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 하프문베이




본격 미국 서부 여행 3일차!


말이 3일 차이지 교육일정부터 포함하면 나는 사실 샌프란시스코 일대에 11일째 머무르고 있다. 

꽤 오래 머무르고 있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도심(파이낸셜 디스트릭트)에서만 보냈기 때문에 

오늘은 다운타운 보다는 근교로 나가볼까하는 마음!

멀리까지는 빅서(Big Sur)까지도 가보고 싶었는데 몸이 따라주지 못했다.

이제 나이가 드니까 여행에서 '피곤하지 않기'가 중요한 요소가 된 듯..ㅠㅠ


빅서(Big Sur)까지 가려면 편도가 2~3시간이라 바지런히 움직였어야 했는데 

좀 피곤해서 밍기적 거렸더니 점심시간...또르르

구글링에서 찾은 햄버거 맛집에 가서 햄버거를 먹고 기운을 낼 줄 알았는데

날씨가 흐려서 그랬는지, 아니면 11일째의 강행군에 좀 지쳤었는지 컨디션이 나빠

결국 점심먹고 숙소로 퇴각했다. 또르르 



혀를 내밀고 있는 것 같은 베이컨 버거! Roam Artisan Burger @ San Francisco



한숨 자고 나오니 어느새 맑게 갠 하늘 :)





점심 먹을때만해도 하얀 구름이 가득하고 스산한 느낌이 있었는데 

숙소에서 한 숨 자고 일어났더니 쾌청한 여름날씨가 되었다!

교육받으러 온 첫 날 오후를 빼고는 일주일 가까이 샌프란시스코는 초겨울마냥 우중충 했는데

난 그래서 샌프란시스코 날씨는 사시사철 한국 초겨울 같은 줄 알았다.

그런데 제법 여름같은 날씨라니!!!

우리 회사 사람들 패딩만 입다가 한국 돌아갔는데 ㅠㅠ



칭구랑 나는 사실상 빅서(Big Sur)에 가기는 글렀고,

미션 돌로레스 공원을 갈까 아니면 하프문베이(Halfmoon Bay)를 갈까 하다가 

빅서(Big Sur)만큼은 아니겠지만 하프문베이(Halfmoon Bay) 낙점!

날씨가 좋으니까 오늘은 금문교에서 노을을 볼 수 있을것 같다. 

맛만 보고 돌아오자라는 마음으로 붕붕!


확실히 운전이 가능하면 여행의 공간적 범위가 넓어진다는 게 좋다.

우버가 잘 되어 있긴 하지만, 왕복 2시간 거리를 우버타고 다니기엔 부담스럽고

뚜벅이 여행자는 쉽게 도시 근교로 나가기가 어렵다. 

투어상품이 있기는 하지만 유명한 관광지가 아닐 경우엔 투어가 없기도 하고.

확실히 미국 서부는 도심만 관광할 게 아니라면 렌트를 하는 게 더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다.

그래서 내가 여행을 위해서 운전을 다시 배웠다. 헤헤 

하프문베이도 렌트를 안했다면 갈 엄두를 못냈을 거다.





샌프란시스코에서 1시간여를 달려 하프문 베이 도착!



하프문베이의 바닷가 풍경.



Three Rocks : 말 그대로 Three Rocks라고 한다.



Three Rocks에 촘촘히 앉아있는 갈매기/기러기들과 함께



우리는 사실 하프문베이를 잘 몰라서, 

일단 구글맵에 하프문베이에 있는 리츠칼튼 하프문베이를 목적지로 지정해서 갔다.

별 생각 없이 갔는데 호텔부지에 골프클럽이 딸려 있어서 그런지 바닷가를 배경으로 굉장히 잘 관리된 잔디밭이 너르게 펼쳐져 있고

하프문베이를 따라 트레일도 잘 조성되어 있었다. 

으아 생각보다 분위기도 고급스럽고 조용해서 힐링하기 너무나도 좋은 곳이었다. 



※ 하프문베이 드라이브 팁 - 무료로 주차하기 ※


렌트의 좋은 점은 기동성이 좋다는 것이지만 대신 주차할 곳을 찾는 것이 난관입니다.

어떻게 하면 무료주차/저렴하게 주차할 수 있을까 항상 고민 ㅠㅠ

렌트카를 이용하여 하프문베이로 드라이브가시는 분들은 리츠칼튼 하프문베이를 이용해보세요.

리츠칼튼 하프문베이 출입구에서 Coast Trail 때문에 방문했다고 말하면

주차장으로 진입할 수 있는 Code Number와 함께 1장짜리 Trail Course 지도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주차비는 무료랍니다. :)

차를 호텔에 주차하고서 Trail을 따라 걷고 해변에도 내려가보시길 :)



멋진 해안절벽을 따라 잘 가꿔진 트레일 코스와 골프잔디


굴곡진 해안절벽이 참 멋졌던 곳. 갑자기 영국이 떠오른건 무엇..


평온한 바닷가 풍경






사실 큰 기대하지 않고 여유롭게 드라이브나 해볼 겸, 바닷가나 구경할 겸, 렌트카도 써먹을겸 갔던 하프문베이였는데

복작거리는 도심에 있다가 잘 정돈되고 꾸며진, 그러면서도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하프문베이 풍경에

오길 정말 잘했다라는 마음이 불쑥 불쑥 솟아올랐다.



샌프란시스코에 살았던 친구한테서 리츠칼튼 하프문베이 브런치가 괜찮다고 추천받았었는데

이렇게 좋을 줄 알았으면 낮에 햄버거 먹지 말고 여기와서 브런치 먹고 더 여유부리며 놀다 갈껄 ㅠㅠ

와보니 너무 좋아서 일찍 오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ㅠㅠ



하프문베이도 서쪽이라 바다로 떨어지는 멋있는 일몰을 볼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내가 오늘만큼은 금문교와 함께하는 노을을 보겠다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던 탓에

해가 서서히 기울어질 때를 맞춰 돌아가야했다.

너무 평화롭고 목가적인 풍경에 맘이 홀려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를 외치며

아쉽게 돌아섰던 하프문베이.



다음에...............

라고 쓰고나니까 내가 미국 서부를 정말 무슨일로 또 올까 싶은데

무슨 일이 생겨서든 다음에 미국 서부에 또 오게 된다면 (하지만 향후 5년간은 더이상 오고 싶지 않다...후)

조금 더 여유롭게 다시 와보고 싶다!



그리고 재미삼아 검색해봤는데 The Ritz-Carlton Halfmoon Bay 1박 요금이 약 $900....^^

언제오더라도 그냥 샌프란시스코에서 당일치기에 만족하는 것으로....

이제 대망의 금문교 노을을 보러 샌프란시스코로 출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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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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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semite National Park 


오늘 방문할 곳은 터널뷰와 미러호수








새벽 6시. 

알람이 울렸다.

으으. 밤새 추워서 뒤척인 탓이 잠을 설쳤다. (나중에 보니 머리맡 창문이 열려있었다. @@ 커텐에 가려져서 당연히 닫혀있는 줄)

그리고 밖을 내다보니 어젯 밤 산속의 칠흙같은 캄캄함이 가실 기미가 보이지도 않는 것 같다. 


내가 터널뷰에서 일출을 보자고 했는데 막상 일어나니, 

일출은 무슨 일출이냐. ㅠㅠ 어디서든 해는 뜨고 지는데 ㅠㅠ 포기하고 잠이나 더 자고 싶다 ㅠㅠ


쿄쿄쿄 간사한 내 마음

그래도 본격적인 여행 처음부터 이러면 안될 것 같아서 칭구를 깨워 옷만 껴입고 터널뷰로 출발 ↗

(이후에도 일출 퍼레이드는 계속 됩니다....)





차츰 세상이 밝아지더니 오묘한 보라빛 하늘이 되었다. 그리고 또렷하게 떠 있는 어제의 보름달.






숙소에서 터널뷰까지는 차로 15분 거리.

숙소를 출발했을 때만 해도 밖이 컴컴했지만 순식간에 하늘이 밝아져오기 시작했다.

그러는 와중에 서쪽 하늘에는, 이제 들어갈 준비를 하는 보름달이 휘영청 빛나는데

요세미티 밸리 계곡의 실루엣과 그 사이에 떠있는 달의 풍경이 환상적이어서

일출을 보러가던 길에 잠시 차를 멈추고 한 폭의 그림같은 순간을 만끽했다. 




터널뷰에서 바라본 해뜨기 전의 요세미티 밸리의 풍경




연기 없이 깨끗한 아침 6시 vs. 연기가 자욱한 어제 저녁 7시








아침해가 뜨기 직전인 요세미티 밸리를 배경으로 @ 터널뷰






터널뷰(Tunnel View)에 도착하니 아직 해는 뜨지 않았지만 날은 완전히 밝은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해가 2700m 가량 높이의 암벽들을 넘어서 뜨려니, 실제 일출시간보다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리는 것 같았다. 

어제 저녁에 왔을땐 사람들이 꽤 있어서 사진 한 번 찍으려면 화면에 좀 부대끼는 느낌이 있었는데

오히려 일출시간에 오니 우리 말고 몇 명 없다. ↖('ㅅ')↗

역쉬 부지런한 새가 모이를 잡고 부지런한 인간이 좋은 풍경을 본다. 이거슨 진리!

게다가, 어제는 연기가 자욱해서 제대로 보이지 않던 요세미티 밸리의 풍경과 저 멀리 하프돔의 모양도

이른 아침에 와서 보니 연기 걱정은 접어도 될 만큼 깨끗하고 또렷하게 보인다. :)



요세미티 밸리(Yosemite Valley)는 빙하의 침식으로 생긴 계곡으로 그 길이가 13km로

하프돔(half dome)과 엘 캐피탄(El Capitan)과 같은 화강암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소나무가 빽빽하게 자리 잡고 있다. 

터널뷰에서 바라보면 가장 멀리 보이는 하프돔까지 그야말로 요세미티 "밸리", 계곡이란 말을 실감나게

침식작용에 의해 깎여나간 절벽들이 겹겹이 포개져 있는 장관을 볼 수 있다. 

(갑자기 고등학교때 배운 한국지리가 생각나는 순간 ㅋㅋ 나 한국 지리 엄청 좋아했는데...☞☜)



이번 요세미티 방문때 가장 유명한 글래이셔 포인트(Glacier point)가 폐쇄되어서 조금 아쉬웠지만

그 아쉬운 마음을 터널뷰에서 훌훌 날려보낼 수 있다.

어짜피, 내가 직접 안보면 얼마나 아쉬운지도 잘 모름 쿄쿄





하프돔 너머로 마치 광선을 내뿜뜻이 떠오르는 해




드디어 2700m의 거대한 화강암석들을 너머로 해가 떠올랐다! 햇살이 밸리 곳곳을 비추던 장엄한 그 순간






자다 일어나서 약간 초췌하지만 그래도 좋다! (헤헤)





그렇게 새벽부터 일어나 씻지도 않은 채로 달려나가

요세미티 밸리 계곡 위로 힘차게 떠오르는 일출을 보았다.

화강암벽에 둘러쌓여 컴컴했던 계곡이 해가 떠오르는 각도에 따라 점점 황금빛으로 반짝이던 그 모습이란!


어제 숙소도 별로 안좋고 창문이 열린지도 모르고 자서 잠을 설쳤는데

그래도 이렇게 국립공원 숙소에 머물다 보니 일출도 보는구나.

갑자기 요세미티 숙소의 진가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사실 이런 산장 말고 요세미티 내에 호텔들도 있는데

Full Booking이라 어쩔 수 없이 산장에 묵었던 것도 있다.

만약 요세미티 여행을 (아주아주) 미리 계획 할 수 있다면 꼭 호텔로!



 

일출을 보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 마치 그림을 그려놓은 듯한 암벽과 햇살을 받은 노쓰돔(North Dome)





그리고 요세미티의 상징 하프돔(Half Dome)





내가 묵었던 하프돔 빌리지의 산장!



숙소로 다시 돌아와 채비를 마치고

숙소 앞 테이블에 앉아 숲속 풍경을 만끽하며 아침으로 사과를 씹어먹었다.

나무들은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있고, 그 사이로 아침 햇살이 경쾌하게 내리 쬐었다.

숲에서 맞는 아침은 상쾌함 그 자체였다. 

뭐랄까, 도시를 여행다니면서는 절대로 겪어볼 수 없는 그런 경험.

정말 자연 한 가운데 들어온 것 같은 느낌. 

그땐 그렇게 좋았는지 잘 몰랐는데 막상 여행기를 쓰는 지금, 

여행이 다 끝난 지금 되돌아보니 그 아침은 유난히 특별히 좋았다고 떠올려본다. 헤헷




미러호수로 출발하기 전에 요세미티의 풍경을 가득가득 담아 (여행기 타이틀의 흰 티셔츠 등장)





테나야 호수도 보았고, 엘 캐피탄과 하프돔도 보았고

터널뷰에서 요세미티 밸리도 보았지만 이렇게 돌아가기는 아쉬우니까 짧게나마 하이킹을 하기로 했다.

오후엔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가야하니까 무리가 되지 않도록 가장 쉬운 코스를 골랐다.

바로 미러 호수 (Mirror Lake) 트레일!

하이킹도 하고 어제 테나야 호수 처럼 미러 호수에서도 샌드위치를 먹으며 피크닉을 하는거얏!


그렇게 기분좋게 룰루랄라 약 1.8 mile 정도를 걸어 미러 호수에 도착했는데, 

읭?

.......





호수라면서 물은 어디 있나요?





땨댠 ! 난 호수 한 가운데 서있다!





그랬다.

분명 호수랬는데,

물은 커녕 사막같은 모래벌판만 가득한 미러호수에 도착한 것이다.

OTL

요세미티 안내 책자에도 미러호수가 여름에는 Dry한다고 써있긴 했는데

물이 조금 부족한 정도인 줄 알았지 

이렇게 싸그리 다 말라서 바닥이 다 드러나는지는 몰랐다. 

나는 그래도 그럭저럭 이것도 나름 멋있는 풍경이라고 생각했는데

칭구는 옆에서 배신감에 부들부들 ㅋㅋㅋ

그럼 안내 책자에 완전히 마른다고 써놔야 하는 거 아니냐며..

(자네...변호사 한 번 해보지 않겠나?)




1988 Honey,H vs. 2018 Honey,H






한국에 돌아와서 사진첩을 보다가 발견한 사진!

어디서 많이 본 돌산인것 같아서 여행사진을 찾아봤더니

우왓!

요세미티의 미러 호수였다!!!

미러 호수 뒤의 산이 똑같이 생겼어!!!

신기방기 @@

이 사진 배경이 어디인지 몰랐었는데 이번 여행으로 30년만에 알게 되었다. 

두 사진을 비교해보니, 30년 동안 

펭귄같던 나도 이렇게 자라고

나무들도 자라고

그때도 물은 별로 없었구나?

그리고 난 그때나 지금이나 하얀 모자를 ....(//)




미러 호수에서 돌아오는 길에 만난 메르세드 강줄기, 정오가 가까워지니 점점이 연기가 시야를 뿌옇게 만든다.ㅠㅜ





웃는 것 처럼 보이지만 실은 데일것 같이 뜨거운 날씨에 부들부들 거리는 중!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4시간을 달려 이제 샌프란시스코로!







허무하게 끝난 미러호수의 트레일과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뒤로 하고

장장 4시간거리를 달려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왔다. 


사실 샌프란시스코에서 편도로만 4시간 이상 걸리는 데다가

한동안 화재때문에 폐쇄할만큼 상황이 안좋아서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갈까 말까 고민을 많이했는데

(게다가 엄마를 비롯해서 요세미티에 가봤던 친구들이 거대한 한국山같고 이국적이지는 않다고 했다 ㅠ)

그래도 과감히 가자고 결정했던 나 셀프 칭찬해주고 싶다 헤헤.


햇살에 반짝이던 테나야 호수도 정말 좋았고

그림처럼 등장했던 엘 캐피탄도 정말 웅장했고

칠흙같이 어두운 밤 야외에 앉아 먹었던 피자도 정말 맛있었고

숲속에서 일어나 맞이했던 아침도 정말 상쾌했고

터널뷰에서 바라보았던 요세미티 밸리의 풍경도, 일출도 멋있었다. 

사실 여행다닐 때 99% 자연환경으로만 보는 여행은 좋아하지 않는데

이번 여행은 산과 호수와 일출과 짧은 하이킹까지 어우러져 

딱 적당해서 좋았던 1박 2일, 즐거운 요세미티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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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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