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여정] 베로나에서 볼로냐로!

 

Bon giorno! 좋은 아침 :D 

이탈리아 여행기에서 만나는 6일째 아침 (실제 여행에선 8일째 아침!)

오늘은 사랑스러웠던 도시 베로나(Verona)를 떠나 볼로네제 파스타를 먹으러 볼로냐(Bologna)에 갈 예정입니다!

(이후 볼로냐에서 피렌체로 이동할 예정!)

아침에 짐을 챙겨서 안드레아 할저씨의 차고에 넣어놓은 차를 빼러 나왔는데, 

문득, 베로나는 젊은 남자보다도 중년 남자들의 너무나 스타일리쉬하고 멋있는 도시라는 생각이!

원래 이탈리아 남자들은 거지도 잘생겼다(?)라는 농담도 유명한데 여행다니며 실감한 적은 없었단 말이지.

그런데 베로나에서 희끗희끗한 머리인데도 스타일 좋은 중년 아저씨들이 왜이렇게 많던지,

젊은 남자들보다 오히려 중년 남자들이 더 멋쟁이 같이 느껴지던 이 곳, 베로나.

나중에 내 미래의 남편도(?) 이렇게 중후한 멋이 느껴지는 아저씨로 늙어줬으면....(과연ㅋㅋ)

 

그저 서서 전화할 뿐인데도. 

 

짱구 원장님st.  자켓을 입고도....

 

어쨌든, 다음에 베로나는 꼭 다시 한 번 와봐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베로나를 떠나 대학의 도시 볼로냐(Bologna)로 출발!

볼로냐를 여행 루트에 넣은 이유는 정말 단순했다.

라구 알라 볼로네제 (Ragu alla Bolonese) 파스타를 먹으러! 

원래 나는 크림 베이스의 파스타를 좋아하고 토마토 베이스 파스타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유일하게 토마토 베이스의 라구 파스타를 좋아한다. 

그래서 꼭 볼로냐에서 볼로네제 소스의 라구 파스타를 먹어보고 싶었음!

그리하여 피렌체로 가는 길에 두어 시간을 달려서 볼로냐(Bologna) 도착!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가장 유명한 파스타 가게를 찾아갑니다. 총총

(그런데 여기 주차장에 가다가 아무래도 ZTL 위반한 것 같다. 조심한다고 했는데도 ㅠㅠ

볼로냐경찰서(?)에서 차적조회한 기록이 떴음 ㅠㅠ 현재 벌금용지 기다리는 듕...)

 

베로나와는 또 다른 볼로냐의 도로 풍경 

 

지나가던 길에 만난 성 스파테노 성당 (Basilica di S. Stefano) 

 

볼로냐에서 굉장히 높은 평점의 파스타 가게(Sfoglia Rina)가 있었는데 가보니까 점심시간이 훌쩍 넘은 시간에도

가게 밖으로까지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OTL

시간도 이미 점심시간을 한참 지난 2시고, 곧 있으면 다른 레스토랑은 Break time이 시작될 것 같아서

부랴부랴 구글에서 다른 라구 파스타를 파는 곳을 찾아 갔다. 레스토랑 이름은, Drogheria della Rosa.

 

뜨거운 햇살이 느껴지는 테라스의 풍경

 

도착해서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여기는 관광객보다는 주민들이 편하게 찾는 분위기인 것 같았다.

서버들이 자리를 세팅해주고 여자주인이 나와서 빠른 이탈리아어로 (아마 주인은 또박또박 말해준다고 생각했을 거야..)

오늘 주문할 수 있는 메뉴를 읊어주었다.......메뉴판으로 주면 안되겠뉘? (원래 메뉴판이 없음ㅋ)

그래서 나의 버킷리스트인 라구 파스타와....그 중에 알아들을 수 있었던 유일한 메뉴 라자냐...를 주문! 

그랬더니  와인잔을 꺼내서 와인도 따라주고, 치즈도 주고, 작은 애피타이저도 갖다주는데

분명 우리가 시킨 적은 없는데 ㅠㅠ

영어가 안통하는 지라...물어볼 수도 없고..이렇게 눈뜨고 바가지를 쓰는구나..ㅠㅠ

싶었지만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뭐 까짓거 돈 좀 더 내고 이탈리아 스타일로 먹지..싶어서 와인도 다 마시고 내어다 준 건 다 먹었다!

내 와인잔이 비자 서버가 상냥하게 한 잔 더 따라줄까? 라며 물었지만

더이상 호구가 되고 싶지 않아서 웃으면서 괜찮다고 사양했다 ^^...

하지만 나중에 계산하면서 알았는데 이 모든 서비스는 공짜였음..............................@ㅁ@ 으아니!!!!

 

바가지 당하는 건 아닐까? 걱정하면서도 사진은 상큼하게!

 

볼로냐에서 먹는 라구 알라 볼로네제 딸리아뗄레 !  드디어 먹었닷 >.< 

 

 

이번 여행을 하면서 스스로 깨달은 것 중 하나는, 

내가 인종차별을 당하는 건 아닐까, 동양인이라서 혹은 여행객이라서 바가지를 당하는건 아닐까.

하는 노파심이 내 마음 한켠에 내내 곤두서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친절하게 대해주면 그게 당연한 수준임에도 기뻐했고, 쌀쌀맞게 대해주면 애써 쿨한척 하려 했다.

12년 전, 처음 유럽여행을 다닐 때만해도 이런 마음으로 여행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실제로 차별을 당했을지라도 차별당한다고 생각한 적 없고, 뭘 몰라서였는지 바가지 쓸까봐 걱정한 적은 잘 없었던 것 같은데..)

언제부터 내 마음속에 이런 생각들이 자리잡게 되었을까?

12년 사이에 실제로 내가 여행하며 겪은 경험들이 누적되어서일 수도 있고,

Youtube나 블로그 등을 통해 다른 사람의 인종차별 썰을 너무 많이 본 탓도 있을거고. 

이렇게 여러가지 정보와 경험들이 누적되면서 생겨난 노파심이겠지. 

어쨌든,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만 어쩐지 내 마음속에 여행다니는 내내 눈치를 보는 마음이 생겼다는 사실에

어쩐지 마음이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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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냐에서 라구 알라 볼로네제 파스타를 먹겠다는 소원을 성취하고서

바로 볼로냐를 떠나긴 아쉬워서 그리 크지 않은 볼로냐의 중심가를 관통해보기로 했다.

볼로냐의 건축양식 중 특이한 점 하나는, 바로 긴 회랑으로 건물들이 이어져있었다는 것!

회랑덕분에 이 8월 한낮의 뜨거운 햇빛을 피할수 있기도 하고, 

또 건물들마다 다른 모양과 양식의 회랑으로 되어 있어서

자연스럽게 걸으면서 회랑이라는 공간이 자아내는 느낌을 구경하는 쏠쏠한 재미가 있다!

 

디테일한 장식이 돋보이는 회랑에서 

 

오후의 햇살에 아치 그림자가 멋지게 드리워진 회랑의 바닥 

 

오래된 옛것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회랑 

 

지나가는 길에 엿본 볼로냐의 뒷골목. 자연스러운 삶의 모습 

 

볼로냐의 회랑 덕분에 뜨거운 햇살을 피해 볼로냐 중심을 가로질러, 

볼로냐의 핵심인 마조레 광장(Piazza Maggiore) 산 페트로니오 성당 (Basilica di San Petronio)에 도착했다. 

산 페트로니오 성당은 14세기에 고딕양식으로 건축을 시작했다가 중간에 중단되었다가 다시 짓고 하는 바람에

성당의 파사드 하단은 대리석으로 덮여 있지만, 위쪽 부분은 벽돌부분으로 아직도 완성되지 않은 형태라고 한다.  

 

흰색과 분홍색 대리석으로 마감된 성당의 하단 부분과 벽돌채로 보이는 윗 부분

 

내부도 매우매우 아름답다!

 

 

마조레 광장의 넵튠 분수 앞에서 :)

 

 

사실, 볼로냐에서는 라구 알라 볼로네제 파스타만 먹으면 된다는 단촐한 목표를 가지고 왔기 때문에

두어시간 머물면서 발길이 닿는대로 돌아다닌게 전부이지만

(변명을 해보자면, 그 앞의 돌로미티 여행 루트를 짜는데 온 힘을 다하고 후반부는 큰 계획이 었었...&

대낮의 햇살이 너무 뜨거워서 오래 돌아다니고 싶은 의욕도 없었음......)

대학의 도시라는 볼로냐의 별명처럼, 뭔가 로맨틱하고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듯한 베로나의 분위기와는 달리

좀 더 조용하고 학구적인 느낌, 꾸미지 않았아서 화려하진 않지만 그 자체로 진중한 멋이 느껴지는 도시였다.

여행 일정이 조금 더 넉넉해서 볼로냐에서도 1박을 했다면 조금 더 그 깊이를 느낄 수 있었을텐데

베로나에서 피렌체로 옮겨가는 와중에 잠시 볼로냐를 들르는 일정이어서 여유롭게 둘러볼 수 없었던게 지금 와서 많이 아쉽네.

 

그러니까, 이탈리아는 또 가야 할 것 같다...(나다운 결론)

여러분, 이탈리아는 사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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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여정] 아침부터 밤까지, 베로나 전일 일정!

 

Bon giorno! 좋은 아침 :D 

이탈리아에서 맞이하는 5일째 아침 (실제 여행에선 7일째 아침!)

오늘은 아침부터 밤까지 알차게 (?) 베로나를 관광할 예정!

하지만 그 전에 숙소를 한 번 옮겨야 했다......

여튼, 두 번째 숙소에 짐을 놓고 힘차게 출발했는데

근데 뜨거워....

그동안 북부 고산지대에 있어서 추웠던데다가, 어제는 베로나에 노을질 때 와서 잘 몰랐는데,

드디어 8월 한여름의 이탈리아 햇살을 제대로 쬐는 것 같다.

앞으로 점점 남부로 내려갈건데 심히 걱정되는......@.@

나의 걱정은 현실이 된다. 오호호호

 

어제 밤, 활기찬 분위기였던 씨뇨리 광장(Piazza dei Signori)의 아침 풍경. 그늘아래엔 아침부터 관광객이 바글바글하지만 넘나 분위기 좋은 것

 

두 번째 숙소에서 추천해줬던 Cafe Borsari.  입구부터 느낌있음. 

 

더워서 들어왔는데 나는 뜨거운 음료를 마시고야 말았다.

 

해가 중천에 떠오르기 시작하자마자 갑자기 경험하는 따가운 햇볕에 깜짝 놀라, 

나와 날씨요정은 햇살도 피하고 에어컨 빵빵한 바람 아래서 시원한 아이스 커피마시며 체력을 보충할겸

숙소의 추천 베로나 맛집 리스트 중 하나인 Cafe Borsari에 들어왔다.

Aㅏ.......그랬다. 여긴 베로나였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다 서서 에스프레소 한잔씩만 마시고 나가고, 관광객인 나는 안쪽 테이블에 앉았는데 여기가 더 더붜...........ㅠㅠ....

게다가 추천음료를 먹어야 할 것 같아서 덥지만 뜨거운 음료 주문.

그래, 이열치열이다 이거야!!!

그래도 그 동안 산 속에만 있어서 이탈리아의 문화를 즐긴다는 느낌은 덜했는데 

이제 드디어 이탈리아의 보통의 삶을 약간, 즐기는 기분이다 :) (긍정마인드 장착)

 

기원 후 1세기즈음에 지어졌다는, 고대 로마시대의 문. Porta Borsari. 이런 고대 유적 건축물을 살리면서 현재(양 쪽 건물을 지을 당시)의 건물들을 연결해서 지었다는게 인상깊다.

 

베로나의 원형아레나가 있는 브라광장으로 들어가는 I Portoni della Bra. 

 

베로나 곳곳에는 고대 유적이 남아있었는데, 브라 광장에서 아레나(콜로세움)까지 보고 나니, 

정오의 햇볕이 정말 너무너무 뜨겁다. (근데 이건 시작에 불과했음. 남부로 내려갈수록 할말하않..)

그래서 나와 날씨요정은 드디어 제대로 된 레스토랑으로 피신!

내가 이탈리아 가면 꼭 먹어볼거라던 라구파스타 도전!

이번 이탈리아 여행에 처음으로 이탈리아 음식다운 음식의 등장...........

 

이탈리아 베로나의 라구 뇨끼

 

이탈리아 베로나의 올리브 오일을 두른 문어 샐러드 - 상큼하고 맛있었다.

 

 

사실, 베로나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실존인물은 아니지만, 소설의 배경이 된 곳이 여기 베로나이기 때문에

줄리엣의 집, 로미오의 집이라는 관광지도 있다.

하지만 만들어낸 관광지에는 크게 관심이 없어서 스킵하고, 

일단 정오의 너무 뜨거운 햇볕 아래서 돌아다니는 것은 여행이 아니라 고행이므로

숙소에서 씨에스타를 갖기로 했다.

잠시 낮잠을 자고 해가 약간 기울어질 때 다시 한번 정처없는 베로나 여행 시작.

사실 베로나에 대한 준비를 하나도 하고 오지 않아서 마음내키는대로 걸어다녔는데,

시선을 돌리는 곳마다 베로나만의 감성가득한 풍경이 마음에 콕콕 박힌다.

(그러나 여행기를 쓰는 지금은 좀 더 제대로 돌아다닐걸 후회하는 중...ㅠㅠ)

좁지만 예예쁜 골목. 저 너머 탑의 풍경까지.

 

에르베 광장에 우뚝 서 있는 람베르티 탑. 시간이 다섯시를 가리키고 있는데도 너무나도 화창한 8월의 베로나 

 

람베르티 탑 근처에 이렇게 멋진 계단도 있다. 

 

두오모 근처의 포토제닉한 풍경. 출력해서 카드로 만들어두어도 좋을 그런 풍경들이 참 많은 베로나였다. 

 

벽돌건물 뿐만 아니라, 알록달록 컬러풀한 골목도! 참새는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지요!

 

유럽 느낌 물씬 나는 이런 풍경, 참 오랜만이야! (북미만 다녔으니까 그렇지!)

 

에르베 강의 프루른 느낌. 

 

여행기를 쓰며 이제와서 가이드 북을 뒤져보다 보니까, 조금 더 돌아볼만한 곳이 많았던 것 같다.

람베르티 탑 전망대도 있었는데, 뭐랄까 그 전에 계속 산속에서 음유시인처럼 느적느적 있다가 도시로 나와서 그랬는지

빡세게 관광을 하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OTL 

그냥 두 발로 베로나 곳곳의 풍경을 즐기고 느끼는 것에 만족하고서, 

이제 조금 해가 떨어지는 듯해서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에르베 광장의 노천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았다. 

관광객이 제일 많은 곳은 값만 비싸고 호구되기 딱 좋기 때문에 되도록 피하는 편이긴 하지만,

또 의외로 에르베 광장의 노천 레스토랑에는 여름 저녁을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들 있어서 

그런 분위기가 좋았달까?

나와 날씨요정은 능숙한 웨이터의 안내를 받아 에르베 광장을 바라보는 테이블에 착석해서

차가운 아페롤 스프리츠 (이탈리아의 식전주)를 주문했다.

가장 뜨거운 점심의 열기를 피했다가 늦오후에 나왔지만, 8월의 베로나는 꽤 더웠고

차가운 얼음이 동동 떠있는 칵테일은 마치 환타처럼(?) 느껴졌다.

목이 타서 벌컥 벌컥 마셨는데 캬~

이거 도수가 얼마야, 빈속에 환타처럼 들이켰더니 순식간에 취기가 올라와서

한동안 꼬부랑 꼬부랑 주정을 부렸다는건 비밀....  

 

에르베 광장 노천 레스토랑에서의 아페롤 스프리츠 한 잔!

 

8시가 다 되어가는 때에서야 노을다운 노을빛이 내려앉네요.

 

오늘 포스팅 조금 깁니다....

그 이유는, 바로 베로나의 아레나, 콜로세움에서 아이다 오페라까지 보고왔기 때문!

베로나에서는 여름마다 오페라 페스티벌을 개최하는데, 

2년전부터 여름 이탈리아 여행에 대한 뽐뿌를 심어준 게 바로, 이 베로나 콜로세움에서의 오페라였다.

무려 2000년 전에 지어진 고대 로마의 원형극장에서 볼 수 있는 오페라라니!

과연 그건 어떤 느낌일까? 어떤 기분일까?! 간지가 나는 기분이겠지?!

그래서 이번 여행일정에서 가장 먼저 정한 기준점이 베로나의 오페라 일정이었다.

한국에서부터 표도 미리미리 예매하고 

(가장 저렴한 좌석은 선착순으로 입장가능하다고 하는데 여름 땡볕에서 고생하고 싶지 않아서 

좌석넘버가 있고 적당히 좋은 곳으로 예매했다)

숙소에서 빌려주는 방석까지 야물딱지게 챙겨서 (새벽 1시까지 앉아있어야 하니껜 방석 필쑤임!)

그리고, 오페라 관람의 문화에 어울리게 검은색 원피스도 입어주아씀!

 

오늘 공연을 보게 될 베로나이 콜로세움

 

공연은 9시부터 새벽 1시까지 장장 4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오페라 아이다였다.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페스티벌답게 커다란 콜로세움 공연장이 거의 꽉꽉 들어차다시피 했다.

(제일 비싼 바닥 좌석은 조금 비어있었지만...)

공연은! 아주 솔직히 말하면 내가 오페라를 처음 봐서 그런지 아니면 오페라가 내 취향이 아니어서인지

아주 막 감동적이고 오페라를 보러 또 오고 싶고 그런 정도는 아니었다.

뮤지컬이랑 비슷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성악가들이 나와서 성악곡을 부르는 느낌?

나는 개인적으로 좀 춤 많이 추고 신나는 거슬 좋아함. ..  콘써트 > 뮤지컬 > 발레...

그래도 공연 중에 개선행진하는 부분은 스케일이 크고 웅장해서 굉장히 멋있었다.

약간의 알딸딸함도 있었고, 조금 피곤하기도 하고, 비싼 좌석 아니었다면 중간에 나오지 않았을까 싶지만

주변 사람들도 공연 끝까지 자리를 비우지 않는 관람매너를 보여주었기에

조금은 졸린 눈을 부릅떠가며 끝까지 공연을 지켜보았다. 

 

그리고서 숙소로 돌아가는 길.

새벽1시가 넘은지라 어둠이 내려앉아 조금 조용하고 컴컴하긴 했지만

오페라가 끝날때까지 주변 가게들이 가게를 열고 있어서 그렇게 위험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오히려 멋지게 차려입은 베로나의 사람들이 손잡고 귀가하던 아름답고 훈훈한 그 모습에

오페라는 잘 몰라도 이런 베로나 시민들의 순간을 함께 즐기고 향유할 수 있어서 참 보고가길 잘했다 싶었다.

베로나에 간다면 꼭 한 번, 2000년 전 지어진 고대 로마의 원형경기장에서의 오페라 관람 도전해보세요!

 

콜로세움 한켠에 만들어진 무대. 그리고 개선행진 중.

 

여행기 쓰다보니, 아직 제대로 못본 게 많아서(?)

베로나 한 번 다시 가야될 것 같네.

여러분, 베로나 꼭 가세요 ♡ 두 번 가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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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여정] 돌로미티에서 베로나로! (실제 운전시간은 약 3시간 30분)

 

본죠르노! Bon giorno! 

돌로미티에서 맞이하는 4일째 아침 (실제 여행에서는 6일째 아침).

이제 여행도 중반부에 접어들기 시작하면서,

돌로미티에서의 트레킹 컨셉 여행이 끝나고,  소도시들을 들러 로마까지가는 로드트립 시작의 날이랄까?

원래는, 오늘 돌로미티 지역에서 유명한 호수 중 하나인 브라이에스 호수(Braies Lake)를 갈 계획이었는데

2019년 여름에 브라이에스 호수로 가는 통행로의 차량 진입이 금지되어서 버스를 타고 가야하는 불편함,

그리고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여기 숙소 앞에 펼쳐진 평화로운 미주리나 호수를 즐길 수 있었기에

느긋하게 조식을 먹고, 마음에 길이길이 남을 숙소에서 나와 상쾌하게 미주리나 호숫가를 따라 한바퀴 산책했다.

 

맑고 깨끗한 느낌의 미주리나 호수. 아주 유명하진 않지만 이렇게 숙소 근처에 있어서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었다.

 

미주리나 호수에서 여유롭게 카약을 타던 사람들. 캐나다인듯 스위스인듯 이탈리아라는 ㅎㅎ

 

 

미주리나 호수를 한 바퀴 산책하고, 먼 길을 떠나야 하기에 점심을 든든히 먹고

차로 장장 4시간 여를 달려서 북이탈리아 지역의 베로나(Verona)로 진입했다. 

4~5일을 건물과 인적이 많지 않은 청정지대에 있다가 점점 사람사는 도시로 들어서니 느낌이 남달랐다.

게다가 베로나 중심으로 들어가는 근교는 조금 허름한 느낌이 들어서 베로나 괜히왔나 싶었다. (하지만 큰 착각이었다.)

그리고,

베로나부터는 그 무시무시한 이탈리아의 ZTL (ZONA TRAFICO LIMITADO)가 시작되기 때문에 약간 긴장이 됐다.

다행히도 베로나 숙소에서 ZTL 등록을 해준다고 해서 크게 걱정이 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긴장되기는 마찬가지. ㅠㅠ

구도심에 돌아다니는 차가 우리 차 밖에 없고 모두 도보로 걸어다녀서 운행을 해도 되는지 찝찝했지만,

무사히 숙소 근처에 차를 댔고, 친절한 숙소 아저씨가 차를 유료차고에 넣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다음날 숙소를 바꿔야 했는데 친절하게도 첫번째 숙소에서 우리가 베로나를 떠나느날까지 ZTL 존 내에 주차할 수 있도록 해주셨다 ♡

멋쟁이 베로나 안드레아 할저씨....♡)

아저씨가 지도를 펼치고 이 시간, 베로나에서 꼭 가볼 곳을 추천해주셔서 짐만 던져놓고 다시 밖으로 뛰쳐나왔다.

 

Piazza Erbe 의 풍경, 이미 나는 중세시대로 들어온것 같다. 

 

Fiume Adige, 아디제 강을 따라 너무나도 운치있는 길 

 

이 곳이 바로 포토존이다 포토존이야!

 

베로나는 아디제 강 유역의 인구 약 26만명의, 중세의 모습을 간직한 작은 도시로

웬만한 거리는 다 걸어서 돌아다닐 수 있는 아기자기한 매력이 넘치는 도시였다.

나와 날씨요정은 숙소 주인 아저씨가 추천해준 노을 스팟을 찾아 피에트라 다리(Ponte Pietra)를 건너 

산 피에트로 성(Castel San Pietro)으로 천천히 걸어올라갔다.

아저씨는 푸니쿨라(Funicolare)를 추천해주셨는데, 푸니쿨라 안타도 될만큼 충분히 낮은 높이에 있다. 

 

굽어지는 아디제 강 유역과 저 빨간 기와지붕의 베로나, 그리고 저 멀리 붉게 물들어 가는 오늘의 노을

 

사랑의 도시라더니, 사랑스러운 도시였다...크흙

 

빨간 지붕의 낯선 중세 도시의 지평선 너머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떨어지는 해.

분명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인간이 지은 건물을 손을 셀 수 있을만큼 자연 속에 묻혀 있다 왔는데 

어느 새, 여기 이제 도착한지 막 한시간 밖에 되지 않는 베로나의 노을지는 풍경에 홀연히 마음을 빼앗긴다.

 

피에트라 다리위에서 저 멀리 노을의 마지막 풍경을 바라보며

 

 

노을을 보았던 저 산 꼭대기에도 불일 켜졌다. 

 

 

분명, 처음 베로나로 진입할때만 해도 뭔가 슬럼화 된것만 같은 교외 지역 풍경에

너무 별로면 어쩌나 베로나를 보기도 전에 실망할 것만 같은 쎄한 기분이 들었는데, 그건 모두 기우에 불과했다.

마치, 인테리어샵같이 모던하고 깨끗하게 꾸며져있던 숙소, 내일 Out하는데도 흔쾌히 하루 더 주차하게 해준 친절한 안드레아 아저씨, 

로컬주민들과 관광객들로 생기넘치던 작은 골목골목, 노을이 아름답게 내려앉던 베로나의 전경. 

이미 충분히 너무나 만족스러워서 다시 피에트라 다리를 건너 넘어오면서, 

내 흥에 취해서 나도 모르게 "보나 세라! (Buona Sera)!" 하고 허공에 이탈리아 저녁인사를 내뱉었다.

그런데 피에트라 다리 바로 앞의 코너에 위치한 레스토랑의 한 이탈리아 종업원이, 

테라스의 손님들 주문을 받아들고 들어가다가 내 인사에 나를 힐끔 쳐다보았다.

순간, 나도 모르게 흠칫 놀라서 동양인이라고 인상을 쓰는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스쳤는데, 

그 종업원은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가려다 말고 나와서 나에게 손을 흔들면서 큰 목소리로

"Buona sera!" 라고 외쳐주었고, 경쾌하게 골목길에 울려퍼졌다.

 

노을은 거의 사라져서 저녁 어스름이 가득메운 거리, 

해가 긴 여름 밤의 정취를 즐기기 위해 길거리마다 펴놓은 테이블엔

사람들의 행복한 얘기소리가 가득하고,

일하느라 바쁠텐데도 마음의 여유를 잃지 않고

어느 낯선 여행자에게도 경쾌하게 대답해주던 베로나 시민(아마도)의 반가운 환대가,

나를 더더욱 베로나의 매력으로 빠져들게 한다. 

 

밤이지만 오히려 낮보다 더 흥겨운 느낌. 다들 야외 테라스에 나와서 여름밤을 즐기고 있었다.

 

 

이미, 폭 빠져버린 베로나의 매력.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다시 돌아가고 싶다. ♡ 

여러분, 베로나는 사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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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

내가 이 돌로미티 편을 4번째 쓰고 있는 중...

다 쓰고 저장했는데 어디론가 날아가버려서 생고생 중입니다...ㅠㅠ

 

[돌로미티] 미주리나 호수 → 트레치메 → 라가주오이 → 미주리나 호수

 

 

돌로미티에서 맞이하는 3일째 아침 (실제 여행에서는 5일째 아침).

오늘은 돌로미티하면 뺴놓을 수 없는 트레치메 디 라바레도 (Tre cime de Lavaredo, 줄여서 '트레치메')에 간다!

한국인들에게 돌로미티 여행은 크게 서쪽 South tyrol 지역의 알페 디 시우시&세체다, 그리고 동쪽 Cortina d'ampezzo 지역의 트레치메로 나뉘어지는데

같은 돌로미티 지역이지만 서쪽은 푸른 초원지대가 펼쳐진 아름다운 트레킹이라면,

 동쪽의 트레치메는 돌바닥의 거친 느낌의 상남자 같은 트레킹이랄까.

(트레치메 트레킹 때문에 특별히 트레킹화도 새로 샀다! 그 뒤로 신발장에서 잠자고 있음...)

사실 돌로미티 여행 주간 내내 일기예보에서 흐림+천둥이라고 했는데

(날씨요정이 날씨얘기 듣고 신나게 Thunder노래를 부르다가 나한테 혼남)

다행히도 이 날도 날씨가 끝내주게 좋았다.

아침 일찍 트레킹 준비를하고서 트레치메 트레킹의 시작점인 아우론조 산장으로 고우고우씬~

 

트레 치메로 향하는 입구. 입장료 30유로를 준비해야한다.

 

아우론조 산장 주차장에 빼곡히 들어찬 차들, 그리고 그 너머 뾰족뾰족하게 솟은 크리스탈로 산군 

 

시작부터 날이 너무 좋아서 크리스탈로 산군과 함께 인증샷샷샷

 

아우론조 산장 주차장에 주차하고 차에서 내리니, 여태껏 느끼지 못한 싸늘한 공기가 느껴진다.

아직 8월 중순인데 산악지대라 그런지 살곁에 닿는 공기 느낌이 차갑다. 

어제까지는 반팔에 자외선을 가려줄 얇은 셔츠 하나면 충분했는데, 

햇살은 밝아도 기온은 낮은지 레깅스도 신고 야주 약간의 기모가 들어간 티셔츠도 겹쳐입었다.

그리고 트레킹화와 내 무릎연골을 지켜줄 잠스트 무릎보호대, 그리고 등산스틱까지!!

만반의 준비를 끝내고서 아우론조 산장을 거쳐 101번 트레킹 코스를 따라

전 세계에서 온 관광객들과 함께 트레킹을 시작했다. 

처음 차에서 내렸을땐 공기가 싸늘했는데 그래도 해가 떠오르고 걷기 시작하면서 적당히 상쾌한 느낌이 난다!

 

아름다운 야생화 너머로 신선구름이 피어오르는 협곡의 장관. 

 

101번 코스를 따라, 라바레도 산장(Lavaredo Rifugio)를 거쳐 로카텔리 산장(Locatelli Rifugio)까지 갑니다.

 

101번 코스를 따라 보이는 크리스탈로 산군이 너무나 멋있어서 행복한 인증샷!

 

 

트레치메를 돌아보는 코스는 크게 2가지로 나뉘어지는데, 101번과 105번 코스다. 

두 코스 모두 아우론조 산장에서 시작해서 로카텔리 산장까지 왕복하는 코스인데, 

101번 코스를 따라갈 경우 아우론조 산장(시작) ▶ 라바레도 산장 (스침) ▶  로카텔리 산장 (반환점) 순서 걷게 된다.

105번 코스는 트레 치메를 가운데 두고 101번 코스의 맞은편인데, 아우론조 산장에서 바로 로카텔리 산장으로 가게 된다.

돌아올 때 101번으로 돌아올지, 105번으로 돌아올지 결정하지 않고, 우선은 101번을 따라 걸었는데

101번을 따라 걸을 때, 왼편에는 거대한 트레 치메가 솟아있고, 오른편으로는 깊은 협곡과 아우론조 산장 뒷편으로 크리스탈로 산군이 펼쳐져 있어서, 

그 풍경을 보면서 걷느라 힘든줄도 모르고 신나게 라바레도 산장까지 걸어갔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사실 힘들 것이 없음ㅋㅋㅋ)

 

라바레도 산장에서 올라오면 보이는 웅장한 트레치메의 북쪽면 (사진 왼쪽 개미같은게 사람!) 

 

줄여서 트레치메라고 부르는 트레 치메 디 라바레도(Tre cime di Lavaredo)는 라바레도의 세 개의 봉우리라는 뜻.

치마 그란데, 치마 피콜라, 치마 오베스트라 이름붙여진 세 개의 거대한 암석 봉우리를 의미한다.

사진에서 보면 트레치메만 보이기 때문에 그냥 좀 커다란 돌덩이 같지만, 

암석 하나당 약 500~600의 높이로, 30층 정도의 빌딩 높이랄까?

사진에서도 보면 왼쪽 귀퉁이에 사람들이 서 있는데 개미같아 보일 정도로 실제로 보면 어마어마하게 큰 암석봉우리다.

 

영차영차 걸으며 트레치메와 인증샷

 

저기 저기 로카텔리 산장이 눈앞에 보인다. 

 

왕복코스의 1/4지점이자, 편도코스의 1/2지점인 라바레도 산장을 지나 트레 치메를 등지고 걷다보면

드디어 반환점격인 로카텔리 산장이 눈앞에 나타난다.

101번으로 왔든, 105번으로 왔든 모두 로카텔리 산장에서 모이게 되어 있기 때문에 

로카텔리 산장에서는 우리보다 바지런히 걸어온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다.

날씨요정과 나도 트레치메가 한눈에 보이는 명당자리에 (로카텔리 산장 앞은 탁 트여있어서 사실 어디든 다 명당)

아빠다리하고 앉아서 저~ 멀리 맞은편에 우뚝 솟은 트레치메를 마음껏 구경했다.

그리고서, 대망의 인스타 동굴샷을 찍기 위하여 로카텔리 산장 뒷편의 급경사 언덕을 기어오름...

(여기가 제일 어려움....급경사라 기어 올라야...)

인스타그램에서 트레치메를 검색해보면 종종 등장하는 동굴에서 찍은 샷이 있는데, 

바로 로카텔리 산장 뒤에 비밀스럽게 파여진 동굴에서 찍은 것!

로카텔리 산장에는 사람들이 진짜 많은데, 이 곳은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지 

이런 보석같은 스팟을 아는 두세명만이 동굴샷을 찍는 영광을 누리고 있었다.

나도 그 영광열풍에 동참!

 

바로 동굴 프레임 속에 쏙 들어온 트레치메!

 

트레치메와 내 뒷모습...헷

 

동굴에서 이렇게도 찍고 저렇게도 찍고 실루엣도 찍고 오도방정을 떨고서

로카텔리 산장에서 샌드위치로 점심을 해치우고서 처음 왔던 101번 길을 따라 다시 돌아간다.

105번 길은 가보지 못했지만, 101번 길을 걸으며 보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에

한 톨의 아쉬움도 없이 다시 101번코스를 따라 걷기로!

개인적으로, 트레치메는 돌로미티의 상징 같은 곳이라서 코스에 넣었는데 

트레치메 자체는 커다란 돌덩이이고, 풍경을 좋아하는 나는 트레킹 코스에서 보는 풍경이 훨씬 좋았다 ♡

물론 트레치메 자체도 멋있긴 멋있고.

 

돌아가는 길에 저 멀리 보이는 아우론조 산장. 저기까지 가면 오늘의 트레치메 여정이 끝난다.

 

101번 코스에서 볼 수 있는 멋진 협곡의 풍경. 저멀리 호수와 (아마도) 아우론조 마을이 보이는 것 같다.

 

 

아우론조 산장에서 Tre Cime 간판과 함께 (5시간 걸어댕겨서 표정 약간 지침...)

 

 

그렇게 돌로미티에서 가장 유명한 트레치메 트레킹을 마치고 나니, 시간이 어느덧 세시무렵에 가까워 지고 있었다.

아우론조 산장에서부터 로카텔리 산장까지를 왕복하는 것 자체는 사실 2~3시간이면 될 것 같은데

걷다가 사진 찍고, 걷다가 사진 찍고, 걷다가 감상하고, 걷다가 노래부르고(읭?)

동굴에 기어올라가서 오도방정을 떨고 로카텔리 산장에서 샌드위치까지 먹다보니 의외로 시간이 오래걸렸다.

물론, 나는 이만큼 걸릴 것을 알고 있었지.

 

이렇게 날씨요정과 함께 오전부터 시작된 산행을 마치고 차를 타고서 

어제 스쳐지나갔던 라가주오이 산장(Rifugio Lagazuoi)으로 다시 고우고우씽!

우리가 첫날 샀던 슈퍼썸머패스는 개시일로부터 4일동안 3일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

첫째 날 알페 디 시우시, 둘째 날 세체다, 셋째 날은 쉬고 오늘이 유효기간 마지막 날이어서

야물딱지게 슈퍼썸머패스를 써주기 위해서 라가주오이 산장으로 오르는 케이블 카를 타기로 했다.

참고로 라가주오이 산장으로 오르는 케이블 카 급경사가 으마으마함....고소공포증 있는 분들 조심

 

라가주오이 산장에서 바라본 풍경

 

라가주오이 산장에 올라 내려다보는 돌로미티 산맥의 너른 풍경은 멋졌다!

하지만, 이미 알페 디 시우시와 세체다에서 보았던 감동 뒤에 마주한 풍경이어서 그랬을까, 

처음 알페 디 시우시에서 몽삭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서 마주했던 풍경에 말문이 막히던 그런 감동은 없었다. 라가주오이 쏘리.

아마도 제일 처음 라가주오이를 왔다면 입이 쩍 벌어졌을텐데~!

어쨌든, 야무지게 슈퍼썸매패스를 마무리하고 돌아오는 길에 코르티나 담베초(Cortina d'ampezzo)에 차를 대고,

백화점 COOP에서 먹을거리가 있나 (혹시라도 아시아 음식이 있나) 살펴보다가 

샐러드바에서 보리밥과 쌀밥으로 만든 샐러드를 발견했다!

아무래도 돌로미티 지역이 로마같은 대도시가 아니기 때문에 아시아 레스토랑찾기도 힘들고 마트에도 아시아 음식이 없어서 슬펐는데, 

COOP 샐러드바가 우리를 구원하였다. (이후에도 쌀밥먹고 싶으면 COOP에서 해결함 ㅋ)

 

이번 여행을 위해서 시원스쿨 여행 이탈리아 편을 열심히 수강하고 중요한 단어들을 열심히 외워갔었는데,

여기 이탈리아 북부에서 아주 알차게 써먹었다는 거!

밀라노에서도 호텔 데스크에서 아꾸아 어쩌고 하길래, 내가 아꾸아 나뚜랄레(미네랄 워터)달라고 해서

날씨요정이 너 지금 이탈리아어 하는거냐 @@ 놀랐는데, 

특히 여기 돌로미티 지역에서는 더더욱 유용한 이탈리아어를 구사함..호호

COOP 샐러드바에서 약간 나이가 지긋한 아주머니에게 짧은 이탈리아어로

쌀밥들어간 샐러드 주세요, 문어 샐러드 주세요, 포크랑 숟가락은 어디에? 등등의 표현으로

훌륭하게 음식을 주문하고 1회용 포크와 숟가락도 사서 나올 수 있었다능....

단어만 나열중인 내 이탈리아어에도 환하게 웃으면서 친절하게 대해주었던 이탈리아 아주머니♡

비록 단어만 나열하는 의사소통이긴 하지만 현지인과 대화가 된다는 그 기쁨은 이루 설명할수가 없다.

역시, 여행에서 그 나라 언어를 구사할 수 있으면 여행의 즐거움이 10배는 배가 되는 것 같다.

숙소에서 바라보이던 노을지는 미주리나 호수

 

그렇게, 저녁까지 싸들고서 숙소에 돌아오니 어느 새 창밖으로는 미주리나 호수에 황금빛 노을이 내려앉고 있었다. 

아, 그 풍경이 얼마나 평화롭고 아름답던지. 

이번 이탈리아 여행을 하면서 좋았던 순간들이 너무나도 많았지만, 

여기 미주리나 호수 숙소에서의 순간들이 물결처럼 마음을 휩쓸고 지나갈 때가 있다.

숙소 문을 열때마다 내 눈높이에서 바라보이던 창 밖의 호수 풍경, 

잔잔하고 고요한 풍경이 너무나 당연하게 눈앞에 펼쳐지던 그 공간.

오늘 하루 트레킹을 하느라 고생많았다고, 이제 남은 시간은 모두 자유시간이라고, 이제는 푹 쉬어도 된다고 말해주는 것만 같았던 

그 날의 공간과 그 날의 느낌,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아련한 여행의 추억은 항상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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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로미티] 세체다 - 셀라패스를 거쳐서 동쪽 미주리나 호수까지

 

돌로미티에서 맞이하는 2일째 아침 (실제 여행에서는 4일째 아침).

오늘은 돌로미티의 서쪽 지역에서 세체다(Seceda)파쏘 셀라(Passo Sella)를 거쳐, 

돌로미티를 서쪽에서 동쪽으로 가로질러 숙소가 있는 미주리나 호수(Lake Misurina)까지 이동할 예정.

시간 여력이 되면 가는 길에 라가주오이 산장 (Lagazuoi Hutt)을 들렀다 갈 예정이다!

 

오늘은 숙소에서 체크아웃을 하는 날이어서 부랴부랴 짐을 챙겨 트렁크에 싣고

첫번째 목적지인 세체다 케이블카 승강장에 도착했다. (주차는 세체다 케이블카 승강장 주차장 이용!)

날씨가 완전히 흐리진 않지만, 그래도 쾌청했던 어제와는 달리 오늘은 구름도 많고 날이 좀 흐린 것도 같다.

세체다 케이블카 승강장에서 Ortisei-Furnes 케이블카를 타고, 중간에 내려서 Furnes-Seceda 케이블카로 바꿔 탔다.

날이 흐려서 긍가, 어제보다 훨씬 추운듯 >.<

케이블카에서 내려서 산 정상으로 올라가니, 드디어 세체다의 시그니처 같은 모습.

내셔널지오그래픽에 실렸다는 (풍문이 떠도는) 세체다 절벽의 풍경이 눈앞에 드라마틱하게 펼쳐졌다!

 

계곡사이로 끊임없이 구름이 피어오르는 대장관

 

 

여기가 세체다의 뷰포인트 맛집임이 분명한 것이, 

전문가 렌즈들을 장착한 카메라 맨들이 아예 자리를 잡고서

끊임없이 피어오르는 구름 속의 세체다 풍경을 찍어내고 있었다.

분명 같은 장소인데도, 계곡 사이사이에서 구름이 빠른 속도로 피어오르다보니, 

단 1초도 같은 풍경일 수가 없었다. 찍는 족족 오늘의 베스트샷이여....

나도 여기 뷰포인트 맛집에서 세체다를 배경으로 요래도 찍어보고 저래도 찍어봤지만,

역시나 세체다는 세체다 그 자체만으로 가장 멋있는 것 같다. 

 

비탈을 따라 난 트레킹길을 따라 걸어가는 사람들

 

데헷. 비탈길을 걷다가 세체다와 함께....♡

 

비탈길에 앉으면 보이는 풍경 또한 멋스럽구요.

 

 

세체다를 향해 비탈길을 따라 걷다가, 트로이어 산장을 향해 비탈길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사실 목적지를 어디로 하겠다는 생각이 별로 없었음. 그저 앞서간 사람들을 따라갔을 뿐)

한참 내려가다보니 트로이어 산장에 도착!

 

이 곳이 트로이어 산장, 테이블에 앉을 수도 있고, 그 앞에 (사진 오른쪽 모서리) 누워서 쉴수 있는 간이 의자들이 늘어져있다.

 

이번 여행을 위해 (우여곡절 끝에) 새로 구입한 등산화.

 

파노라마 샷!

 

산장에서 마시는 라떼 마끼아또. 흐엉. 여기가 지상천국이다. 지상천국이야.

 

나랑 날씨요정은 간이의자에 자리를 잡고, 트로이어 산장에서 따뜻한 라떼 마끼아또 시켜먹었다.

그리고 어제와 마찬가지로 미리 준비해온 크로와상을 주섬주섬 꺼내서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을 감상하며 

따뜻한 라떼 마끼아또 한모금과 함께 뜯어먹는 그 맛이란. 

크아~

(근데 그래서 돌로미티 여행하는 동안 사먹은 음식 사진이 없음......;;;;)

여기가 지상천국이다. 지상천국이야.

맞은 편에 우뚝 솟은 높은 봉우리가 보이는데 그 높이가 얼마나 높은지 구름이 그 중턱을 휘감고 지나간다. 근데 이름을 모르겠음. 

 

그리고 역시나 날씨요정은, 오늘도 그 이름의 진가를 발휘하였는지 

아침에만 해도 흐릿하던 날씨가 점점 맑아져오기 시작했다. 잘했어~! 날씨요정!!!

배도 채웠겠다. 다시 케이블카를 타러 가야되는데...아뿔싸

우리는 내려왔던 것이다. 그말은 고로, 걸어올라가야 하는데 고된 산행은 아니었으나 

어쨌든 비탈길을 끝까지 걸어올라가는 일은 어쨌든 체력소모가 꽤 큰 일이었으니,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내 안의 흥을 돋우어준 덕분에 겨우겨우 케이블카 승강장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고마워요 싸이. 고마워요 멜론...ㅜ.ㅜ 

 

세체다에서 2시간 정도를 예상했지만, 트로이어 산장에서의 느긋한 신선놀음을 만끽한 덕분에 (?)

원래 예상 계획시간보다 살짝 뒤쳐지기 시작했다.

돌로미티에서 또 경험해볼 것이, 파쏘 셀라의 구비구비진 헤어핀을 따라 돌며 풍경맛집을 구경하는 것이라길래

부랴부랴 파쏘셀라로 향했다. 

 

파쏘셀라에서 Val Gardena 간판과 함께 헤헤

 

파쏘셀라 언덕에서 바라보는 셀라 산군. 멋져브러 ...♡

 

 

나 키 165cm인데 설명할 수 없는 이 비율 뭐다?

 

 

파쏘 셀라에서 셀라 산군의 풍경까지 만끽하고, 다시 차를 돌려 파쏘 지아우 (Passo Giau)를 거쳐

이제 돌로미티의 서쪽 끝에서 동쪽 끝으로 달려갑니다.

가는 길에 만난 또 이름 모를 마을 풍경들은 얼마나 아름답던지, 

이름 모를 케이블카는 또 왜 이렇게 많던지,

우리나라 블로거들에게 가장 유명한 알페 디 시우시와 세체다만 열심히 공부해서 왔는데

멀지 않은 곳곳에 아름다운 마을들이 많아서, 다음 번에 또 오게 되면 새로운 마을 위주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벌써 또 온다고 다짐함)

 

원래는 슈퍼 썸머 패스를 야무지게 써먹기 위해서, 가는 길에 있는 라가주오이 산장 케이블카를 타려고 했지만,

아쉽게도 라가주오이 케이블카 마감시간에 도착하는 바람에, 라가주오이 케이블카는 가볍게 패쑤!! 

 

(PS. 참고로, 파쏘 셀라와 파쏘 지아우 모두 지그재그 같은 헤어핀 도로라는게 특징이다.

헤어핀 하나 돌 때마다 처음엔 우와~ 했는데 나중엔 우엑...했음.....)

 

드라이브 중에 만난 너무나도 멋진 풍경 1

 

드라이브 중에 만난 너무나도 멋진 풍경 2

 

많은 사람들이 보통, 돌로미티의 동쪽에서는 코르티나 담베초 마을에 숙소를 잡는데, 

내가 예약할 때는 내 예산대에 맞는 코르티나 담베초 마을 숙소가 또 다 매진이었음....OTL

여기 돌로미티 지역은 기본적으로 대도시가 아니기 때문에 숙소가 아주 넉넉하지는 않은편 같다.

나도 출발하기 3개월 전에는 예약을 시도했던 것 같은데,

가격 괜찮으면서 컨디션 좋으면서 거리도 괜찮은 그런 방은 이미 매진..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동쪽 숙소는 코르티나 담베초에서 30분정도 떨어져있는 미주리나 호수 근처의 숙소로 잡았다.

그래도 다음 날 가게 될 트레치메에 더욱 가까운 위치기도 하고, 호수에 있는 숙소라 뷰가 너무 아름다워서 개인적으로는 엄청 마음에 들었다. ♡

 

숙소 베란다에서 보이던 미주리나 호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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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로미티] 산타막달레나

 

 

알페 디 시우시에서 내려와 1시간 여를 달려, 오늘의 두 번째 목적지로 향했다.

그곳은, 이름하여 산타 막달레나 (Santa Magdalena).

바로, 이번 이탈리아 여행에 이 곳 돌로미티를 추가하게 나를 홀렸던 구글 사진의 배경이 된 곳.

돌로미티 중에서 가장 내 눈으로 보고 싶었던 곳, 산타막달레나.

(그런데 구글맵에서 잘 찾아지지 않아서 GPS 위도와 경도를 찍고 가야했다)

 

이 곳은, 알페 디 시우시처럼 산 위에서 하이킹을 하는 곳은 아니고, 

산 아래 작은 교회의 풍경이 너무나도 포토제닉한 곳♡

불행인지 다행인지, 처음 숙소를 잡을 때 알페 디 시우시로 바로 접근이 가능한 마을의 숙소가 모두 판매완료 되어서

차로 30분 떨어진 곳에 있는 숙소를 잡았는데, 그 곳이 알페 디 시우시와 산타 막달레나의 정확히 중간에 위치해 있어서

어짜피 숙소에 가는 겸 편도 30분거리만 더 움직여서 산타 막달레나까지 다녀올 수 있었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달려서 도착한 산타 막달레나 마을. 

마을에서 한참 더 들어가서 뷰 포인트까지 가야 합니다!

 

산타 막달레나 교회까지 가야해요! 지금 보이는 풍경은 맛보기일 뿐!

 

 

이탈리아 돌로미티 자체가 후기가 많이 남겨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몇몇 안되는 (그리고 아주 친절히 설명되어 있는) 한국인들의 블로그를 다 긁어모으고 공부를 해서 

산타 막달레나 교회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부터 뷰 포인트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뷰 포인트로 바로 차를 가지고 가면 안된다고 한다.)

한적한 들판 아래 난 길을 따라 한 10여분을 걷다보면 드디어,

구글에서 보았던 바로 그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그래, 바로 이 맛이야(?) 함성 발쏴!!!!!!!!!!!!!!!

 

 

땨댠! 제가 찍은 것입니다! 퍼온 사진 아니에효!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풍경과 인증샷.

 

아....

너무나 멋진 풍경.

이 깊은 산 속에 넓게 펼쳐진 들판과, 작은 교회.

그 뒤로 뾰족하게 솓아 병풍처럼 둘러진 돌로마이트 암석.

그리고 그 위의 청명하디 청명한 파란 하늘까지.

알페 디 시우시가 자연 그 자체로서 자연의 광활한 아름다움이 충만하였다면, 

여기 이 산타막달레나는 자연 풍경 아래, 사람이 지은 작은 교회 건물하나가 더해져 동화같이 아름답다.

정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저 교회와 몇 채의 건물이 있어서, 

인간의 건축물에 대비되어 산 너머 풍경의 아름다움이 더욱 특별하고,

또 이 묘한 조화로움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캬. 여기가 풍경맛집입니다....♡

 

 

사실, 여기 산타 막달레나를 올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날씨!였다. 화창한 날씨!

이미 이 곳을 다녀간 많은 한국인 블로거들이 한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

날씨가 맑지 않다면 갈 필요가 없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나는 어제 여기 산타막달레나에 왔었다.

구름 잔뜩 낀 흐린 날에.

어제가 아니면 그 다음 일정과 계획때문에 산타 막달레나를 갈 수 없을 것 같아 

흐린 날씨지만 열심히 산길을 구비구비 돌아 왔는데...

 

ㅠ.ㅠ

 

그렇다.

이 산타막달레나의 풍경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산 너머의 병풍같은 돌로마이트 암석인 것이었다.

구름이 가득 낀 산타 막달레나에 도착했을 땐, 구글 이미지에서 보았던 산 너머의 병풍 암석이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산 너머의 웅장한 암석이 보이지 않으니,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스위스 산골에서 많이 보았던 아주 평범한 풍경.

사람들이 왜 구름낀 날에는 과감하게 포기하라고 했는지..

구름과 안개가 빠르게 산봉우리를 훑으며 지나가는 풍경을 보면서 얼마나 속이 쓰렸는지 모른다 ㅠㅠ

그래도 여행의 어쩔 수 없는 부분이겠지..라면서 눈물을 삼켰는데, 

다행히 이번 여행을 함께한 날씨요정 친구가 아주 흔쾌히! 그것도 먼저!

(무려 왕복 1시간이 더 소요되는데도 불구하고!)

맑은 날씨의 산타막달레나를 한 번 더 가보자고 시동을 걸어주어서

이렇게 환상적인 산타막달레나의 풍경을 만끽하고 돌아올 수 있었다.

지금생각하니 또 고맙네, ㅠㅠ 고마워 날씨요정 ㅠ ♡

여러분, 산타 막달레나는 사랑입니다. 날씨가 좋다면 꼭 들러보세요 ♡ 

 

 

 

 


 

매년 여행 갔다오면 가장 인상깊은 풍경으로 나만의 기념품을 만드는데, 

역시나 이번 이탈리아 여행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곳이라면, 산타 막달레나였다.

돌로미티 여행으로 이끈 곳이기도 했고, 

또 날씨 탓에 두 번을 가게 만든 곳이기도 했고. (그만큼 꼭 가고 싶었던 곳)

저 돌산을 그리면서 내가 지금 무슨 미친 짓을 하고 있나...했는데 완성된 컵을 보니 뿌듯뿌듯 ㅠㅠ

 

산타막달레나를 기리며(?) 만든 나만의 도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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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이탈리아 여행기는 여건상 여러 가지 이유로 못쓰지 않겠나.. 싶어 포기하고 있었는데

그 누구가 아닌 스스로를 위해서 쓰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써놓은 기록이 없기도 하고, 기억이 희미하기도 하지만 쓰는 것에 의의를 두고 써보려고 합니다.

 

여행의 시작은, 밀라노부터였지만 밀라노부터 쓰다가는 영원히 이 여행기를 끝낼 수 없을 것 같아서,

과감하게 밀라노(Milano), 그리고 중간에 들렀던 시르미오네(Sirmione)를 건너뛰고 

돌로미티(Dolomites) 지역부터 여행기를 시작합니다. :)

 


[여정] 밀라노에서 시르미오네를 거쳐 돌로미티로

 

[돌리미티] 시작은 알페 디 시우시

 

 

Buon giorno! 본죠르노 :)

돌로미티 지역에서 시작하는 첫 아침 해가 밝았다. 

눈을 뜨자마자 날씨앱부터 켜봄. (가장 중요한 일!)

오전 6시만 햇님, 오전 9시부터 구름 구름 구름...OTL

괜찮아, 이번 여행엔 날씨요정(?)이 있으니까! 그렇지, 날씨요정?

 

오늘은 이번 이탈리아 여행에서 가장 기대하는 곳 중에 하나인, 알페 디 시우시(Alpe di siusi)를 걷기로 한 날. 

축구장 8000개  크기의 광활한 초원지대인데 그만큼 트레킹 코스도 많아서 가장 공부를 많이 했던 곳이고,

또 그만큼 놓칠 수 없는 멋진 풍경이 있는 곳이기에 날씨가 더더욱 중요한데 흐림이라뇨. ㅠ

(사실 어제 본 일기예보엔 앞으로 3일동안 천둥번개여서 여행 다 때려치우고 싶었다고 한다.)

하지만 창문을 열어보니 아직은 아침이라 화창하고 전날 비가 내려준 덕분에 쾌청한 느낌까지 든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걸? 

흐려지기 전에 얼른 맑은 하늘 보러 가보자! 

 


 

숙소에서부터 차로 30여분을 달려 알페 디 시우시로 올라가는 Mont Seuc 케이블 카 매표소에 차를 세우고,

돌로미티 슈퍼썸머 패스를 사서 드디어 케이블카에 탑승했다. 

사진으로만 봐왔던 알페 디 시우시는 과연 어떤 풍경일까, 두근두근 - 

게다가 9시가 되었는데도 일기예보와는 달리 날씨가 맑아서 더 두근두근 ♡

 

Mont Seuc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길. 저 아래 오르티세이 마을과 오른쪽 편에 세체다(Seceda)가 보인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한참을 솟아오르던 Mont Seuc(몽삭, 이라고 쓸 예정이지만 정확하지 않음;) 케이블 카가 드디어 멈춰 섰다.

설레는 마음으로 케이블 카에서 내려서 알페 디 시우시를 향해 한 걸음 내딛는 순간, 

카메라에 다 담을 수 없는 - 

그 광활하고 멋진 풍경에 그동안의 날씨 걱정을 홀딱 잊고 탄성을 지르게 만든다.

우와우! 쏘리질뤄!

 

왼편에 3181m 높이의 싸소룽고(Sasso Lungo)와 싸소 피아토(Sasso Piatto), 그리고 오른편에는 카티나치오(Catinaccio)의 일부. 사진으로 보니 조막만해 보이지만 사실 어마어마어마어마어마하게 넓고 큰 지형이다. 

 

핸드폰 파노라마로 담아본 풍경. 현대기술은 턱없이 모자라다.

 

저 멀리 스칠리아(Sciliar)를 배경으로!

 

 

몽삭 케이블카 승강장에서 보는 알페 디 시우시의 풍경은 입이 떡 벌어질 만큼 멋있었다.

이 여행 준비를 위해 인터넷 블로그와 구글을 돌아다니면서 수 없이 스쳐지나 봤을 풍경이었을 텐데도,

실제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은 나의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장관 같은 풍경이었다.

이미 2000M 높이의 산에 올라와있는데 평지같이 너른 초록색 들판이 펼쳐져 있고,

그 너머로 거대하고 뾰족한 암봉들이 우뚝 솟아있다니.

같은 알프스인데 스위스와는 또 다른 느낌! 

 

게다가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케이블카만 타고 올라오면 이렇게 쉽게 볼 수 있다! 개꿀!

좌에서 우로 보아도, 우에서 좌로 보아도

너무 멋지고 아름다워서 한참을 몽삭 케이블카 승강장 앞을 벗어나지를 못했다.

한편으로는, 자연도 산도 좋아하는 우리 엄마 아빠도 같이 왔으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 마음이 찡긋찡긋..ㅜ.

예전엔 좋은 곳을 보아도 부모님 생각이 나지 않았는데 (도시 위주의 여행을 했기 때무네?...)

요즘은 나도 부모님도 나이가 들어서인지 멋진 자연환경을 보면 부모님이 먼저 생각난다.

이래서 내가 재작년에 캐나다 로드트립을 하고 다시는 가나 봐라 하고 작년에 또 미국 여행을 했나 보다.

아 여기도 부모님 모시고 오면 얼마나 좋았을까 ㅠ.ㅠ

나조차도 이렇게 환호성이 튀어나올 만큼 좋은데, 풍경러버인 우리 엄마 물개박수치면서 좋아하셨을 텐데.ㅠ.ㅠ

 

 

어쨌든, 몽삭에서 보이는 풍경만 보고 내려가도 충분할 수 있겠지만

이번 나의 여정은 짧게나마(과연) 트레킹을 하면서 돌로미티의 속살을 걸어보는 것이었으므로!

부모님 타령을 하는 넋을 바로 잡아 전격! 트레킹을 시작해본다.

여러 블로그님들의 정보를 참고해서 결정한 오늘의 루트 :

몽삭(Mont Seuc)에서 9번 루트를 따라 싸소 룽고(Sasso Lungo)를 바라보며 평원을 걸어 살트리아(Saltria)까지 걷기 

→ 살트리아(Saltria)에서 11번 버스를 타고 콤파치 (Compach) 마을까지 이동하기

→ 콤파치(Compatch) 마을에서 파노마라 리프트를 타고 2번 루트를 따라 마음껏 걷고 돌아오기

 

[알페 디 시우시 코스] 분홍색 (케이블/리프트), 노란색 (트레킹), 하늘색(버스)

 

싸소 룽고(Sasso Lungo)를 바라보며 걷는 한적한 9번 루트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걷다 쉬다(찍다) 걷다 쉬다(찍다) 해봅니다. 스칠리아를 배경으로!

 

쾌청한 하늘과 초록빛 잔비밭, 그리고 그 너머의 암봉들까지. 보고만 있어도 행복한 이 풍경 

 

살트리아(Saltria)까지 열심히 걷는 나

 

 

몽삭에서부터 살트리아까지 두어시간 남짓을 - 

동화 속 삽화 같은 풍경을 보면서 눈누난나 ♬ 콧노래를 부르며 수십 번을 감탄하며 걸었다.

날이 너무 맑고 풍경이 너무 깨끗해서 덩달아 시력까지 좋아지는 느낌.

살트리아까지 오르막도 없이 내리막과 평지를 걸어서 무탈히 도착했다.

이건 등산도 트레킹도 아니고 산책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살트리아에서 11번 버스를 타고서 콤파치(Compatch) 마을로 이동!

버스로 이동하는 이 길도 굉장히 풍경이 아름다웠는데, 걸으며 보면 더 좋을 풍경이었지만

우리는 파노라마 리프트를 타고 트레킹을 하고 마지막 리프트 시간 전에 다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살트리아에서부터 콤파치까지의 루트는 과감히 생략하기로 했다.

콤파치 마을에서 파노라마 리프트를 타고 알페 디 시우시의 가장 오른편에 위치한 평원으로 솟아올랐다.

파노라마 리프트에서 내리니 어느덧 점심시간.

아침 9시부터 시작해서 어느새 3시간 여가 지났다. 덜덜덜덜.

점심은 파노라마 호텔에서 먹을까 생각했는데 친구가 가져온 크루아상을 먹자고 해서 

저 멀리 스칠리아(Sciliar)의 풍경을 보면서 가볍게 크루아상과 에너지 바로 점심을 해결했다.

풍경이 얼마나 멋진지, 풍경만 봐도 배부르다야~ 

 

파노라마 리프트 승강장에서 보는 스칠리아 (Sciliar)

 

 

파노라마 호텔에서부터 Goldknof 호텔 방향으로,

이번에는 싸소 룽고(Sasso Lungo)를 왼편에 두고서 그 옆면을 보면서 걸어가 본다.

정말 끝없이 펼쳐진 푸른 잔디밭. 

가는 길에 나무 한 그루 없다. 

그 말은 해발고도 2000m 높이에 내리쬐는 직사광선을 가려줄 그늘 한 점 없다는 것.

그러므로 돌로미티에 간다면 반드시 얼굴의 앞, 옆까지 꼼꼼히 가려줄 챙 넓은 모자는 필수!

그리고 선크림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가급적 긴 팔과 긴 옷을 입는 게 좋다. 

(그리고 여름이지만 산 위라서 쌀쌀한 바람도 불기 때문에)

날씨요정 내 친구 이 날 반바지 입었다가 전기구이 통닭급으로 타서

밤새 뜨거워 뜨거워를 외치다 그 뒤론 긴 바지만 입었음. 

 

여러분~ 돌로미티로 오세요~

 

이 곳이 바로 천국입니다아~

 

 

Goldknof 호텔까지 걸어가던 중에 만난 산장 (아마도 에델바이스 산장!) 앞에서 자리를 펴고 누워서

잠시 느긋하게 낮잠을 즐겼다. (그런데 바람은 차갑고 햇살은 따가워서 눈만 감고 있었음.)

산장에는 이 천국을 함께 누리는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마치 제 집 앞인 양 드러누워들 있었는데

그 편안한 모습이 너무 좋아 보였다. 

이 신선놀음을 마치고, 이제 왔던 길을 그대로 되돌아간다. 

올 때는 몽삭에서부터 살트리아까지 걸어 내려갔었는데, 돌아오려면 걸어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돌아가는 길엔, 중간에서 Sole 리프트를 타고 몽삭 승강장까지 올라가기로 했다.

(운행 마감 시간을 못 맞추면 걸어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운행시간을 맞추는 게 아주 중요하다!)

 

 

Sole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는 길에 돌아본 싸소 룽고의 모습

 

처음 감탄을 내질렀던 몽삭 승강장까지 왔는데, 

으아니?

싸소 룽고가 오전과 달리 너무나 도드라지게 멋있어 보이는 것이다.

분명 오전에 보았던 풍경 그대로인데, 오전에는 너른 벌판 뒤에 그저 우뚝 솟은 봉우리였을 뿐인데

오후에 햇살이 기울어지기 시작하면서 싸소 룽고의 암석 사이사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암석의 결이 입체적으로 도드라지면서 오늘 하루 보았던 그 어느 때보다도 웅장하고 드라마틱한 위용을 뽐내고 있었던 것이었다. 

아침에 찍을 만큼 사진을 찍었는데, 싸소 룽고와 또 마지막 기념사진을 찍음.....

(알페 디 시우시를  트레킹 없이 케이블카 승강장에서만 구경할 예정이라면 햇살이 기울어지는 오후에 오는 것을 추천추천!)

 

싸소 룽고와의 마지막 기념사진

 

하. 이 드라마틱하게 도드라지는 우리 싸소 룽고 좀 보세요 ♡

 

아침 9시에 시작해서 몽삭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니 어느새 오후 4시 즈음이 되었다.

(간단히 걷는다더니....????)

날씨 앱이 예고했던 것과 달리, 하루 종일 날씨는 너무나도 쾌청하게 맑았고 

걸을 때마다 방향을 달리하며 보았던 싸소 룽고의 풍경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웠다.

몽삭에서 바라만 보는 풍경도 멋있었지만, 그 너른 들판을 한 걸음씩 걸어가며 만끽하는 그 아름다움이란! 

이 곳에서 보는 석양은 또 얼마나 아름다울까, 또 캄캄한 밤에 쏟아지는 은하수는 얼마나 아름다울까.

케이블 카가 저녁까지 운행하지 않기 때문에 케이블카 시간에 맞춰 내려와야 했지만

상상했던 것, 기대했던 것보다도 멋있는 순간들을 만끽했기 때문에 보지 못하는 석양과 은하수가 결코 아쉽지 않았다.

게다가, 이번 돌로미티 여행에서 가장 맑아야 한다면, 알페 디 시우시에서의 하늘이 맑기를 바랐고

그 소원이 이루어져서 오늘 하루, 충분히 만족스럽고 한 걸음, 한 걸음 행복한 순간들이었다. 

여러분, 알페 디 시우시는 사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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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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