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싸이 다이어리에 한두줄 적는것 말곤 거의 싸이를 자의적 타의적 방치상태에 놓아두었는데
오늘, 오랜만에 업데이트 된 친구들, 선후배들 싸이에 하나하나 들어가서 다이어리도 읽고 사진들도 봤다.
그대로인 친구들도 있고, 이래저래 변신한 친구들도 있고
다들 뭐하고 사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아마 다들 잘 알아서 살고 있겠지.
어느 누구 싸이에도, 댓글하나 남기지 않았지만
켜놓은 스피커로 들여오는 그/그녀들의 bgm들을 흘려 들을면서 나도 모르게 피식 웃어버리고 말았다.
한 명, 한 명 모두 저마다 각기 다른 개성있는 bgm들이었는데
그/그녀들이 즐겨듣던 노래기도 하고, 그/그녀들이 좋아하던 가수기도 하고,
그/그녀들의 개성과 성격이 뚝뚝 묻어져 나오는 노래들이어서
노래 한 곡, 한 곡마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그들 모습이 너무나도 또렷이 떠올라서.
그리고, 한 때는 내가 그들과 함께 그런 노래들을 즐겨들었고
지금 그들이 하는 일에 함께 열정을 쏟았었고
나도 그들 무리에서 별다를바 없는 그런 사람이었단 기억들에
나도 모르게 위로받고 편안함을 느꼈다고 해야 할까.
그러면서도 왠지 알게 모르게 지금은 나혼자 너무나도 다른 세상에 나와있다는
그런 - 조급 씁쓸하면서도 아쉬운 마음이 스미기도 하더라.
어딜가도 항상 큰 거부감 없이, 무리없이 마치 그래왔던 것처럼 적응하던 나였지만
지금까지 나의 삶의 패턴이나 방식이나 사고방식과는 전혀 다른,
이곳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방식과 규칙과 그리고 그런 분위기에
맞춰오면서 나도 모르게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느껴왔었나보다.
그리고 요즘 느끼는건데,
내가 뭔가 모르게 상당히 튀고 있다는 느낌.
그동안은 너무 튀는 애들 사이에서, 서로 각자 개성이 뚜렷한 사람들 속에 있었고
또 그런 개성들을 존중하고 서로 발전시키려는 분위기 속에 살아서
남과 다른 나를 가꿔나가려고 노력하며 살았기 때문에 별로 튄다는 생각을 안해봤는데
또 튀는게 나쁘다는 생각도, 부담스런 생각도 안했는데
지금 여기에서는 내가 왜이렇게 튀게 느껴지는건지 - 또 왜 그게 부담스럽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내가 잘 아는 그들의 모습과 내가 잘 아는 그 노래들만으로도 이런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니.
오늘은 몸이 안좋다는 사실을 핑계로 집에서 꾸물꾸물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사실 지금까지 이럴 시간이 좀 필요했었다고도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