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빠와 함께하는 남도여행 (3)
소매물도
새벽 5시 30분. 아직 해가 완전히 뜨지 않은 새벽.
엄빠와 함께 부지런히 짐을 챙겨 통영의 여객선 터미널로 향했다.
다행히 어제 급하게 잡은 숙소가 여객선 터미널에서 걸어서 2분 거리! +_+
표는 인터넷으로 예매했지만, 터미널에 가서 본인확인절차를 밟고서 발권을 해야 한다.
원래 이런 절차가 없었다던데 주민등록증이나 가족관계증명서를 꼼꼼이 살펴보고서야 발권을 해주었다.
신분증을 챙겨오지 않은 사람들을 위하여 가족관계증명서를 떼는 기계가 터미널 안에 있다.
그래도 미리미리 신분증을 챙겨가는게 좋을 것 같다!
오늘 우리가족이 갈 곳은 소/매/물/도/
그렇다...엄마는 나를 보러 여수에 온게 아니라 소매물도에 가려고 남해에 내려왔던 것이다...
심지어 작년자 신문을 스크랩해두었던 것도 가져오셨음.... ㅜㅠ
소매물도 가까이에 등대섬이 있는데,
하루에 한번씩 물때가 맞으면 모세의 기적처럼 바닷길이 열려서 걸어들어갈 수가 있다고.
엄만 그 모세의 기적을 따라 등대섬에 걸어들어가고 싶었던 거다.
그 물때가 하필 아침 7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소매물도에서 모세의 기적을 경험해보고 싶은 사람은 미리 인터넷으로 소매물도 여객선을 예약할때 물 때도 확인하는게 좋다.
어쨌든, 엄마의 소원을 위해 초아침부터 우리가족은 7시배를 타게 되었다. 꾸룽꾸룽.
아참에 출발하는 배라 다들 피곤했는지 하나 둘 잠들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무슨 밀항배마냥 다들 누워 자기 시작했다...(;;)
통영에서 출발한 배는 비진도 등을 거쳐 1시간 20여분만에 우리를 소매물도에 내려다주었다.
소매물도에서 등대섬까지 가는 방법은 2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소매물도를 직선으로 가로질러 가는 방법과, 소매물도를 따라 바다경치를 보며(?) 섬을 둘러 가는 방법.
일단 우리는 물때를 맞추기 위해서 소매물도를 직선으로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하지만..이 길은 엄청난 경사길이다.....약간의 체력을 요한다.
그리고 날씨가 더워서 금세 땀범벅....ㅠㅠ
참고로 소매물도 항구의 매점 몇개를 제외하면 작은 소매물도에는 편의점 같은게 없다.
땀도 많이 나고 더우니까 물을 챙겨가면 좋다.
우리는 아빠가 배낭을 메는 희생을 해주셨다.
소매물도에서 바라본 등대섬. (전날 맞춰놓은 카메라 모드 때문에 색깔이 꾸리꾸리..)
등대섬과 함께 ~ ♡
청정한 남해의 맑고 푸른 바닷물 >_<
영차영차 열심히 섬을 가로지르다보면 등대섬까지 가는 길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30~40분 정도?
다만 걸어가는 도중에 보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자꾸만 사진기를 들이대다보니 어물쩡거리게 된다는게 함정!
하지만 섬도 이쁘고, 바닷물도 이쁘고 풍경은 외국처럼 정말 이쁘당 ♥
바닷길이 열렸다! 동글동글한 자갈길을 걸어 등대섬으로 갑니다용
여기서도 기념사진 ~ 'ㅅ'
짧은 돌길을 걸어 등대섬으로 건너가면, 등대섬 꼭대기에 하얀 등대가 보인다.
기억이 조금 가물가물하지만 등대가 꽤나 오래전에 아주아주 오래전에 지어졌던 걸로 기억된다.
등대섬 꼭대기까지 오르는 길이 잘 되어 있어서 또 등산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걸어올라가면 된다.
등대섬의 등대
등대섬에서 바라본 소매물도와 바닷길. 으아 저 파란 바닷물 봐요!
바닷길과 기념셀프촬영 ♡ 햇살때문에 내 머리색 정말 찬란하네..캬캬
등대섬에서 바라본 소매물도와 바다의 멋진 풍경
이미 섬 하나를 가로질러 등산을 했는데, 등대섬의 꼭대기까지 오르자니 땡볕에서 정말 헉헉 소리가 났다.
사진에서 얼핏보이지만 옷들도 다 땀범벅.....ㅠㅠ
심각한건...이제 다시 돌아가는 배를 타러 돌아가야 한다는 거. (ㄱ-)
올때는 신이 나서 걸어왔는데 돌아갈때가 되니 기진맥진.
돌아가는 배편이 시간이 많이 남아서 이번에는 소매물도를 따라 굽이굽이 돌아가는 방법으로 돌아갔는데
아뿔싸...나는 해변을 보면서 걷는 건 줄 알았는데!!!!!
완전 산행 of 산행이었다....
등산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수풀을 헤치면서 걸으려니 눈물이...ㅠㅠ
심지어 독사가 나온다는 경고판이 있었는데 진짜 뱀도 만났다...
뱀을 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괴성을 질렀는데...뱀이 놀라서 도망간것 같다....
그렇게 엄빠와 함께한 소매물도 여행은 근처 매점 겸 식당에서 (미리 준비해온) 충무김밥과 시원한 팥빙수로 훈훈하게 마무리 되었다.
엄마는 원래 비진도라는 섬도 돌아보고 싶었는데, 배 편이 너무 간격이 뜸한데다가 다시 내가 여수로 돌아가야 했기에
우리의 여행은 소매물도에서 끝이 났다. (다행이었다.....계속 일찍 숙소로 가고 싶다고 징징거렸음....ㅠㅠ)
사실 저 주말 , 엄청 피곤했었는데
그래도 되돌아보니 엄빠와 함께 좋은 추억 만든 것 같아서 뿌듯. ♥
이제 출근 준비 해야지...아..하..하..하.. :P
천사의 날개를 달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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