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에서 샌디에이고로!



네. 꼭 이렇게 떠나는 날 화창하다니까요.



공항가기 전 기어코 들러서 사먹었던 Smashed avo toast :)




여름휴가 4일차.

오늘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샌디에이고로 넘어가는 날!

원래는 완전 로드트립 취지에 맞게 샌프란시스코에서 서부 해변을 따라서 샌디에이고까지 운전해서 가려하였으나,

해필 일부 구간이 공사로 막혀있어 해변도로만 이용할 수는 없고

빅서(Big Sur)근처까지 해변도로를 타고 내려갔다가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올라와서 고속도로를 타는 수 밖에 없다기에

여러모로 시간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교통상황이 비효율적인 것 같아 비행기를 타기로 했다.


그 와중에 아침에 갑자기 유선언니가 추천해준 Vive la TrateSmashed Avo Toast먹고 싶어지는 바람에

급기야 공항가던 길에 Ferry Building에 들러 결국 Smashed Avo Toast를 Take out 해서 먹긴 먹었는데

문제는 비행기를 놓칠까봐 엄청 절박해졌다는 것이다. ㅠㅠ

국내선이라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렌트카를 반납해야했고

렌트카를 반납해야하려고 보니 기름을 채워줘야 했다.

게다가 나는 수하물로 부칠 짐이 있고...렌트카 반납하는 곳이랑 Domestic Terminal이랑은 거리가 멀고..


워메..나 비행기 놓치면 어뜨캄? ㅠㅠ


작년 가을 상해에서 몬트리올행 비행기 놓쳤던 일생일대의 트라우마가 있어서 얼마나 가슴이 쫄리던지 ㅠ

다행히 비행기는 놓치지 않았으나, 보안검색 시간대가 몰렸는지 보안검색대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비행기 놓치는 줄 알았다.ㅠ

여러분, 우리 국내선이라도 마음 놓치말고 일찍일찍 다닙시다 .ㅠ.ㅠ


 


다행히 시간맞춰 비행기를 탔고, 시에라 네바다 산맥을 구경하며 1시간 반을 날아 샌디에이고 도착!



점심은 Five guys에서!





비행기는 약 한시간 반 정도를 날아 샌디에이고에 도착했다.

꺄! 내가 샌디에이고에 또 오다니!!

그것도 2년만에 또 오다니!!!



사실 샌프란시스코나 LA이에 비하면 샌디에이고는 작은 휴양지같은 느낌이랄까.

이미 서울도 너무 크고 복잡한데, LA를 생각하면 LA도 대도시인데다 느긋하게 쉬기보다는 관광지를 찾아다녀야 할 것만 같은 압박이 느껴졌다.

그보다는 할 게 없어서 오히려 마음이 편한, 그냥 쉬고있어도 죄책감이 느껴지지 않는,

 그리고 자연환경이 아름다운 샌디에이고에서 휴가를 즐기고 싶었다.

사실 LA는 2007년에 이미 관광차 다녀오기도 했고, 그 때도 크게 감흥이 없기도 했고,

그리고 이제 휴양지 찾는거보니 나 이제 늙었나벼...또르르

다행히 친구도 샌디에이고에 와본 적이 있어서 샌디에이고 분위기도 알고 있고 느긋한 휴가 일정에 동의해주어서 더 좋았다.

너도 늙었나벼...또르르.




렌트카 빌리고 에어비앤비 가서 짐 풀어놓고, 

샌디에이고의 여유를 만끽하러 찾은 곳은 바로바로바로 코로나도 비치! (Coronado Beach!)

2016 년 2월에 왔을 때는, 페리를 타고 들어와서 코로나도 호텔 (Hotel del Coronado)을 구경하고 갔었는데

이번엔 여름이니까! 비록 수영복은 없지만 에어비앤비에 있는 비치타올과 간이 의자를 챙겨서 차를 타고 고우고우씽!

2016년이 관광객모드였다면, 올해는 조금 더 현지인같은 느낌으뤄!



2016년 2월에 페리를 타고 코로나도 섬 가던 길


2016년 2월에 방문했던 호텔 코로나도 앞에서




점점 석양이 지려하는 바닷가



에어비앤비에서 빌려준 간이 의자까지 펼쳐놓고 신이 났다!



추워서 물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백사장만 철벅철벅, 초딩처럼 뛰어노는 나


역광이고 흐릿하지만 뭔가 기분 좋은 사진 :)


어딘지 모르게 초딩같은 느낌은 나만 느껴지는 걸까? 이번 여행기 제목에 영감을 주었던 티셔츠 ㅎ


물이 너무 차가워서 발만 담그고도 바르바르 떨었다. 하지만 마음만큼은 신나게!





원래는 물이 따뜻하면 바닷물에도 좀 들어가서 첨벙첨벙하고 싶었는데

해가 질 때 쯤 와서 그런건지, 바닷물은 너무너무 차가웠다.

8월 끝무렵이라 그런건가?

그래도 왠지 샌디에이고는 1년내내 바닷물도 따뜻할 것만 같은데.

그래도 어린 아이처럼 친구랑 모래사장도 달리고 바닷물에 발만 담그고서 어린이처럼 까르르 웃을 수 있었던,

소중하고 즐거운 순간이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마음 속에 따뜻하게 남아있는 추억이기도 하다.

뭔가 거창하고 대단한 것을 보지 않았어도, 따뜻하고 소중하고 그리고 아련하게 남은 그런 추억. 





드디어 노을이 진다.


야쟈수 두 그루의 멋진 실루엣. 그리고 해가 진 뒤 커다란 여백을 칠하는 아름다운 하늘 색의 변화




나랑 친구는 백사장 간이의자에 깊숙이 앉아 천천히, 

그러나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저물어가는 노을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서울과 다르게 탁 트여있어서 마음까지도 탁 트이는 기분이다.

이렇게 인공의 건물 없이 탁 트인 곳에와서야 

하늘이 이렇게나 크구나, 바다가 이렇게 넓구나 새삼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겸손해진다.


내가 샌디에이고에 이렇게 두번씩이나 오게 되다니.

사람일은 참 모를 일이다.

비록 그때 처럼 여행으로 오긴 했지만, 그래도 두 번째 왔다고 한결 마음이 느긋하다.

그리고 여름이라 해마저 느긋하게 지는 것 같다.

내 인생도 계절로 치면 한 여름에 있을까?

여름에 접어드는 것 같지는 않고, 마치 8월 말처럼 

여름이지만 너무 뜨겁지 않고, 

여름이지만 바닷물이 제법 차가운,

이제 가을의 길목으로 서서히 접어드는

그런 늦여름 즈음에 서 있는 것만 같다.

나도 이렇게 나이가 들어가는구나.

어른이 되어 가고 있는 줄 알았는데 어느 새 어른이 되어 버렸구나.

영원히 이 여름에 머물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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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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