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31일
Teotiuacan, Mexico.


피라미드라고 하면 다들 이집트를 먼저 떠올리지만, 멕시코에도 유명한 피라미드가 있다.
바로 멕시코 시티 근교의 떼오띠우아깐(Teotihuacan).

과달루페 성당에서 떼오띠우아깐에 가는데까지도 사건이 많았다.
부패의 극을 달리는 경찰이 우리팀 차를 걸고 넘어지는 바람에
양아치도 아닌 무려 경찰한테 돈을 뜯기고;;!
멀쩡히 잘돌아가던 내 카메라는 바로 피라미드 앞에서 망가져버리고 말았다.
2007년 12월 31일, 이 머나먼 타국 멕시코시티에서 사망한 나의 MV1.
아무리 뜯어서 흔들어보고 난리를 쳤지만 즉사........

사진기 때문에 아이삭(가이드)이 설명해준 떼오띠우아깐 내용은 거의 못들었다. ㅠㅠ
그래도 어설프게 주워들은거라도 얘기를 시작해보자.

떼오띠우아깐에는 두 개의 피라미드가 있다.
바로 달의 피라미드와 해의 피라미드.
우리는 먼저 달의 피라미드에 올라갔다.

경사도가......ㅎㄷㄷㄷ


달의 피라미드에서 바라본 죽음의 길과 왼편의 해의 피라미드


멕시코의 피라미드는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다르게 계단식으로 제단처럼 제작되어있다.
옛날 옛날 신들의 세계에서 어느 한 신이 목숨을 희생해야 할 일이 있었다고 한다.
불에 뛰어들어야 했는데 지목당한 그 신이 무려 불 앞에서 5번을 머뭇거리자
보다못한 다른 신이 그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들었단다.
그를 본 머뭇거리던 신이 부끄러운 마음에 뒤따라 불 속으로 뛰어들었고
이 두 신을 기리기 위해 달의 피라미드와 해의 피라미드를 만들었다고.


정면에서 바라본 해의 피라미드. 꽤나 높고 가파르다.


태양의 피라미드에서 바라본 죽음의 길과 달의 피라미드.



달의 피라미드는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없는 반면, 해의 피라미드는 끝까지 올라갈 수 있다.
꼭대기에 올라가면 펼쳐지는 죽음의 길과 달의 피라미드..

궁금한건, 왜 두 피라미드를 마주보게 짓지 않고 90도로 꺾어지게 세웠을까.

저 뒤의 달의 피라미드와 함께. 왠지 결연해보이는 내 표정!


아이삭의 말에 따르면
피라미드를 만들때 멕시코에는 이 돌들을 옮길만한 커다란 동물 (코끼리같은-_-) 들이 없어서
이 돌들을 다 사람 손으로 멕시코 전지역에서 옮겨다가 세웠다고 한다.

함께했던 선희언니와.

딱딱히 굳은 표정을 보고 아이삭이 "데낄라~"를 외치게 시켰다. 데낄라~



해의 피라미드 정 가운데에는 이렇게 푹 파여 은(?)인지 뭔지 알 수 없는 금속으로 덮인 곳이 있는데
이 부분에 손가락을 대고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댔나, 아님 이 피라미드의 기운을 받는다고 했나;
정말 딱 1년전 이야기라서 이제 막 기억들이 흐믈흐믈 헷갈리고 있다 ;_;
어쨌든 나도 저기서 소원을 받았는지 기운을 받았는지 여튼 그랬다 -_-

간지쟁이 아이삭과 함께


피라미드위에 앉아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그랬다! 멕시코에는 선인장이 있었다.

딱 1년전인데 나 왤케 어려보이지...(..)



선희언니에게 선인장 바늘에 찔린 표정연기를 가르쳐주려다가
정말 선인장 바늘에 콕! 하고 찔렸다
근데 찔린 그 곳에서 피가 슬금슬금;;
피를 보니 갑자기 걱정 되는게 이 선인장에 독이 있지는 않을까. ㅠ 타지에서 죽기 싫어요 ㅠㅠ
다행히 아이삭은 반 비웃음으로 죽을일 없으니 걱정하지 말랬다. 흥. 난겁났다고

하늘에서 찍는 것을 빼고
달의 피라미드와 해의 피라미드를 한꺼번에 카메라안에 담을 수 있는 곳에서..


피라미드 아닌 작은 제단. 손뼉을 치면 텅 빈 야외인데도 왕왕왕 울렸다.


똑똑하고 듬직한 가이드 아이삭 덕분에 낯선 멕시코에서 헤메지 않고
멕시코시티 관광의 꽃, 떼오띠우아깐을 제대로 구경할 수 있었다.
피라미드를 두 개나 오르고 내려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다.

2007년의 마지막 해가...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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