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30일
세계여행 제 30일 째(3)
Barcelona, Spain



해변에서 한 껏 여유를 부리고는 람브라스 거리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시은언니와 함께한지도 벌써 열흘남짓.
처음 뻘쭘하고 어색했던 나와 언니 사이도, 벌써 열흘가까이 눈뜰때부터 눈감을때까지 함께하다보니 많이 편안해졌다.
나와 비슷한 길을 미리 걸었고, 또 이미 사회생활을 먼저 겪은 언니에게 이런저런 나의고민거리를 털어놓았고
언니의 얘기를 들으면서 서로 더 가까워지는 그런 유익한 산책시간이었다.

하지만 생각없이 말만하면서 걷다보니;;람브라스 거리는 커녕 아예 엉뚱한 곳으로 두시간 가까이 걸어와버린거다;
어쩐지 다리가 너무 아프더라니;;!!

그리하여 지하철을 타고 다시 람브라스 거리로 돌아온 우리들은 또다시 맛집에 있는 츄러스 집을 찾아 돌진!
역시나 음식점하나는 길하나 안틀리고 한번에 잘도 찾는다....;;

맛있는건 크게보자. 츄로스와 푸딩과 그리고 초코렛.


초코렛에 찍어먹는 츄러스의 맛이 일품이라하여 그렇게 두시간을 딴곳에서 헤매다 찾아왔다.
주문을 하는데, 아니 근데 무슨 초코렛 종류가 이렇게나 많아?
Spanish Chocolate, Swiss Chocolate, 블라블라블라블라....어떤 초코렛을 고를까....하다가
스페인이니까 스페인 정통을 먹자!! 해서 Spanishi Chocolate을 시켰고
역시나 뭐든지 그지역 정통은 항상 우리의 예상을 뒤엎는 법!
따뜻하게 데워져 나온 Spanish Chocolate은 ...맹물에 초코분말만 탄듯 밍밍 그자체였다.
너가 초코렛이라면 양심상 단 맛은 있어야 하지 않겠니??

어쨌든, 여러분, 혹시 스페인에 가서 초코렛을 찍어먹는 츄로스를 먹을 예정이시거든,
패니쉬 초코렛은 금물입니다. 비추!!

이걸...먹어 말아;;



그리고 다시 람브라스 거리로 나간 나와 시은언니!
스페인에 왔으니 스페인의 술, 샹그리아를 아니 먹을 수 없지!!
사실 우리의 계획은 밥을 하나 시키고 그거랑 쎄트로 딸려나오는 샹그리아 한잔을 나눠마실 생각이었다.
그런데.....
샹그리아.....진짜 맛있어......딱 여자가 좋아하는 술의 타입이다. 달콤하고 주스같은데 알콜이 가미된!
돈 아낄겸 한잔만 나눠마시자는 우리들의 약속은 샹그리아 한잔에 달콤하게 씹어서 안주감으로 삼키고
개인별로 한잔씩 더 시켜서 (사진찍을 생각도 안하고) 홀짝홀짝 후루룩 쩝쩝 마셔버렸다. *-_-* 돈이 아깝지 않았어!!!

사진을 못찍어서 그림으로 대신.;;




정말 오랫만에 기분좋게 술마시고 기분좋게 취했다.
바르셀로나에 오면서부터 날씨도 좋고 시은언니랑도 친해지고 마음도 평화롭고
살살 부는 밤바람마저도 좋구나!

그길로 우리는 분수쑈를 보러 몬주익언덕으로 향했다.
아..나는 정말 저때 양볼이 빨개지도록 취해서는 언니한테 온갖 아양과 애교를 다 떨었는데
그때의 부끄러운 흔적들이 아직도 내 메모리카드에 남겨져있다...후...지워버려야지.


몬주익언덕에서부터 에스파냐 광장에 이르기까지 길고 화려한 분수쑈가 어두운 바르셀로나 하늘을 수놓는다.
아름다운 곳이다. 파리와 다르게 아름다운 곳.
파리가 뭔가 잘 그려진 유명화가의 정물화처럼 정교하고 세련돈 아름다움이었다면,
바르셀로나는  완벽히 다듬어지지 않은, 개성이 살아넘치는 신인작가의 작품같은 그런 살아있는 아름다움.





몬주익언덕까지 늘어진 가로길 분수.


햇빛에 익은건지 술에 익은건지, 빨간 볼두덩이를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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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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