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5. 19.
부모님과 함께하는 연두빛 교토
첫날. 오사카
지난 겨울 충동적으로 오사카-교토 여행을 하고와서
반 년도 채 지나기 전에 또 한 번 오사카-교토 여행을 하게 되었다.
이번엔 혼자가 아니라 부모님과 함께.
어버이날 선물이기도 하고 또 8년전 나에게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기도 하고
또 부모님과 해외여행하는 건 처음이라
여러모로 의미있는 여행이 될 것 같았다.
지난번엔 오사카를 중심으로 교토를 오가며 여행을 했다면 이번엔 교토를 중심으로 여행을 할 계획이다.
인천공항에서 12:30 비행기를 타고 2시가 조금 넘어 간사이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평일이어서인지 입국절차도 오래 기다리지 않고 빠르게 진행되었고
간사이공항의 JR티켓오피스에서 이코카&하루카 티켓까지 구매하고
(간사이공항-텐노지, 교토역-간사이공항 하루카 왕복표를 미리 구매했다)
하루카 특급열차를 타고 텐노지 역으로 향했다.
오사카 성을 보러 간다.
오사카성 천수각이 그려진 키티 이코카 카드.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풍경을 보며 있노라니 6개월 전 이 곳에 왔을때의 나의 마음가짐과 지금의 나를 비교하게 되었다.
6개월 전 나는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어 이 곳에 오지 않았던가.
6개월 전 나는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어 이 곳에 오지 않았던가.
현실에서 도망쳐 마음을 달래고 싶어 왔었다. 여행이 아니라 도피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내 현실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며 정말이지 여행을 하러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내 현실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며 정말이지 여행을 하러 왔다.
6개월 사이에 중요한 일들이 있었고 그 결과 나의 마음과 태도도 어느새 이렇게 바뀌어있었다.
어찌되었든 좋은 방향이었고 나는 지금의 삶에 만족한다.
어찌되었든 좋은 방향이었고 나는 지금의 삶에 만족한다.
이젠 굳이 도망치고 싶지는 않은 이유이다.
불과 6개월 전인데 문득 새삼스럽다.
불과 6개월 전인데 문득 새삼스럽다.
지난 겨울에도 보았던 그 노란색 푸드트럭이 또 있다!
지하철 역 코인락커에 짐을 넣어놓고 오사카성 공원을 향했다.
한국도 덥다던데 이 곳 햇살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오후 4시의 기운 햇살이 마치 소독이라도 하는듯 살결을 바짝 죈다.
한국도 덥다던데 이 곳 햇살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오후 4시의 기운 햇살이 마치 소독이라도 하는듯 살결을 바짝 죈다.
한 번 왔던 곳이라고 반가운 마음으로 오사카성까지 걸었다.
서서히 폐장시간이 가까워지는 평일 오후여서인지 그렇게까지 북적이지 않고 여유롭다.
그 때도 그리 겨울답지 않았는데 봄에 오니 그야말로 연녹빛으로 싱그럽게 푸르르다.
연녹빛 나무와 그 뒤의 천수각.
천수각 앞에서 아빠와.
천수각 앞에서 엄마와.
천수각 뒷편. 낙엽이 가득했던 기억이 생생한데 어느새 이렇게 푸른 봄으로 뒤덮였다.
약간 노을이 지는듯한 공원을 걸으며.
그 때는 걷지 못했던 오사카성 공원을 걷는다.
서서히 해가 기울고 수북한 풀의 냄새가 추억을 부르고 기억을 흔든다.
도심 한 가운데 이렇게 숲과 풀의 냄새가 가득한 곳이 있다는 것이 참 좋다.
굳이 천수각을 2번 보러 이 곳에 온 것은 아니다.
간사이에 온 김에 엄마아빠는 보여드려야 했던 것도 있지만
나는 지난번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것이 이 오사카성 공원.
다시 오고 싶었던 이유도 오사카성 공원이었다.
물론 지난 겨울, 다시 오리라 마음먹었던 일은 부모님과 함께 온 탓에 다음 번으로 미뤄졌지만.
극락교였던가- 엄마와 아빠.
나와 아빠와 엄마. 동생이 없어서 못내 서운한 엄마와 아빠.
건물 사이로 숨어드는 5월 19일의 태양.
저 멀리 하얀 달과 분홍색 빛으로 변한 천수각
커다란 공원을 반쯤 걷다가 다시 되돌아왔다.
발그란 해가 지평선으로 넘어가며 온 하늘을 붉은 빛으로 물들인다.
하얀바탕의 천수각이 노을물에 발갛게 물이 들었다.
분홍빛 천수각 옆에 하얀 달이 떴다.
오사카 성만 둘러보는 짧은 일정을 마치고,
우리는 이제 교토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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