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01월 28일
미국 서부 여행 제 7일째 (3)
Valley of Fire state park, Nevada
여행기 19편째. 이제 완결까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약간 매너리즘에 빠졌다.
난 항상 처음에 의욕이 넘치다가 끝이 좀 흐지부지해지는게 문제.
그래서 사실 유럽 여행기도, 멕시코여행기도 마지막날 여행기가 없다.
그러니까 이번만큼은 꼭 인내심을 가지고 완성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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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버댐을 떠나 라스베가스로 돌아가는 줄 알았는데,
하...이 남자들 여행욕심이 끝이 없다. ㅠㅠ
여행 일정표에도 없던 불의 계곡 Valley of Fire state park에 가서 노을을 보겠단다...
밸리 뭐?? @.@......어딘지도 모르고 뭐가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운전자가 간다니 가야지......
우리가 아까 뛰어놀았던 미드호수. 풍경이 참 이쁘다.
푸릇푸릇한 들길을 지나서..
건조한 땅덩어리를 지나서..갑니다. 불의 계곡으로!
처음 LA에서 세도나로 가는 여행편에 썼지만, 나는 누군가 운전을 할 때 잠들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다.
아...그런데 여행도 어느 덧 7일 째. 체력도 많이 떨어졌고 낮에 호숫가에서 너무 뛰어댄 탓인지 솔직히 너무 피곤했다.
그리고 뭐...보조석도 아니고 나 말고도 웅이랑 대장오빠가 깨어있으니...하고 차창문에 기대 잠이 들었다.
한참 자고 있는데 잠결에 나의 옆좌석에 앉아있던 웅이가 나를 살짝 흔들어 깨우며."누나. 누워서 자세요"
앉아서 창문에 머리박치기를 하고 있는 내가 안쓰러웠는지
나와 웅이 사이에 있던 먹을거리들을 치우고 옆으로 누워서 자라고 자리를 만들어줬다.
아..누워서 자면 진짜 눈치 보이는데......모르겠다....형씨들. 예정에 없던 데니까 나는 좀 자겄슈...=_=
정말 - 한참을 잤는데 드디어 차가 멈췄다.
Valley of Fire Sate Park에 도착한 것이다.
노을 질 때 보면 예쁘다던데, 우리는 또 노을보다 늦게왔네요 ㅠㅠ
여기 붉은 돌들의 땅이 Valley of Fire. 이번 여행은 뭔가 붉은 돌 투어인것 같기도 하다.(-_-)
해는 이미 졌고, 자다 일어나서 그런건지 바람이 꽤 쌀쌀하게 느껴졌다.
잠에 덜깬채로 나는 웅이 털모자를 내 모자 처럼 주워쓰고는 눈을 부비며 차에서 내렸다.
여기가 어딘가..뭔가 붉은 돌들이 많아서 굉장히 낯익은 느낌.
세도나같기도 하고, 모뉴먼트 밸리 같기도 하고;;;
이제 정말 다 거기서 거기 같아 -_-...라고 생각하는데
대장오빠가 날 불렀다.
"이거 봐봐, 이게 Elephant Rock이야"
Elephant Rock. 도대체 코끼리가 어디있다는 걸까요? 다같이 찾아보세요!
요고임 쿄쿄.
다 비슷비슷한 광경이지만, 살짝 어스름이 지는 광경은 나름 운치도, 멋도 있었다.
이제 저 모자 내꺼.....(..)
Elephant Rock을 보고 나니 이제 정말 컴컴해.
Valley of Fire State Park도 엄청 넓어서 사실, 제대로 보려면 하루는 넉넉히 잡고 봐야 한다.
이 나라는 정말 공원 하나가 우리나라 공원이라는 차원이 달라서 하루종일 달려도 공원안을 달리기도 한다.
그렇게 Valley of Fire를 찍고 돌아가는 길에 벌집모양의 Beehive Rock에서도 잠깐 하차했다.
이게 벌집돌! 나는 구멍에서 기어나오는 한마리 꿀벌.
정복자 같은 웅이. 한달음에 저 돌위를 뛰어올라갔다.
그렇게, 다들 피곤한데 나만 폭풍수면을 취하면서 라스베가스로 돌아왔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이 날도 점심을 굶었고,
다들 후버댐으로 잠시 드라이브 나올생각이었다가 또 빡센 관광을 하고 돌아와서 피곤피곤.
우리는 라스베가스 외곽에 있는 카지노의 뷔페에 가서 허기진 배를 빵빵하게 채웠다.
정말 오랜만에 아주 푸짐하게 먹어서 사진찍을 틈도 없이 다들 폭풍 흡입.
그리고...라스베가스에 왔으니 한 탕 벌어 돌아가야지요?
처음엔 슬롯머신으로 시작했는데, 정신차려보니 룰렛게임판에 앉아있더라는...
그 날 대장오빠 크게 쏘셨는데 크게 망하시고 귀가 ㅜㅠ
이렇게 라스베가스의 일정이 또 마무리 됩니다.
드디어, 내일은 우리끼리 함께하는 마지막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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