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다 끝난 뒤에야 정리하는, 결혼 준비 과정.
준비 하는 동안에는 너무 바쁘고 힘들어서 기록을 남겨둬야겠다는 생각조차 사치였는데,
결혼식이 끝나고 나니 그래도 한 번 밖에 없는 결혼식 준비를 조금이라도 남겨 놓으면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첫 기록은 스튜디오 촬영부터!
* * *
1. 스튜디오의 선택
이미 다른 포스팅에서도 썼지만, 스튜디오 촬영은 '클로드 원스'.
스튜디오 촬영/가봉스냅/데이트 스냅 중에 고민 하다가 무난하게 스튜디오 촬영을 하기로 했고,
그 다음엔 스튜디오를 골라야했는데
나는 담백하고 심플하고 오래보아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장식이 화려하지 않은- 사실상 장식이 없는) '결과물'을 원했다.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나면 다 촌스러워지기 마련이지만, 최대한 덜 화려하고 덜 장식할수록 덜 촌스러워지는 것 같다.)
'클로드 원스'와 '연남동흑백사진관' 사이에서 끝까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다가,
그래도, 인생에 한 번 드레스를 입고서 화보느낌 뿜뿜하는 사진을 찍어보고 싶은 마음을 포기할 수가 없더라.
결국,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가 가장 중요한데- 원하는게 또렷하게 없을 때는 이상형 월드컵처럼 토너먼트를 거쳐서
역으로 본인이 원하는 것을 알아가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스튜디오를 고를 때 쯤, 인스타에서 본 어느 커플의 화보가 너무 멋있어서 클로드원스에 마음이 많이 끌렸다 ㅋ)
* * *
2. 수정본의 완성 (셀프 포토샵)
촬영을 마치고 2주 뒤쯤 원본을 셀렉하러 갔는데
셀렉을 하더라도 수정본을 45일 ~ 60일 뒤 쯤, 그러니까 원래 결혼식보다 더 늦게 받게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건 원래 그런 건데, 결혼 준비자체가 조금 타이트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감수했던 문제였다.
(결혼준비를 하다보면 예상보다 타임라인이 많이 길어진다.
예약을 하려고 해도 한 달 뒤에 가능한 경우가 부지기수고, 결과물을 받는데도 상당히 오랜 기간이 걸리므로
결혼준비를 할 때 그런 타임라인을 충분히 가져가야 나중에 결혼식에 닥쳐서 쫄리는 일이 적을 것 같다. - 쫄린 1인)
사실 스튜디오 촬영은 결혼사진을 찍는 의미도 있지만 모바일 청첩장에 쓰려는 목적도 있기 때문에
수정본이 급하게 필요했던 지라, 어쩔 수 없이 원본을 받아서 내가 떠듬거리며 포토샵으로 고쳤다.
20대였다면 모를까 30대 중반 즈음에 막 달걀같은 얼굴형에, 늘씬한 팔다리로 고쳐보았자 이미 내가 아님을 알기에
나는 그냥 나의 얼굴을 최대한 유지하는게 목표였고, 잡티나 얼굴이 지는 그림자 정도를 지우면서 만족했다.
다만, 낮에는 일하고, 밤에 집에 와서 유투브보고서 한 땀 한 땀 버벅거려가며 고쳤기 때문에
정말 크리티컬한 부분말고는 뒷배경의 선이라던지 바닥같은 부분은 엄두도 못내었음....;;;
그리고,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진의 원본이다.
사진 원본 퀄리티가 좋으면 고칠게 별로 없을 뿐 더러, 고치기도 쉽다.
* * *
3. 셀렉한 사진들
사실, 가장 큰 함정은 여기에 있었다.
클로드원스는 그 특유의 몽환적인 색감과 흑백/회색의 모던한 느낌, 그리고 자연스러운 표정과 제스처에 강점이 있다.
그런데 나는, 사진에 대한 나의 개인취향이 또렷했기에
촬영 시작하면서 작가님께 쨍한 색감을 좋아한다고 말씀드렸고,
셀렉을 할 때도 흑백으로 찍어주신 사진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은 다 컬러로 변환을 요청드렸다.
그리고 자연스럽고 동적인 사진들도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나는 정적이고 덤덤한 사진들을 많이 골랐다.
나도 잘 몰랐지만, 아마도 내 안의 내가 그런 사진을 원했던 것 같다. 증명사진 같은 사진들.
내 눈에 이뿌면 장땡이지...!!
결과적으로 셀렉한 내 사진들은 어쩌면 일반적인 클로드 원스 사진들과는 조금 다를 수도 있다.
그것은 그저 내가 내 기준에 따라 그런 사진들을 골랐기 때문이다.
보다시피, 클로드원스에서 직접 수정해 준 사진들도 과한 보정 없이 내 원래 얼굴을 잘 살려서 수정해주었다.
게다가 전문가들이라 그런지 클로드원스에서 수정해준 사진들의 선명함이 확실히 달랐음.
처음, 셀렉할 때만 해도 생각보다 마음에 드는 사진이 없는 것 같아서 속상했는데
(나 스스로가 연예인도 아닌데 연예인급 사진을 기대했나봄..반대로 신랑은 너무 잘 나옴...♡.♡)
그래도 잘 고르고 고르다보니 모바일청첩장에 쓸 만큼은 충분히 셀렉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포토샵으로 너무 어색하게 깎고 다듬지 않고도
나와 신랑 얼굴 안에서 최대한 예쁘고 잘 생긴 모습들이라 더 좋았고.
모바일청첩장에도 예쁘게 잘 쓰고, 결혼식 당일에 포토테이블에도 잘 쓰고,
그리고 지금은 신혼집에 요로코롬 잘 쓰고 있다. :)
'■ 삶 > - wedd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wedding ceremony - 로망의 실현 (feat. 팬텀싱어1) (4) | 2020.10.23 |
---|---|
wedding ceremony - 2 [Dress & Makeup] (4) | 2020.10.07 |
wedding ceremony - 1 (0) | 2020.08.29 |
[wedding] 스몰필름 예약 :) (0) | 2020.05.04 |
[wedding] 스튜디오 촬영 (클로드원스,시작바이이명순,살롱드로쉬) (6) | 2020.0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