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제2편의 이야기를 가지고 돌아왔어요.

올 해는 신혼여행을 비롯해서 해외여행은 꿈도 못 꾸고

그 와중에 여름 휴가 기간 직전에 다시 코로나가 심각해지는 바람에 집콕하게 되었.. ㅠㅜ.... 

블로그 주종목이 여행인데 여행을 못가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결혼식 얘기를 쓰게 되네요. 

그래도 재밌게 봐주실거라 믿으면서, 1편에서 다 못한 이야기들을 하나씩 풀어가볼께요.

 

 

 

Most of all. Condition

스튜디오 사진 찍을 때도 여러 번 강조했지만, 가장 중요한 건 그 날의 컨디션이라는 사실을 또 한 번 깨달았어요.

메이크업이나 헤어가 맘에 안들면 수정할 수도 있고, 몸매가 맘에 안들면 나중에 후보정이라도 할 수 있지만

컨디션이 안좋으면 어떻게 손 댈 도리가 없어요. 

저는 본식 이틀 전쯤 눈에 오른쪽 눈에 다래끼가 나는 것 같아서, 안과랑 피부과를 갔었는데요. 

안과에서 양쪽 눈 기름샘을 짜주었는데

(그 뒤에 간 피부과에서 결혼 이틀전인데 짰다구요?? ㅡㅡ하면서 항생제를 처방해주심..ㅠㅠ)

오히려 그 때 덧난 것인지 본식 하루 전날 되려 왼쪽 눈이 심하게 부어오르는 다래끼가 나기 시작했어요. 

근데 다래끼는 하루만에 안낫는거 아시죠? OTL

쌍꺼풀 라인이 점점 부풀어 오르는데 진짜....너무 속상한 나머지 준비할 마음도 안생기더라구요 ㅠㅠ

결국 전 날 준비해야하는 일들은 최소로 하고 집에서 쉬면서

항생제를 먹으면서 한 시간에 한번씩 얼음찜질을 해준 덕분에

그래도 다음 날 (왼쪽 눈이 좀 부어있긴 하지만) 그럭저럭 티나지 않게 넘어갈 수 있었어요. 

정말, 식이 가까워질수록 피곤하고 지쳐서 면역력도 낮아지니까요, 일주일 전부터는 최대한 컨디션 관리하셔야 해요.  

 

 

 

1. Hair & Make up - Salon de Rosh

 

드디어 당일 아침이에요. 

저는 사실 중요한 시험 때마다 긴장한 탓에 잠을 전혀 못자는 체질+불면증까지 있어서 

장담컨대 결혼식도 못자고 갈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신기방기하게도 5시간이나 잤고 그래서인지 컨디션이 평소보다 좋았어요. (컨디션이 너무 좋았어서 문제...)

헤어/메이크업은 스튜디오때와 마찬가지로 살롱 드 로쉬(Salon de Rosh)에서 진행했어요.   

메이크업은 최대한 청순한 느낌으로 부탁드렸어요.

눈매만 또렷하게 하고 속눈썹에 마스카라는 최대한 적게. 

제가 절 잘 아는데 저는 눈화장을 많이 할수록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는 얼굴이에요. 

메이크업 담당 선생님이 당황하시면서 이 정도는 데일리메이크업인데 괜찮냐고 하셨지만.........ㅋㅋㅋ

 

아, 참고로 사진은 모두 보정되지 않은 원본임을 감안해주세요 >.<

 

메이크업하는 저를 뿌듯하게(?) 바라보는 엄마마마

 

 

사실 이 날까지도 헤어스타일을 완전히 정하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었는데요.

스튜디오 사진을 찍을 때 포니테일과 길게 늘어뜨린 스타일 모두 해보았는데

나중에 결과물을 보니까 (번이든 포니테일이든) 머리를 묶고 찍은 사진이 하나도 이쁘지가 않더라구요. ㅠㅠ

(나이 든 이모님 같았음..ㅠㅠ)

드레스에 어울리게 단정하게 묶을 것이냐, 아니면 나에게 어울리게 머리를 풀 것이냐.....끝까지 결심이 서지 않았는데

엄마의 강력 추천 + 헤어 선생님의 흔쾌한 도전응원에 힘입어

결국 긴 머리를 풀어서 반묶음을 하고 웨이브를 넣기로 했어요. 

선생님이 요즘 유행이니 잔머리를 내지 않을꺼냐 하셨지만 전 깔끔한걸 좋아해서 단호박으로 노노.

확실히 스튜디오 촬영을 해봐야 본인이 원하는/ 또는 결과적으로 본인에게 잘 어울리는 

메이크업이나 헤어스타일 등을 찾아가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저는 스튜디오 촬영 찬성입니다!

 

짜잔, 티아라를 씌워보고 있어요! 감출수 없는 저 행복한 눈빛 

 

작가님이 시켜서 열심히 예쁜척 예쁜척 

 

메이크업과 헤어를 80%정도 해두고, 드디어 드레스를 입어보았습니다. 

드레스까지 입고 나니 머리를 푸는 게 괜찮은 것 같아서 그 뒤로는 티아라도, 귀걸이도 일사천리 >.<

아, 이 날 저희 부모님과 남동생의 혼주메이크업도 같은 살롱 드 로쉬에서 진행했는데 

(생각보다 신부는 본인 메이크업/헤어 받기도 바빠서 신경 쓸 겨를도 없지만) 

선생님들이 세련되게 잘 해주셨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제가 드레스 입고 메이크업 하는 모습을 엄마가 지켜보면서 흐뭇해하셔서 참 좋았어요. 

매의 눈을 가진 엄마가 행복한 표정으로 우리 딸 이쁘다고 해주니까 마음도 놓이고요.  :) 

 

 

2. Before Ceremony - C:ZACC by Lee Myung Soon 

 

예식 시작하기 1시간 반 전에, 결혼식장에 도착했습니다. 

전경련플라자는 하루에 2팀만 예식을 진행하기 때문에 예식 앞/뒤로 시간이 넉넉한 편이에요. 

그래서 예식 시작 전에 신부대기실에서/홀에서/로비에서 정말 다양한 스냅사진을 찍을 수 있었어요. 

(스튜디오 사진 한 번 더 찍는 정도였달까요...)

 

가장 좋아하는 결혼 사진 중 하나에요. (원본이라 대기실 조명 그대로 약간 노란 빛이 돌아요)

 

서로 마주보면서 싱긋 :)

 

 

'우리의 첫사랑' 본식 드레스가 완전히 등장했어요!

이미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시작바이이명순의 Scene in a Romantic Move Collection의 한 벌을 입었답니다. 

블로그 쓰면서 되돌아보니 드레스투어할때가 가장 즐거웠던 것 같아요. 

막상 그때는 회사다니면서 반차를 쪼개 쓰고 또 드레스가 안어울릴까봐 걱정도 하면서 즐기지 못했는데 ㅠㅠ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정말 제대로 즐길 수 있을것 같은데 한 번 더 안되겠니 ...? (?)

 

제가 입은 드레스의 화보샷이에요!

 

비하인드 스토리를 살짝 말씀드리자면,

드레스 투어를 하기 전에 이미 본식 드레스로 점 찍어놓은 다른 드레스 샵이 있었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비즈드레스를 입고 싶었던지라

실크 드레스로 유명한 시작바이이명순은 투어 후보에도 고려하지 않았었는데요, 

2개 샵을 고르고 나니 아무래도 아쉬운 것 같아서 큰 기대 없이 마지막에 시작바이이명순을 추가했어요. 

그리고 제 첫 드레스투어샵이 시작바이이명순이었고, 

드레스샵 실장님께 제가 캡쳐해 간 드레스 스타일과 함께 제 체형의 장단점을 상세히 말씀드렸는데요. 

이 날 입었던 이 드레스를 가장 먼저 꺼내와주셨어요. 아직 화보에도 공개되지 않은 (당시 11월) 신상이라면서요. 

드레스 입은 나는 어떤 모습일까....떨리는 마음으로 입어보았는데 첫 드레스부터 정말 저한테 찰떡인거에요. 

 

이 날은 시작바이이명순만 투어하는 거라, 엄마도 남편(당시 남자친구)도 없이 플래너님과 혼자 갔었는데요

이 드레스 입은 모습을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못한다는 사실이 원통할 정도로, ㅜㅠ 

이 드레스를 입고 거울을 보던 그 순간, 세상에서 처음 경험하는 황홀한 기분에 휩싸였더랍니다. 

그 뒤로 세 벌 정도 더 입었는데 드레스샵 실장님이 정말 찰떡같이 잘 가져다 주셔서 다 마음에 들었어요. 

그래서....시작바이이명순을 나오면서 예약된 2순위였던 드레스샵 하나를 취소해버렸...........

(예쁜 드레스입고 공주 놀이 할수 있는 기회인데 왜 그랬을까요????)

 

그렇게 원래 입고 싶었던 드레스보다도, 이 드레스가 마음에 들어서 드레스샵을 시작바이이명순으로 지정했고, 

본식드레스 가봉날에도 엇비슷하게 잘 어울리는(심지어 체형커버가 더 잘 되는) 드레스가 있었지만

고민고민 끝에 드레스투어 날 반했던 이 드레스를 고르고야 말았어요. 

 (참고로, 그 날 같이 갔던 엄마 말에 의하면, 남편이 제가 이 드레스를 입고 나오자 "아 이쁘다" 라고 했다더라구요ㅋㅋ)

 

신부대기실에서 떨리는 마음으로 

 

한복입은 엄마랑....(이 한복 때문에도 참 많은 사연이....ㅠㅠ)

 

신부대기실에 잠깐 들렀다가, 원판사진을 먼저 찍고 예식장 곳곳에서 본식스냅사진을 팡팡 남겼답니다. 

 

홀 안에서도 찍고요 

 

평소 톰보이스타일 저는 이 날 머리를 반묶음 해서인지 세상에 다신 없을 청순함(?)으로...

 

 

사실 스냅작가님이 식 시작시간을 살짝 헷갈리셔서 오만가지 스냅사진을 다 찍어본 것 같아요. 

홀 안에서 원판사진도 찍고, 독사진도 찍고, 베일샷도 찍고, 대기실에서도 수줍은 (척 하는) 것도 찍고 

홀 바깥에서 자연채광 받으면서 커플씬도 얼마나 많이 찍었는지....

그러다가 생각보다 시간이 안남아서 부랴부랴 신부대기실로 들어가서 겨우 손님들을 맞이할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저는 원래 약간 톰보이같은 스타일인데다가, 화장할 때도 쨍한 립컬러를 바르는데요

이 날은 드레스와 헤어와 메이크업의 힘으로 인생에 다시 없을 피치피치한 느낌이었어요. 

그래서인지 저 날의 제가 저 스스로도 처음 본 분위기여서인지 가끔 사진 볼 때마다 제가 설레요.....(읭)

내가 이렇게..차분하고 청순했나?.....(읭??)

 

그나저나 원본 사진은 받아놓고 아직까지 셀렉을 못했는데 이렇게 블로그에 한 장 한 장 올릴 정성이면

얼른 본식사진 셀렉을 하긴 해야할 것 같네요.  :)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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