 한 거라곤 아침에 아르마스 광장과 성당 두어개 둘러보고, 투어 예약하고 밥 먹은거 밖에 없는데

이렇게 숙소에 드러누워 있으니 내가 여행와서 뭐하고 있는 건가..라는 답답함과 속상함이 몰려왔다.

 

 

그렇게, 한참을 잤을까.

어느새 사방에는 어둠이 내렸고, 환전하러 나가겠다던 찐찡이도 옆 침대에 잠들어있었다.

이제 내일이면 마추픽추로 떠날 테고 쿠스코에서의 시간도 끝이 나는데

이렇게 침대에서만 누워있었던게 억울해서,

나는 조용히 옷을 걸치고 천천히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별빛처럼 반짝이는 쿠스코의 밤거리로 나왔다.

 

 

산 블라스 광장과 저 너머 별처럼 촘촘한 쿠스코의 야경

 

 

 

산세에 둘러쌓인 이 도시는 밤이 훨씬 더 아름답다.

 

 

 

그래도 이제 쿠스코에 적응되어서일까, 혼자 걸어내려왔는데도 어제같은 싱숭생숭한 마음이나 긴장감은 없었다.

아르마스 광장은 여전히 이 아름다운 조명 아래 도시를 즐기기 위한 관광객들과,

그들에게 기념품을 팔려는 페루인들로 복작복작 거렸다.

그리고 광장 한켠에서는 꼬마 아이들이 축제준비를 하는지 북 소리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고,

또 그 옆에서는 한 무리의 시위대 -그리고 그 중에 몇 명은 옷을 다 벗거나 토플리스 였다- 가,

이 추운 8월의 겨울 밤 공기 속에서 세뇨르!를 외치고 있었다.

성폭력을 규탄하는 시위처럼 보였는데, 이 추위에 당당하게 벌거벗고 외치는 소녀들의 외침은 뜨거웠다.

 

 

 

선생님의 북소리에 맞춰 춤연습하는 아이들

 

 

 

나는 조금 더 용기내어 아르마스 광장 너머까지 내려갔다가 돌아왔다.

 

 

 

밤에 보니 더욱 세심하게 드러나는 빠차꾸떽 기념비.

 

 

 

참 분위기 있던 아르마스 광장.

 

 

손바닥에 살포시 올려본 라 꼼빠니아 데 헤수스 교회

 

 

 

 

시간이 늦어 이제 숙소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으면서도,

나는 아쉬워서 몇번이고 몇번이고 올라가려던 발걸음을 되돌려 대성당 앞에서 아르마스 광장을 내려다보았다.

아르마스 광장 너머로 산줄기를 타고 촘촘히 박힌 조명들 때문일까,

하얀 구름이 손에 닿을듯한 파란 하늘 아래의 아르마스 광장도 아름다웠지만, 

어제도 그렇고 나는 이렇게 조명이 하나둘 밝혀지고 어둠이 내려앉은 아르마스 광장이 더욱 사랑스럽고, 정감이 갔다. 

낮시간보다 관광객도 덜 붐비고, 한적하기도 했고. 

 

 

 

 

Buenas noches, Cuzco. 잘자요 - 쿠스코.

 

 

 

 

아. 참고로 마이스는 옥수수였다고 한다. 휴.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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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5 (1).

 Cuzco (Perú)

 

 

 

하늘에 맞닿은 도시, 쿠스코.

 

 

 

#12 de Agosto. Cuzco, Perú

 

쿠스코에서 맞는 첫 아침.

어젯밤의 갑작스러운 정전은 아침이 되도록 해결되지 않았지만,

비 내린 다음 날, 쿠스코를 덮고 있던 구름들이 다 몰려가고

파아란 하늘이 싱그럽게 빛나고 있었다.

 

 

¡ Buenos días !

 

 

정말이지, 아침인사가 잘 어울리는 상큼한 아침이었다.

쿠스코 숙소의 아침은 리마 숙소에서의 아침보다 종류가 많지는 않았지만

쿠스코가 내려다보이는 아주 멋진 전망과 함께 아침식사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오늘은 (별다른 계획은 없지만) 쿠스코 관광의 날!

꾸이도 먹으러 가야 하고, 모라이/살리네라스 투어도 신청하고, 환전도 해야하고 할일이 많기에

서둘서 숙소를 나섰다.

참고로, 고지대여서 그런건지 아니면 상태가 안좋아서 그런건지 -

아침에 일어났는데 얼굴이 퉁퉁 부어있어서 깜짝 놀랐다.

심지어 산소가 조금 부족해서 입술이 약간 보라빛으로 변할 수 있다.

한국에서 즐겨쓰던 빨간 립스틱/틴트 색이 약간 어색할 수 있음!

 

 

 

 

아르마스 광장으로 내려가는 길에 만난 12각형 돌을 찾았다.

 

그 와중에 내 눈에 띈 돌 모양. 다들 무슨 모양인지 아시겠죠?

 

 

 

 

 

비 내린 다음 날이 늘 그렇듯이,

아침 공기는 상큼하기 그지 없었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사람도 적고 파란 빛의 하늘만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역시 관광은 사람이 없을 때 해야 제 맛!

 

 

 

연두빛 잔디와 어우러진 La Compañía de Jesús

 

 

 

La Compañía de Jesús에서 바라본 쿠스코 대성당

 

 

 

La Compañía de Jesús에서 내려다본 아르마스 광장의 전경

 

 

 

쿠스코 대성당 앞에서 :)

 

 

어제 저녁 어슴푸레한 어둠 속에서 보았던 아르마스 광장도 좋았는데,

파란하늘 아래 만나는 아르마스 광장의 모습은 얼마나 사랑스럽던지!

 

연두색 잔디와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붉은 기와 지붕의 건물들,

그리고 분홍빛이 감도는 갈색 별돌로 지어 올려진 쿠스코 대성당과 La Compañía de Jesús 까지.

그 모든 조화가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쿠스코 대성당을 구경하고 나오니 파란 하늘아래 흰 구름이 뭉게뭉게 솟고 있었다.

 

 

 

하늘 바로 아래 La Compañía de Jesús, 하늘과 구름과 성당이 아름답다 :)

 

 

 

햇살이 눈부셔 >.<

 

 

 

쿠스코 대성당 앞에서 어린이들이 잔뜩 모여 행사를 준비중이었다.

 

 

 

 

아르마스 광장은 왠지 모르게 유럽인듯 하면서도,

또 왠지 모르게 유럽같지 않은- 남미같은, 그렇게 mix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유럽같지 않은 성당의 벽돌색 때문일까.

그렇지만 또 멕시코시티와는 다른 느낌.

 

 

 

 

 

 

 

하늘과 맞닿아 있는 쿠스코의 하늘은 저 언덕 바로 위에 올라서면 닿을 것 처럼 가까이 느껴졌다.

구름이 이렇게 손에 닿을듯 가까이 있을 수 있는 걸까.

하늘 아래 포근히 둘러쌓인 모습이 아기자기하게 느껴져서 더 사랑스럽게 느껴졌던 건가.

 

 

 

아르마스 광장에 잠시 걸터앉았다. :)

 

 

# La Compañía de Jesús 입장료 : s/10

# Cusco Cathedra 입장료 : s/30 (여러 박물관 통합권 - 을 샀지만 대성당 외에 아무데도 가지 않았다는..;;)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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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4.

 Cuzco (Perú)

 

 

 

 

 

 

 

 

# 11 de Agosto, 2015. Cuzco, Peru.

 

 

 

예정시간보다 2시간 늦어진 12시 36분에서야 출발

Llueve. 비가 내린다.

 

새벽부터 일어나 제일 먼저 아침을 먹고 바로 공항으로 향했다.

오늘은 드디어 페루의 배꼽 쿠스코 (Cuzco)로 가는 날.

마추픽추를 여행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도시 쿠스코.

 

사실 리마에서 쿠스코까지 야간버스를 타고 가려다가

여러 후기에서 죽어도 이 구간만은 야간버스를 타지 말라

충고를 너무 많이 읽어서, 짧은 여행에서 무리하지 않기 위해

우리도 리마에서 쿠스코까지 직행 비행기를 타기로 했다.

 

 

10시 30분 비행기였기 때문에 러시아워를 피해

새벽일찍 출발했지만, 2시간의 연착 끝에

12시 30분이 지나 비행기는 활주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안데스 산맥

 

 

 

한참을 솟아올라 하얀 구름 위, 맑은 하늘에 다다랐을 때.

구름을 뚫고 올라온 거대한 안데스 산맥을 마주했다.

이토록 높은 산맥이라니.

민둥산 같은 안데스산 계곡 사이사이로 심하게 구불거리는 도로가 외로이 이어지고 있었다.

저길 버스를 타고 어떻게 오른단 말인가........

 

 

 

 

 

 

 

 

그렇게 비행기는 1시간여를 날아 우리를 촉촉히 젖은 쿠스코 공항에 내려다 주었다.

한참을 기다려 짐을 찾으니 호텔에서 우릴 픽업해주러 온 아저씨가 손을 흔들었다.

비행기가 2시간이나 연착되어 혹시나 우리를 기다릴까 싶어 공항 wifi로 비행기가 연착된다고 메일을 보냈었는데,

아마 호텔측에서 읽지 못했었나보다.

우릴 보고 3시간이나 기다렸다고 하는 아저씨에게, 우리가 일부러 늦은 것은 아니지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쿠스코 공항에서 쿠스코 관광지까지 택시타고 10분 거리였기 때문에.

10분이면 오갈 거리를, 그는 우리와의 약속을 위해 3시간이나 참고 기다린 것이다.

단순한 호의가 아니라 돈을 받고 일하는 것일테지만 왜 내가 속상하고 미안한걸까.

 

 

 

그렇게 젖은 빗길과 좁은 골목 구석구석을 달려, 그리고 조금 언덕을 걸어올라가 숙소에 도착했다.

우리가 쿠스코에서 고른 숙소는 <La morada suites>

이번 여행을 보면 초반 페루 숙소는 일반 페루 여행에 비해 아주 고급지다.

긴 남미여행이 아니라 짧은 휴가동안 쉼없이 움직여야 해서 숙소는 좋은데 쓰자고 했다.

역시 비싼 돈을 지불한만큼 퀄리티가 아주 좋았다.

우리 방은 심지어 복층으로 1층엔 화장실과 주방이, 2층엔 내 침대보다 더 좋은 침대가 있는 룸이.

그러나 이 숙소엔 무시무시한 복병이 숨어있었다.....

나는 숙소 평가에 써있던, 언덕 위에 있는게 유일한 단점이란 코멘트를 무시하면 안되었다.

 

 

깔끔한 침구류 :) 고산병을 예방/완화한다는 차

 

 

 

La marada suites 의 공용라운지에서 내다본 쿠스코.

 

아침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 뷰가 너무 좋다.

 

 

약간 높은 지대에 있어서 쿠스코가 한눈에 내려다보일만큼 경관도 좋고, 모두가 걱정하는 뜨거운 물도 콸콸 나온다. :)

짐도 푸르고 잠시 쉬다가 잠든 찐찡이를 두고 홀로 숙소를 나와 쿠스코의 중심지 Plaza de Armas (아르마스 광장)으로 걸어내려갔다.

리마에도 아르마스 광장이 있는데, 쿠스코에도 아르마스 광장이 있네.

 

 

 

남미라고는 하지만, 겨울은 겨울이다.

여러분, 8월의 페루는 추워요. 오들오들 

싸늘한 밤 공기에 손이 시려웠고, 낯선 도시에 혼자 나가는거라 긴장도 됐지만

찬찬히 걸어내려가다보니 리마와는 다르게 외국 관광객이 골목마다 바글거렸다.

그리고, 드디어 아르마스 광장이 눈앞에 나타났다.

비로소 마음이 조금 놓였다.  

 

 

 

La Compañía de Jesús

 

 

La Compañía de Jesús 를 배경으로 :)

 

쿠스코 대성당 - The Cathedral Basilica of the Assumption of the Virgin (Cusco Cathedral)

 

 

붉은 벽돌로 쌓아올린 성당, 그리고 그런 성당들로 둘러싸인 쿠스코의 아르마스 광장은

전세계에서 모여든 관광객들과 그들에게 기념품을 팔려는 원주민들로 북적거렸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조금은 쓸쓸한 마음으로 광장을 한 바퀴 둘러보는데

하나- 둘- 광장에 가로등이 켜지기 시작했다.

 

 

 

아!

 

 

가로등이 켜지는 아르마스 광장

 

두 성당사이에서 :)

 

 

 

 

 

 

 

촉촉하게 젖은 바닥에 가로등 불빛이 번지고,

어슴푸레해지는 하늘 아래

그 실루엣을 드러내는 아르마스 광장은

가슴이 먹먹할만큼 아름다웠다.

 

 

왜 사람들이 쿠스코를 좋아하는지 단숨에 알 수 있었다.

아르마스 광장을 둘러보고 산토 도밍고 교회를 향하는 골목에서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는 광경에 웃음이 절로 낫다.

 

 

하지만, 나는 한시간 뒤 내가 얼마나 처참해질지 전혀 몰랐다.

그땐 전혀 몰랐다.

 

 

 

 

 

산토 도밍고 교회에 갔다가 시계를 보니 어느덧 6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숙소에 혼자 남겨둔 찐찡이가 나때문에 걱정할까 싶어 나는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했다.

하지만, 나는 너무 들떠서였을까,

여기가 쿠스코라는 생각을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고 있었다.

쿠스코, 바로 고도 3300m의 고산지대.

종종걸음조차도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마음 급한 나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숙소는 아르마스 광장에서 그리 멀지도 않았다. 3블럭 쯤.

언덕 위에 있는 숙소를 향해 걸어올라가는데,

갑자기 숨이 턱-턱-막혀왔다.

고작 계단 한칸을 올라갈만큼 다리를 들어올릴수가 없었다.

나는 몸을 제대로 세우지도 못하고 벽을 붙잡고서

한걸음 오르고, 헉헉 거리고 한걸음 오르고 헉헉거리며

주저 앉았다가 섰다가를 반복하다 겨우, 겨우 숙소 앞에 기다시피 도착했다.

 

 

 

고작 3블럭이던 그 언덕이 왜이렇게 멀게 느껴지던지,

정말이지 길거리에 드러눕고 싶은 것을 참으며 숙소에 도착했고

나는 출입문 앞에 앉아 고개도 들지 못하고 숨을 쌕쌕 몰아쉬는데

누군가 내게 물었다.

 

 

 

" 두 유 니드 옥시헨 (oxigen)?"

 

 

 

옥..옥시헨?!

 

 

 

얼굴이 시퍼래져서는 고개를 끄덕이니, 갑자기 리셉션에서...

마치 이건 아무것도 아니라는듯 기다란 산소통을 들고나와 차분히 알콜로 마스크를 닦고는 내게 산소호흡기를 대주었다.

헐....산소통이 구비되어 있다니...

 

 

 

와 살다살다 이런 경험은 또 처음이네.....

 

 

 

일단 마스크를 썼는데 산소가 나오고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어련히 알아서 조치해주는거겠지 싶어 열심히 숨을 들이쉬었다.

그렇게 몇 분을 산소호흡기에 의존해서 숨을 몰아쉬는 응급처치를 받고서야

나는 겨우 네 발이 아니라 두 발로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 복층 숙소...누가 침대를 2층에다 놓은거야?!!!!!

 

 

 

아까 누가 복층이라 좋다 그랬어.....

와나..

 

 

이게 바로 고산병이구나....

쿠스코에 올 때부터 현지 고산병 약인 소로체를 챙겨먹었는데 나한테는 크게 도움이 안되었나보다.

그러게 왜 그렇게 신나서 뛰어댔을까....ㅜ.ㅠ

 

 

 

파차파파에서 먹은 수프와 깔조네. 맛있었다. 하프를 닮은 악기를 연주해주었다.

 

 

 

침대에 누워서 그렇게 한참을 어지러움과 미식거림 속에서 헤롱거리다가

8시가 넘은 시간에야 조금 기력을 회복하고서 숙소 근처의 <파차파파>에 가서 늦은 저녁을 먹었다.

분명 몇시간 전만 해도 이유업싱 사랑스럽게 느껴지던 쿠스코였는데,

갑자기 고산병 증세를 한 번 앓고 나니 조금 무서워졌다.

 

 

 

나, 내일은 괜찮겠지?

 

 

 

 

# 쿠스코 숙소

La morada suites (트윈)  약$70/1박 - Booking.com 예약

- 공항까지 Free shuttle service 운행

- 아침식사 제공 (빵, 과일, 시리얼 등등)

- 아르마스 광장에서 3블록 거리

- 투어 등 아침식사를 못할 경우 간단한 런치박스(Lunch box) 제공 - 바나나, 음료수, 스낵 등 감동 ♥♥

- 침구 및 욕실 용품등이 아주 깔끔, 뜨거운 물 잘 나옴. 

 

 

# 고산병

- 복불복 : 걸릴 놈은 걸린다. 소로체 먹어도 상태가 그닥... 

- 절대 신난다고 뛰어다니거나 종종걸음으로라도 다니지 말 것.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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