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10.

Foz do Iguaçu

 

 

 

 

 

 

# 17 de Agosto, 2015

 

헬기투어를 끝내고 바로 그 옆에 있는 브라질 이과수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12시 반에 운전기사가 우리를 픽업하러 오기로 했기 때문에 브라질 이과수를 둘러볼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

 

 

브라질 이과수 국립공원 입구

 

펄럭이는 브라질 국기.

 

 

월요일이기도 하고 어제보다 일찍 도착해서 그런건지 브라질 이과수 국립공원의 입구는 한적했다.

그리고 아르헨티나쪽보다도 훨씬 잘 정비되고 신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표소도 그렇고, 셔틀버스를 타고 들어가는 것도 그렇고.

 

브라질 이과수 국립공원에서는 폭포를 보려면 셔틀버스를 타고서 한 30분정도 이동을 해야 한다.

아르헨티나쪽에 비하면 이과수 쪽은 2~3시간이면 충분히 보고 나올거랬는데

이렇게 셔틀버스를 타고 왔다갔다하는 줄은 몰랐다.....그렇담 돌아나가는 시간도 30분이 걸리잖아?!

이런, 생각보다 폭포를 구경할 시간이 없겠는걸?

 

 

 

 

드디어 나타난 브라질에서 보는 이과수. 산마르틴섬과 그 너머의 폭포들

 

바쁘지만 사진도 한 장 찍고!

 

어제 악마의 목구멍을 보고 왔더니 이제 이런 폭포는 싱겁게 느껴진다.

 

 

시간이 촉박한 탓에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데,

어라?! 저 앞 사람들 무리 속에 눈에 띄는 뒷태들이?!

 

바로 어제 같이 아르헨티나쪽 이과수를 돌아다녔던 제스, 에스더, 오스틴과 마이크였다!

사실 어색해서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뭔가에 열중해있는 마이크를 살짝 치고 인사를 했다.

 

 

- Hey! 너네 여긴 오후에 올거라고 하지 않았어?

 

- 응. 근데 일정을 바꿔서 오전에 왔어.

 

- 우린 헬리콥터 투어하고 이제 막 들어왔어.

 

 

 

 

그렇게 브라질이과수에서도 함께 :D

 

 

어제 함께 놀았던 친구들을 또 만나서 반가웠지만,

이들과 걸어가는 덕분에 우리는 생각보다 지체되었고,

돌아나가는 걸 생각하면 악마의 목구멍까지 가는 것은 시간상 무리었다.

 

그래도 막상 그때는 어제 아르헨티나에서 악마의 목구멍도 보았고,

바로 전에 헬기를 타고 이과수 폭포 전체 모습을 보고 와서 그렇게 아쉽지는 않았다.

 

 

저 멀리 보이는 악마의 목구멍을 뒤로 하고.

 

- 이제 우린 여기서 돌아가야 할 것 같아. 12시 반에 픽업버스를 타야 하거든.

 

- 이런, Lovely friends! 다시 만나게 되어서 반가웠어. 즐거운 여행 하길 바래!!

 

 

어제 겨우 하루 다녔을 뿐인데, 사실 깊이 친해진 것도 아닌데

정말 이렇게 커다란 지구에서 각자의 나라에서 떠나와 낯선 곳에서 만나 함께한다는 것은

내가 계획하고 바란다고 해서 되는 일은 아니었다.

이제 이렇게 스쳐서 헤어지겠지만,

그래도 이것도 인연이고 운명이라면 운명이 아닐까.

가끔 여행을 할 때마다 이렇게 내 인생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이

얼마나 대단하고 어려운 것이었나 깨닫게 된다.

 

 

 

우리는 서로 마지막 허그를 하고서, 그렇게 뒤돌아섰다.

 

 

다시 셔틀버스를 타고 나와 이과수 입구까지 오니 호스텔에서 보내준 셔틀 버스가

우리의 짐가방과 함께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운전기사가 공항에 가면 아무것도 못먹을텐데 점심식사를 하고 가라고 했지만,

우리는 혹시라도 국경을 넘으면서 시간이 지체될까 싶어 그대로 공항으로 향했다.

 

 

다행히, 월요일 오후이기도 했고 호스텔 직원들이다보니 입국 절차를 빠르게 통과시켜줘서

우리는 금세, 아르헨티나쪽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과수에서 부에노스로!

 

 

 

마치 군복 무늬 같기도 한 지형

 

이 드넓은 땅 위를 날아가며 상념에 빠졌다.

 

브라질 이과수를 떠나 아르헨티나로 향하던 내내 내 마음이 아주 싱숭생숭했다.

뭐라고 해야하나.

그냥 서운하다거나 아쉽다는 것보다도

마음에 폭풍이 이는 것처럼.

잔잔하던 바다에 폭풍우가 몰려와 파도가 넘실거리는 것처럼.

마음이 겉잡을 수 없이 오르락 내리락 나를 심란하게 만들었다.

 

 

카메라를 고장낸 것에 대한 후회와 그로 인해서 이과수 폭포를 충분히 못 즐긴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고,

어제처럼 세계 각 국에서 온 친구들을 새로 만나서, 하루종일 어울리며 즐겁게 놀았던 기억이

소중하면서도 그 순간이 너무 짧아 아쉬운 것도 있었고,

어젯 밤, 정말 예상하지 못한 해프닝이 하나 있어 당혹스럽기도 하면서 찝찝한 그런 심란함도 있었다.

 

어쨌든, 그 모든 일이 다이나믹하게 일어난 이과수에서의 기억은,

정말 쉽게 잊지 못할 것 같다.

 

그런 심란하고, 또 심란한 내 마음을 부여잡고서

나와 찐찡이는 이과수를 떠나 드디어 마지막 여행지인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향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AEP 공항에 도착했다.

 

아에로리네아스 아르헨티나스. 아르헨티나로구나.

 

# 비행기 (아에로리네아스 아르헨티나스)

  - 이과수 > 부에노스 아이레스 : USD 138$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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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10.

Foz do Iguaçu

 

 

 

 

# 17 de Agosto, 2015

 

 

어제 밤, 분명 체력이 방전된 상태에서 알콜과 삼바춤이 더해진 극강의 밤을 보냈건만,

나는 마음이 쓰이는 일이 있어서 밤새 잠들지 못하고 내내 뒤척거렸다.

 

 

오늘은 이제 브라질 쪽 이과수(Foz do Iguaçu) 를 둘러보고 드디어 아르헨티나로 넘어간다.

어느 새 이 여행도 10일 째, 여행의 절반을 지나왔다.

아침 일찍 일어나 또! 짐을 싸고 아침을 먹고 

아침 9시, 브라질 이과수(Foz do Iguaçu)를 가는 투어버스에 올라탔다.

 

 

오늘 우리 제1 일정은 이과수 헬기투어!!!!

여행 준비를 하면서 이과수에서 헬기투어를 한다는 정보를 접하자마자 이건 반드시 하리라 마음 먹었다.

예전, 미국 Grand Canyon에서도 헬기투어를 할 수 있었는데, 그 때 여러가지 이유로 못했던게 항상 아쉬웠었다.

그래서 이번 이과수에서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헬기투어를 할테야!

 

 

이과수 헬기투어는 아르헨티나 쪽에는 없고, 브라질 쪽에만 있는데

브라질 쪽 이과수 국립공원 정문 바로 옆에 Helisul이란 헬기장이 있다.

어제 우리를 아르헨티나 공원까지 태워주었던 기사가 우리를 헬기장에 데려다 주었다.

 

 

내리면서, 12시 반까지 픽업해서 아르헨티나 공항에 데려다 주겠다고 했는데

운전기사가 영어를 못해서 나의 스페인어와 그의 포르투갈어로 대화했다는 거.

역시 스페인어 배워오기 잘했다!

 

 

우리 순서를 기다리며.

 

 

 

 

 

 

 

아침 9시가 갓 넘은 터라 헬기투어 업체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몇 명의 동양인들이 자기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라?! 이 분들...!

우리 쿠스코에서 마추픽추 가던 그 페루레일에서 바로 우리 앞에 앉았던 일본인 노부부였던 거다!

와우!!!! 이런 인연이!!!

이 넓은 남미 땅에서 이렇게 두번씩이나 만날 수 있는건가?!

그땐 인사도 하지 않았는데 여기서 보니 괜시리 반가워 인사까지 했다.

 

 

 

 

 

 

 

우리가 탈 헬기가 도착했다!

 

 

하, 이런 헬기투어를 할 때 좋은 카메라가 있어야 하는데

내 손에 들린건 2012년에 만들어진 갤럭시S3뿐....

진즉에 핸드폰을 바꾸고 싶었는데, 좋은 스마트 폰은 남미에서 도난당할까봐 버벅거리는 걸 꾹꾹 참고 썼는데

이렇게 나의 카메라를 대체하게 될 줄이야....ㅜㅠ

 

 

쨌든, 헬기가 도착했고 직원은 우리에게 가까이 오라고 손짓을 했다.

헬기에서 가장 좋은 좌석은 조종사 바로 옆좌석, 그러니까 제일 앞좌석이라고 했다.

뒷좌석으로 가면 시야가 많이 가릴 뿐 아니라, 특히 뒷좌석중 가운데 석은 거의 타나마나 한 자리라고.

 

내가 자리를 지정할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그럴 수는 없고 키와 몸무게를 고려해서 태운다고 했는데

나를 바로 조종사 옆자리로 지정해주었다. 나아아아이스!!!

그렇게 흥분에 들떠 조종사 옆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자마자 바로 헬기가 수직 이륙하기 시작했다.

 

비록 내 미러리스는 없지만 갤럭시S3로라도 열심히 찍어보자.....하는데,

 

 

 

어라?

 

분명 방금전까지 밖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핸드폰이 없다?

손에도 없고, 뒷주머니에 꽂은 것 같았는데 뒷주머니에도 없다? 가방에도 없다?

 

 

..

 

 

잠시 허우적 거리는데 헬기는 순식간에 떠오르기 시작했다.

 

 

 

 

조종사 바로 옆 좌석에 앉았다.

 

 

 

 

 

 

귀신이 씌인건가....

분명 들고 있었는데 왜 없는거지?

연이틀 잠을 못자서 그런건가...

왜 이번엔 핸드폰이 없어진 것이냐...................

이과수 관광은 정녕 이렇게 정신머리 없는 채로 해야 하는 것이냐.......

 

 

허탈해 하는데 어느 새 이과수 강줄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고맙고 또 미안하게도, 찐찡이가 자기는 핸드폰으로 찍겠다고 해서 찐찡이 카메라를 빌렸다. ㅡㅜ

아...이미 내 정신은 -100394정도였는데 -154039정도의 데미지를 입었다.

너무 황당하고 어이없고 짜증이 났지만 단 15분밖에 허락되지 않는 투어인지라

너덜너덜한 정신을 온 힘을 다해 쥐어짜냈다.

 

 

 

 

 

 

 

이과수 강 끝에 물보라치는 폭포가 보인다.

 

 

 

 

점점 더 가까워지는 이과수 폭포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떨어지는 악마의 목구멍. 사진 한 가운데 악마의 목구멍으로 이어진 트레일을 보면 사람은 너무 작아서 보이지도 않는다.

 

 

 

 

 

 

헬기 조종사는 악마의 목구멍까지 우리를 데려가서 크게 한바퀴 둘러

우리가 악마의 목구멍을 한 눈에 내려보게 해주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이과수 폭포는 그야말로 대단했다.

어제는 나무를 보았다면 오늘은 숲 전체를 보는 느낌.

헬기에 탄 사람들 모두가 감탄사와 환호성을 내질렀다.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규모의 이과수 폭포. 내가 어제 저 곳을 걸었다니.

 

 

대단하다. 대단하다. 정말 대단하다.

 

 

 

악마의 목구멍 말고도, 수백, 수천개의 폭포수들이 쏟아져내리는 장관을 볼 수 있다.

 

 

 

 

아무리 아르헨티나 이과수와 브라질 이과수 모두를 둘러본다고 하더라도,

그건 폭포를 정면에서 바라보는 모습일 뿐,

전체적인 이과수 폭포의 모습이 어떤지는 볼 수가 없다.

 

헬기에서 이과수 폭포를 내려다보면서, 이 곳이 얼마나 거대하고도 웅장한지,

우리가 어제 어디를 어떻게 걸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이 거대한 자연 앞에서 작은 존재였는지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헬기는 악마의 목구멍 위를 여러 차례 크게 돌더니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관광객들을 태우고

다시 헬기가 처음 이륙했던 곳으로 다시 돌아왔다.

비행시간은 15분 정도로 짧았는데, 비록 아쉽기는 했지만 단 1초도 후회되지 않는 선택이었다.

 

 

헬기에서 내리면 증명사진도 찍어준다!

원래 이런거 잘 안사는데, 너무 흥분해서 찐찡이와 나는 덜컥 하나씩 사버렸다.

그리고 10시쯤 되니 어느 새 헬기투어 사무실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 거렸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여기 핸드폰 발견한 것 없냐고 물어보았는데

분실 핸드폰은 없었다고 한다.

 

 

아....크로아티아에서도 잃어버렸다가 찾은 내 갤럭시S3를 여기 브라질에서 잃어버리는 건가요....

어제 카메라에 이어 연달아 이렇게 핸드폰까지 잃어버릴 건가요...

나는 무슨 염치와 낯짝으로 찐찡이를 본단 말인가요.....

나란 사람은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그래도 혹시 헬리곱터에 떨어졌을 수도 있으니, 우리 뒷 팀이 타고간 헬기가 돌아올때까지 기다려보라고 한다.

한 2~3여분이 지났을까? 드디어 뒷 팀을 태운 헬기가 돌아왔고

정말 모델뺨치게 잘생긴 상남자 스타일의 남자직원이 하얀 내 갤럭시 S3를 손에 쥐고 돌아와서는 이게 내꺼냐고 물어보았다.

그거 내꺼야!

뒷좌석바닥에 떨어져있었다고. 내가 뒷주머니에 꽂은 채로 탔는데 앉으면서 뒷좌석으로 밀려떨어졌었나보다.

내가 다시는 핸드폰 뒷주머니에 꽂나봐라....ㅠㅠ

 

 

 

그나저나..너무 고마워서 (?) 한 번 껴안아주고 싶을 지경이었다.

여기 브라질 남자들 왜이렇게 잘 생긴건가요.

상파울로 공항에서도 항공사 직원들이 잘생겨서 깜짝 놀랐는데.

 

 

이제 낡을 대로 낡은 핸드폰이지만 그래도 잃어버렸다가 찾으니 얼마나 반갑던지.

나랑 미국도, 터키도, 크로아티아도, 페루도 같이 갔던 녀석인데!

 

 

이제 핸드폰도 찾았고, 브라질쪽 이과수 공원을 보러 가자!

 

 

 

# 이과수 헬기 투어 : USD 95 (15분)

# 호스텔 -> 브라질 이과수 공원 ->아르헨티나 공항 : USD 24 (호스텔 서비스)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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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9.

Puerto Iguazú

 

 

 

 

# 16 de Agosto, 2015

 

 

말...말도 안돼...

 

내 카메라....

 

 

온 몸에서 피가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이랄까.

열린 가방 문 사이로 선블록이며 계속 물건이 떨어지는데

나는 거기 그렇게 얼어버린채로 멍을 때렸다.

거울을 보지 않아도 지금 내 얼굴이 새하얗거나 새파랗거나 둘 중 하나일 것 같았다.

 

 

 

 

그런데 갑자기 미국에서 온 덩치 좋은 오스틴이 줄을 넘어 내려가더니

카메라를 꺼내 올려주고는 바지에 흙더미를 뭍이고서 기어 올라왔다.

 

 

 

 

"Tha...Thank you!! Thank you so much!!!!"

 

 

 

 

그렇게 영영 이과수의 계곡 속으로 사라져버리는 줄 알았던 나의 카메라는,

돌바닥에 튕긴 탓에 렌즈 경통이 망가져 더 이상 쓸 수 없었지만

그와중에 천만 다행이도 페루에서 찍은 사진은 고스란히 다 살릴 수 있었다.

 

 

 

그 때 오스틴에게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그렇게 카메라는 구했지만, 순간적으로 지옥과 천국을 오간 탓에 심장이 벌렁벌렁 거렸다.

사실은 아무것에도 집중이 되지 않았다.

어디 앉아 잠시 숨이라도 고르고 싶었지만

우리 그룹의 보트투어시간이 다가와서 서둘러 우린 선착장으로 이동했다.

 

 

 

여기서부터는 찐찡이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 -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보트투어는 정해진 시간단위로 타게 되는데, 선착장에서 튼튼하고 커다란 방수팩을 나눠준다.

거기에 젖을만한 것들을 다 집어넣고 보트에 타면 되니 별도로 방수팩을 준비할 필요는 없다.

다만, 보트에 타기 전까지는 맨발로 걷지 못하게 하니 여분의 신발이 없다면

보트에 탈 때까진 신발을 신고 있다가 보트가 출발하면 얼른 벗어서 방수팩에 넣는 것도 방법.

 

 

참고로 보트의 오른쪽 끝자리에 앉으면 폭포물을 정통으로 맞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오른쪽 끝에 앉았다.

 

 

폭포를 향해 달려가는 보트

 

이과수 강을 달리는 느낌!

 

 

아직은 입수 전.

 

 

 

 

 

보트는 산마르틴 섬을 둘러 폭포수 아래로 우리를 밀어넣었다.

이과수 폭포를 온 몸으로 두들겨 맞는 이 느낌!

그런데, 물이 너무너무너무 차갑다!!!

 

산마르틴 섬 왼쪽에서 한 번, 오른쪽에서 한 번.

그렇게 두 번을 시원하게 이과수 폭포수에 적셔주고 다시 선착장에 내려다 주었다.

 

 

 

짧지만 강렬한 느낌!

우리가 언제 이과수의 쏟아지는 폭포수를 맞아 볼 수 있을까?!

이과수 폭포에 간다면 놓치지 말고 꼭 해봐야할 보트 투어!

 

 

 

보트투어에 쫄딱 젖은 우리들은 미리 챙겨온 마른 옷으로 갈아입고서

이제 드디어 아르헨티나 이과수 폭포의 하이라이트,

악마의 목구멍 (Devil's Throat, Garganta del Diablo)로 가야한다.

 

 

 

이과수 폭포의 하이라이트, 악마의 목구멍

 

 

 

악마의 목구멍에 가려면 보통 Central Station에서 정글 트레인을 타고 악마의 목구멍 역까지 간다고들 한다.

우리가 보트 투어를 마치고 2시 반이 넘어 Central Station에 갔을 땐, 그야 말로 줄이 어마어마했다.

물어보니 정글 트레인을 타려면 줄을 선 채로 1시간 반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1시간 반을 기다리면 마지막 기차도 타지 못할 것 같은데?!

이대로 악마의 목구멍도 못보고 돌아가는 건가?...

 

 

 

하며 망연자실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악마의 목구멍까지 걸어갈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왔다.

역에서 악마의 목구멍까지 3km정도라서 충분히 걸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평소의 나라면 왕복 6km쯤이야 아무렇지 않았을텐데

봄에 회사 워크샵에서 골반을 다친 이후로 오래 걸을 수가 없는 나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여기에서 한시간 반을 기다릴 수도 없고, 악마의 목구멍을 스킵할 수도 없으니 걸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나를 비롯한 8명의 친구들은 기찻길을 따라 흙밭을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악마의 목구멍에 가는데 카메라가 없다니! 이걸 위해서 내가 방수팩까지 사왔는데!

착잡한 마음이 몰려왔다. 어쩔 수 없었지만 속상한 것도 어쩔 수가 없었다.

이미 하루 종일 걸은터라 오른쪽 골반의 통증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다리를 절뚝 절뚝 거리면서 천천히 뒤쳐져 걷고 있는데 어느 덧 웅장한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드디어 가까이 온 것이다. 악마의 목구멍에!

 

 

 

 

저기 하얗게 부서지는 물결이 악마의 목구멍이다. 집어삼킬것 같은 포포의 힘.

 

 

 

 

 

이과수 폭포의 하이라이트 답게, 악마의 목구멍은 그야말로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로 발 디딜틈이 없었다.

모두가 악마의 목구멍을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밀쳐댔고, 소리를 질렀다.

그 북새통 같은 사람들 사이에서 가방을 꽉 쥐어 잡고 드디어 악마의 목구멍에 닿았다.

 

 

 

 

엄청난 물이 쏟아져내린다. 엄청난 물보라가 피어 오른다.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겨우 한 컷!

 

 

 

 

 

엄청난 물이 쏟아져내렸다. 그리고 엄청난 물보라가 피어 올랐다.

그리고 그 곳엔 폭포가 흘러내리는 이상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무지개가 떠 있었다.

나이아가라 폭포도 보았지만, 그와는 비교되지 않을 압도적인 규모의 폭포였다.

모든 것을 다 집어 삼킬 것 같은 그런 폭포였다. 악마의 목구멍이라는 이름이 그렇게 잘 어울릴 수가 없었다.

 

 

 

 

힘들게 걸어간 악마의 목구멍이었지만,

사람들로 너무 붐빈데다가, 호스텔 투어차량과 약속한 시간이 있어서

아쉽게도 악마의 목구멍에서 오래 머물지 못하고

거대한 물소리를 뒤로 하고 돌아와야 했다.

 

 

 

그래도, 오늘 안에 다 못할 줄 알았는데 - 보트투어도 하고, 악마의 목구멍도 보았으니 목표는 다 이루었다.

돌아오는 길은 골반의 통증이 더 심해져서 나의 절뚝거림도 덩달아 심해졌다.

하지만 힘을 내 걸을 수 있었던 건,

악마의 목구멍까지 함께 걸어간 8명의 친구들이 있어서였달까.

고생스럽긴 했지만, 아침부터 투어가 끝나가는 순간까지

서로 살아온 얘기를 나누고 응원하면서

정말 즐겁게 같이 폭포투어를 했기에

같이 오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을 하며 힘내 걸었다.

 

 

 

 

 

 

 

 

그렇게, 우리 모두는 - 세상에, 한 끼도 먹지 않고서

 Upper circuit과 Lower circuit, 보트투어, 악마의 목구멍까지 걸어걸어

약속한 시간에 처음 이 여정을 시작했던 입구에까지 도착했다.

이 모든 것이 불가능한 것 처럼 느껴졌는데, 심지어 우리는 이 모든 것을 다 걸어서 해낸 것이다.

 

우리는 땅바닥에 철퍼덕 주저 앉아, 운전기사를 기다렸고

드디어 우리를 데리러 온 운전기사가 나타났을 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같이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질렀다.

 

 

 

"WE MADE IT!!!!!!!!!"

 

 

영문을 모르는 운전기사만 쑥쓰러워 했고,

이미 우리는 오늘 하루 모든 미션을 완수했다는 동지애로 똘똘 뭉쳐있었다.

 

 

WE MADE IT!!!!!

 

 

 

 

돌아오는 버스에서, 우리 모두는 녹초가 되었다.

보트투어때문에 홀딱 젖고, 흙길을 걷느라 흙먼지를 잔뜩 뒤집어 쓰고 돌아와서는,

일단 씻고 저녁을 먹으러 갈 계획이었다....만,

 

피곤한 몸을 이끌고 겨우 씻고 내려갔는데, 어쩌다 보니 1층 Bar에 하나 둘 모이게 되었고,

마침, 호스텔에서 저녁 8시부터 Caipirinha (브라질 칵테일)을 공짜로 나눠주면서  

그곳에서 흥겨운 애프터 파티가 시작되었다.

 

 

 

 

한 잔, 두 잔 술이 돌고,

서로의 얘기를 나누고,

오늘 우리의 여행이 최고였다고 곱씹고,

덕분에 함께여서 즐거웠다고 너희를 만난건 써프라이즈였다고.

모두 국적도, 성별도, 인종도, 나이도 다르지만 다같이 게임을 하고,

그러다 모두 흥에 겨워 엉성한 삼바 춤을 함께 추면서.

비록 카메라는 망가졌지만 이 즐거운 밤에 그게 무슨 대수랴 -

 

 

 

 

여행의 즐거움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타났다.

이과수는, 마추픽추와 부에노스 아이레스 사이의 1박 2일의 아주 스쳐가는 일정일 뿐이었다.

장렬하게 떨어지는 물폭탄 말고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았던 곳이었다.

하지만 이 곳에서, 극도의 피곤함과 배고픔과 통증 그리고 카메라를 부숴뜨린 절망 속에서도

나는 여러 사람들에 둘러쌓여 가장 즐겁고 행복한 순간순간들을 누렸다.

기대하지 않았던 것만큼, 아니 그 이상의 기쁨이, 행복이 그렇게 선물처럼 주어진 하루였다.

 

 

오늘 아침, 우리가 그대로 택시를 타고 가버렸다면 이런 하루를 보낼 수 있었을까?

오늘 우리가 브라질 이과수를 선택했다면 이들을 만날 수 있었을까?

한 순간의 선택들이 하루를, 그리고 이 여행의 추억을 새로 써주었다.

 

 

브라질에서의 한 여름 밤의 꿈이여!

Cheers!

 

 

 

9 walkers :)

 

 

 

 

# Che Regarto 투어비 (호스텔 <-> 아르헨티나 국립공원 왕복 이동) : USD 20

# 아르헨티나 이과수 국립공원 입장료 : 270 ps (아르헨티나 페소)

# 아르헨티나 이과수 국립공원 보트투어 : 260 ps (아르헨티나 페소)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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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9.

Puerto Iguazú

 

 

 

 

# 16 de Agosto, 2015

 

 

알람에 눈을 떴지만, 이대로 그냥 한국으로 돌아가 뻗어 잠들고 싶을 만큼,

온 몸이 산산이 조각나는 듯 피곤한 아침이었다.

이과수고 뭐고 제발 하루만 늦잠 한 번 자보고 싶은게 소원이었다.  

 

 

오늘 하루를 Full time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오늘은 둘러보는 데 오래걸린다는 아르헨티나 쪽 이과수(Puerto Iguazú)를 가기로 했다.

원래 계획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택시를 타고 아르헨티나 이과수 입장시간에 맞춰 가는 것이었는데

숙소에 도착한 시간은 오늘 새벽 2시 반.

이 계획은 처음부터 무리였을까.

겨우겨우 씻고서 나와 택시를 타려고 하는데

찐찡이가 브라질 헤알을 가지고 나왔다는 것이다.

 

 

- 찐찡아....우리 오늘 아르헨티나 이과수에 가잖아..

 

 

 

찐찡이는 당황해하며 다시 돈을 가지러 숙소로 올라갔다.

그러는 사이에 어느 시간은 아르헨티나쪽 이과수 국립공원의 개장시간에 이르르고 있었다.

 

 

몸은 몸대로 피곤하고, 마음은 마음대로 지쳤다.

잠은 못자서 멍한데, 개장 시간에 맞춰 가려던 계획마저 다 헝클어져버렸다.

호스텔 로비에서 빵을 뜯으며 찐찡이를 기다리는데 짜증이 말할 수 없을만큼 솟구쳤다.

택시를 잡으려 나왔는데 택시는 보이지도 않는다.

 

 

- 우리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호스텔에서 하는 픽업서비스로 가는게 어때?

 

 

우리가 묵었던 Che Regarto 호스텔에서는 아침 9시에 각각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쪽 이과수로 태워다 주고,

오후 5시에 다시 이과수에서 호스텔로 돌아오는 픽업서비스를 해주고 있었다.

 

 

- 마음대로 해.

 

 

그렇게 우리는, 그 날 계획에도 없던 Che Regarto 투어버스에 탑승하게 되었다.

운명은 정해져 있는 걸까?

그렇게 아침부터 헛발질해대던 것들이,

실은 우리를 그 투어버스에 태우게 하려던 운명이었을까?

 

 

이과수에서의 아침.

 

 

9시에 출발한다던 투어버스는 9시 20분쯤에야 사람을 모으더니,

사람들이 다 타고나서도 한참동안이나 투어 버스 안에서 너희들은 어느 코스에 갈건지 물어보고, 설명하고

심지어 브라질헤알을 아르헨티나 페소로 환전서비스까지 해주느라 한참을 서 있었다.

그렇게 10시가 다 되어서야 투어버스는 전 세계에서 날라온 9명의 숙박객을 태우고서

아르헨티나 이과수 국립공원 (Puerto Iguazú)로 향했고,

10시 40분. 우리를 아르헨티나 이과수 국립공원에 내려주었다.

예상시간 보다 너무 늦어져서 황당해하고 있는데

운전기사는 5시에 우리를 데리러 올테니 늦지말라고까지 했다.

고작 6시간 뿐이라니! 사람미어터지는 일요일에 6시간 동안

보트투어도 하고, 트레일도 다 걷고, 악마의 목구멍도 보고 나오라니!!!

 

 

꾸역꾸역 입장권과 보트투어표까지 사고 나니,

오늘 이 투어버스를 탄 9명 모두가 같은 코스와 같은 보트투어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엉겁결에 9명이 오늘 하루 함께하게 되었다.

 

코아티!

 

 

한국에서 온 나와 찐찡이.

미국에서 온 오스틴과 마이크.

영국에서 온 제스와 에스더.

프랑스에서 온 마야.

그리고 영국국적의 인도 커플까지.

 

과연 오늘 처음 만난 이 9명이 무사히

이과수투어를 같이 잘 마칠수 있을까...

 

 

 

 

 

 

 

 

 

우리 9명의 보트투어 시간이 1시 50분이어서,

그동안 우리는 Superior circuit과 Inferior circuit을 먼저 걷기로 합의하고 함께 트레일을 걷기 시작했다.

서로서로 보폭을 맞춰 걸으면서

인사를 하고, 자기 소개를 하고 그렇게 알아가면서. 

 

 

 

 

드디어 눈 앞에 폭포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침의 서먹함은 잊고 다시 베프모드로

 

 

 

저어기 보트가 보인다. 우리도 저 보트 투어를 할 거다!

 

 

 

모자를 썼다 벗었다 했더니 머리가 눌린다. 그래도 꼭 써야 한다 모자!

 

 

 

무지개와 나비로 가득찬 곳이었다.

 

 

 

용기내서 다같이 사진을 찍자 했다. 오늘의 9명의 주인공들.

 

 

 

 

머리를 땋았더니, 염색한 것이 꼭...빗자루 같다.

 

어제 페루에서 패딩을 입고 덜덜 떨던게 거짓말인것처럼

이 곳은 햇볕이 뜨거운 한 여름이었다.

타지 않기 위해서 얇은 긴팔 옷을 입고

선글라스에 모자까지 준비했다.

 

 

시간은 어느 새 점심시간을 지나고 있었지만

오늘 하루 일정이 너무나도 촉박한 걸 알기에

아무도 배가 고프다거나, 식사를 하자고 투정을 부리지도 않았다.

 

 

 

 

 

 

국적도, 성별도, 나이도, 모든게 다 다른 난생 처음 보는 9명의 사람들이,

갑자기 함께 움직이게 되면 분명 어렵고 힘들고 안맞는 점들이 있었을 텐데

정말 신기하게도, 우리는 다 같이 무지개에 감탄하고, 폭포에 환호하면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누군가 뒤쳐지면 같이 기다려주고 배려해주면서

함께 트레일을 걸어나갔다. 

 

 

누적된 피곤함과 배고픔, 일정이 엉클어지는데서 오는 짜증, 촉박한 관람시간에 대한 압박감이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즐거운 시간 때문에 모두 사라져 버린 것 같았다. 

같이 잘 다닐수 있을까 했던 걱정은 금세 사라지고,

갑자기 이렇게 여러 사람이 다같이 다니게 되어서 행복해졌다.

곁에 있는 사람에 따라 여행은 천차만별이 된다.

여행이 그러한데, 인생도 그러하겠지.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이 아닌가. 

 

 

물보라가 일어나는 거대한 이과수 폭포. 떨어지는 물의 양이 어마어마하다.

 

 

 

폭포위 철제다리를 건너며 폭포를 구경한다.

 

 

 

파란 하늘과 야자수, 그리고 폭포.

 

 

 

역시나 무지개가 걸렸다.

 

 

 

이때만 해도 참 즐거웠다. 곧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고.

 

 

 

또렷한 무지개 너머로 쏟아지는 폭포

 

 

 

 

 

왁자지껄 수다를 떨며, 사진을 찍으며 한참 Trail을 따라 걷다보니 어느 새 보트투어를 하러 갈 시간이 되었다.

이번 보트투어에 대비해서, 나는 카메라 방수팩도 사왔다고.

사람들이 보트투어를 할 땐 오른쪽 끝에 앉으면 폭포샤워를 한다고 했지..

 

이런 생각들을 하며,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넣으려고 백팩의 지퍼를 내렸다.

그런데 그 순간에

가방에 넣어놓았던 카메라가 열린 백팩을 따라 미끄러지더니

천천히 아주 천천히 - 아니, 사실은 정말 손 쓸 새도 없이 엄청난 속도였다 -

가방에서 빠져나와 내 오른발 옆 돌바닥에 한 번 부딪혀 튕겨오르더니

그대로 트레일 옆 계곡으로 떨어져버렸다.

아직도 그 순간이 너무나도 생생하다.

 

 

 

 

 

 

내 ..

 

내....

 

내 카메라!!!!!!

 

 

 

내 사진!!!!!!!!!!!!!!!!!!!!

 

 

마추픽추에서 찍은 내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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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8.

Perú → Foz do Iguaçu

 

 

 

쿠스코→리마→상파울로→이과수

 

 

 

 

# 15 de Agosto, 2015

 

어제 밤, 마추픽추에서 쿠스코로 돌아오던 밤.

포로이 역에서 쿠스코 시내로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수없이 쏟아지는 별을 보았다.

택시 기사에게 창문을 열고 보아도 되냐고 했더니,

흔쾌히 그러라 했다. 흔쾌히라기보다, 이 수많은 별 아래서 자란 그는 쏟아질듯한 그 별이 그리 신기하지 않은 듯 했다.

별이 너무 너무 너무 많아서 목이 아픈지도 모르고 그렇게 별구경을 했다.

새벽부터 일어나 마추픽추에 갔다온 탓에 너무 지쳐 쓰러져 잠들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바로 내일 새벽 4시에는 일어나 공항에 가야 했기 때문이다.

쏟아지는 피곤함을 꾹꾹 참으며 여행가방을 챙겼다.

 

다음 날, 몇 시간 채 자지도 못했지만 오늘은 이 남미 대륙을 가로질러 이과수 폭포까지 이동해야 한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들렀다가 이과수로 가는 방법도 있었지만,  

어떻게든 시간낭비를 줄이려 페루에서 바로 이과수로 가는 방법을 선택했다.

안타깝게도 직항이 비행기가 없어서 우리는 오늘 하루 종일 비행기를 2번 갈아타야만 한다.

지하철도 아니고, 하루에 비행기를 2번씩이나 갈아타다니.

역시 땅이 넓고 볼 일이다.

 

 

 

 

LAN 항공을 탑니다.

 

 

 

숙소에서는 투어나 비행기 일정 때문에

아침식사를 못하는 손님들에게

Lunch 박스를 챙겨주었다.

바나나와 오렌즈 주스, 물, 간단한 스낵이 들어있었는데

왠지 모르게 엄마가 챙겨주는 소풍 도시락을 받는 느낌이 났다.

 

첫번째 비행은

쿠스코에서 다시 리마로 가는 1시간 30분짜리 비행.

쿠스코 공항이 작다고 금세 수속할 줄 알았는데

아침 7시에 쿠스코 공항에 정말 사람 미어터졌다.

역시 관광도시 답다.

 

 

 

 

 

아침 9시 40분. 우리를 태운 비행기가 다시 리마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리마공항에만 3번째. 약 2시간 30분의 환승 시간을 거쳐서 정오에 두번째 비행기를 탔다.

이번에는 리마에서 상파울로다.

 

 

비행기는 시간대를 넘나들었다.

상파울로에 도착했을 땐, 브라질 시각으로 오후 7시 30분.

 

세번째 비행기의 출발시각은 내일 00:05분.

상파울로에서의 4시간 30분의 환승대기가 시작되었다.

 

브라질은 위험한 나라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상파울로 공항은 상상 이상으로 크고 꺠끗하고 상점도 많고 사람들도 많아서 깜짝 놀랐다.

확실히 페루와는 다른 느낌.

완전 현대적이고 다이나믹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렇게 내가 사는 곳 반대편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고 바삐 움직이고 있는 도시가 있다니.

왠지 우물 안 개구리가 된 기분이다.

세상에는 뉴욕, 파리, 이런 도시만 있는게 아니었다.

나는 얼마나 작은 세상 속에 살고 있었나.

미디어가 보여주는 편협된 세상에 갇혀서 거기가 세상의 전부라고 믿고 살았던 것 같다.

 

 

 

드디어 이과수로 가는 비행기에 탄다.

 

 

 

 

상파울로 공항에서의 4시간 30분 대기하는 동안 정말 피곤함이 머리 끝까지 몰려왔다.

생각해보니, 지난 금요일까지 일하고 토요일에 출발해서 단 하루도 느긋하게 쉰 적이 없었다.

물론 쿠스코에서는 침대에 오래 누워있었지만 아팠으니까.

게다가 최근 며칠은 마추픽추때문에 잠도 몇시간 자지 못했으니 말이다.

찐찡이와 나는 급속도로 말이 없어졌다.

피곤했고, 너무 지쳐있었다.

누가 누굴 챙길 그럴 체력이 전혀 없었다.

짧은 일정에 너무 무리했나 싶기까지 했다.

 

문제는 내일이 일요일이라서, 이과수는 사람으로 미어터질 거고,

조금이라도 늦게 가면 줄서느라 2~3시간씩 허비한다고 해서

내일도 새벽부터 움직여야 한다.

이 모든게 다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즐거워야 할 여행이, 무리한 일정과 이동과 극한 체력소모로 점점 짜증으로 변하고 있었다.

 

 

 

그렇게 자정이 넘어서 상파울로를 출발한 세번째 비행기는

새벽 1시 44분에 브라질 쪽 이과수에 우리를 내려주었다.

거의 좀비같은 상태의 우리는

미리 호스텔에 신청해놓은 픽업 차량에 올랐다.

 

습한 공기가 창문 사이로 밀려 들어왔다.

한 겨울에서 갑자기 여름의 세상에 들어왔다.

더이상 패딩은 필요하지 않았다.

 

정신없이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내일 몇시에 일어나자는 약속도 없이

그렇게 까무룩, 기절해버렸다.

 

 

 

 

 

# 항공권  

- 쿠스코 → (리마) → (상파울로) → 이과수 (Foz do Iguacu) : 약 42만원/1인

# 이과수 숙소

 - Che Lagarto Hostel Foz do Iguaçu  (더블침대 2인실) : 약 USD 25$/1인/1일

# 공항 픽업

 - Foz do Iguaçu 공항에서 숙소까지 : 브라질 헤알R$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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