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에서 라스베이거스로! 그리고 브라이스 캐년까지.



DAY 9.  _18.9.2.


이제 더이상 LAZY & CRAZY 한 여행은 없다!

부모님과 함께하는 TOO MUCH BUSY 로드트립이 시작하는 날!

사실 어제 아침 LA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동해서,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부모님을 픽업!

빡세게 몬테레이까지 갔다왔지만 관광을 하러 간건 아니고, 30년 전 살았던 가족 추억여행을 간 거라 여행기에서는 과감하게 뺐다.

그리고 이제부터 빡세디 빡센 그랜드써클 로드트립을 시작하려고 한다!



사실 올해가 부모님 모두 환갑이셔서, 어떤 기억에 남을 선물을 드릴까 하다가 미국 서부 로드트립을 준비하게 되었다.

로스쿨 다니던 시절, 아빠가 다시 한 번 몬테레이에 가보고 싶다고 하셨고 나 졸업하면 우리 가족 다같이 미국서부엘 가자! 했었는데

어쩐지 지금이 아니면 이제 부모님이 더 나이드셔서 로드트립은 어려울 것 같아서 2년 연속 부모님과 함께하는 로드트립 결정!

대박 환갑선물! 미국 서부 로드트립!



대신 지난번 여행의 교훈으로 절대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코스를 짰다고 생각했는데 

결론적으로 정신이 너덜너덜할 만큼 무리스러운 여행이었다.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라스베가스까지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서, 

라스베가스에서부터 브라이스캐년 숙소까지 이동하는 것 뿐!

널널한 줄 알았지만, 4시간 운전이 만만치가 않다. 만만치가 않아...

(이 날 이후로 가장 짧은 운전거리였던 것 같다....OTL)



브라이스캐년 가는 길. 라스베가스를 지나니 그 뒤로는 한적하고 지루한 직선도로가 이어진다.



일주일동안 수고해준 우리 SUV와 함께!



근데 사실 어마어마하게 컸다.





작년 겨울에 친구들과 먼저 그랜드써클을 여행했던 동생이, (동생은 캐나다에 이어 이번 여행에도 참석하지 못했따 ㅠㅠ)

모뉴멘트 밸리가 비포장도로니까 세단 말고 SUV를 빌리라고 해서 

3명 밖에 안되지만 Herts에서 SUV를 인터넷으로 예약해서 키를 받았는데

생각없이 타고 다니다보니 차가 5인승이 아니라 8인승쯤 되는 엄청 큰 SUV였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아빠 왈!  딸, 왜 이렇게 큰 차를 빌렸나고......

나도 이렇게 큰 줄 몰랐지....(☞☜) 보고 빌렸나...인터넷에서 그냥 적당하게 골랐지.ㅋ

좀 비싸긴 했지만 그래도 차체가 워낙 크고 넓어서 짐도 많이 싣고 널부러져있기도 좋아서 로드트립용으로는 결과적으로 아주 편리했다는 거!

역시 돈이 최고다! 역시 크고 좋은게 최고다! 




구글맵을 찍어보니 4시간이라서 금세 갈 줄 알았는데 중간에 좀 쉬고 어쩌고 하다보니, 어느 새 노을이 다 지고 나서야 브라이스 캐년에 도착했다.





숙소는 브라이스캐년 국립공원 입구에 있는 Ruby's Inn Best Western Plus 로 잡았다.

13년에도 묵었던 곳인데 국립공원이랑 차로 10분밖에 안걸리는데다 그 때 시설도 크고 좋아서 야심차게 예약했는데

이번에 배정받은 숙소는 그때 기억이 왜곡되었었나....생각보다 별로여서 흠칫.

어쨌든, 우리는 내일 브라이스 캐년 일출을 보러 가기로 하였으므로! 

다들 피곤한 몸을 뉘이고 알람을 맞추고 첫날의 여정을 마쳤다.






DAY 10. _18.9.3.


새벽 6시. 알람이 울렸다.

아빠, 엄마, 나 일동은 잽싸게 일어나 얼굴에 고양이 세수하고 옷을 입는 대로 껴입고 

이게 새벽인지 밤인지 분간도 되지 않는 캄캄한 밤길을 달려 브라이스 캐년 국립공원으로 입장했다.

원래 국립공원 Pass를 보여줘야 하는데 너무 이른 새벽이라 Pass검사하는 사람도 음슴.

우리는 Sunset Point와 Inspiration Point 중에, 일출이 더 아름답다는 Inspiration Point로 향했다.



인터넷에 보면, 뭐 일출 보러오는 사람들이 꽤 많아서 주차장에 차 대기가 어렵다는 둥, 사진기 들이밀 데가 없다는 둥 후기가 있어서

일출보다 1시간 전에 달려갔는데, Inspiration Point 주차장은 민망하리만큼 텅텅 비어있었다.

게다가 일출도 한참 남아서 밖은 너무 캄캄하고 불빛도 없어서 무섭고 제대로 온 게 맞나 싶을 정도였다.


아빠가 차를 주차하고서, 또 왈!

사람들로 붐빈다더니 우리 밖에 없네! 촌스럽게 제일 일찍 왔네!

아빠!!! ㅜㅠ 힝......



차에서 시간을 좀 때우다가 슬슬 여명이 밝아오기에 옷깃을 여미며 슬슬 올라가봅니다.

아직 여름의 기운을 벗어나지 않은 9월 2일이지만, 해뜨기 전은 너무너무 추웁다 ㅠ

여러분, 일출을 보려면 옷을 따숩게 입어야 합니다!




Inspiration Point로 올라가는 엄마와 아빠의 실루엣


가장 높은 전망대를 향해 올라가는 중




빛이 들기 전의 Inspiration Point의 풍경 (1)



빛이 들기 전의 Inspiration Point의 풍경 (2)



해 뜨기 전에 인증샷! 옷을 몇겹을 껴입었는지 모른다.




어둠이 가시고 해가 뜨기 시작하는지 어두컴컴하게만 보였던 브라이스 캐년의 후두들이 섬세한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몇년 전 겨울의 눈덮인 브라이스 캐년을 보았을 땐 후드들을 뒤덮은 눈이 압도적이라 융단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초가을에 마주한 민낯의 브라이스 캐년의 풍경은 마치 지구가 아닌듯한 생경한 감성을 불러일으켰다. 

사람이 만든 건물과 도로로 뒤덮인 세상에 있다가, 지구의 속살이 다 드러난 것 같은 캐년을 내려다보니 

새삼 내가 발을 디디고 서 있는 이 지구가 참 신비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해가 후두들을 비출만큼 높이 떠올랐다.



황금빛 햇살이 후두를 비출 때, 황금빛으로 물드는 후두들의 풍경



영화를 보는 것만 같은 순간이었다.




Inspiration Point의 후두에 빛이 들만큼 해가 높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지형 때문에 예정했던 일출시간보다도 상당히 늦게 해가 뜨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45도 각도의 황금빛 햇살이 천천히 하늘을 향해 떠오르기 시작할 때,

수천 개의 후두들에 황금빛 햇살이 번지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일출을 기다리던 사람들 모두가 감탄사를 내뱉었다.

어두운 장막을 물러내고 황금빛 파도가 밀려드는 장면이었다.

해가 위에서 내려쬘 때보다 사선으로 빗겨 들어오면서 후두의 입체감이 생생하게 도드라졌다.

쨍한 한낮에 왔다면 이 수천 개 후두들의 입체감이 덜했을 것이다. 

이래서, 브라이스 캐년에 일출을 보러오는구나.

바다에서 해가 끓어오르는 그런 일출과는 전혀 다른 그런 일출이었다.

섬세한 자연의 조각에 빛이 드리워지는 것에 경외감이 느껴졌다.

햇살이란 것이 이렇게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햇살이 없을땐 칙칙하게만 보였던 풍경이, 

햇살 아래서 자기 본연의 색을 최대치로 내뿜게 되니까.



엄마랑 나랑 그리고 (남자친구에게 받은 선물을 개시해버린) 아빠와.



바람이 몰아치는데 독사진도 남겨봅니다.



2013년 1월 말. 눈에 덮여 수천개의 후두들이 눈에 뒤덮여 있던 때


Inspiration Point 전체샷 (해 뜨기 전)


Inspiration Point 전체샷 (해 뜨는 중)



Inspiration Point에서의 황홀한 일출 구경을 끝내고 장소를 옮겨 Navajo loop Trail을 내려가보기로 했다. 

Navajo loop Trail은 브라이스 캐년 내부로 내려가 볼 수 있어서

View Point에서 내려다보는 전체적인 풍경과 달리

협곡 아래서 위를 올려다 보게 되는 또 다른 View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내려갔다가 올라오는 것이기 때문에...

내려갈 땐 웃으며 내려가지만 올라올 땐 이를 악물어야 한다..ㅠ



트레일을 따라 내려가던 중 만난 토르의 망치!



드디어 시작된 삼각대 가족사진! 가족여행에는 삼각대와 리모컨이 짱이다!



후두 사이의 깊은 협곡 사이를 내려가는 길




위를 올려다보면 이런 좁은 협곡 속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저 멀리 손톱같은 초승달



다시 올라와서 마지막으로 만세 인증샷!




해가 다 뜨고 나자 거칠 것 없는 태양이 얼굴에 곧바로 내리 꽂으며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아침이었는데도.

시간이 더 넉넉했으면 트레일을 따라 더더 깊이 내려가볼 수 있었을텐데

사실 오늘 정오에 인스타 인생샷을 찍을 수 있다는 안텔로프 캐년을 예약해놓았기 때문에

브라이스캐년에서 더 느긋하게 트레일을 즐길만한 여유는 없었다.


그래도 엄마아빠는 자유여행을 하니 이렇게 트레일도 걸어서 협곡 안으로 들어와 걸어보고 얼마나 좋으냐

에둘러서 이 여행을 준비한 나를 칭찬해주신것 같다.


여행이 끝나고 이렇게 여행기를 쓰다보니, 엄마아빠가 중간 중간 한 마디씩 던졌던 말들이 새록새록 생각이 난다.

부모님과 하는 여행은, 여행 전과 여행하는 동안 나름의 고충이 있지만 (친구들과 하면 나눠할수 있는 준비를 내가 다 해야 하는)

이렇게 끝나고 나서 추억했을 때 훨씬 더 뭉클해지는 감동이 있는 것 같다.

아마도 이 미친 매력 때문에 내가 작년에 다시는 길게 부모님과 여행하지 않겠다고 다짐해놓고서

올해 기꺼이 또 한 번 로드트립을 시도했나보다.



Bryce Canyon 표지판 앞에서. 이렇게 찍어놓으면 두고두고 꺼내보게 된다.





자, 이제 시간대를 넘어 주(State)를 넘어, 안텔로프 캐년으로 출발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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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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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1월 27일

미국 서부 여행 제 6일째 (3)

Bryce Canyon, Utah





Inspiration Point에서 멋진 장관을 구경하고 마지막으로, 아까 이리가 삽질해서 뛰어갔던 Sunset Point로 이동했다.

아침에 이리가 갔을 때만 해도 안개가 가득해서 아무것도 못봤다던데,

네, 한번 곁에 오신 날씨의 神은 저희와 함께하시네요....ㅋㅋ




협곡에 한층 가까이 다가왔다. 가까이서 돌기둥을 관찰할 수 있는 Sunset Point.


내 카메라 흰둥이 등장! 이번 여행만큼 내가 사진을 안찍은 여행도 없다. (대장오빠가 너무 많이찍어서...)



이미 그랜드 캐년에서 느꼈지만, 

한번 커다란 감동을 느끼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조금 시시해진다는 거.

Sunset Point도 Inspiration Point에 밀려서 감동은 조금 덜했지만,

Sunset Point에는 협곡 아래로 깊숙이 걸어내려갈 수 있는 Trail이 잘 되어있다!

날씨좋은 여름에 오면 그냥 산책하듯이 트레일을 따라 걸어내려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오늘은 한번 내려가면 못 올라올것처럼 눈이 아주 그냥 소복소복 쌓여있네요~!



Bryce Canyon from Sunset Point.


단체사진을 보면 이제 우리가 얼마나 친해졌는지 알 수 있다. 서서히 섞이기 시작한 우리 :D


참 신기한게 저 돌언덕의 높이는 누가 저렇게 깎아놓은듯 일렬로 맞춰놓은 걸까?



우리도 철난간을 잡고 조금씩 조금씩 트레일을 따라 협곡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남자들은 저 아래까지 내려갔는데, 이미 살짝 시들해진 여자들은 좀 내려가다 그냥 도로 올라왔...


막냉이 따라하기 쿄쿄 (니가 나이가 몇살이냐...--)


대장오빠도 트레일에 합세!


트레일에서 걸어올라오는 와중에 일렬로 단사!






자, 이렇게 Bryce Canyon을 알차게 관광하고, 우리는 Zion Canyon으로 갑니다 ♬


G) Bryce Canyon에서 H) Zion Canyon까지!



어젯밤 빗길에 보았던 터널!




날씨는 화창하기 그지 없었다.

그나저나 점심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는데, 

자이언 캐년으로 가는 길에 딱히 뭐 사먹을 곳도 없고,

아무도 불평하지 않고...


우리의 여행도 어느 새 중반을 훌쩍 지나가고 있었다.  

이제 오늘이 지나면 우리의 여정은 이틀만 남는다.

이제야 조금 서로가 친해지고 있는 것 같았는데, 

여행은 절정을 찍고 조금씩 끝나가고 있었다.





브라이스캐년까지 대장오빠가 짜온 빡빡한 스케쥴도 거의 끝이 가고, 화창한 날씨와 함께 우리 마음에도 여유가 찾아온 것 같았다.

자이언까지 갈길이 한참 남았지만,

우리는 아무도 없는 길가에 차를 세우고 햇살과 함께, 풍경과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 한껏 여유를 부렸다.



평화롭다 ♬


다들 내려서 한적한 도로를 찍는데, 나는 *광대*를 폭발시키면서 사진찍어달라고 뛰어가는 중 !


나는 봄인데, 대장오빠는 겨울이네요 ㅋ 아무래도 대장오빠랑 원래 알던 사이라 자꾸 대장오빠랑 찍게된다는..



그렇게 룰루 랄라 노래를 부르면서 신나게 자이언 캐년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어느 지점에서 우회전을 했는데, 분명 우리 차의 왼편은 맑고 쾌청한 하늘인데, 오른쪽 멀리 보이는 하늘은 어두컴컴한 먹구름이 한 가득;;;;;

설마......설마......날씨의 神이 우리를 버리고 자이언에서 비를 흩뿌리시려는 건가요...




그야말로 컴컴한 먹구름이 하늘 한가득.




점점 짙어지는 먹구름 속을 달리면서 설마설마 했는데

자이언 캐년에 가까워지면서 정말 세찬 빗방울이 차창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우리가 오전까지 분명 쾌청한 브라이스캐년을 만끽했는데...이 무슨...

저기...날씨의 神님?.....죄송해요. 제가 좀 자만했죠?ㅠㅠ


그래도 오락가락 하는 날씨들을 오가면서도 여러차례 기적처럼 날씨가 맑아지는 경험을 해봐서

우린, 말을 내뱉으면 씨가 된다는 굳은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

후두둑 후두둑, 창문을 비가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를 들으면서

우리는 우리가 보고 싶은 것들을 마구마구 내던졌다.


"우리는 분명 완전 파란 하늘의 자이언 캐년 하늘을 보게 될꺼야."


"음, 나는 그럼 오늘 노을을 보고 싶어"


"그래? 그럼 이거 그치면 무지개 떠라. ㅋㅋㅋㅋㅋ"


"헐....무지개 ㅋㅋㅋㅋㅋㅋ...그럼 난 라스베가스에서 오로라 본다...사막에서 오로라..."


"대박 ㅋㅋㅋ"


그렇게 말도 안도 안되는 온갖 자연현상을 보겠다고 서로 (개)드립을 치며 

비오는 순간을 즐기고 있었는데, 

갑자기 운전을 하던 이리가 소리를 질렀다.




3...




2..




1..





무지개가 떴습니다 !!!!



!!!!!!!!!!!!!!!!!

무지개였다!!!!!


그것도, 하늘에 걸린 그런 무지개가 아니라, 지평선에서 시작하는 - 

빨주노초파남보 너무나도 또렷한 무지개였다.

우리는 모두 할 말을 잃고 무지개를 바라보았다.


방금 전까지,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면서 파란하늘이니, 노을이니, 무지개니, 오로라니...해댔는데

정말 우리가 농담처럼 바랐던 무지개가 우리 바로 옆에 또렷하니 나타났다.

그야말로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우리 모두는, 예상치 못한 자연의 선물에 모두 행복해졌다.

우리의 여행도 무지개만큼 반짝반짝 빛나는 것 같았다.




과연, 우리는 라스베가스에서 오로라도 보았을까요?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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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1월 27일

미국 서부 여행 제 6일째 (2)

Bryce Canyon, Utah




그 때 갑자기 빨간 잠바를 입은 이리가 옆길에서 갑툭튀!!!

그래그래. 안개따위 사라져버렷!


"야; 어디갔었어ㅜㅠ;;;"


알고보니 먼저 내려갔던 이리는 사람들이 아무도 안오길래, 

썬라이즈 포인트에서 멀지않은 썬셋포인트로 간건가 싶어서

혼자서 열심히 썬셋포인트까지 뛰어갔다왔다고. 

저 언덕아래서 이리를 찾던 웅이가 울상으 지으며 다시 올라왔다.


"형, 계곡 아래로 떨어진줄 알았잖아요 ㅠㅠ"


어쨌든, 한참을 떨어져서 서로를 찾아다니던 우리는 다시 모여

이제 브라이스 포인트로 이동 :D

썬라이즈 포인트에서 브라이스 포인트로 이동하는데

바람따라 안개도 슬슬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래그래, 안개야 모두 사라져버려라 음하하하





자, 이제부터 Bryce Point.

브라이스 포인트에서 귀↘요↗미~! (..)바람따라 날아간 안개가 모두 이곳으로 왔나봐요...OTL




아까 바람에 몰려갔던 안개가 다 브라이스 포인트로 몰려왔네요? =_=

그/러/나/ 좌절도 잠시.

진짜 이쯤이면, 날씨의 신이 우리 곁에 있다에 (진지해서 궁서체임)

아직 다 못 쓴 싸이 도토리 30개를 다 걸 수 있을 것 같다. (-_-)

이제 독자들도 다 눈치 챘겠지만, 거짓말 안하고, 또 안개가 걷히기 시작했던 거다.

음하하하하 !



[Bryce Point]에서의 파노라마 뷰. 사진 왼편 절벽이 [Inspiration point]


이리랑 투샷 :) 여행 5일째만에 겨우 이리랑도 조금 친해졌다.




선명한 붉은 돌기둥(hoodoo)들과 함께-*



사실 Bryce Point(브라이스 포인트)에서 보는 Bryce Canyon의 모습은 단조롭고 밋밋하다.

위 사진에서 보는 경관이 전부.



눈이 아주 많이 쌓인 길.

브라이스 포인트에서 보면 

왼편으로 Inspiration Point(인스퍼레이션 포인트)가 바로 보이고, 

그리로 올라가는 길도 있는데

눈이 많이 와서 출입구를 통나무 하나로 덜렁 막아놓았더랬다.


이미 썬라이즈 포인트에서도 안개때문에 제대로 못보고, 

브라이스포인트도 밋밋했던 우리들은 

<남들이 가지 않는 곳에 죽여쥬는 경관이 있다>라는 교훈을 배운 

그랜드캐년 모란포인트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며....(..)

남들이 안 보는 틈을 타, 통나무를 슬쩍 넘어 Inspiration Point로 걸어들어가기 시작했다. 

한참 눈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니 갑자기 탁 트인 곳에 다다랐는데..




3...




2..




1.




Amazing!!!!!! Bryce Canyon from Inspiration Point.


Bryce Canyon from Inspiration Point.



하...........

지금까지 생각도, 상상도 못했던 Bryce Canyon의 거대한 장관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던 것이다. 

Grand Canyon만큼 온 세상이 다 Grand Canyon으로만 가득찬, 그러한 거대함은 아니었지만,

안개가 말끔히 걷힌 파란 하늘 아래,하얀 눈과 초록색 침엽수림, 그리고 울긋불긋한 hoodoos의 조화는 

아기자기하면서도 아름다웠달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진에서 보지도 못했고,

또 Inspiration point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기대도 없이

그저 호기심에 들어와봤던 곳에서 만난 선물같은 장관이어서 

내게는 그랜드캐년만큼이나 감동적이었던 곳이었다.



여행은,

많이 준비하고 공부한 만큼 보이기도 하지만,

때론 아무 것도 모를 때, 예상치 못한 것을 만날 때-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남들이 가지 않는 곳, 가지 말라고 막아 놓은 곳에

남들은 못보는 죽여쥬는 경관이 있다는 교훈을 또 한 번 얻었다. (-_-;;)





Inspiration Point로 내려가는 길Inspiration Point 를 등지고 올라오는 trail.


Inspiration Point는 한 스팟이 아니라, Trail을 따라 가면서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View Point는 위의 왼쪽 사진에서 보는 것 처럼  한참 내려가야 있는 절벽 끝에 위치해 있는데, 

눈이 많이 내린데다가 펜스같은 안전장치가 하나도 없어서 조금 위험했다. 바람도 많이 불어서 절벽 끝 View Point까지 가는 건 포기.

(가지 말라는 곳에 갔으므로 최대한 위험한 짓은 하지 않아야 한다!)



브라이스 캐년의 파노라마.


지금봐도 너무 멋지네요 :D @ Bryce Canyon





다들 브라이스 캐년의 장관에 넋을 놓고 사진을 찍으랴 정신이 없는 와중에 

웅이가 트레일 끝의 눈이 수북히 쌓인 언덕에 철푸덕 앉아 조용히 캐년의 멋진 모습을 감상하고 있었다.

나도, 트레일 끝까지 걸어올라가 웅이 옆에 털썩 앉았다.



" 정말 멋지지?"


" 예, 누나"


" 사실, 사진기를 통해서 보는 것보다, 난 눈으로 감상하는게 훨씬 좋아.

사진기에는 이 멋진 감동이 다 담기지가 않잖아.  내 눈에 하나하나 담아야지."


웅이는 내 말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끄덕거렸고

나랑 웅이는 그렇게  눈 밭에 앉아서, 눈 앞에 펼쳐진 멋진 브라이스캐년의 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여행에 있어서, 마음이 잘 맞는 동행자를 만나는 것도 참 축복이다.


:)






:)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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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1월 27일

미국 서부 여행 제 6일째 (1)

Bryce Canyon, Utah




기념품 샵의 인디언 추장 따라하기



또다시 아침해가 떴습니다~ ♬

뜨긴 해가 어딜 떠.....ㅜㅠ

아침에 일어나서 커텐을 걷어보았더니, 밖에 하얀 눈이 소복히 쌓여있었다.

그리고 하늘은 하얀 안개무리.

진짜 왜이러는거니, 왜!왜!!왜!!!



어제 모뉴먼트밸리에서의 추적추적 비와 안개의 협동공격에

그저 차타고 창문너머로 바라보는 관광을 했기에

그래도 오늘은 날씨가 맑아주길 바랐건만,

어젯밤 확인했던 폭설의 현실화.

왜 슬픈 예보(?)는 틀린적이 없나~ ♬









브라이스 캐년에서 묵었던 숙소는 내부 인테리어가 굉장히 잘 되어 있었다. 숙소 내부 말고, 로비 내부...

이 날 일정이 브라이스 캐년을 보고, 자이언(zion)캐년을 보고 라스베가스까지 가야하는 긴 여정이었는데

이상하게 사람들이 여유만만으로  아침을 먹고, 사진도 찍고...나중에는 라스베가스에서 볼 <O Show>도 예매하고

완전 느긋하게 출발을 했다.


그건 아마....허옇게 낀 안개탓...어짜피 못볼거...


때는 좀 지났지만 크리스마스 장식도 있었다.마치 산장같은 느낌의 루비즈 인.

이렇게 숙소 앞에서 단사도...찍고 여유만만이다 참..





자, 그래도 오늘은 캐년투어 제 2탄! Bryce Canyon!!! 브라이스 캐년! 


Bryce Canyon


유타(Utah)주의 남쪽에 위치한 브라이스 캐년 국립공원.

브라이스 캐년 국립공원는 일련의 거대한 계단식 원형분지로,

"hoodoo"라는 미스테리의 이름으로 불리는 핑크색 바위 봉우리가 수백만개가 있다.

브라이스 캐년 협곡의 깊이는 300m 정도로, 굉장히 깊은편이라고.



브라이스 캐년 국립공원으로 들어가는 중. 하늘도 하얗고, 바닥도 하얗다. 이노무 눈, 그리고 이노무 안개 ㅠㅠ


온세상이 하얗게 물들었네요. 아이 신나라?




일기예보에 폭설이 떠서 걱정했었는데, 다행히도 눈이 내린것 치고는 길이 잘 닦여져 있어서 

우리는 무사히 브라이스 캐년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국립공원으로 들어오니 하얀 눈밭뿐..........................2007년 겨울의 폭설로 눈만 구경한 요세미티의 악몽이 떠오르네요...


처음 도착한 곳은 Sunrise Point

우리는 일단 수북이 쌓인 눈을 저벅 저벅 밟고 썬라이즈 포인트를 향해 올라가기 시작했다.

낮은 산을 등산하듯이 계속 위로 올라가야 한다.



Sunrise Point를 향해 올라갑니다.



뭐가 보이기나 할까..싶으면서도.ㅎㅎ 제법 친해진 티가 나나?


뺏어쓴 웅이 모자.


영하 40도 아래로 떨어지는 캐나다 북쪽의 처칠을 구경하고 온 웅이는, 털이 복슬복슬한 군밤장수 모자를 꺼내 썼다.

옷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데 모자에 유독 관심이 많은 내가 사진 한 번 찍어보자고 털모자를 빌렸는데

정말 마음에 들어서 계속 셀카를 찍고 있으니까, 웅이가 그냥 계속 쓰고 있으라고 빌려줬다.

(문제는....이날뿐만 아니라 춥던 덥던 내가 쓰고 다녔다는게 함정...ㅜㅠ 웅아 미안..ㅠㅠ)



하얀 눈을 저벅저벅 밟으며 포인트로 올라갔는데, 우와아아아아아 @.@


네, 여기는 썬라이즈 포인트입니다. 뭐 보이는 사람 손?@!@!


사실 이건, 나중에 두번 올라와서 다시 찍은 사진이다. 거의 코앞까지만 보이고 깊숙한 곳은 보이지가 않아.




안보여.....ㅜㅠ

누가 안개 좀 걷어봐요 ㅜㅠ

뭔가 불그죽죽한 돌덩어리가 있는 것 같은데, 여행오기 전 사진에서 봤던 돌기둥은 하나도 보이지가 않아 ㅠㅠ

안습. 안습. ㅜㅠ

그래도 우리는 15분을 기다리면 안개가 걷힌다는 근/자/감/이 있어서 열심히 기다렸는데

안개 따위...걷히지 않아....근자감이 우릴 배신했다. 


나무에 매달린 웅. 웅이는 이거저거 직접 경험해보는걸 좋아했다.


썬라이즈 포인트에서 볼 수 있는 특이한 나무. 뿌리들이 어째 다 나와있노?


아무것도 안보이는 썬라이즈 포인트에서 기념사진...=_ㅠ




아무리 기다려도 안개는 걷히지 않고, 우리는 다른 포인트로 이동하기위해 썬라이즈 포인트에서 내려왔다.

한참을 걸어내려왔는데, 먼저 내려간 이리가 주차장에 없는 것이었다.

원래 항상 앞서 다니는 이리라서, 먼저 내려간줄 알았는데 있어야 할 곳에 사람이 없어.....


그래서 중간에 다른 길로 갔나.....하고 대장오빠가 다시 이리를 찾아 썬라이즈 포인트로 올라갔다.

웅이, 나, Sue, 막냉이..이렇게 우리끼리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하면서

넷이서 한참을 기다리는데도 대장오빠도, 이리도 돌아오지 않는 것이었다.


슬슬 걱정이 된 웅이가, 미니 눈사람을 하나 만들어주고는, 

형아들을 찾아오겠다고, 누나들은 거기서 딱 기다리라며 다시 되돌아들어갔다.



...



그렇게 한참을 기다렸는데, 남자들 중 누구도 되돌아오지 않는 것이었다.....

하...이렇게 우리는 브라이스캐년에서 공포영화찍나요....

한명씩 한명씩 안개속으로 사라지는...



아. 이게 아니지.

추워서 차에 들어가서 기다리고 싶은데 대장인지 이리인지 차키가진 놈도 안와 ㅠㅠㅠㅠ

그래서 결국, 여자들도 모두 다시 썬라이즈 포인트로 등산을 시작했다.




"오빠아아아아아아아~, 이리야아아아아아아~, 웅아아아아아아아아~"

하면서 온 동네방네 시끄럽게 사람들을 찾으며 썬라이즈 포인트로 올라갔는데

썬라이즈 포인트에는 사람이 없고

저어어어 아래서 희미하게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이이리이이이 차아아자아아아써어어어?"



@.@ 뭐?! 아직 남자들도 이리를 못찾았단 말이야?!?!!!!!!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거야! 이리!!!






그리하여 눈사람만 남기고 모두들 안개속으로 사라졌다는 전설이.....으흐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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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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