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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0.31 가을 그 한 가운데



Hello, Autumn :)



2018년 가을



흐드러지는 단풍길



석촌호수의 풍경


2018년 가을.

건강검진이 있어서 오전 반차를 냈는데

예상보다 건강검진이 일찍 끝났다. 

반차만큼은 내 휴가니까 남은 두어시간동안

석촌호수에 단풍을 보러 왔다. 


날은 청명하고 맑은데 갑자기 떨어진 기온 탓에 바람은 차다.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하지만 상쾌한 기분으로 

석촌호수를 따라 천천히 -

머리 위로 떨어지는 나뭇잎을 맞으며, 

떨어진 나뭇잎 중에 색깔이 고운 잎을 골라 주우며

마치 소풍 나온 아이의 마음으로 천천히 걸었다.


먼발치서 놀이기구를 타는 젊은이들의 행복한 비명이 아득히 들려온다. 

호수를 따라 붉게 노랗게 물들어가는 풍경은 여느 외국 못지 않은 것도 같다.

누가 보아도 아름다운 풍경 속을,

정점을 찍고 끝자락으로 치달아가는 가을 그 한가운데를 천천히 걷는다.


나는 특별히 아픈 곳도 없고 (가끔 두통이 있고 종종 피곤하긴 하지만)

이젠 직장인으로서의 나를 어느 정도 덤덤히 받아들였으며

(남자친구가 몇달 째 외국에 있지만) 나는 특별히 인간으로서 외롭지도 않다.


아, 나는 행복하구나.


그동안 내가 행복한 이유를 열심히 찾아가면서 

이 정도면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행복한 이유가 있으니까 행복한 사람이라고 

행복함이 느껴지지 않는  내 자신을 애써 설득하며 살았는데

오늘은 그냥 문득 깨달았다.

이제는 일상에서의 평범한 내 자신도 참 행복하구나.

슬프려고 해도 슬프지 않고

외로운가 해도 외롭지 않다.

이제는 내 마음을 깊숙이 들여다 보아도 우울한 아이가 없다.


8년 전, 7년 전, 6년 전

나의 일기장에 이 시간만 끝나면 이 괴로움이 모두 끝날거라고, 

당시에 상상했던 행복한 그 모습 그대로

나는 드디어 행복하구나.


대단한 사람이 되지도 않았고 (혹은 못했고)

대박 부자가 된 것도 아니지만 (못했지만)

평범한 나, 그 자체로 

행복한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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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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