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누군든지 결혼식에 대한 로망 혹은 소망이 한 가지 정도는 있을 것 같아요. 

꼭 야외예식을 하고 싶다든지, 꼭 어떤 드레스를 입겠다든지, 꼭 어떤 웨딩 슈즈를 선물받겠다든지요.  

저는 특이하게도 꼭 하고 싶은 신부입장곡과, 꼭 축가를 불러주었으면 하는 사람이 있었답니다. 

축가의 경우는 사실 가능하리라고 상상도 못할 일이라 엄두를 못냈어요. 

입장곡 같은 경우는, 제가 이 곡을 처음 TV에서 들었을 때부터 제가 결혼하면 이 곡을 축가로 듣고 싶다! 생각했는데

꼭 그 TV 버전으로 듣고 싶은거에요. 그런데 제가 현실적으로 이 노래를 부른 분들을 모셔올 수는 없기에

노래를 즐겨 들으면서 꼭 TV 방송버전으로 신부입장을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솔로인데 결혼식 입장곡 먼저 선곡하는 김칫국 드링커)

 

 

 

1. 『 Il libro dell'amore 』 - by 고훈정, 이동신, 이준환, 손태진 님.(팬텀싱어 1) 

youtu.be/UF9WG50-7j0

바로 이 곡이에요! 꼭 한번 소리를 켜고 보세요 ♥

 

제가 (심지어 일기에도 쓴 적 있는) 콕 찝은 입장곡은 바로, Il libro dell'amore 란 곡이었어요!

제목은 '사랑에 관한 책'이란 뜻으로 원곡은 이탈리아 가수 주케로가 부른 노래라고 해요. 

팬텀싱어 시즌1을 애청하던 2017년 초, 고훈정, 이동신, 이준환, 손태진님이 부른 이 4중창을 듣는데

곡도, 화음, 가사도 너무 아름다운 와중에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급기야 감동받아서 눈물이 나는 거에요. 

(방송에서 가수 바다 님도 눈물을 글썽글썽) 

곡은 잔잔한 화음으로 아름답게 시작해서 부드럽게 진행하다가   

클라이막스 부분에 가면 끌어올린 감정이 터지면서

하늘에서 은총 같은 빛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고 그 빛이 온몸을 감싸는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해요. 

그래서 꼭! 클라이막스 부분에 맞춰서 입장하고 싶었는데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답니다. 

클라이막스 부분은 3분 30초 부터 시작하는데, 

앞 부분을 끊고 클라이막스부터 바로 시작하자니, 하객들이 듣기에 뜬금없이 4중창이 폭발하는 느낌일 것 같고 (갬덩파괴ㅠㅠ)

그렇다고 곡을 다 틀어놓자니, 신랑 입장 후에 무려 3분이나 하객과 신랑이 기다려야 하는 뻘쭘한 상황이 걱정이 됐어요. 

고민을 하다가, 성장동영상을 만들어서 이 곡을 입힌다음에 노래를 끊지 않고 클라이막스에 입장하도록 준비를 했답니다!

(결혼식 일주일 전에 부랴부랴 성장동영상을 셀프로 만듦. 그리고 내꺼만 만들기 그래서 남펴니껏도 만들어 줌 ㅠㅠ)

 

 

입장하기 전 아빠 손을 꼭 쥐고 있네요. 

 

 

디어 결혼식이 시작되고, 도리가 씩씩하게(?????)입장을 했어요!

원래 별도의 웨딩 연주(현악 4중주) 업체를 섭외했는데, 신랑입장곡과 신부입장곡은 bgm을 썼답니다. 

신랑은 축구를 좋아해서 UEFA 챔피언스리그 음원을 사용했어요. 축구선수들이 등장할때 나오는 곡이라고 하더라구요. 

전경련플라자 컨퍼런스 센터는 전문 웨딩홀은 아니기 때문에 버진로드 뒤에 출입문이 있진 않아요. 

그래서 신랑과 같이 버진로드 뒤에 서있다가 신랑이 먼저 입장하고, 덕분에 신랑이 입장하는 순간을 뒤에서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답니다. 

 

신랑이 단상 앞에 서고, 준비된 성장동영상과 함께 그렇게 소원했던 il libro dell'amore가 예식장에 울려퍼지기 시작했어요. 

어린 시절 사진, 부모님과 함께 찍은 사진, 그리고 (당시) 남자친구와 찍은 사진과 마지막으로 웨딩사진이

웨딩홀 양쪽의 커다란 스크린을 통해 플레이 되는데 살짝 울컥하고 눈물이 날 것 같아서 하늘을 쳐다보며 눈물을 꾹꾹 눌렀어요. 

그리고 드디어 2절과 클라이막스 사이의 간주가 흐르고, 클라이막스가 시작하는 부분에서 아빠 손을 잡고 버진로드에 발을 내디뎠습니다. 

 

 

아빠 손을 잡고 한 발 두 발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벅찬 느낌이 들었어요. 

 

신랑을 향해서 걸어갑니다. 너가 내 남편이뉘....

 

 

사실, 본식 전 날 웨딩홀에서 리허설을 했었는데요. 

텅 빈 그 공간을 4중창이 가득 채우는데 노래가 더욱 장엄하고 배경음악에 집중이 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 이거야!

그런데 막상 당일에는 홀 안에 사람도 많고, 카메라도 많고, 저를 바라보는 시선들도 많아서 잔뜩 긴장한데다가

평소 안시는 13cm 높이의 힐(;;;)도 신었죠, 아빠 손 잡은 것도 뒤뚱거리죠, 드레스 자락을 밟을까봐 신경쓰이죠, 

그 와중에 웨딩카페 같은데서 아래를 쳐다보면 안된다, 너무 빨리 걸어도 안된다 그래서

머리로는 드레스 자락을 생각하면서 시선은 앞에 둬야 한다고 생각하며 걷느라고 정신이 정말 하나도 없었어요. 

(처음 발을 디딜 때 말고는, 걷는 내내 노래가 귀에 전혀 안들림...................)

나중에 영상을 보니까, 긴장해서 그런지 입을 어쩔줄을 모르더라구요? 오리처럼 입을 오므렸다 풀었다 오므렸다 풀었다.....ㅠㅠ

그래도, 제가 정말 오랫동안 꿈꿨던 곡에 맞춰서 한 발 한 발 내딛으면서, 앞에서 절 기다리고 있는 신랑에게 걸어갈 때,

한편으론 벅차고, 한편으론 뭉클하고. 한 번에 설명할 수 없는 그런 마음이었어요. 

 

 

아빠와 인사를 합니다. 아빠랑 인사하는데 아랫턱이 파르르 떨리더라구요. 이 세상에서 날 제일 이뻐해준 아빠앙...ㅠㅠ

 

괜시리 엄마사진도 한 장 넣어봅니다. 울까봐 걱정했는데 너무 화기애애했던 나의 결혼식!

 

 

2.『 마중 』 - by 손태진 님. 

 

아, 그렇습니다. 

축가는, 팬텀싱어 시즌1 우승팀 포르테 디 콰트로의 멤버이자, 바로 저 입장곡을 부른 멤버.

베이스 손태진 님이었습니다............................!!

팬텀싱어 시즌 1을 애청할 때부터, 저랑 저희 엄마가 손태진님을 엄청 좋아했었는데요. (문자투표를 열심히 했다능...)

팬텀싱어 시즌 1이 끝나고도, 엄마랑 포르테 디 콰트로 콘서트와 손태진님 개인 콘서트도 다니곤 했었어요. 

그러면서, (이룰 수 없는 꿈인 걸 알지만) 내 결혼식 축가를 손태진 님이 불러주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초반 결혼식 준비를 하면서도 엄마랑 그런 상상을 하는 거로 즐거워하고 그랬었는데요. 

설마설마 했는데, 남자친구 도리의 도움으로 손태진 님을 축가로 섭외하게 되었어요! (도리만쉐에!!! 쏴리질러엇!!!!!)

코로나 때문에 예식일을 한 번 미루게 되었는데도, 다행히 손태진 님이 흔쾌히 날짜를 맞춰주셨답니다!

 

곡은,  손태진 님이 콘서트에서 부르셨었던 가곡 『마중』으로 선택했습니다. (기승전손태진...^_^..)

청첩장 문구를 바로 이 곡의 노래 가사에서 따왔었거든요.

여기에는 사연이 있는데, 제가 도리를 만나고 한달이 채 되지 않았을 때, 엄마랑 손태진 님 콘서트를 갔었는데 

그 콘서트에서 이 곡을 처음 들었고, 곡도 가사가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러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리를 만났는데, 그 가사가 우리의 모습을 가장 잘 설명하는 문구처럼 느껴지는 거에요. 

(그 때는 그랬어요.......아득)

그래서 그 때도, 혹시라도 내가 이 친구와 만에 하나 결혼하게 된다면, 꼭 청첩장 문구로 써야지! ...(프로 김칫국드링커)

그러다 정말 그 친구와 결혼하게 되었고(두둥), 제 결심대로 그 문구를 청첩장에 새겨 넣었답니다. 

그리고, 그런 사연을 구구절절 적어서 손태진님께 축가로 마중을 부탁드리게 되었어요. 

(손태진님이 먼저 제안해주신 곡이 있었는데, 그게 il libro dell'amore였다는!! 태진님과 제가 텔레파시? ^^....)

 

축가를 듣는 아련한 저의 표정....(친구가 결혼식 내내 아련한 표정은 이 때 뿐이었다고..;;;)

 

 

결혼식 날, 손태진님은 노래실력 뿐만 아니라 매너도 최고였어요. 

신부대기실에 들러 저에게도 인사해주셨을 뿐만 아니라, 로비에 계시는 저희 어머니께도 인사를 해주셨다고 해요. 

그리고 대망의 축가를 부르기 직전에, 저희 결혼식에 초대 받게 된 배경을 친절히 설명해주셨어요. 

저희 엄마와 제가 콘서트도 다니고 청첩장에 축가로 부를 곡 가사가 써있다는 내용까지도요! 

오셔서 노래만 딱 한 곡 불러주고 가셔도 감사한데, 앞뒤로 이렇게 세심하게 신경써주시고

축가로 불러주시는 곡이 결혼 당사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곡인지 설명까지 해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라요. 

 

그리고 노래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손태진 님의 목소리는 얼마나 감미롭던지...

게다가 오로지 저희만을 바라보고 불러주는 한 곡이라뇨. . ㅜ.ㅜ 이게 꿈인가요 생시인가요...... 저는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어여...

그리고 손태진 님이 노래를 부르시는 내내 홀에 있는 많은 분들이 정말 집중해서 들어주고 계신 게 느껴졌어요. 

나중에 영상으로도 축가 부르는 내내 모두 처음 듣는 곡일텐데도 굉장히 경청해주시더라구요. 

결혼식 전부터 결혼식 내내 너무 긴장된 나머지 저 스스로도 붕붕 뜬 기분이었는데, 

차분하고 다정한 손태진님의 축가를 듣는 그 순간만큼은 저도 긴장감과 정신없음을 내려놓고 

오로지 저희를 위한 축가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답니다. 

꿈 같은 순간을 선물해준 태진님, 감사해요,

그리고 이 꿈 같은 축가를 현실로 이루어 준 내 남편. 최고야 ♡

 

" 말 한마디 그리운 저녁 얼굴 마주하고 앉아

그대 꿈 가만가만 들어주고 내 사랑 들려주며

사는 게 무언지 하무뭇하니 그리워지는 날에는

그대여 내가 먼저 달려가 꽃으로 서 있을게."

- 마중 - 

 

 

♬ 헤어/메이크업 : 살롱 드 로쉬

드레스 : 시작바이이명순

본식사진 : 언아더데이 김주영 실장님, 김주형 이사님.  

웨딩연주 : 돌체뮤직 현악 4중주 

축가 : 손태진님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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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제2편의 이야기를 가지고 돌아왔어요.

올 해는 신혼여행을 비롯해서 해외여행은 꿈도 못 꾸고

그 와중에 여름 휴가 기간 직전에 다시 코로나가 심각해지는 바람에 집콕하게 되었.. ㅠㅜ.... 

블로그 주종목이 여행인데 여행을 못가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결혼식 얘기를 쓰게 되네요. 

그래도 재밌게 봐주실거라 믿으면서, 1편에서 다 못한 이야기들을 하나씩 풀어가볼께요.

 

 

 

Most of all. Condition

스튜디오 사진 찍을 때도 여러 번 강조했지만, 가장 중요한 건 그 날의 컨디션이라는 사실을 또 한 번 깨달았어요.

메이크업이나 헤어가 맘에 안들면 수정할 수도 있고, 몸매가 맘에 안들면 나중에 후보정이라도 할 수 있지만

컨디션이 안좋으면 어떻게 손 댈 도리가 없어요. 

저는 본식 이틀 전쯤 눈에 오른쪽 눈에 다래끼가 나는 것 같아서, 안과랑 피부과를 갔었는데요. 

안과에서 양쪽 눈 기름샘을 짜주었는데

(그 뒤에 간 피부과에서 결혼 이틀전인데 짰다구요?? ㅡㅡ하면서 항생제를 처방해주심..ㅠㅠ)

오히려 그 때 덧난 것인지 본식 하루 전날 되려 왼쪽 눈이 심하게 부어오르는 다래끼가 나기 시작했어요. 

근데 다래끼는 하루만에 안낫는거 아시죠? OTL

쌍꺼풀 라인이 점점 부풀어 오르는데 진짜....너무 속상한 나머지 준비할 마음도 안생기더라구요 ㅠㅠ

결국 전 날 준비해야하는 일들은 최소로 하고 집에서 쉬면서

항생제를 먹으면서 한 시간에 한번씩 얼음찜질을 해준 덕분에

그래도 다음 날 (왼쪽 눈이 좀 부어있긴 하지만) 그럭저럭 티나지 않게 넘어갈 수 있었어요. 

정말, 식이 가까워질수록 피곤하고 지쳐서 면역력도 낮아지니까요, 일주일 전부터는 최대한 컨디션 관리하셔야 해요.  

 

 

 

1. Hair & Make up - Salon de Rosh

 

드디어 당일 아침이에요. 

저는 사실 중요한 시험 때마다 긴장한 탓에 잠을 전혀 못자는 체질+불면증까지 있어서 

장담컨대 결혼식도 못자고 갈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신기방기하게도 5시간이나 잤고 그래서인지 컨디션이 평소보다 좋았어요. (컨디션이 너무 좋았어서 문제...)

헤어/메이크업은 스튜디오때와 마찬가지로 살롱 드 로쉬(Salon de Rosh)에서 진행했어요.   

메이크업은 최대한 청순한 느낌으로 부탁드렸어요.

눈매만 또렷하게 하고 속눈썹에 마스카라는 최대한 적게. 

제가 절 잘 아는데 저는 눈화장을 많이 할수록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는 얼굴이에요. 

메이크업 담당 선생님이 당황하시면서 이 정도는 데일리메이크업인데 괜찮냐고 하셨지만.........ㅋㅋㅋ

 

아, 참고로 사진은 모두 보정되지 않은 원본임을 감안해주세요 >.<

 

메이크업하는 저를 뿌듯하게(?) 바라보는 엄마마마

 

 

사실 이 날까지도 헤어스타일을 완전히 정하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었는데요.

스튜디오 사진을 찍을 때 포니테일과 길게 늘어뜨린 스타일 모두 해보았는데

나중에 결과물을 보니까 (번이든 포니테일이든) 머리를 묶고 찍은 사진이 하나도 이쁘지가 않더라구요. ㅠㅠ

(나이 든 이모님 같았음..ㅠㅠ)

드레스에 어울리게 단정하게 묶을 것이냐, 아니면 나에게 어울리게 머리를 풀 것이냐.....끝까지 결심이 서지 않았는데

엄마의 강력 추천 + 헤어 선생님의 흔쾌한 도전응원에 힘입어

결국 긴 머리를 풀어서 반묶음을 하고 웨이브를 넣기로 했어요. 

선생님이 요즘 유행이니 잔머리를 내지 않을꺼냐 하셨지만 전 깔끔한걸 좋아해서 단호박으로 노노.

확실히 스튜디오 촬영을 해봐야 본인이 원하는/ 또는 결과적으로 본인에게 잘 어울리는 

메이크업이나 헤어스타일 등을 찾아가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저는 스튜디오 촬영 찬성입니다!

 

짜잔, 티아라를 씌워보고 있어요! 감출수 없는 저 행복한 눈빛 

 

작가님이 시켜서 열심히 예쁜척 예쁜척 

 

메이크업과 헤어를 80%정도 해두고, 드디어 드레스를 입어보았습니다. 

드레스까지 입고 나니 머리를 푸는 게 괜찮은 것 같아서 그 뒤로는 티아라도, 귀걸이도 일사천리 >.<

아, 이 날 저희 부모님과 남동생의 혼주메이크업도 같은 살롱 드 로쉬에서 진행했는데 

(생각보다 신부는 본인 메이크업/헤어 받기도 바빠서 신경 쓸 겨를도 없지만) 

선생님들이 세련되게 잘 해주셨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제가 드레스 입고 메이크업 하는 모습을 엄마가 지켜보면서 흐뭇해하셔서 참 좋았어요. 

매의 눈을 가진 엄마가 행복한 표정으로 우리 딸 이쁘다고 해주니까 마음도 놓이고요.  :) 

 

 

2. Before Ceremony - C:ZACC by Lee Myung Soon 

 

예식 시작하기 1시간 반 전에, 결혼식장에 도착했습니다. 

전경련플라자는 하루에 2팀만 예식을 진행하기 때문에 예식 앞/뒤로 시간이 넉넉한 편이에요. 

그래서 예식 시작 전에 신부대기실에서/홀에서/로비에서 정말 다양한 스냅사진을 찍을 수 있었어요. 

(스튜디오 사진 한 번 더 찍는 정도였달까요...)

 

가장 좋아하는 결혼 사진 중 하나에요. (원본이라 대기실 조명 그대로 약간 노란 빛이 돌아요)

 

서로 마주보면서 싱긋 :)

 

 

'우리의 첫사랑' 본식 드레스가 완전히 등장했어요!

이미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시작바이이명순의 Scene in a Romantic Move Collection의 한 벌을 입었답니다. 

블로그 쓰면서 되돌아보니 드레스투어할때가 가장 즐거웠던 것 같아요. 

막상 그때는 회사다니면서 반차를 쪼개 쓰고 또 드레스가 안어울릴까봐 걱정도 하면서 즐기지 못했는데 ㅠㅠ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정말 제대로 즐길 수 있을것 같은데 한 번 더 안되겠니 ...? (?)

 

제가 입은 드레스의 화보샷이에요!

 

비하인드 스토리를 살짝 말씀드리자면,

드레스 투어를 하기 전에 이미 본식 드레스로 점 찍어놓은 다른 드레스 샵이 있었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비즈드레스를 입고 싶었던지라

실크 드레스로 유명한 시작바이이명순은 투어 후보에도 고려하지 않았었는데요, 

2개 샵을 고르고 나니 아무래도 아쉬운 것 같아서 큰 기대 없이 마지막에 시작바이이명순을 추가했어요. 

그리고 제 첫 드레스투어샵이 시작바이이명순이었고, 

드레스샵 실장님께 제가 캡쳐해 간 드레스 스타일과 함께 제 체형의 장단점을 상세히 말씀드렸는데요. 

이 날 입었던 이 드레스를 가장 먼저 꺼내와주셨어요. 아직 화보에도 공개되지 않은 (당시 11월) 신상이라면서요. 

드레스 입은 나는 어떤 모습일까....떨리는 마음으로 입어보았는데 첫 드레스부터 정말 저한테 찰떡인거에요. 

 

이 날은 시작바이이명순만 투어하는 거라, 엄마도 남편(당시 남자친구)도 없이 플래너님과 혼자 갔었는데요

이 드레스 입은 모습을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못한다는 사실이 원통할 정도로, ㅜㅠ 

이 드레스를 입고 거울을 보던 그 순간, 세상에서 처음 경험하는 황홀한 기분에 휩싸였더랍니다. 

그 뒤로 세 벌 정도 더 입었는데 드레스샵 실장님이 정말 찰떡같이 잘 가져다 주셔서 다 마음에 들었어요. 

그래서....시작바이이명순을 나오면서 예약된 2순위였던 드레스샵 하나를 취소해버렸...........

(예쁜 드레스입고 공주 놀이 할수 있는 기회인데 왜 그랬을까요????)

 

그렇게 원래 입고 싶었던 드레스보다도, 이 드레스가 마음에 들어서 드레스샵을 시작바이이명순으로 지정했고, 

본식드레스 가봉날에도 엇비슷하게 잘 어울리는(심지어 체형커버가 더 잘 되는) 드레스가 있었지만

고민고민 끝에 드레스투어 날 반했던 이 드레스를 고르고야 말았어요. 

 (참고로, 그 날 같이 갔던 엄마 말에 의하면, 남편이 제가 이 드레스를 입고 나오자 "아 이쁘다" 라고 했다더라구요ㅋㅋ)

 

신부대기실에서 떨리는 마음으로 

 

한복입은 엄마랑....(이 한복 때문에도 참 많은 사연이....ㅠㅠ)

 

신부대기실에 잠깐 들렀다가, 원판사진을 먼저 찍고 예식장 곳곳에서 본식스냅사진을 팡팡 남겼답니다. 

 

홀 안에서도 찍고요 

 

평소 톰보이스타일 저는 이 날 머리를 반묶음 해서인지 세상에 다신 없을 청순함(?)으로...

 

 

사실 스냅작가님이 식 시작시간을 살짝 헷갈리셔서 오만가지 스냅사진을 다 찍어본 것 같아요. 

홀 안에서 원판사진도 찍고, 독사진도 찍고, 베일샷도 찍고, 대기실에서도 수줍은 (척 하는) 것도 찍고 

홀 바깥에서 자연채광 받으면서 커플씬도 얼마나 많이 찍었는지....

그러다가 생각보다 시간이 안남아서 부랴부랴 신부대기실로 들어가서 겨우 손님들을 맞이할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저는 원래 약간 톰보이같은 스타일인데다가, 화장할 때도 쨍한 립컬러를 바르는데요

이 날은 드레스와 헤어와 메이크업의 힘으로 인생에 다시 없을 피치피치한 느낌이었어요. 

그래서인지 저 날의 제가 저 스스로도 처음 본 분위기여서인지 가끔 사진 볼 때마다 제가 설레요.....(읭)

내가 이렇게..차분하고 청순했나?.....(읭??)

 

그나저나 원본 사진은 받아놓고 아직까지 셀렉을 못했는데 이렇게 블로그에 한 장 한 장 올릴 정성이면

얼른 본식사진 셀렉을 하긴 해야할 것 같네요.  :)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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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지 어느 새 100일이 넘었습니다.

그 사이 어느 새 계절도 봄을 지나 (지리한 장마와 태풍의) 여름 끝자락에 왔네요. 

(이 즈음에면 코로나도 어느 정도 종식되어서 신혼여행이라도 갈 수 있을까 싶었는데 

상황이 제가 결혼하던 때보다 더 나쁘게 치닫고 있네요. )

 

 

결혼도 처음이지만, 부모님으로부터 온전히 독립한 것도 처음이어서

그동안 정말 새로운 생활환경에 적응하는데 온 에너지를 다 쏟았던 것 같네요.

정말 시간이 해결해준다고 천천히 그리고 서서히 지금의 삶에 적응해서 (=워킹주부가 되면서)

이제는 어느 정도는 '지금 생활의 루틴' 속에서 약간의 여유를 찾은 것도 같구요.

 

수 개월 준비하고 또 한 차례 미뤄지기까지 하면서 꽤 오랜 기간 결혼식이라는 이벤트를 준비했는데

지금의 일상에 적응하고 나니 반짝거렸던 결혼식의 여운은 그새 잊혀져버린 것도 같아요. 

본식사진업체는 정말 열심히 골랐는데, 막상 사진을 받고 나니 사진 고르기는 왜 이렇게 귀찮은지

(원본만 6000장 정도 되는데 110장을 골라야하는 프로듀스110급 본식 사진 고르기 토너먼트에요)

오늘도 사진 고르려고 폴더를 열었다가, 앨범에 실리지 못할 예쁘고 아까운 사진을 몇 장 골랐어요. 

사진들과 함께 제 결혼식 얘기를 하나하나 풀어가볼까 해요.

 

 

 

1. Wedding venue 

제 Wedding Venue는 여의도에 있는 전경련플라자 컨퍼런스센터 1층 그랜드볼룸홀이었답니다. 

어두운 느낌의 컨벤션 스타일의 Venue에요. 예식 전이라서 식전영상이 플레이 되고 있었네요 :)

 

결혼식에 대한 로망이 별로 없었지만, 채광이 좋은 채플홀에서 단아(?)한 느낌으로 결혼하고 싶은 소망은 있었는데요.

사실 남편과 같은 학교의 채플홀을 점 찍어두었는데

현실적으로 양쪽 집안의 예상 하객 규모가 채플홀 피로연 수용 가능 인원의 2배가 넘어서

그런 현실적인 부분들을 고려하다보니 원하는 Venue를 찾기 어려웠어요. 

여러 가지를 고려하다보니, 시부모님께서 추천해주신 전경련플라자 컨퍼런스센터 그랜드 볼룸홀에서 진행하게 되었는데 

(비록 컨셉자체는 제가 원하던 결혼식은 아니었지만), 결혼식이 끝나고 나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선택 중 하나였답니다. 

 

전경련 플라자의 1층 볼룸홀은 동시예식이랍니다.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강남이든 강북이든 엇비슷한 위치, 넉넉한 주차장, 깔끔하고 맛있는 식사,

붐비지 않는 단독홀, 최소 4시간 이상의 식간 간격, 친절하고 예의바른 직원분들까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은 예식을 진행함에 있어 신랑 신부의 요구사항을 잘 들어주셔서

정말 제가 가장 바라던 결혼식의 로망을 실현시킬 수 있었다는 점이에요. 

어떤 예식장들은 식간 간격이 타이트하고 또 예식장에 계약되어 있는 업체들을 써야 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전경련플라자에서는 예식 시작시간도 자유롭게 정하게 해주시고,

또 제가 식 진행부분에 있어서 요청하는 것들을 심지어 제가 너무 무리한 요구일까봐 주저했던 것까지,

오히려 신부님 원하시는게 있으면 다 해보자고 독려해주시더라구요. 

심지어 맞춰 볼게 많다고 예식 하루 전날 별도로 리허설까지 해주셨어요.

그런 면에서 결혼식 끝나고 단 몇시간 짜리 내 결혼식을 위해서 참 신경을 많이써주셨구나 진심으로 감사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아마 전경련플라자가 아니었다면, 제가 소망했던 것들을 포기해야했을지도 몰라요. 

 

 

2. Bouquet & Nail

예물(웨딩밴드)교환 전까지 저는 프로포즈 링을 끼고 있었어요. 

 

부케는, 플래너님을 통해서 예약을 했어요. 제가 알기로는 블룸슈타인(BLUMSTEIN)이라는 곳이에요. 

스튜디오 촬영 때 플래너님이 생화 부케를 선물로 해주셨는데, 지금봐도 참 세련되었다 싶은 부케였거든요.

본식 부케도 그냥 플래너님의 센스를 믿고 갈까..하다가 제가 원하는 꽃과 컬러가 있어야 이미지를 찾아드렸어요. 

네일은, 대싱디바랍니다. (ㅋㅋㅋㅋ)

많은 분들이 결혼식에 맞춰서 웨딩네일을 받으시는데, 저는 손톱 큐티클 정리하는 것에 약간 공포증이 있기도 하고

평소에도 네일을 안하는 편이어서 웨딩네일에 대한 욕심이 별로 안생기더라구요. 

그리고 드레스가 (곧 보시겠지만) 반짝이는 비즈들이 총총총 박힌 드레스여서, 손톱까지 블링블링하면 

오히려 강약 조절이 안되고 손끝 발끝 머리끝 모두 투머치가 될까봐

최대한 드레스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손톱은 차분하고 단정하게만 했어요.

클로즈업을 하면 약간 붙인 티가 나긴 하지만 (손톱뿌리까지 꽉 붙이면 아파서 온 신경이 손톱에 가더라구요)

드레스 컬러랑도 잘 어울리고 좋았어요.  

결혼식은, 당사자들이 만족스러우면 그게 정답인것 같아요 :)

 

 

3. Groom & Bride 

턱시도와 드레스 

 

드디어 신랑과 신부의 등장이네요. 

저는, 이 날 1부에서 상체에 크리스탈 비즈가 총총히 박힌, 샴페인 골드 컬러의 풍성한 긴팔 드레스를 입었답니다.

드레스는 시작바이이명순의 2020 s/s 드레스에요. 

작년 가을, 이 드레스를 처음 입었던 순간의 그 황홀한 기분을 잊을 수가 없어요. 

제가 이 드레스를 최종적으로 골랐을 때, 플래너님이 '우리의 첫사랑'이라고 해주셨을 정도에요. 

드레스의 더 자세한 모습과 사연은 (아마도) 다른 글에서 알려드리도록 할게요.  :)

그리고, 신랑은 1부에서 바톤권오수에서 대여한 검은색 턱시도를 입었어요.

이 턱시도를 고르러 갈 때가 생각이 나네요. 

원래 예정일이었던 3월 결혼식을 앞두고 코로나가 한참 퍼지고 있어서 

결혼식을 미뤄야 하나 말아야 하나 착잡해하면서 턱시도를 고르러 갔었는데 말이죠. 

이 턱시도를 고르고나서 모든 결혼준비가 일시정지 되었고 결국 결혼식을 5월로 미루게 되었어요. 

신랑이 바톤 권오수에서 맞춘 네이비 정장을 너무 맘에 들어해서, 1부에서 나비보타이를 하고 입을까 고민했는데

제가 1부에서 드레스를 입는데다가 저희에겐 2부도 있었기 때문에, 결국 턱시도를 입게 되었답니다. 

 

드레스의 샴페인 골드 컬러가 제 피부톤과 참 잘어울렸어요. (자화자찬 중)

 

베일에는 이렇게 알알이 작은 진주구슬들이 박혀있었네요.  참, 저는 흔하지 않게 머리를 모두 풀어내리고 드레스를 입었답니다. 

 

 

4. Ceremony Part 1.

 

요즘 트렌드는 주례 없는 결혼식이라던데, 저희는 클래식하게 주례선생님을 모셨어요. 

신랑의 박사 지도교수님이 해주셨는데, 교수님의 첫 주례사였답니다.

그동안 주례를 맡기엔 너무 젊으시다고 고사하셨는데, 흔쾌히 저희 결혼식의 주례를 맡아주셔서 참 감사했어요. 

사실 저는 교수님을 한 번 밖에 뵌 적이 없어서 어색하고 긴장된 데다가

사실 사진에는 나오지 않지만 양 옆에 큰 스크린을 통해서 주례사를 듣는 저희 얼굴이 그대로 중계되고 있어서 

어떤 표정을 짓고 있어야 하는지..주례사를 들으면서도 머릿속으로는 표정이 신경쓰였답니다. :P

그래도 어떤 결혼식장에서는 카메라가 고정되어 있어서 내내 신랑신부의 뒷모습만 중계해주는데, 

나중에 중계녹화된 영상을 봤더니, 전경련플라자에서는 신랑신부의 얼굴을 중계해주더라구요. (센스!)

 

 

 

5. Ceremony Part 2. 

my favorite

 

아,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결혼식 사진 중에 하나에요.  :)

2부 입장하고 있는 순간이랍니다. 

조명 때문인지, 밝은 미래를 향해서 당당하게 나아가는 그런 느낌이 들지 않나요? 

(버진로드 입구가 벽에 딱 붙어있어서 사진 찍기 너무 어려우셨을 텐데 꽃까지 가득 찍어주셨네요!)

2부 드레스는 역시 시작바이이명순의 베이지색 오프숄더 실크 드레스에요. 

2부 드레스는 제 취향 보다는 다른 분들 (드레스샵 실장님, 플래너님, 엄마 그리고 신랑) 의견대로 골랐는데 

고르고 나서도 너무 밋밋한거 걱정됐는데 

오히려 블링블링 거렸던 1부와 다르게 고급스럽고 세련된 2부 느낌을 연출할 수 있어서

정말 다른 사람들이 이쁘다고 하는거를 고르는 데는다 이유가 있구나...싶었답니다. 

 

 

 

6. Photography

본식사진은 '언아더데이'(An-otherday)입니다.

결혼식 날짜와 장소가 결정되자마자 전경련플라자에서 찍은 웨딩사진들을 리서치해보고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았는데 그게 바로 '언아더데이'였어요.

한 번 꽂히니까 다른 곳을 더 찾아보아도 '언아더데이'에서 하고 싶더라구요. 

덕분에 예쁜 본식 사진들을 많이많이 남겼어요. :)

저는 제가 사진 찍는 걸 좋아해서 사진에 대한 취향이나 기준이 확고한 편인데요.

어두운 홀에서 선명하게, 그리고 인물을 상체까지 클로즈업을 많이 해주시는 스타일을 원했어요.

언아더데이 홈페이지에서 모든 작가님들 포트폴리오를 하나씩 다 찾아보고서

언아더데이의 김주영 작가님을 지정했었는데요. 

운이 좋게도 서브 작가님으로 김주형 이사님도 배정되었었답니다!

두 분이서 정말 메이크업샵에서부터 피로연 끝까지 많은 장소와 컨셉으로 예쁜 샷들을 많이 남겨주셨어요. 

빨리 앨범에 담을 사진 110컷을 골라야 하는데 말이죠. 

이러다 저도 정말 1년 뒤에나 고르게 될건 가봐요.  ㅜ.ㅜ

 

좀 더 블로그를 할 여유가 생기면, 조금 더 많은 웨딩 사진을 기록으로 남겨 볼까해요!

날씨도 참 오락가락하고, 태풍도 온다고 하고, 코로나도 점점 심각해지는데 

다들 건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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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다 끝난 뒤에야 정리하는, 결혼 준비 과정.

준비 하는 동안에는 너무 바쁘고 힘들어서 기록을 남겨둬야겠다는 생각조차 사치였는데, 

결혼식이 끝나고 나니 그래도 한 번 밖에 없는 결혼식 준비를 조금이라도 남겨 놓으면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첫 기록은 스튜디오 촬영부터!

 

* * *

 

1. 스튜디오의 선택 

이미 다른 포스팅에서도 썼지만, 스튜디오 촬영은 '클로드 원스'.

스튜디오 촬영/가봉스냅/데이트 스냅 중에 고민 하다가 무난하게 스튜디오 촬영을 하기로 했고, 

그 다음엔 스튜디오를 골라야했는데

나는 담백하고 심플하고 오래보아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장식이 화려하지 않은- 사실상 장식이 없는) '결과물'을 원했다.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나면 다 촌스러워지기 마련이지만, 최대한 덜 화려하고 덜 장식할수록 덜 촌스러워지는 것 같다.)

'클로드 원스'와 '연남동흑백사진관' 사이에서 끝까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다가, 

그래도, 인생에 한 번 드레스를 입고서 화보느낌 뿜뿜하는 사진을 찍어보고 싶은 마음을 포기할 수가 없더라.

결국,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가 가장 중요한데- 원하는게 또렷하게 없을 때는 이상형 월드컵처럼 토너먼트를 거쳐서

역으로 본인이 원하는 것을 알아가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스튜디오를 고를 때 쯤, 인스타에서 본 어느 커플의 화보가 너무 멋있어서 클로드원스에 마음이 많이 끌렸다 ㅋ)

 

* * *

 

2. 수정본의 완성 (셀프 포토샵) 

촬영을 마치고 2주 뒤쯤 원본을 셀렉하러 갔는데 

셀렉을 하더라도 수정본을 45일 ~ 60일 뒤 쯤, 그러니까 원래 결혼식보다 더 늦게 받게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건 원래 그런 건데, 결혼 준비자체가 조금 타이트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감수했던 문제였다.

(결혼준비를 하다보면 예상보다 타임라인이 많이 길어진다.

예약을 하려고 해도 한 달 뒤에 가능한 경우가 부지기수고, 결과물을 받는데도 상당히 오랜 기간이 걸리므로

결혼준비를 할 때 그런 타임라인을 충분히 가져가야 나중에 결혼식에 닥쳐서 쫄리는 일이 적을 것 같다. - 쫄린 1인)

 

사실 스튜디오 촬영은 결혼사진을 찍는 의미도 있지만 모바일 청첩장에 쓰려는 목적도 있기 때문에

수정본이 급하게 필요했던 지라, 어쩔 수 없이 원본을 받아서 내가 떠듬거리며 포토샵으로 고쳤다.

20대였다면 모를까 30대 중반 즈음에 막 달걀같은 얼굴형에, 늘씬한 팔다리로 고쳐보았자 이미 내가 아님을 알기에

나는 그냥 나의 얼굴을 최대한 유지하는게 목표였고, 잡티나 얼굴이 지는 그림자 정도를 지우면서 만족했다.

다만, 낮에는 일하고, 밤에 집에 와서 유투브보고서 한 땀 한 땀 버벅거려가며 고쳤기 때문에 

정말 크리티컬한 부분말고는 뒷배경의 선이라던지 바닥같은 부분은 엄두도 못내었음....;;; 

그리고,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진의 원본이다.

사진 원본 퀄리티가 좋으면 고칠게 별로 없을 뿐 더러, 고치기도 쉽다. 

 

* * * 

 

3. 셀렉한 사진들 

사실, 가장 큰 함정은 여기에 있었다.

클로드원스는 그 특유의 몽환적인 색감과 흑백/회색의 모던한 느낌, 그리고 자연스러운 표정과 제스처에 강점이 있다. 

그런데 나는, 사진에 대한 나의 개인취향이 또렷했기에

촬영 시작하면서 작가님께 쨍한 색감을 좋아한다고 말씀드렸고,

셀렉을 할 때도 흑백으로 찍어주신 사진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은 다 컬러로 변환을 요청드렸다. 

그리고 자연스럽고 동적인 사진들도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나는 정적이고 덤덤한 사진들을 많이 골랐다.

나도 잘 몰랐지만, 아마도 내 안의 내가 그런 사진을 원했던 것 같다. 증명사진 같은 사진들.

내 눈에 이뿌면 장땡이지...!!

결과적으로 셀렉한 내 사진들은 어쩌면 일반적인 클로드 원스 사진들과는 조금 다를 수도 있다.

그것은 그저 내가 내 기준에 따라 그런 사진들을 골랐기 때문이다. 

 

 

클로드 원스 느낌이 나는 사진 (셀프 수정)

 

새침한 느낌의 단독 사진. 셀프 수정이라서 바닥과 벽은 처리를 못했다.

 

액자사진으로 골랐던 가장 대표 사진! (셀프수정 - 바닥얼룩과 벽주름 ㅠㅠ)

 

가장 마음에 들었던 사진 중 하나. 갈색배경에 사람이 또렷하고 선명하게 찍혀서 내 맘에 쏙 든다 

 

드레스와 턱시도 디테일이 예쁘게 잘 드러난 덤덤자세 사진. (스튜디오 수정)

 

웃는 표정에서 진심이 묻어나는 행복해보이는 사진 (스튜디오 수정)

 

느낌있는 흑백사진! (셀프수정)

 

모바일청첩장에서 가장 인기가 좋았던 릴리즈로 찍은 셀프사진의 콜라주! (수정이고 뭐고 없다)

 

 

보다시피, 클로드원스에서 직접 수정해 준 사진들도 과한 보정 없이 내 원래 얼굴을 잘 살려서 수정해주었다.

게다가 전문가들이라 그런지 클로드원스에서 수정해준 사진들의 선명함이 확실히 달랐음.  

처음, 셀렉할 때만 해도 생각보다 마음에 드는 사진이 없는 것 같아서 속상했는데 

(나 스스로가 연예인도 아닌데 연예인급 사진을 기대했나봄..반대로 신랑은 너무 잘 나옴...♡.♡)

그래도 잘 고르고 고르다보니 모바일청첩장에 쓸 만큼은 충분히 셀렉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포토샵으로 너무 어색하게 깎고 다듬지 않고도

나와 신랑 얼굴 안에서 최대한 예쁘고 잘 생긴 모습들이라 더 좋았고. 

모바일청첩장에도 예쁘게 잘 쓰고, 결혼식 당일에 포토테이블에도 잘 쓰고, 

그리고 지금은 신혼집에 요로코롬 잘 쓰고 있다. :)

 

프레임 티비 아트모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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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그것도 한 번 미룬) 결혼식 6일 전이네.

거의 준비가 끝난 것 같으면서도 - 

게으름 피우느라 손 놓고 있었던 식전영상 만들기, 계약한 업체들 잔금 치르기, 신혼집에 가전 들이기, 신혼집에 가져갈 짐 싸기 등등

연휴이고 날씨도 좋은데 일할때보다 더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사실, 결혼 직전에 이렇게 긴 연휴가 있어서 준비할 수 있는게 얼마나 다행인가 감사하는 중...ㅠ)

 

실제로 결혼생활을 하는 것은 이제 시작이지만

결혼식 준비는 이제 정말 끝나가는 것 같다.  (아...정말 길었다.........이렇게 길어질줄이야)

요즘은 결혼식에 DVD를 많이 하는 추세인데 나는 결혼식장에서 녹화중계영상을 따로 돈내고 찍어야 하기 때문에

괜히 중복인거 아닌가 싶어서 할지 말지 정말 많이 고민했다. 

녹화중계가 아예 없었다면 더 흔쾌히 한다고 했을것 같다. 

그러다가 네이버에 내 결혼식 베뉴와 DVD를 검색했는데, 스몰필름에서 네이버에 올린 영상을 보게 되었고

세련된 영상미에 혹해서 인스타그램에서 급기야 그 신부님을 찾아서 DM으로 DVD 하는게 좋을지 물어봤더랬....

(나란녀자, ....그리고 그 신부님은 강력 추천해 주셨음 ㅋㅋ)

 

그래서 결국에는, DVD를 하기로! 그 이유는,

1) 내가 원래도 영상을 많이 찍기도&보기도 하고 

2) 88년~89년에 VHS로 찍은 비디오를 디지털 변환시킨 적이 있는데, 30년전의 젊은 엄마와 아빠, 그리고 내 어릴 때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기 때문에

나중에 시간지나서 다시 보면 이 영상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을 것 같기도 했고,

3) 중계영상에는 결혼식만 중계하지만, DVD를 찍으면 대기실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과 긴장해서 놓치기 쉬운 그날의 느낌을 간직할 수 있을 것 같아서.

4) 마지막으로........내가 스튜디오 촬영한 결과 - 나는 사진보다 영상이 훨씬 잘받는다. 영상을 많이 남겨둬야겠어서 :)

 

그리고 DVD업체는, 내 웨딩베뉴를 촬영한 여러 업체들 영상들 중에 가장 세련되고 깔끔했던 스몰필름으로 결정!

아무래도 사진이나 영상은 해당 베뉴에 대한 경험이 있는 업체가 좋은 것 같고, 또 샘플영상이 있으니 

샘플영상을 보고 내 스타일에 맞는 영상을 고르는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카톡으로 문의드리니까 친절하게 안내해주시고 또, 계약금 넣으니까 계약서도 보내주어서 안심도 됐을 뿐 더러, 

결혼식 일주일 전쯤 먼저 날짜와 식순 등을 체크하는 안내카톡까지 보내주셔서 일처리가 꼼꼼하다는 느낌도 받았다.

 

 

이제 남은 거는 결혼식 날 예쁘기만 하면 되겠다 헤헤 ♡

그게 가장 문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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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너님께서 준비해주신 고급스런 느낌의 부케

 

 

 

설 연휴 하루 전 날, 웨딩촬영(일명 리허설 촬영)을 마쳤습니다.

(이렇게 뜬금없이?......네...)

 

 

 

사실 웨딩 관련한 것들에 대한 로망이 크게 없었던 편인데 (그땐 그런 줄 알았음) 

형식적으로는 간소하지만 실제로는 할 꺼 다하며 하고 있는지라,

그래도 인생에 한 번 밖에 없을 웨딩촬영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싶어서 뜬금없이 씁니다.

그거슨 바로 저의 웨딩촬영 포스팅. 

 

 

 

1. 전날 컨디션

촬영 열흘~일주일을 앞두고 우리집에 차례로 감기 바이러스가 돌았다.

동생은 이틀 정도 가볍게 앓고 넘어간 것 같은데, 엄마가 A형 독감으로 확진. OTL

독감은 나도 2년 전에 앓았어서 항체가 있을 것도 같았고 엄마도 나도 조심했지만, 

촬영 4일전 감기기운이 나를 도발하더니 결국 콧물감기로 급발전.

테라플루와 비타민을 때려먹어가며 최대한 컨디션을 유지해보려고 했으나

촬영 하루 전날, 쥐쥐치고 이비인후과에 가서 결국 비타민 수액을 맞고서 반차내고 집에 와서 드러누웠다. 

물도 많이 마시고 약도 많이 먹어서인지 눈도 퉁퉁 붓고, 

콧물 때문에 코도 퉁퉁 부어서 내일 촬영에 어떤 얼굴이 등장할지 심히 걱정이 될 정도였음. 흑흑

(코를 풀고 싶은데 휴지로 풀리면 피부가 쓸려서 나중엔 화장이 다 뜰 수 있기 때무네...

콧물이 흐를 때마다 일하다 말고 화장실가서 물로 닦아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음 ㅠㅠ) 

★ 결론 : 가장 중요한 준비물은 역시나 컨디션이다!

 

2. 당일 아침 

심하게 붓는 타입은 아닌데 전날 저녁까지도 붓기가 탱탱하던 얼굴이 너무 걱정된 나머지, 

새벽 5시에 기상해서 미리 얼려두었던 녹차팩을 눈 두덩이에, 둥글레차 팩을 코 양볼에 얹고

찬물에 적셔 얼린 수건을 30분 동안 얼굴에 올려두었다. 동상 걸리는 줄....

(둥글레차 팩은, 녹차팩이 2개 밖에 없었기 때무네....)

시베리아 한복판에 있는 것 같은 한기가 느껴졌지만 코봉이로 웨딩촬영을 할 순 없다는 각오로 ㅠㅠ.

거기에 얼굴에 열오르지 말라고 병원에서 받아온 해열제도 꿀꺽.

캄캄한 새벽에 날 데리러 온 남자친구 차에 턱시도와 준비물을 챙겨 넣고서

다 못붙인 데싱디바 웨딩네일을 붙여가며 아침 7시에 메이크업과 헤어를 받으러 샵에 도착했다.

★ 결론 : 붓기 잡는 데는 얼음팩 만한 것이 없다. 효과 만점이었음!

 

 3. 메이크업 & 헤어

소외 스드메 중에 가장 걱정이 많았던 것이 바로, 메! 메이크업과 헤어였다.

스드메를 결정할 때 유명한 메이크업샵 위주로 원하는 스타일을 찾아보고 있었는데

플래너님께서, 정말 메이크업만큼은 본인을 믿고 진행해달라면서 살롱드로쉬를 강력 추천해주셨다.

그런데 플래너님말만 믿고 진행하기에 살롱드로쉬가 설립된지는 만 2년이 채 되지 않은 신생업체였음. 

그런데 또 선생님들의 경력 면면은 굉장히 화려하심. 아...이 내적 갈등.

평소에 메이크업을 잘 안하기도 하고 찾아볼 수 있는건 인터넷 자료들 뿐이라 고민을 많이 했는데

플래너님과 장장 1시간 반동안의 상담과 조언 끝에 플래너님을 믿고 살롱드로쉬로 진행하기로 결정. 

(플래너님 말씀 : 메이크업은 담당 전문가의 실력이 가장 중요하다. 원하는 컨셉은 다 맞춰서 할 수 있다.)

그리고, 메이크업 담당선생님이 송혜교님을 담당하셨던 분이라고 하셔서.....

(제 얼굴도 송혜교님으로 그려주실 수 있나효?)

 

그리고 촬영 당일, 마음에 안들면 쫄지말고 꼭! 수정해달라고 해야지! 했는데 걱정은 웬 말이었던가,

드레스 입고 마지막 메이크업과 헤어를 마무리하는데 거울 속 내 모습 너무 이쁘쟈나....(기분이 너무 좋아짐)

게다가 남자는 머릿빨이라더니, 내가 본 남자친구 모습 중에 가장 헤어스타일링이 멋있는 날이었다. 

(헤어 원장님께 송중기 사진을 레퍼런스 사진으로 드렸는데 정말 '머리를' 송중기 머리로 해주셨다!)

웨딩준비 글 중에 여자 메이크업은 마음에 들었는데, 남자 메이크업/헤어가 너무 별로였다라는 후기글이 꽤 있다. 

그런데 플래너님께서, 남자 헤어도 굉장히 신경써서 해주시는 샵이라더니, 정말 백점 만점 마음에 들었음.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샵으로 오신 헬퍼 이모님과 플래너님, 남자친구와 나는 싼타펭하를 타고서 드디어 스튜디오로 출발. 

★결론 : 플래너님 만세, 살롱드로쉬 만만세!

 

3. 스튜디오 결정 

내가 선택한 스튜디오는 클로드원스. 

처음 결혼준비를 시작할 때 큰 욕심 안부리겠다는 생각으로 웨딩촬영은 간단히 하겠다는 각오가 있었는데 

플래너님과 상담할 땐 가봉스냅을 한다고 했다가,

(i) 자연스러운 사진보다는 화보같은 느낌의 사진을, 

(ii) 남자친구도 주인공이 되는 사진을 남기고 싶어서 스튜디오 촬영으로 전격 변경!

여기서 또 어느 스튜디오를 할 것인가 수많은 타입의 스튜디오를 두고서 고민을 많이 했지만

(클로드, 헤이스, 무이, 연남동흑백사진관 etc...하 결혼준비는 정말 리서치&결정이 알파요 오메가다.)

나는 답정너였나보다. 데헷.

클로드 특유의 몽환적인 색감이 내 취향은 아니어서 고민을 많이 하기는 했지만 결국 클로드원스 (세미촬영구성)으로!

 

4. 드디어 촬영!

오늘 촬영을 담당해주신 분은 희주 작가님.

클로드원스를 검색하면 종종 등장하는 작가님이라서 아 이 분이시구나..라고 생각했다.

작가님을 만나서 찍고 싶은 컷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고 

(이쁜 얼굴 각도에 대한 소개 & 클로드원스 샘플 컷 중에 찍고 싶은 컷에 대한 8페이지 짜리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감...)

슬림드레스 & 정장조합으로 촬영을 시작했다. 

처음에 연습샷처럼 찍어보고 결과물을 보여주면서 마음에 안드는 표정이 있는지 등등을 물어보시는데,

표정을 떠나서 모니터 속에 나오는 내 얼굴이 뭔가 많이 안 이쁨...OTL.

남자친구는 꽤 괜찮음. 뭐가 문제인가....첫 컷 찍고 혼란에 빠졌다. OTL

우리엄마도 모니터 화면을 찍은 사진 보고, 이건 너무 평범한 넌데? 라고 했음.....ㅠㅠ

아래 사진은 모두 플래너님이 찍어주신 동영상에서 캡쳐.

(노이즈가 많은 화질인 거슬 양해 부탁드립니다)

 

남자친구 초상권 지키미. 처음에 얼굴라인을 가리는 옆머리가 맘에 안들었음.

 

앉아서 은근한 미소 :)

 

조금 더 싱긋 웃는 척 :D 남자친구 옷은 내가 선물해준 예복과 넥타이 (꺄)

 

클로드 원스 샘플컷 중에 가장 찍고 싶었던 면사포 컷

 

 

아, 드레스는, 시작바이이명순으로 정했다.

원래 꼭 입어보고 싶은 드레스가 있어서 타 드레스샵을 1순위로 투어에 넣었고,

시작바이이명순은 실크드레스가 유명해서 아예 생각을 안했다가 비즈감 있는 드레스사진을 보고 뒤늦게 넣었는데,

앗, 시작바이이명순 첫 드레스 입자마자 이거다! 라는 느낌이 왔다. @ㅅ@

그 뒤에 투어했던 처음 염두해두었던 드레스샵이 비즈가 화려한 드레스였는데, 하나같이 고급스럽고 예뻤지만

내 취향에는 너무 화려한 드레스보다는 잔잔히 화려한게 더 어울리는 것 같아서 시작바이이명순으로 찜콩!

나는 볼드한 비즈보다는 맑은 느낌은 자잘한 비즈가, 새하얀색보다는 샴페인골드나 피치한 색깔이 더 잘어울렸음.

 

난관은 드레스샵을 고르는 것보다 오히려 촬영드레스를 고를 때였다.

스튜디오가 세미촬영이라 딱 2벌만 고르면 됐는데, 

오히려 딱 2벌의 가장 만족스러운 드레스를 고르는게 더 어려웠음.

슬림드레스를 골라놓고서 그 날 데이트에도 집중 못하고 이틀 밤을 못자고 고민을 하다가,

결국 재가봉....OTL

(나 너무 까다로운거 아닌가.. 했는데 친구들 중에도 재가봉 했던 친구들이 있어서 안심.

그리고 재가봉에는 피팅비가 있어서 어짜피 내 돈 내고 하면 되는 것이었다.) 

재가봉하고도 내가 입고 싶은 거랑 남들이 이쁘다고 하는 것 중에 갈팡질팡하느라 홀딩 드레스를 한번 바꿨다. 

여튼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결론적으로는 재가봉X홀딩변경해서 입은 이 날의 드레스가 나랑 제일 잘 어울렸던 것 같다.

찍고나니 후회가 없군.

첫 가봉때 선택했던 드레스나, 홀딩변경 전의 드레스 입었으면 후회했을 뻔..

★ 결론 : 다른 사람들이 이쁘다고 하는 드레스가 본인과 찰떡드레스인 것이다.

 

바톤권오수에서 대여한 검은색 턱시도. 리본타이하니까 꼬마신랑 같다.

 

남자친구 예복은, 바톤권오수에서 맞춤정장으로 진행했다. 

내가 처음 드레스투어샵을 고를 때 잘 못고르고 멘붕상태인걸 보고,

본인은 쉽게 고를 수 있을 거라고 큰소리를 치더니

오히려 원단만 보고 예복을 골라야하는 상황에서 둘 다 더 큰 멘붕에 빠짐 @@;;

(드레스는 완성복을 보고 고르기라도 하지, 원단만 보고 어찌 고릅니까요)

처음에 유명한 테일러샵 2군데에서 상담을 받아보고,

도저히 감이 안잡혀서 백화점 옴므라인 다 돌아다녀보고서 기성복으로 살 뻔까지 했는데,

마지막으로 한번 더 상담받아보자 설득해서 상담받았던, 바톤권오수에 맞춤 정장으로 진행하기로 결정.

우리가 이미 내로라하는 테일러샵에서 상담을 다 받았고 기성복으로 할 생각이 있다고 했더니

상담해주시는 분이 적잖이 당황하셨는데, 한편으론 쿨하게 기성복은 어떻게 사라고도 추천해주셨음. 

그래도 그렇게 헤메는 동안 여러 색깔과 패턴 느낌의 정장을 입어봐서 그런지 뭐가 잘 어울리는지도 알게 되고

남자친구 본인의 취향이 확고하게 있어서 남자친구가 하고픈  다크네이비로.

제작이 완료되고 남자친구가 맨발차림에 입고서 보내준 사진보고는 으음? 스러웠는데

스튜디오에서 넥타이까지 다 갖춰입고 구두신고 나오니 정장 아우라가.....흠흠.

★ 결론 : 무턱대고 상담받기 전에 기성복 매장에서 여러 가진 컬러와 패턴을 입어보고 본인 취향을 알고 가자!

 

그리고 촬영 전에 촬영용 턱시도를 대여했는데, 

예복이 다크네이비니까 다른 한 벌은 조금 더 밝은 색으로 할까? 생각도 해봤지만 

(i) 무조건 본인이 더 잘생겨보이는 컬러감 &

(ii) 시간이 오래 지나도 촌스럽지 않을 클래식함을 갖춘 조합으로

검은 색 턱시도 당첨! (결코 이병헌님이 입었던 디자인이라서는 아니다)

 

+ 예복에다가 세트로 입으라고 에르메스 넥타이와 촬영 때 신을 양말까지 선물해줬다. 쿄쿄

남자친구가 에르메스는 잘 모르더니, 선물받은 넥타이 고급스럽다고 너무 좋아함.

본식에도 이 넥타이하고 들어갈까 생각중이라나? 

엄마가 신발은 선물하지 말래서 구두선물은 패스!

 

 

자, 이제 풍성 드레스와 턱시도로 갈아입고서 촬영재개합니다. ('ㅅ')

아아, 나는 역시 풍성드레스가 찰떡인 것이었습니다.

골드톤의 비즈가 블링블링. 머리에는 부케에서 딴 꽃으로 스타일링

 

 

처음에 플래너님과 상담할 때, (그때가 무려 작년 7월;;) 나보고 머리길이가 어중간하다고

웬만하면 기르는걸 추천드린다고 해서 진짜 내가 10년만에 처음으로 이 기장까지 기르면서 

얼른 다 끝나고 커트하고 싶다고 징징거렸는데, 오늘 사진 찍고 알았다.

웨이브 넣은 긴 머리가 러블리한 느낌을 배로 살려 주는 것을....

7개월간 머리 기르는 고생을 하루만에 보상받는 느낌이었음. ㅜ.ㅜ 

 

릴리즈로 우리끼리 사진 찍는 타임 :D

 

마지막으로, 내가 어디서 본건 많아가지고 내 마음대로 컨페티를 4봉지 준비해서 가져갔다.

(원래 스튜디오에 물어봤어야 했나?....)

컨페티샷은 가장 마지막에 찍었는데, 이 날 희주작가님 컨디션 중에 제일 신나보이셨음ㅋ

정적인 화보식 촬영을 하다가, 컨페티샷이 유일하게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찍었던 지라

동영상을 보면 가장 싱그럽고 발랄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컨페티 던지기 전 무서워서 눈감고 있음.....

 

그렇게 2시간의 세미 촬영이 끝나고, 신데렐라의 마법처럼 모든게 끝나던 순간.

블링블링했던 드레스를 벗고, 남자친구도 턱시도를 벗고 둘다 청바지 차림으로 돌아오니

이 공주놀이가 짧았다는게 아쉽다. (일단 청바지차림이랑 드레스용 화장이랑 전혀 안 어울림ㅋㅋ)

더 길었으면 더 잘했을지는 의문이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공들여서 리서치하고 시간과 돈을 들여 만들어낸 가장 이쁜  모습을

더는  못본다는게 제일 아쉽...ㅜ.ㅜ

이 날이 평일이기도 하고, 친구들이 모두 갓난 아기 엄마들이라 촬영장에 부르지 않았는데

보미가 멀리서부터 와서 브이로그도 남겨주고,

또 플래너님이 작가님 못지 않게 열심히 동영상을 남겨주셔서

연휴 내내 플래너님이 찍어주신 동영상 돌려보는 재미로 싱글(?)로 보내는 마지막 명절을 보냈다.

사실은 아직도 내가 결혼을 하는건지 실감이 잘 안남........@@....

 

이제 원본 받을 날을 기다리는데,

현장 모니터로 본 사진에는 와! 정말 내가 이쁘다! 싶은 사진이 없었어서 큰 기대는 없다...

(플래너님이 찍어주신 동영상 속의 나는 너무 마음에 드는데 왜.....)

반대로 남자친구 촬영 결과물은 이거 기안84화보급이라며 내가 환호를 질렀음.

과연, 어떤 결과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인가? 두둥

 

 

♡ 스튜디오 - 클로드원스 (세미 2시간 촬영)

♡ 드레스 - 시작바이이명순 (화이트 드레스 2벌 대여)

♡ 메이크업 - 살롱드로쉬 (메이크업 - 인혜부원장님/ 헤어 - 설영원장님)

♡ 예복 - 바톤권오수 (맞춤정장 후 턱시도 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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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준비물>

ㅇ 정장 (맞춘다면 5~6주 소요기간 고려 필요) 또는 턱시도, 정장용 검은 양말, 구두, 넥타이 등.

ㅇ 웨딩슈즈 (보통 드레스샵에서 빌려주지만, 세라슈즈에서 예쁜 디자인의 웨딩슈즈 대여 가능)

ㅇ 웨딩밴드 (촬영 전 웨딩밴드를 맞출 수 있다면! 나는 프로포즈 링으로, 남자친구는 촬영 전에 링 구입)

ㅇ 청첩장 (청첩장 제작 1~2주 소요시간 고려, 우리는 촬영을 늦게 한 탓에 청첩장 제작타이밍과 잘 맞았음)

ㅇ 속옷 (재봉선 없는 살색 속옷을 입으라고 해서 샀는데, 나는 그 위에 거들을 입었어서 속옷은 큰 의미 없었음)

ㅇ 헤어(여자는 일주일 전에 브라운으로 염색 /남자는 당일 커트도 가능하지만 가급적 일주일 전에 커트) 

ㅇ 네일(데싱디바 웨딩네일, 미리 부착하면 샤워나 렌즈를 끼고 빼는데 지장이 있으므로 가급적 당일 부착 권장)

ㅇ 간식(당 떨어질까봐 포도당캔디, 젤리, 한입 사이즈 과자, 에너지바 고루고루 챙겼지만 아무도 안먹음..ㅠㅠ)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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