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21일 Day 5.  - PCR test & Shopping

 

오늘은 호텔을 쉐라톤 와이키키에서 힐튼 가든 인으로 옮고, 귀국을 위한 PCR test를 받아야 한다.

신혼여행이라는 핑계로 전일을 다 쉐라톤 와이키키에서 숙박할까도 고민했지만

날짜를 보다시피 크리스마스 시즌이라서 숙박비가 너무 비쌌다. -_ㅠ

그리고 이미 결혼한지 일년 반이 지나서, 가성비를 따지게 됨.......┌( ಠ_ಠ)┘

그리고 미리 예약한 PCR test를 받으러 갔는데, 내가 예약할 때만 해도 무료 PCR검사소였는데

12월 18일부터 미국인이 아닌 경우 유료로 정책을 바꾸었다. 

다행히 12월 18일 이전에 예약한 사람들에 한해서는 무료로 진행해주었는데 

(당시 입국 기준) 출발 72시간 전의 기준에 대해서 검사소 직원과 실랑이를 벌이다

(72시간에 대한 입장이 달랐는데 우리를 걱정해준 나머지 안전하게 오후에 다시 오라고..) 

하지만 이미 한국 입국 규정을 정확하게 확인하고 예약했기 때문에 괜찮다고 하고 검사를 받았다.

오후에는 호오말루히아 식물원에 갔는데 비가 쏟아져서 귀국 선물 사러 와이켈레 아울렛으로 고고!

집중공략한 곳은 폴로와 토리버치였는데, 폴로에서 양가 아버님 상의, 내 동생 셔츠, 도리 조카 니트와 원피스,

토리버치에서는 양가 어머님 가디건, 그리고 내가 아울렛가면 꼭 토리버치에서 샌들 하나 사겠다고 벼러왔는데

다행히 마음에 드는 샌들이 있어서 샌들을 하나 골랐다. 도리는....도리는......

도리는 신발을 하나 골랐다가 나중에 환불해서 결국 아무것도 ...............(분명 나는 계속 사라고 압력을 넣었다.)

 

2021년 12월 22일 Day 6. 

와이키키 -> 와이알라에 해변 -> 알라모아나 센터

 

Good Morning! (❁´◡`❁)

하와이 신혼여행 6일차. (벌써?) 지난 5일동안 꼭 해야할 것들을 꽉 채워서 했더니

이제 와이키키에서 할만한게 없나 싶으면서도 몇 가지 안하면 미련이 남을 것들을 추려서 하기로 했다.

그것은, 바로 와이키키 해변에서 느긋하게 물놀이하깃!

 

 

신혼 부부의 물놀이에 한 가지 맹점이 있다면, 짐을 안전하게 보관할 데가 없어서 

한명은 짐을 지키고 한 명만 물에서 놀 수 있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

도리가 땡볕에서 한참 줄을 서 서핑보드를 빌려왔는데, 제주도에서 2시간 체험해본 거로는 보드 위에 올라서지도 못했고

튜브 좀 띄워놓고 동동거리다 정오를 지나는 햇살이 너무 뜨거워서

생각보다 오래 놀지도 못하고 철수해야했다.

쉐라톤 발코니에서 내려다 볼땐 평화로우면서도 활기차고 되게 신나보였는데

막상 뜨거운 햇살 아래 혼자서 물놀이하고 놀려니까 뜨거운 것도 싫고 영 흥이 나질 않아~ 

 

그래서 호텔로 돌아가서 잠시 햇빛을 피한 뒤에 그냥 와이키키나 한가롭게 걸어보자..해서 도로 나왔다.

(죽어도 호텔 안에서만 시간 못 때우는 새럼 =  나..) 

 

힐튼 가든 인에서 보이는 풍경. 바다만 보다가 시티뷰를 보니까 나름 좋았다.

 

어제 와이켈레 아울렛에서 사온 샌들 개시 헤헷.

 

와이키키해변을 따라 쭈욱 뻗은 칼라쿠아 애비뉴를 따라 호놀룰루 동물원까지 여유를 느끼며 찬찬히 걸어보았다.

커다란 야자수가 가로수처럼 늘어서 있는 멋있는 칼라쿠아 애비뉴의 풍경. 

제주도에도 야쟈수가 있지만 느낌이 완전 다르다. 확실히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뭐랄까, 야자수가 훨씬 늘씬하고 훨씬 키도 크다 .

 

와이키키 해변에서 쿠히오 해변으로 이어지는 길

 

머찌다 머쪙

 

동물원은 안들어가봤지만 괜히 사진 한 방 찍어보았습니다.

 

칼라쿠아 애비뉴를 따라 동서로 걷다보니 어느새 해가 조금씩 기울어지고 있었다.

나 선셋러버, 하와이에서의 선셋을 놓칠 수 없지. 무계획인듯 하지만 답정너스타일의 여행을 하는 나는

도리에게 얼른 차를 빼서 어제 스냅사진을 찍었던 해변으로 가자고...(와이키키 해변에서 봐도 되는데 왜때문에?)

참고로, 와이키키 호텔의 특징이 있는데 주차료가 숙박비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거다.

쉐라톤 와이키키는 셀프파킹이 가능한 대신 일 단위 주차료가 붙었는데

여기 힐튼은 셀프파킹은 안되고 발렛만 되기때문에 발렛비는 호텔에 내고 발렛 직원들에게 팁도 줘야함....

그래서 하루종일 와이키키에서 놀다가 선셋보러 굳이 또 차를 타고 이동하는게 불편하기도 하고 

(뺄때도 발렛으로 빼주기 때문에 오래 기다려야 함 ㅠ_) 가성비도 떨어졌지만, 선셋 러버를 어떻게 막으리. 

 

호텔에서 부랴부랴 차를 빼서 호놀룰루를 오고가며 보아둔 해변으로 달렸다.

어라, 근데 도착하고 보니 그저께 스냅사진 찍으러 왔던 곳이네? 와이알라에(?) Wai'alae 해변 공원.

예쁜 잔디밭에 사람도 없고 활발한 와이키키 분위기와는 또 다르게 

여기 하와이에 살고 있는 주민 같은 편안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랄까. 

(이후에 한 번 더 와이루프 비치 공원으로 옮겼음.)

 

사진만 보아도 힐링되는 느낌

 

꽃을 단 도리 🌼 여행 다 끝나갈때가 되어서야 가짜 꽃 핀을 샀다능..

 

삼각대 세워놓고 커플 사진도 찍었오..

 

예쁜노을도 보고. (여기는 더 사람이 없는 와이루프 비치 공원)

 

고래서 요런 그림같은(?) 커플사진도 찍고 💖

 

어느 새 하와이에서 6일의 시간이 지나갔다. 온전히 여행할 수 있는 날은 이제 하루. 

그래서 저녁에는 (뒤늦은 신혼여행이니까) 회사 분들 선물사러 알라모아나 쇼핑센터엘 갔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배쓰&바디웍스라는 제품을 선물로 많이 사가는 것 같아서

도리와 내가 다니는 회사분들 선물은 여기에서 통일해서 사기로 하고..정말 쓸어담았다. 

"그런데, 도리야. 나 다다음달 생일에 받고 싶은게 있는데..."

"뭔데?"

"루이뷔똥........."

"??????.....이렇게 갑자기.....??????????????"

(❁´◡`❁)(❁´◡`❁)(❁´◡`❁)(❁´◡`❁)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작년 말에 도심 면세점이 문을 닫아서 면세찬스는 쓰기 어려웠는데

한국 공홈 매장보다 약간 저렴해서 뭔가 뿌듯하게 구매하였다능..아니 선물받았다능..

무엇을 받았는지는 공개하지 않겠습니다. ( ◍•㉦•◍ )

 

영수증을 든 도리. 과연 도리는 무엇을 삥 뜯겼을까요?..

 

후덜덜한 영수증 길이

 

여튼, 와이키키 해변에서의 수영과 산책, 노을 구경, 선물 쇼핑, 뷔통 득템까지(?) 알차디 알찬 하루였다. 

이제 남은 날은 단 하루. 무얼하면 좋을까? (❁´◡`❁)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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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20일 Day 4. 

어제 물놀이를 하고 잠을 너무 푹 자서였을까?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잠이 깼다.

오늘은 바로, 하와이에서 스냅사진을 찍는 날!

난 사진을 "찍는 것"은 좋아해도 "찍히는 것"을 아주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심지어 돈들여서 찍으면 결과물에 대한 기대치가 커지는 반면 실망도 커지는 일이 다반사라서...ㅠ)

그래서 결혼식 전에 찍는 스튜디오 촬영도 Full day로 하지 않고 2시간 짜리로 진행했는데

이번 하와이 여행을 준비하면서 무슨 바람이 불어서인지 스냅사진을 예약했다. 

알아만 볼까?...하고 인터넷으로 검색을 했다가 색감과 구도가 내 맘에 쏙 드는 업체가 있었고, 

카톡으로 연락을 했는데 작가님이 원래 3시간 짜리 상품인데 2시간으로도 가능하다고 안내해주었고

고민을 많이 하면 왠지 미래의 나 자신이 예약안할 것 같아서 바로 그 자리에서 예약을 해버렸다. 

결론 : 예약을 안할 것 같은 미래의 내가 싫어서 현재의 내가 예약해버림.

 

어쨌든, 스냅사진을 예약을 하긴 했는데

이 자리를 빌어서 고백하자면 나는 .......꾸밈똥손이다. 

평소에도 화장을 안하고 고데기는 아예 못한다. ㅠ_ㅠ

스냅사진 한 번 찍을 용도로 화장품도 사고 원피스도 사고

(심지어 맘에 드는 원피스 찾아 3벌이나 샀음. 스냅사진보다 준비비용이 더 나가는 것 같은 느낌적 느낌....)

출국하는 오전에 당일에 부랴부랴 미용실에 가서 머리도 조금 다듬었다. 

오늘 촬영을 잘 할 수 있을까? 일찍 일어나 걱정 반 설렘 반으로 호텔 창문을 열었는데

 

으악!!!!

 

안그래도 발코니로 향하는 슬라이딩 도어가 무거워서 잘 안열렸는데

힘주어 열다가 슬라이딩 도어가 과하게 밀렸고 밀리는 문 사이에 손바닥 살이 끼어들어간 것이다

왼쪽 손바닥 날 쪽에 살점이 짖이겨져서 들렸고 찢어진 아래 피부가 3초간 하얗게 질려있더니

조금씩 안쪽에서 피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ㄷㄷㄷㄷㄷㄷㄷ

너무 놀라서 오른쪽 엄지손으로 떨어진 살점을 위에서 누르며 지혈을 시도하는데

이제 막 깨서 비몽사몽하는 도리가 수돗물로 피를 씻어내라고. 

꽥!!! 상처를 수돗물에 왜 씻냐구! 빨리 프론트에 전화해서 소독약이든 밴드든 뭐 좀 달라고 해바바 ㅠㅠ!!!!!

놀라고 아프고 흥분해서 도리한테 와다다다 퍼부었다. (미안하다)

5분 정도 뒤 프론트에서 알콜스왑과 밴드를 가져다 줬는데 그 사이 꽉 누르고 있었던게 도움이 됐는지

다행히 더이상 피가 스며 나오지는 않았다.  피가 멈춘걸 보니 일단 잠시 안정이 되었다.

 

하지만 난 아직 씻지도 않았고, 화장도 해야하고 챙길게 많은데 한바탕 소동으로 준비 시간이 ㅜㅜ

촬영할 마음이 싹 사라졌지만 이제와서 취소할 수도 없고 ㅠㅠ

다친 손을 천정으로 들고 한 팔로 겨우겨우 샤워하고 겨우겨우 얼굴에 팩트만 발랐는데 

어느 새 작가님과 만나기로 한 9시 ㅠㅠㅠ

급하게 카톡으로 손을 다쳐서 10분만 기다려달라고 말씀드리고

정말 허겁지겁 필요한 물건들을 다 백에 구겨넣어서 헐레벌떡 호텔 로비로 내려갔다.

그래도 대충 잘 챙겼거니.....했는데 

둘다 정신없어서 웨딩밴드를 안끼고 와버림....^_^...........................................

 

우여곡절끝에 작가님 차에 타고 촬영장소까지 이동하면서 흥분한 마음을 겨우겨우 가라앉혔다. 

다행히 작가님이 한국인이셔서 편하게 말을 걸어주셔서 조금씩 진정이 됨....ㅠ_ㅠ

차를 타고 한 15분 가량 왔을까,

다운타운 같은 와이키키와 달리 현지인들의 주거지 같은 동네로 들어와 한적한 바닷가에 차를 세웠다. 

작가님이 부케며, 코사지며 기본적으로 필요한 소품들을 많이 챙겨와주셨는데

나는 그 중에서 가장 심플하게 하와이의 상징인 플루메리아 코사지와 하얀 부케를 골랐다. 

그리고 이제부터 나와 도리가 연기만 잘하면 된다....

 

우리는 두시간 동안 해변가도 같이 걷고 뛰고, 야자수 앞에서 포즈도 취하고, 나무 위에도 올라가고

작가님께서 자리 선정과 포즈를 잘 지휘해주셔서 편안하고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

두시간이 짧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나같은 사진 뚝딱이한테는 두 시간도 길었음.ㅋㅋㅋㅋ

 

아래는 작가님으로부터 받은 원본사진.....................사실 수정본을 골라서 보냈어야 했는데 못보냈다.....

원래도 과한 보정보단 자연스러운 사진을 좋아하는데

원본사진 중에 마음에 드는게 많아서 딱히 수정본을 골라야 할 큰 필요를 못느껴서인듯 ㅠㅠ

(그렇다고 보정 안한 제 얼굴이 만족스럽다는 거슨 아닙니다)

도리 얼굴만 모자이크 처리한 원본사진 나갑니다용.

 

내 기준 베스트샷 ♡

 

두 시간 찍었는데도 마음에 드는 사진이 너무 많았지만서도, 내 기준 베스트샷.

연하늘색 하늘 아래 연두빛 잔디의 배경,

심플한 아이보리 슬립 원피스도 그렇고 와이트와 베이지로 톤을 맞춘 도리까지. (도리 옷도 내가 고름)

배경과 스타일링 모두 마음에 쏙 든다. (❁´◡`❁) 어헝 열심히 준비한 나 자신 칭찬해 (❁´◡`❁)

결혼준비를 겨울에 하다보니 스튜디오 사진도 실내에서 찍었는데 

이렇게 자연광 가득한 야외, 그것도 하와이에서 자연스러운 스냅사진이라닛! 

 

내 기준 베스트샷 2

 

웨딩사진인데 코 뽀뽀가 빠질 수가 없지! 

웨딩사진을 찍어보면 알겠지만 뽀뽀보다 뽀뽀할 듯 닿을랑 말랑한 포즈를 많이 시키신다.

이날 우리도 작가님 지시에 따라 열심히 뽀뽀하는 척을 했다. (*/ω\*)

 

자연스럽게 걷는 척 하면서 한 컷....

 

이건 포즈 잡는 도중에 찍힌 사진인데 자연스러워서 ㅋㅋ

 

독사진도 많이 찍어주셨는데 의외로 독사진은 잘 안보게 됨

 

사실, 평소에는 내가 운동신경도 좋은 편이고 오히려 도리가 약간 뚝딱이 기질이 있는데

이상하게 작가님들이랑 사진만 찍으면 도리가 프로포션이 좋아서 그런건지 사진이 엄청 잘 나온다.

게다가 내가 평소에 도리보고 활짝 웃는게 이쁘다고 사진 찍을 때마다 활짝 웃는 훈련(?)을 시켜서 그런지

이제는 사진기만 들이대면 알아서 자동반사로 활짝 잘 웃음......

그래서 웨딩 작가님들이 사진찍을 때 이렇게 잘 웃는 신랑은 처음본다며 너무 좋아하셨는데

여기 하와이 스냅 작가님도 매우 만족하셨다.

난 마음은 도수코 미션샷 찍는 마음이지만 막상 사진 찍어보면 Shift+delete 완전 삭제

 

그래도 여기는 하와이라서, 정말 얼굴이든 비율이든 뚝딱이든 간에 배경이 다해주었다.

출국 전 내리 비가 온다는 기상예보가 무색하게 다행히 날씨가 화창해서 좋았다.

하지만 바닷가라서 바람이 많이 부는 건 어쩔 수 없다.

아무리 열심히 드라이하고 가도 바랏바람 세번맞으면 다 헝클어짐 ㅋㅋㅋ

 

오전이라 더더욱 한적했던 아름다운 바닷가에서

 

그림같은 하와이 못잊어 ;ㅅ;

 

 

우리가 따로 부탁드려서 두 시간짜리로 촬영했음에도 불구하고

작가님께서 스타일링도 섬세하게 봐주시고, 배경이라든지 포즈도 많이 바꿔주셔서 예쁜 사진을 정말 많이 남겼다. 

화장이랑 헤어를 못하는데 어떡하지? 촬영하는 날 비오면 어쩌지? 찍었는데 안 이쁘게 나오면 어쩌지?

괜히 헛돈 쓰고 시간만 버리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원본 사진을 받아보고서 그동안 내가 미러리스랑 삼각대 들고 다니면서 찍은 거랑은

한 다섯 차원 다른 사진인라는 걸 깨달았다. 

웨딩 사진이 실내사진 밖에 없었는데 웨딩 컨셉의 야외사진도 남기고, 

프사도 바꾸고 프레임 티비에 넣는 사진도 바꾸고 대만족 ><

휴, 일정이 바쁘지 않다면 꼭! 하와이 스냅사진 한 번 찍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오래 오래 돌려보며 행복한 하와이의 순간들을 떠올릴 수 있을거에요!

그리고 나는 얼른 보정본 사진 고르자.......................

 

🎀 스냅 : 하와이동네사진사 

🎀 슬립원피스 : 베일즈 미란다 리본 백리스 드레스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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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를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 너무 오랫동안 미뤄두고 있었네요. ㅠ_ㅠ

핑계를 대자면 사실 그 동안 조금 많이 바빴답니다.

새로운 취미(골프)를 시작했고, 월/수 저녁으로는 3시간씩 업무 관련 교육을 받고 있어요. 

그리고 뒤늦게 유튜브도 시작하고야 말았어요. (두둥)

이런 저런 일에 시간을 많이 빼앗기다 보니 아무래도 품이 많이 드는 블로그는 뒷전이 되어버리고 말았네요 ㅠ

코로나는 역대급 확진자 수를 갱신해냈지만, 이제 접종완료자에 대한 해외입국격리도 해제되고 

또 어떤 변이들과 변수들이 우릴 괴롭힐지 모르지만 해외여행이 조금씩 되살아나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얼른 이 하와이 신혼여행기를 열심히 써야겠다는 각오를 해봅니다. (❁´◡`❁)


 

Day 3. 코올리나 스노클링

 

하와이에 도착한지 이제야 3일째. (액티비티를 몰아서 하는 바람에 체감상 6일쯤 된 것 같지만)

오늘은 해도 뜨기 전에 일어나서 오아후섬의 남서쪽에 있는 코올리나 리조트(Ko Olina Resort)로 달렸다. 

여기서 스노클링 체험을 예약해놓았기 때문!

사실, 하와이에서 스노클링으로 가장 유명한 곳은 '하나우마 베이'라는 곳으로 무조건 가라고 하는 곳인데

(심지어 우리 부모님도 80년대에 다녀왔고, 이후에 아빠 혼자 하와이에 가서 물고기 보러 또 갔을 정도로.....)

코로나 이후로 예약제로 변경되어서 전국민 수강신청급 광클을 해야하는데다가 

하필 우리 가는 일정중에 이틀이나 휴무일이 걸려서 혹시라도 스노클링도 못하고 한국에 갈까봐

하와이 출발하기 일주일 전에 부랴부랴 알아보고 예약한 곳이다. 

와이키키 주변에 한인업체들이 한국인 대상으로 하는 스노클링도 있는데, 

나는 여행가서 한국인들과 있으면 여행 기분이 잘 안나는 탓에 굳이(!) 숙소에서 50분이나 떨어진 

코올리나에서 진행하는 스노클링을 예약했다. (👇👇아래링크참조👇👇)

https://koolinaoceanadventures.com/tours/catamaran-snorkel/morning-catamaran-snorkel-sail/

 

Morning Catamaran Sail and Snorkel | Ko Olina, Oahu

Book Your Morning Tour Today!

koolinaoceanadventures.com

 

우리가 예약한 프로그램은 코올리나 오션 어드벤쳐스라는 곳에서 진행하는 세일링&스노클링.

코올리나 리조트 안에 있는 코올리나 마리나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코올리나 리조트 깊숙이 들어가야 한다. 

 

모야모야 와이키키랑 또 다른 분위기

 

너무 잘 가꾸어져 있어서 좋았다.

 

코올리나 리조트 쪽은 처음 와보는데(물론 하와이에서 처음 가지 않는 곳이 어디 있으랴먀는....)

다운타운 느낌의 와이키키와는 완전 분위기가 다르다. 물론 리조트여서 그런것도 있겠지만 

넓게 펼쳐진 리조트 부지에 그리 높지 않은 리조트 건물들과 잘 가꾸어진 나무와 잔디가 

여유롭고 평화로운 휴양지 느낌을 물씬 풍겼다. 모야모야. 너무 좋자나?????

예약자 체크를 하고 스무명 남짓의 사람들이 카타마란에 승선했다. 

배는 미끄러지듯이 바다를 향해 항해를 시작했고 바닷바람이 약간 춥긴했지만 날도 많이 흐리지 않고 좋았다. 

 

스태프가 있어서 이렇게 사진도 찍어줌 헤헷. 그나저나 나이키 티셔츠 때문인가 뭔가 미쿡스러움 ㅋㅋㅋ

 

바람이 불자 돛을 올렸다. 해적마크 간지

 

한참 항해를 하는 듯 마는 듯(?) 하다가 드디어 스노클링 포인트에 도착했다. 

스태프 한 명이 먼저 바다로 뛰어들어 물고기 떼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 같았다. 

 

여기가 바로 스노클링 포인트

 

이 액티비티에 스노클링 장비도 모두 포함되는데, 코로나 시국이라서 우리는 전 날 ABC마트에서 일부러 샀다.

스노클링 장비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오리발도 빌려줘서 오리발도 꼈다. 

그리고 한 사람씩 천천히 차가운 바닷물 속으로 입쑤!

스노클링 장비와 구명조끼까지 착용하고 입수 준비 완료!

 

고프로를 들고서 바닷물에 들어가는 중 >< 물이 찹다 차....

 

아참, 우리가 묵었던 쉐라톤 와이키키는 숙박기간 동안 1박2일로 고프로를 무료로 (한 번!) 대여해준다. 

그래서 스노클링하는 날에 맞춰서 고프로를 빌려서 가져왔는데 너무너무 유용하게 잘 찍었다 ><

(호텔 숙박비 외에 주차료랑 리조트 Fee도 따로 받는데 이 정도 서비스라도 챙겨받아야지.....)

바다에 들어가니까 평소 수산시장에서 보는 은색 물고기와 다른 알록달록한 물고기 떼들이 정신 없이 우르르 몰려다니고 있었다. 

보니까 같이 액티비티를 하는 멤버 중에 아이들이 있어서 물고기 사료를 구매한 팀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사료를 뿌릴 때마다 물고기들이 무서울 만큼 와글와글 몰려들어서 

덕분에 그 옆에서 사료 먹으러 온 물고기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 정도면 양식 물고기가 아닌지.....

 

노란색 바탕에 점이 콕콕 찍힌 이쁜 물고기

 

노란색 바탕에 은색 줄무늬가 이쁜 물고기

 

그리고 노란색 구명조끼를 입은 인간 물고기

 

처음에 입수할때는 몸에 닿는 차가운 바닷물에 움츠러들었지만 

래쉬가드를 입어서인지 아니면 정오에 가까워져서인지 생각보다 바닷물은 차갑지 않았고

오리발을 끼고 스태프가 알려준 범위 내에서 이리 저리 수영하며 물고기를 쫓아다니는 재미가 있었다.

물놀이를 엄청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서 물고기 보는 스노클링에 기대가 크진 않았지만 새로운 경험이라 생각보다 즐거웠다. 

그리고 시간도 넉넉하게 줘서 더 이상 물고기가 궁금하지 않을 만큼 (한국인 답게) 열심히 봤다. 

 

어느 새 바다에서 주어진 시간이 모두 끝나고 다시 배로 돌아왔다. 

수건으로 꽁꽁 싸맸지만 젖은 상태로 있다보니 오히려 바닷 속에 있을때보다 더 추웠다....ㅠㅠ

다시 처음 출발했던 마리나로 돌아가는데 바다거북도 보고, 돌고래도 보고, 심지어 고래!!!도 봤다. 

여행다니면서 돌고래는 좀 봤어도 고래는 처음 봤는데, 아니 정말 숨 한번 쉬더니 큰 꼬리가 솟구쳤다가 물 속으로 사라졌다. 

내 눈으로 보기엔 허허벌판 바다인데 선장님이 귀신같이 캐치해서 구경할 수 있게 알려줘서

예상에도 없던 여러 가지 바다 친구들을 볼 수 있었다. 🐢🦈🐳🐠

그리고 완벽한 무지개도 보았다. 살다가 수평선에 닿아있는 무지개는 또 처음 보네........

반원 모양의 쌍무지개. 신비로워라....

 

아니 이렇게 또렷한 빨주노초파남보의 무지개는 처음 본다구요

 

그렇게 갖가지 해양 동물들과 완벽한 무지개까지 감상하는 세일링을 마치고 코올리나 마리나에 도착했다. 

우리는 온 김에 여기 코올리나 리조트의 라군 근처의 잔디밭의 그늘 아래 드러누웠다. 

도리는 바닷 속에서 물고기를 쫓아다니느라 힘들었는지 시원한 그늘 아래서 바로 잠들어버렸다.  

발 디딜틈 없이 와글거리는 와이키키의 해변과 다르게, 

여기 코올리나는 아이들이 있는 가족들이 여유롭게 햇살과 바다를 즐기고 있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아름답고 평화로운 풍경이라서 한참을 넋을 놓고 행복한 마음으로 감상했다. 

남은 일정 동안에 꼭 한 번 다시 와서 느긋하게 즐기리라...다짐하면서...

 

그림같은 코올리나의 풍경 🎀

 

원래 오전에 스노클링을 하고 오후에는 오아후 섬의 서쪽 해변 드라이브를 할 계획이었는데

물놀이 이후라서 떡실신 직전의 체력 + 해가 서쪽으로 지는데 서쪽을 보면서 드라이브하는 괴로움에

바로 차를 돌려서 숙소로 돌아와서 오후 내내 꿀잠을 자버리고 말았다.

생각해보니 첫날 도착해서 이제 겨우 48시간이 지났을 뿐인데

그 이틀동안 곧 날씨가 나빠질거라는 불안함에 너무 바쁘게 돌아다녀서 사실 피로가 누적된 것도 있었다. 

 

여튼, 결론적으로 코올리나 오션 어드벤처의 세일링&스노클링 프로그램은 너무너무 만족스러웠고

체력을 생각하면 오전 세일링보다는 오후 세일링을 추천하고 싶다. ^_ㅠ

아무리 체력 좋아도 찬 바닷물에서 한참 헤엄치고 바람에 벌벌 떨면서 돌아오면 안그래도 없는 체력이 더 떨어진다. 

오늘은 이렇게 한 가지 일정으로 마무리하고 우리 다음 편에서 만나요, See you!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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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2. 다이아몬드 헤드, 와이키키 해변, 쿠알로아 랜치

 

오전부터 바쁘게 다이아몬드헤드 하이킹과 와이키키에서의 물놀이를 끝내고

차를 타고서 오아후 섬 서쪽의 쿠알로아 랜치로 향했다. 

3시부터 시작하는 ATV 랩터 투어를 예약했는데 2시 15분까지 와서 체크인을 하라구...바쁘다 바빠 

https://www.kualoa.com/kualoa-tours-activities/

 

Kualoa Tours + Activities - Kualoa Ranch

Secret Beach is the place to enjoy all sorts of water equipment … kayaks, paddle boards, canoes, catamarans, glass bottom boat & more. Available mornings from 8:30am to 11:30pm, or mid-day from 11:45 pm to 2:30pm or spend the whole day (8:30am-2:30pm) wi

www.kualoa.com

 

Chinese Hat이라는 별명을 가진 Mokoli'i island (지나가면서 봤는데 여기 공원 진짜 이쁘다 강추 👍)

 

쿠알로아 랜치에 도착하니 건물 뒷편으로 웅장한 산이 기세등등하게 서있었다. 

그런데 여기 산 지형이 딱 봐도 굉장히 특이하다. 마치 치마가 주름져 있는 듯, 갈비뼈가 도드라진 듯 독특한 모습이다. 

여기 쿠알로아 랜치는 쿠알로아(Kualoa), 하키푸우(Hakipu'u) 그리고 카아아와(Ka'a'awa)로 이루어진

4,000 에이커(=16㎢, 여의도 면적의 약 5배) 규모의 사유지라고 한다.

열대 우림이 우거진 곳도 있고 산맥과 계곡, 그리고 드넓은 하와이의 초원이 펼쳐져 있어

1950년대부터 70여개가 넘는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쓰여졌다고. 

여기에 무비투어, 승마투어, 집라인 등등 다양한 액티비티가 있는데 가장 인기가 많은 건 바로

직접 초원을 가로지르며 풍경을 만끽하는 2시간짜리 다인승 ATV 투어다.

(예전엔 1시간 짜리도 있었는데 현재는 2시간 짜리 상품만 판매 중) 

 

쿠알로아 랜치의 초입 전경

 

2시 15분까지 오라더니, 2시 반부터 온 순서대로 번호를 부여해준다. 

이 순서대로 가이드를 따라 쿠알로아 랜치 목장을 질주할 예정. 쿄쿄 

3시쯤 되자 각 팀마다 준비된 ATV에 올라타 운전 방법과 주의 사항을 전달받았다. 

그리고 드디어, 차례대로 덜컹덜컹 승차감이 끝내주는 ATV를 타고서 출발 🚙🚙🚙

 

헬멧까지 쓰고 출발 준비 완료 👍👍👍

 

동영상이에요! 쥬라기월드 게이트도 통과

 

처음 들어갈 때, 쥬라기월드라고 쓰인 철문을 지나가는데, 살면서 다들 쥬라기 공원 한 번쯤은 봤잖아여?

마치 내가 영화 주인공이 되어 공룡들이 있는 제한 구역으로 들어가는 것만 같은 엄청난 짜릿함 느낌!!!!

그렇게 달려서 협곡 사이로 드넓은 초원이 펼쳐진 카아아와 밸리(Ka'a'awa valley), 일명 쥬라기공원 밸리에 도착했다. 

다같이 내려서 이 쿠알로아 랜치에 대한 짧은 역사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자유롭게 사진도 찍었다. 

여기 쿠알로아 랜치의 시그니처 샷이 공룡인형에게 잡아먹히거나 도망가는 샷인데 

깜빡하고 공룡인형을 안가지고 감여.....

안가지고 가도 직원들이 갖고 있어서 찍어준다는 얘길 들었는데

우리를 인솔했던 가이드들은 공룡인형을 안가져온건지 아니면 내가 소문을 잘 못 들은건지...

안타깝게도 여기에서 공룡샷은 찍지 못하였다. ㅠ_ㅠ...여기 가시는 분들 공룡인형 꼭 챙겨가세요. 

 

카아아와 밸리. 진짜 멋있는데 사진으로 다 담기지가 않는다. 항공샷 검색해보면 진짜 멋있음....ㅠ-ㅠ

 

카아아와 밸리에서 한 컷. 공룡인형을 갖고 왔어야 했는데 ㅠㅠ

 

ㅋㅋㅋ 가이드에게 배운 제스쳐를 따라하던 도중에 사진에 찍혔다. 뒤에는 우리가 타고 다녔던 ATV

 

카아아와 밸리에서 다시 출발해서 가이드를 따라 쿠알로아 랜치 이 곳 저 곳을 달린다. 

달리다보면 곳곳에 영화를 찍었던 장소들이 표시 되어 있는데, 아는 영화도 있고 모르는 영화도 있고. 

그러다가 갑자기 쥬라기 월드를 모티브로 한 어느 스팟에 또 내려줬다. 

연구실 입구 같은 건물도 있고, 공룡 모형도 있고. 가이드들이 잠깐 설명을 해주더니

또 사진을 찍으라고 한참 시간을 줬다. (어떤 프랑스 커플은 너무 사진찍는 시간을 길게 준다고 불평함....😅😅)

 

영화 쥬라기 월드에 놀러 온 것 같은 느낌

 

뭘 하고 싶어하는 녀석이 아닌데 이 트럭을 타보고 싶어했다. ㅋㅋ

 

공룡 입에 머리를 밀어넣어보는...(서른)다서짤...

 

제법 다 본 것 같은데 또 다시 가이드를 따라 열심히 운전을 하면서

물 웅덩이도 지나고 산길도 지나고 한참을 달렸다. 

생각보다 2시간이 길고, 날이 좀 흐린데 창문이 없어서 으슬으슬 추운데다가 흙먼지를 다 뒤집어쓰고

영어로 설명을 들으려니 영어듣기평가 같아서 매우 빠르게 체력이 소진됨.....0ㅠ0

마지막으로 두 개의 연못과 Mokoli'i island가 보이는 곳엘 데려다주고 잠시 설명을 해줬는데 

두 시간동안 운전한 도리 얼굴이 폭삭 늙어있어서 깜짝 놀랐다. ╰(*°▽°*)╯

 

지칠대로 지쳐서 보았던 풍경 ㅋㅋ

 

여기까지 보고 다시 시작했던 곳으로 되돌아오면서 2시간의 쿠알로아 랜치 ATV를 마쳤다. 

하와이에서 꼭 해야할 액티비티라고 해서 기대도 많이 했고

웅장한 밸리와 초원 사이를 ATV를 타고 달리며 영화 속의 한 장면이 된 것 같아 짜릿하기도 했지만

2시간은 조금 길고 1시간이면 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1시간 짜리 상품이 없는걸 어쩌겠누.

그래도 쿠알로아 랜치 ATV는 추천이에요 👍👍👍

 

오늘 돌아오는 길에 탄탈루스 언덕에 올라가 선셋까지 볼 생각이 있었는데,

새벽부터, 아니 어제부터 무리한 일정으로 달려서 (이제 도착한지 36시간째인거..실화....???)

많이 피곤하기도 하고, 여기도 겨울이라 그런건지 생각보다 해가 빨리 져서 오늘 일정은 여기서 마무리 하기로 했다.

안타깝지만... 내일도 무려 아침 7시부터 일정이 준비되어 이쒀...........ಥ_ಥ 

일정을 이렇게 밖에 못짜서 미안하다. 도리야. 허니문인데 강행군 수준.......ಥ_ಥ

푹 자고 내일 다시 시작하자! Good night!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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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2. 다이아몬드 헤드, 와이키키 해변, 쿠알로아 랜치

 

2021년 12월 18일 Day 2 - Part 1. 

어제 저녁을 먹자마자 기절해버리고 말았는데 6시간 쯤 자고나니 새벽 2시쯤 눈이 저절로 떠졌다. 

창문을 열어보니 밖은 캄캄하고 고요한데 파도소리만 찰싹찰싹 들린다.

파도소리가 나는 걸 보니 내가 하와이에 있긴 한가보다. 호텔방에 있으니 하와이인지도 잘 모르겠지만.

새벽 2시에 깨서는 새벽 6시까지 잠이 안와서 그대로 꼴딱 밤을 샜다.  

오늘이 마지막 맑을(?) 날. 뭔가 맑은 날 해야할 게 있다면 오늘 다 해야한다. +_+

결의를 다지면서 목욕재계를 마치고 아침 7시가 되자마자 시차따위 집에 두고 온 도리를 흔들어 깨웠다.

"도리야, 도리야, 일어나. 이제 등산하러 가야 돼"

어........드....등사아아아안?????

 

 

그렇다. 흐린 날엔 의미가 없다. 그건 바로 다이아몬드 헤드에서 와이키키의 전경을 내려다보기.

호놀룰루의 남동쪽에는 다이아몬드 헤드라는 높고 커다란 분화구가 있는데 

정상에 올라가서 보는 와이키키 뷰가 그렇게 멋지다는 소문을 들었거든. 

사실 그렇게 초아침부터 등산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오늘이 유일한(?) 맑은 날이다보니

어떻게든 일정을 하나라도 더 소화하고 싶어서 그렇게 되었다. 

8시쯤 챙겨 나왔는데 다이아몬드 헤드 주차장에 도착하니까 벌써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조금 기다렸다가 주차를 하고 티켓을 사러 갔는데, 여기에도 줄이 꽤 있어서 다이아몬드 헤드의 인기를 실감했다.  

 

 

여행객 답게 이런거 찍어줘야 한다.&amp;amp;amp;amp;nbsp;

 

등산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높이가 높지도 않고 트레일이 험하지도 않다. 

동네 뒷산 산책하는 느낌으로다가 트레일을 따라 한 편도 30분 간 걸어가면 되는데,

마지막에 좁은 동굴과 계단지옥만 조금 견디면 바로 정상이었다. 

정상에서 본 풍경은 마지막 계단지옥의 고통(은 좀 과장이다)을 바로 잊게 만든다. 👍👍👍 꼭 가보세요 강추강추

 

 

다이아몬드 헤드 정상에서 보는 아름다운 와이키키의 모습&amp;amp;amp;amp;nbsp;

 

하와이에서 본 첫 무지개&amp;amp;amp;amp;nbsp;

 

정상에서 바로본 남쪽 해변의 모습

 

분화구의 흔적인가? 뻥 뚫린 분지의 지형과 저 멀리 73번 해안 도로의 풍경&amp;amp;amp;amp;nbsp;

 

계단이 있다고는 하지만 별로 힘들지 않고, 옷도 거창하게 운동복 입고 가지 않아도 될 정도다.

우리는 다이아몬드 헤드 정상에서, 맑은 하늘 아래 와이키키의 모습을 두 눈에 꼭꼭 담고 호다닥 내려왔다. 

내려오면 매표소있는 곳에서 파인애플 휩을 파인애플에 담아 파는 트럭이 있는데 

땀도 낫겠다 당보충도 필요하겠다 내려와서 이거 하나 먹어주면 피로가 싹 가심. 냠냠 😋😋😋 

 

하와이 느낌 낭낭한 파인애플 휩

 

아침 일찍 다이아몬드 헤드에 올라갔던 덕분에 다시 와이키키로 돌아오니 이제야 오전 10시. 

(아침 7시부터 일정을 시작하는 이것이 실화냐 싶지만 며칠은 계속 그런 일정임.....🤣🤣)

오후에는 쿠알로아 랜치에서 ATV 액티비티가 예약되어 있기 때문에 점심시간, 이동시간 등등을 고려하면 

두어시간밖에 시간이 없다. 

도리는 이것이 가능한 일정이냐고 의문을 품었지만 내 사전에 포기도 없지. 

바로 호텔 앞 바다에서 물놀이를 할 거다. 🌊🌊🌊

사실 난 물놀이를, 그것도 태양이 작렬하는 정오에 할 만큼 좋아하지 않는데

호텔 테라스에서 내려다보면 호텔 앞 바다에서 사람들이 서핑보드를 타고 먼 바다까지 유유히 패들링을 하거나, 

물고기가 있는건지 어쩐건지 스노클링 장비를 차고 바다 속을 헤엄치고 다니는데

보기만 해도 너무 여유로워서 볼 때마다  요 호텔 앞 바다에서 놀고 싶은 충동이 마구 일었었다. 

호텔 앞 비치라서 (사유지는 아님) 와이키키보다 사람들이 없는 것도 너무 매력적이고. 

그래서 호텔로 돌아오자마자 스노클링 장비랑 부기보드를 사서 호텔 앞 바다로 고우고우.

 

반짝반짝 너무 멋진 풍경&amp;amp;amp;nbsp;

 

이제 아줌마라 수영복 사진도 뭐 그냥 올립니다. 🤣🤣 그래도 좀 창피하니까 작게 올려봄..

 

햇살이 뜨거워서 물도 따뜻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물이 꽤 차갑네? 차마 상체까지 넣을 엄두가 안남 ㅋㅋ

그래도 이 화창한 날에 물놀이 한 번 해보겠다고 수영복까지 입고 바다에 왔으니까 열심히 물에 몸을 담가봤다. 

부기보드도 사서 갔는데, 오히려 서핑보드보다 균형이 잘 안잡혀서 그다지 물놀이에 도움을 주진 않았다.

여기는 사람도 별로 없고 (있어봐야 호텔에서 비치타올 받아서 슬금슬금 나온 호텔 투숙객들) 

수영하면서 아침에 올랐던 다이아몬드 헤드의 멋진 풍경을 구경하는 것도 좋았다. 

물놀이 하러 가서는 사진만 잔뜩 찍은 것 같기도 하지만.....머쓱. 

하와이 온다고 수영복도 새로 사고 환불하고 다시 사고 난리법석을 쳤으니까 열심히 남겨줘야지.

(블로그에 사진이 없는 이유는 수영복차림 + 고프로로 영상을 더 많이 찍어서)

 

한 시간 정도의 짧은 물놀이로 와이키키 물 맛을 본 뒤에 후다닥 씻고

도리가 찾은 호텔 근처의 포케 맛집을 들러 처음으로 포케를 먹어봤다. 

샐러드 같다고 해야하나, 비빔밥 같다고 해야하나. 

여튼 탄수화물과 식이섬유와 단백질을 고루고루 섭취할 수 있어서 너무너무 내 스타일이었다. 

다만 하와이 물가가 비싸서 그런건지 가격대가 좀 있었지만 .... 맛있는 건강식이어서 너무 좋았다. 😍😋

재택근무하느라 밥차려먹기 힘든 요즘 사진 보니까 또 먹고 싶네잉😋 

 

실내/야외 다 자리가 있었지만 코로나가 걱정되어서 완전 밖에서 먹은 우리.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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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1. 와이키키 &rarr; 마카푸우 포인트 &rarr;카일루아 해변 공원&nbsp;&rarr; 와이키키

 

2021년 12월 17일 PART 2.  Let's go 

기절한 듯 자는 도리를 (비행기에서 못 잔 건 난데 어째서 너가 기절한 것이냐) 깨워

오늘 구상한 코스를 알려주었다.

일단 와이키키 해변을 살짝 맛만 본 뒤 동쪽 해변도로인 73번 국도를 따라 드라이빙 하면서 

마카푸우 전망대를 찍고 카일루아/라니카이 해변까지 가서 살짝 피크닉 맛만 보는 것. 

그래, 오늘 이 정도만 봐도 하와이의 남쪽/동쪽 부분을 한 파트 해치우는 거야. 

 

하와이와 한국의 시간의 갭 자체는 19시간으로 크지만 오히려 24시간에 가까운 시차라서

낮/밤이 뒤바뀌는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오전/오후 정도의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비행기에서 잠만 어느 정도 잘 수 있다면 여행하기 굉장히 좋은 시차와 거리의 하와이. (❁´◡`❁)

 

호텔에 오면서 본 거리의 분위기도 그렇고, 테라스에서 내려다 본 바다의 풍경도 그렇고

와이키키가 어떨지 너무 궁금해서 호텔 바로 앞의 와이키키 해변으로 걸어가 보았다. 

 

 

여기가 와이키키 비치로구나! 밀키스가 생각나는 바다 색.

 

오옹..다이아몬드헤드가 너로구나

 

 

오...여기가 와이키키구나. 사진으로 많이 봐서 낯이 익은 듯 하면서도 실제로 보니까 사람을 설레게 하는 풍경이네. 

크리스마스를 한 주 앞둔 금요일, 그러니까 평일이었는데도 해변에는 정말 사람들이 바글바글 자리를 깔고서 누워있었다.

(사진에는 최대한 덜 보이게 찍었다.) 2시쯤이라 직사광선이 마구마구 내리쬐고 있었는데 이 땡볕에 이렇게 헐벗고 누워있다니. 

그건 그렇고 와이키키 해변의 물색은 마치 밀키스 색을 떠올리게 했는데 

햇살도 그렇고 조금 더 따스한 느낌의 파스텔 톤의 물색도 그렇고 바닷물도 따뜻할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발을 담가보니 생각외로 차가웁군.

자외선을 극혐하는 나로서는 이 땡볕에 물놀이를 할 엄두가 나진 않지만

그래도 하와이에 있는 동안 물놀이를 하긴 해야겠쥬?

 

 

와이키키 해변의 맛을 살짝 보고서 73번 국도를 따라 마카푸우 전망대까지 머스탱을 타고 이동합니다.

명품샵과 호텔, 그리고 키큰 야자수가 늘어선 칼라카우아 거리(KalaKaua Ave.)

 

잔디가 넓게 펼쳐진 초록초록한 느낌이 여기도 미국이구나 싶은 풍경.

 

오하우 섬의 남쪽 해변을 수면과 같은 위치에서 달리다보니 점점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는 자동차.

언덕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가 마카푸우 전망대 (Makapu'u lookout)에 도착했다. 

 

우리집 차도 아닌데 괜히 멋스러워서 머스탱과 한 컷 찍으며 여행자 티를 팍팍&amp;amp;amp;amp;amp;amp;nbsp;

 

마카푸우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마카푸우 시원한 풍경. 물색 정말 너무 이쁘다.&amp;amp;amp;amp;amp;amp;nbsp;

 

새로 산 삼각대를 올려올려 단체(?)사진도 찍었다.&amp;amp;amp;amp;amp;amp;nbsp;

 

그 동안 둘이서 여행을 가면, 사실 셀카 아니고서는 같이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 

다른 사람들에게 찍어달라고 부탁을 해야하는데 상황상 부탁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고, 부탁했지만 사진이 맘에 안들 때도 있고. 

그래서 나는 원래도 삼각대를 들고 다니면서 리모컨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기존에 쓰는 삼각대 높이가 낮아서(80cm) 땅바닥이 너무 많이 나온다는 아쉬움, 사람도 아래에서 위로 올려 찍히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서 삼각대가 있지만, 굳이굳이 이번 여행을 위해 최고 높이 130cm의 삼각대를 구매했는데

이번 하와이 여행에서 둘이서 사진 찍을 때 아주아주 잘 써먹었다. 만족도 최고 👍👍👍

 

마카푸우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고, 사람들이 하와이 최고의 해변으로 찍는 카일루아/라니카이 해변으로 달려갔는데

쨍하다 못해 일광소독 수준이었던 와이키키와 달리, 카일루아/라니카이 해변이 있는 동쪽은 구름이 가득한데다가

카일루아 주차장은 만차여서 차를 구겨 넣을(?) 틈도 없었다. 

어찌저찌 차를 낑겨서 세워넣고 잠깐 카일루아 비치에 발을 디뎠는데, 

이미 너무 유명해진걸까? 와이키키 못지 않게 사람들이 가득한데다 날까지 흐려서인지 좋다는 느낌이 전혀 안들었다.

한낮의 반짝거리는 햇살 아래 밀키스 색으로 빛나던 바다와 비교가 되어서 정말 눈으로 한 번 씨익 둘러보고 바로 와이키키로 돌아왔다. 

 

 

하와이는 날씨가 여름 같아 해도 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해가 빨리 진다.

5시 즈음 되니 해가 떨어질 태세를 갖추었다. 

이 시간에 어딜 가긴 그렇고, 비싼 호텔에서 리조트 fee도 내고 있으니 호텔을 즐겨줘야지!

(*하와이의 고급 호텔들은 객실료 외에도 하루에 35~50$의 주차료/발렛비와 약 50$ 수준의 리조트 Fee를 내야 한다.)

또 쉐라톤 와이키키가 여기 하와이 호텔들 중에서 인피니티 풀로 유명하거든요. 근데 사진을 많이 안찍었네...

 

요기 빨간 파라솔 너머 바다와 맞닿은 쉐라톤 와이키키의 인피니티 풀

 

1층에 있는 인피니티 풀로 내려가보니, 이미 베드는 거의 꽉 차있고

인피니티 풀 안에도 수영장에서 노을을 구경하려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우리도 겨우 빈자리가 난 베드를 수건으로 맡아놓고서, 조심스럽게 (마스크를 끼고서) 풀에 발을 담가보았다.

생각보다 차갑지 않은 물 온도에 용기를 내어 노을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인피니티 풀 끝, 사람들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인피니티 풀에서 우리만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조금 창피하고 진상(?)같아 보일까봐 눈치가 보였지만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로 다닥 다닥 붙어 한 손엔 술 잔을 들고 흥겹게 떠드는 가운데에서

도저히 마스크를 벗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도리야. 우리 좀 부끄럽지만 안전이 최우선이니까 마스크 계속 쓰고 있쟈....

 

쉐라톤 와이키키의 인피니티 풀에서 보는 너무나도 예쁜 풍경. 핑크빛이 가미되는 와이키키의 해변과 저 멀리 다이아몬드 헤드

 

그리고 인피니티풀 너머의 저 먼 해안으로 떨어지는 노을

 

머리가 반만 젖어서 해파리 머리가 된 나...와 노을

 

인피니티 풀에서도 마스크를 쓴 우리. 이 시국 여행엔 안전이 최우선이다.

 

타이밍 좋게도 좋은 날씨에 노을 지기 전에 호텔로 돌아온 덕분에 인피니티 풀에서 멋진 노을을 감상했다. 

사실 노을 자체는 예뻤는데, 전날 한국에서 출발한 뒤로 한 숨도 못자고서 깨어있기 위해서 사투를 벌이고 있었던데다가

또 첫날 부터 무계획 속에서 계획을 짜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느라 눈 앞에 펼쳐진 노을을 만끽할 정신이 별로 없었다.

그래도 꿋꿋하게 해가 바다 속에 잠기고 또 그 여운이 하늘을 감쌀 때까지 인피니티 풀에서 버티다가(?)

다시 방으로 올라왔다. 

 

해가 다 떨어지고 난 뒤 금색과 분홍색으로 물드는 가장 예쁜 시간의 하늘

 

이번 여행에는, 맛집 사진이 하나도 없다. 두둥. (그래도 음식 사진은 가끔 있을 예정)

일주일간 여행하면서 코로나가 걸릴 가장 높은 위험, 마스크를 내리는 일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

식당에서 식사하지 않기로 도리랑 약속했기 때문이었다. (약속이라기보다 내가 그러자고 했다...

현지에서 비행기를 타기 전에 PCR검사를 해야 하는데, 여기서 양성 뜨면 한국에 못 가고 회사에 엄청난 민폐가 됨)

다행히 하와이는 큰 레스토랑까지도 포장 문화가 굉장히 잘 발달되어 있는데다가 호텔 근처가 맛집 투성이라

저녁은 근처 피에프창에서 테이크아웃해서 호텔 방 안에서 먹었다. 

호텔 근처가 맛집 투성이지만 쉐라톤 와이키키 근처의 피에프창은 추천하지 않는다. ^_ㅠ 간이 싱거웠음.ㅠㅠ  

 

여름날씨이지만 한껏 꾸민 야자수. 그리고 하와이어로 메리크리스마스 :) ..그리고 그 뒤의 영롱한 티파니....

 

어쨌든, 나에게는 전날 한국에서부터 한 숨 자지도 못하고 이어진 길고 긴 하루였다. 

17일 밤에 한국에서 출발했는데, 다시 17일 아침으로 돌아와서 다시 하루를 산 느낌. 

이미 마카푸우 전망대까지 보고는 급격히 체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인피니티 풀을 버티고

또 저녁을 먹을 때까지 버티고 버티다가 하와이 시간으로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고대로 기절해버리고 말았다. 

내일은 액티비티가 예약되어 있고, 마지막 맑을(?) 날이라 또 빡셀 예정. 여행은 이제 시작이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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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17일 PART 1. DEPARTURE

차에서 내리자마자 영하 9도의 날이 선 차가운 바람에 깜짝 놀라 허겁지겁 캐리어를 내렸다. 

바람이 너무 차가워서 라이드를 해 준 동생에게 인사도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서둘러 공항으로 들어왔다. 

생각해보니, 나의 여행기는 항상 '햇살이 이글거리던 7월의 어느 토요일',

'후덥지근하고 끈적이는 연일 폭염이라고 떠들어대는 그런 날이었다' 같은 문구로 시작했었는데 

칼바람 부는 날에 공항이라니- 

낯설다. 

 

사실 지금 이 모든 것들이, 이 모든 순간이 낯설다.

코로나가 시작된지 만 2년이 되어 나가게 된 해외여행도, 텅텅 빈 공항도, 

사람이 없어 순식 간에 끝나버리는 출국 수속도. 

어느 날, 정말 해외여행을 가게 되어 공항에 오면 설레고 신날 줄 알았는데 

그 설레고 신나는 마음은 모두가 자유롭게 여행을 떠날 수 있던 그 날들의 북적거림에서 오는 것이었구나.

텅텅비어 휑하고 썰렁한 유령도시 같은 공항은 어쩐지 내가 기대하던 그런 공항이 아니었다. 

 

정말 썰렁하기 그지 없던 인천공항 제2터미널

 

부기장인 동생이, 요즘 공항에 사람은 없어도 음성확인서 같은 서류확인 때문에 수속에 오래걸린다고 겁을 줬는데

조언이 무색하게 엄청난 속도로 출국 수속을 마쳤다. 출국시간까지 무려 3시간 반이 남았...

다행히 내가 모닝캄 자격이 있는데 이번에 하와이까지 대한항공을 타게 되면서 도리도 KAL 라운지에 데리고 들어갈 수 있었다. 

라운지에서 폭풍 일정을 짜다가 어느 새 비행기 탑승 시간이 되어 탑승을 시작했다.

난 다시 해외에 가는 비행기를 타면 정말 설렐 줄 알았는데, 이상하리만큼 내 마음은 덤덤했다. 

타면서 보니까, 다른 신혼부부(?) 커플들은 나란히 앉아서 애정 어린 셀카를 찍던데 

결혼 1년 반 만에 신혼(?)여행 가는 우리에게는 애정보다 체력 비축이 더욱 중요하닷.

3-4-3 좌석에서 누워가기 위해 각자 다른 열에 앉았다....눕코노미가 최고임니닷. 

 

신혼(?)여행인데 따로 앉아가는 신혼(?) 부부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보다 감염력이 높다고 해서 기내식도 스킵하고 4개의 좌석 팔걸이를 모두 올리고 누웠다. 

밤 비행기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잘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도 몸은 피곤한데 정신은 말똥 말똥해서 잠이 안온다. 

 

결혼식을 올리고 1년 반 만에 가는 신혼여행이다. 

코로나 시국인 걸 감안해서 신혼여행지도 스페인에서 하와이로 바꾸고, 작년에 못 쓴 경조휴가 사용도 허락 받았건만

출발하기 전까지 너무 돌발 변수가 많아서 갈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이 되었다. 

우리는 출국 전에 코로나에 발목 잡힐까봐 무서워서 3주 전부터는 모임도, 외식도 하지 않았다.

그러는 와중에 오미크론 변이가 발견되면서 자가격리가 부활해버렸고, 

그러고도 출국 3일을 앞두고는 새벽에 목이 아프고 열이 나서 코로나에 걸렸을까봐 벌벌 떨며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내가 하와이를 가는 걸 아는 친구들이 잘 갔다오라며 카톡으로 인사를 해줬는데 

어쩐지 난 실감도 나지 않고 설레지가 않는다. ಠ_ಠ

그렇게 기다려왔던 해외여행인데?!?!

남들은 쉽게 가지 못하는 해외여행인데?!?!

인스타그램에서 해외여행 하는 셀럽들을 보고 그렇게 부러워해놓고??!!

 

쉽게 잠이 오지 않는 비행기 속에서, 가만히 생각해본다. 왜 설레지가 않는지. 

이 여행을, 나는 즐기러 가는게 아니라 미션을 수행하러 가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나기 전에 신혼여행을 가야 한다는 미션,

회사 경조휴가를 써야 한다는 미션, 

무엇보다도, 가서 절대 코로나에 걸려서는 안된다는 미션. 

사실 이 부분이 가장 걱정이 되었다. 최대한의 조심을 하겠지만 우리가 컨트롤 할 수 없는 부분도 있을 것이기에. 

그런 걱정과 긴장감으로 여행가는 기분이 설레지 않고 마음이 무거웠던 것 같다.

 

 

그리고 날씨라도 좋았으면 좋으련만, 하필 우리가 가는 7일 동안 첫 이틀을 빼고 5일 내내 비소식이 있어

(몰랐는데 하와이가 겨울에는 우기라네요?...ಥ_ಥ)

이틀 동안 중요한 포인트들을 모두 둘러봐야한다는 부담감까지 안고 있었다. 

하와이를 고를 땐, 따뜻한 햇살 아래 바다를 보며 멍 때리는 순간을 상상했는데

생각보다 강행군이 되겠다. 미안하다 도리야. 

 

너무 오랜만의 여행이라 이런 창문샷도 찍어봤음.&amp;amp;amp;amp;amp;amp;amp;amp;nbsp;

 

이런 저런 생각으로 마음은 심란한데, 어느 새 비행기가 서서히 고도를 낮추기 시작했다. 

뒷바람이 밀어주어 예상시간보다 40여분이나 빠르게 우리는 하와이 오아후 섬의 호놀룰루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이 생각보다 많이 낡고 작은데다 일단 야자수가 보이는 풍경이 어째 제주공항이랑 비슷하다????? 싶었는데

공항에 발을 딛은 이후로는 모든 게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며칠 묵을거냐는 질문 하나로 입국 수속이 끝났고, (신혼부부 같아보였나 봄?) 

렌터카를 픽업할 때도 대기 없이 모든게 후루룩 끝났다. 

그래도 신혼여행이라고 돈을 쪼끔 더 써서 컨버터블을 빌렸는데 

직원이 컨버터블이 세워져있는 주차구역에 우릴 데리고 가더니 여기 주차된 컨버터블 중에 원하는 차를 아무거나 뽑아가라고. 

네. 그럼 저희는 빨간 머스탱으로 데려가겠습니다. 신혼여행인데요 암요암요. 

 

지금 아니면 언제 타보겠냐구, 빨간 머스탱이로 골랐다!
컨버터블의 로망과 자외선이 내리쬐는 현실과의 괴리....뜨겁다...

 

풀커버 보험을 넣었지만 꼼꼼하게 차체 흠집들을 체크를 하고, 드디어 와이키키를 향해서 출발!

신행이니까 촌스럽게(?) 컨버터블 뚜껑을 열고 달리기 시작했는데, 

자외선은 일광소독급으로 따갑고 하이웨이라 속도가 있어 바람에 머리카락이 뒤집어진다. 

잠깐 차가 멈출 때 부랴부랴 뚜껑을 덮었다. 

컨버터블이 보기에 간지나보여도 실제로는 이런 고충이 있네요?

 

20여분을 달리니 어느 새 와이키키의 건물들 사이로 차가 진입하기 시작했다.

와이키키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것도, 어떤 이미지조차도 없었는데, 

한 낮의 햇살을 받은 거리는 밝고 화창했으며, 가벼운 옷차림의 사람들로 활기찬 분위기였다. 

우리는 첫번 째 호텔인 쉐라톤 와이키키에 셀프파킹을 했고, 

오전 11시였는데 얼리 체크인이 가능해서 바로 체크인을 했다. 

우리 방은 24층. 처음에 예약할 때 좋은 전망을 위해 고층을 달라고 했었는데, 정말 고층을 줬다.

설레는 마음으로 우리가 배정받은 방문을 열었는데,

 

탁 트인 바다. 소리질러!

 

야자수와 함께 하와이 느낌이 물씬 풍기는 쉐라톤 와이키키의 인피니티 풀&amp;amp;amp;amp;amp;nbsp;

 

창 밖으로 보이는 탁 트인 바다 풍경에 도리와 나는 동시에 우와! 환호성을 질렀다. 

저 먼 바다는 코발트 블루인데, 해변 쪽으로는 에메랄드 빛이 영롱하게 반짝반짝이는 모습에 

정말 오랜만에 예쁜 바다를 보고 설레었다. (❁´◡`❁)

바다를 보고 설레었던 적은 2008년, 이탈리아 남부 포지타노 이후로는 없었던 것 같은데.

나에게 바다는 커다랗고 깊은 물 덩어리. 수면 아래는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라는 인식이 강해서

바다를 보고 있어도 설렌다거나 크게 감흥이 생기진 않는데 

여기 호텔 테라스에서 내려다보이는 바다는 넓게 펼쳐져있는데도 뭔가 얕은 느낌. 

저 위치까지 사람이 나가 있어도 되나? 싶을만큼 먼 곳까지 사람들이 서핑보드를 타고 패들링을 하고 있어서

신기하다는 생각과 함께 나도 한 번 물에 들어가보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다. 

 

감동도 잠시, 내가 오션프론트를 예약을 할 때는 다이아몬드헤드가 보이는 방이라서 비싼 돈을 주고 오션프론트를 했는데

내 방은 다이아몬드헤드가 안보이는 그냥 오션프론트였다. ಠ_ಠ

 

(출처 : Sheraton waikiki 홈페이지 - Oceanfront room)

 

도리가 프론트에 전화를 걸어 다이아몬드헤드가 보이는 방으로 바꿔줄 수 있냐고 물어봤고,

처음엔 방 분류가 다르다고 하더니 곧 방을 바꿔줄 수 있으니까 다시 키를 들고 내려오라고 했는데

갑자기 무슨 변덕이었을까? 이 탁트인 바다와, 또 아래에 인피니티풀만 보이는 풍경이 심플하게 마음에 들어서

이 다이아몬드 헤드가 보이는 방으로 바꾸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어쩌면, 밤 새 잠 못자고 비행을 한데다 갑자기 한 겨울에서 한 여름으로 날씨가 바뀌어 몸과 정신이 힘든 상태에서

뷰 때문에 방을 또 바꾸는, 같이 여행하는 도리에게 예민까칠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던 마음도 있었다. 

내가 방을 안바꾸겠다고 하자마자 도리는 침대에 풀썩 눕더니 그대로 잠들어버렸다. 

 

어쨌든, 드디어 하와이에 도착했다. 

난 사실 휴양지 파가 아니라서 하와이에 와 보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 없었는데, 

코로나와 겨울이라는 조건 속에서 해외여행을 갈 때 가장 안전한 선택은 휴양지라고 생각을 했다.

(해외여행을 가기로 한 순간부터 모든 음식은 다 테이크아웃을 해서 먹는 조건으로 얘기했다)

우리가 여행을 고민할 당시 가능한 옵션은 몰디브, 하와이, 사이판이 있었는데

바다와 도시의 교집합이면서 여러가지 액티비티를 할 수 있는 곳이 하와이라서 하와이를 골랐다. 

 

그래도 아침 비행기에, 렌트카, 호텔 체크인까지 모든 게 빠르게 이뤄진 탓에 아직 한 나절의 시간이 남았다.

원래 계획은 첫 날 와이키키정도만 돌아다니고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며 남은 여행을 위한 체력을 비축할 생각이었지만

해 뜨는 날이 이제 오늘, 내일 이틀 뿐이라면서요????

비 올 때나 쉬면서 체력을 비축하도록 하고,

오늘이라도 바짝 돌아봐야한다는 각오로 도리를 한 시간만 재우고 깨워서 나가보겠습니다.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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