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에서 롱비치에 들렀다가 LA까지!



오늘의 일정은 샌디에이고에서 LA까지 이동!

내일 부모님을 모시러 샌프란시스코로 다시 가야 하는데

부모님 한국 도착하는 비행기시간편을 찾다보니 샌디에이고보다는 LA에서 타는게 합리적인 것 같아서

LA → San Francisco 로 가는 비행기를 예약했다.


원래는 샌디에이고에서 하루를 완전히 즐기고, 저녁에 LA 공항근처 숙소로 바로 이동할 생각이었는데

구글맵을 보니까 오전에 출발하면 보통 2시간 정도면 되는데, 저녁에 출발하면 길이 많이 막혀서 4시간 넘게 걸린다길래

과감하게 일찍 샌디에이고를 출발해서 LA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결정!

계획 없이 왔더니, 당일 아침에 눈떠서 상황보고 판단하기가 요로케나 편하구나. 


사실 나나 친구나 둘 다 LA에 대한 큰 기대는 없어서...(..)

LA가는 길에 롱비치에 들르기로 했다.

친구가 한식이 먹고 싶다고 해서, 롱비치에 있는 한식집에 들러서 

한국에서도 안먹는 떡꼬치를 먹었는데,

외국에서 갑자기 떡꼬치 사진을 봤더니 왜그렇게 먹고싶던지



그렇게 롱비치 도착!



여긴 어디...나는 누구



야자수들이 시원시원하게 뻗은 롱비치 공원. 샌디에이고에 비하면 잘 정돈된 상업시설 휴양지의 느낌이 났다.



오늘도 이어진 나의 흰 티셔츠 사랑. LA햇살도 샌디에이고 못지 않게 뜨거워서 모자 없으면 큰일날뻔 했다.



가로수길을 걷는 힙스터 느낌..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분위기의 샌디에이고에 있다가

갑자기 롱비치로 오니까, 뻥 뚫린 대로와 긴 해변, 그리고 호텔과 커다란 쇼핑몰까지

지역 일대가 모두 전형적인 상업시설의 느낌이 강하게 느껴졌다.

정오의 햇살은 너무 뜨거워서 바깥을 돌아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

그래도 큰 기대하지 않았지만, 나름 가로수가 시원시원하게 뻗은 롱비치, 그리고 관광지의 모습을 보니

그동안 지역주민 코스프레하는 여행을 좋아했는데

이런 여행을 위한 여행, 휴양을 위한 휴양지에서 관광객 티를 내는 것도 나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어쨌거나, 정오의 땡볕을 돌아다니는 것도 보통 힘든 일이 아니라서

우리는 또 스타벅스를 찾아, 스타벅스 만쉐이!

 

롱비치에서 USC를 들러 유학 중인 언니도 만나고, 쭈욱쭈욱 북쪽으로 올라가

그리피스 천문대(GRIFFITH OBSERVATORY)에 도착했다.

10년 전에는 교통편이 여의치 않아 와볼 엄두를 못했는데

10년이 지나 이렇게 오게 되다니!

그런데 확실히 유명 관광지답게 주차장 길목부터 차가 꽉 들어찼다. ㅠㅠ




Hollywood 간판이 보이는 곳이 여기였구나! (그리고 희미하게 천문대에 입장하려고 길게 줄을 선 차들이 보인다)

 

 

NASA 잠바를 입고 엄마한테 안긴 나. 내 기억에 단 한번도 그리피스 천문대를 온 적이 없는 줄 알았는데 무려 30년전에 왔었다!

 

 

32살이 되어 다시 찾은 그리피스 천문대_석양을 기다리면서 :)

 

 

포스만으로 화보가 되는 이들



그리피스 천문대에서 바라본 LA 다운타운의 전경


노을이 진다 -



노을지는 타이밍에 잘 맞춰 올라간 덕분에

그리피스 천문대에서 노을부터 야경까지, 천천히 해가 지는 LA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역시나 관광명소답게 사람들이 북적였지만, 어둠이 깔리는 LA의 풍경을 바라보니 

다소 북적이는 가운데에서도 내 작은 마음속에는 나름 낭만이 느껴졌다.



반짝이는 LA 다운타운의 풍경


반짝이는 LA다운타운의 풍경 2




언젠가부터 복작복작거리고, 관광객들을 위한 관광지는 

의식적으로 피하곤 했었는데 

그리피스 천문대 역시 큰 기대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큰 기대를 하지 않아서였을까?

복작거리는 느낌도, 다소 어수선한 느낌도

하지만 어둠이 그 모든 것들을 천천히 덮어버리는 그 광경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이젠 LA가 더이상 어린날의 동경의 대상의 자격을 잃었다는 조금은 허무한 느낌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먼 이국땅에서 느끼는 낯선 도시에서의 야경은 또 나름대로의 낭만이 있어

내가 조금은 오만했던가. 싶었다.


이게 다 무슨 말이람.

오랜만에 미국에서 만난 친구와의 여행도 태평양으로 떨어져버린 해 처럼 끝이 나고 있었다.

내 휴가기간에 맞춰 기꺼이 휴가를 맞춰준 친구 덕분에, 

너무 빡세지도 너무 늘어지지도 않고 게다가 외롭지도 않은 딱 알맞게 즐거운 그런 여행을 했다.

이제 내일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가, 세상에서 제일 빡센 에너자이저 엄마 그리고 말없는 아빠를 모시고

그랜드써클 로드트립을 시작한다.


으아. 나 잘할 수 있겠지.

분명 작년 캐나다에서 다시는 부모님 모시고 장기 로드트립 안한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올해도 또 하게 되었네..ㅠㅠ

과연 올해는 지난 번보다 덜 다투며 다닐수 있을까. 


Posted by honey,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