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2. 모뉴멘트 밸리에서 그랜드캐년까지!




DAY 12. _18.9.5. (1)


그랜드써클의 정점.

그랜드써클의 끝판왕.

오늘은 그랜드캐년으로 갑니다.

끝판왕이니까 그랜드캐년은 2편으로 나눠서 연재하려구요!

하지만 그냥 가면 아쉬우니까 새벽부터 일어나서 모뉴멘트 밸리 일출을 보러 갑니다.


이번 여행에서만 세 번째 일출보기! (ㄷㄷㄷ)

요세미티 국립공원, 브라이스 캐년 국립공원 그리고 모뉴멘트 밸리.

사실 어제 모뉴멘트 둘러보고 왕복 10시간에 걸려 아치스 국립공원까지 갔다오느라 

엄마도 아빠도 나도 파김치가 되었기 때문에 

사실 나는 일출은 포기하고 조금 더 자고 싶었지만,

우리 부모님 사전에 포기란 없다.

눈뜨자마자 잠옷에 겉옷만 낑겨입고서 모뉴멘트밸리 초입의 The View 호텔까지 달려가봅니다..

숙소에서 모뉴멘트 밸리까지 차로 10분거리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

(이래서 숙소의 위치는 너무나도 중요하다. 

이동 거리를 줄이고 폭넓은 경험을 가능하게 하니까!)



으아으 모뉴멘트 밸리 사이로 떠오르는 저 햇살. 장엄하다으 ...ㅠㅠ


뷰트위로는 비가 쏟아지는데 저 먼 지평선에서는 해가 떠오르는 장엄한 이 광경




항상 드는 생각이지만,

일출을 보러 갈땐 맨날 뜨고 지는 해를 꼭 봐야 하나 싶었지만,

드넓은 평야에 우뚝 솟은 세 개의 거대한 뷰트 사이로 떠오르는 해를 볼 때는,

그리고 눈 앞에서는 내 머리 위엔 비 한 방울 떨어지지 않지만, 

거대한 뷰트 위로는 소나기가 흩뿌려지고 그럼에도 저 멀리 지평선에서는 이글거리며 해가 떠오르는 순간은

경이롭기까지 했다. 

다시 봐도 너무 멋있다...엉엉.

이번 여행에서 세 군데에서 일출을 보았는데, 

모두 다른 풍경 속에서, 모두 다른 눈높이에서, 모두 다른 감동을 받았다.

여튼, 모뉴멘트 밸리 가면 일출 꼭 봐야 합니다! 꼭!




이제 다시 남쪽으로 그랜드캐년 가는 길


며칠씩 달리다보면 비슷비슷하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순간순간 이 풍경들이 너무 멋있을 때가 있다.





사실 이번 여행의 루트는 그랜드캐년을 마지막에 간다는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짰다.

그랜드써클을 시계방향으로도, 반시계방향으로도 돌아볼 수 있는데 

2013년도에는 세도나, 그랜드캐년에서부터 시작해서 반시계방향으로 그랜드 써클을 돌았었다.

모뉴멘트 밸리, 브라이스 캐년 모두 좋았지만

그랜드 캐년에서 받은 감동이 너무 커서 그랜드 캐년을 본 뒤에 보는 캐년들은 임팩트가 떨어지는 감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 부모님과 함께하는 여행은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그랜드캐년을 가장 마지막에 보는 것으로 루트를 짰다.

크레센도의 느낌이랄까? 

우와. 우와아, 우와아, 우와아아아아


여행도 시작할 땐 작은 것 하나에도, 심지어 공항에만 가도 감동을 받지만 (비행가 창문만 봐도 감동이 넘쳐난다ㅋㅋ)

며칠 여행하다보면 조금씩 신선함이 떨어지고 피곤해지기 때문에 

전체적인 여행의 긴장감을 계속 유지하려면

초반엔 소박하고 작은 것으로 시작해서 여행 막바지에 가장 기대했던 것, 가장 임팩트가 큰 것을 보는게 좋다는게 

나의 여행관이다.



사실 나는 성인이 된 이후로 그랜드캐년만 세 번째여서, 큰 감흥을 기대하진 않았지만 

그랜드캐년 가는 동안 여행 피로가 누적되어 예민해진 엄마와 신경전을 벌이는 바람에 

굉장히 찝찝하고 꿀꿀한 기분으로 그랜드캐년에 도착했다.

가장 큰 감동을 느껴도 모자랄 이 끝판왕 그랜드캐년에서 삐짐이라니..삐짐이라니..삐짐이라니 ㅠㅠ!!!

난 이렇게 불편한 마음으로 여행하고 싶지 않아. ㅠㅠ

여행에서의 감동이 줄어든단 말이야...ㅠㅠ

여행의 감동을 100%이상 맛보려면 항상 정결한(?) 마음이 준비되어야 한다. (-ㅅ-)


 



그랜드캐년 South Rim의 동쪽에서부터 진입해서 서쪽으로 진행합니다.





드디어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에 진입!

아쉽게도 입구임을 알려주는 간판과는 사진을 찍지 못했다 ㅠㅠ 아숩..


그랜드캐년은 크게 South Rim과 North Rim으로 나눌 수 있는데, 

관광객들에게 더욱 유명한 곳은 South Rim이고 Visitor Center도 South Rim에 위치해있다.

South Rim과 North Rim과의 직선거리는 길지 않지만, 캐년을 둘러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편도 5시간 정도 소요된다는 제약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North Rim은 포기하고 South Rim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리고 South Rim의 동쪽에서부터 진입했다.

공원입구에서부터 30여분간을 달리다보니 드디어 첫 포인트인 Navajo Point에 도착했다.

한 번 내려서 볼까?!






두두둥! 거대한 그랜드캐년의 등장! (하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돠)



그랜드캐년을 바탕으로 (동생없는)우리 가족 사진! (엄마 아직 삐졌음)







그랜드캐년은 그랜드캐년이었다.

그랜드 써클의 다른 캐년들도 이 세상이 아닌 것처럼 아름답고, 신기하고, 대단하지만

그랜드캐년은 그야말로 입을 딱 벌어지게 한다.

눈 앞에 펼쳐진 파노라마가 눈보다 가슴을 먼저 때린다.

보고 있으면 가슴이 먹먹해서 - 뭐라 형용할 수식어가 없어서 

오히려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된다. 


세상의 어떤 수식어를 가져다 붙여도

눈앞에 펼쳐진 이 광활하고 장엄한 지질협곡의 파노라마가 주는 감동을 써내려가기가 어렵다.

우리 가족도 한참을 Navajo Point에서 이리저리 사진을 찍다가

조금 더 움직여서 이번엔 Lipan Point로 이동했다.


크아......ㅠㅠ

더 멋진 감동이 기다리고 있었다..ㅠㅠ

Navajo point보다 더 앞이 트인 것 같다. 



Lipan Point에서 바라본 뷰,뷰,뷰! 빠르게 움직이는 구름이 커다란 그늘을 드리웠다. 하지만 금세 사라진다는거!



같은 자리에서 시야를 오른쪽으로 돌려보면 보이는 또 다른 뷰,뷰,뷰!



네. 인생샷입니다. 야아아아아호오오오오오!!!@ㅁ@!!!!!!!




사실 그랜드캐년에 가보면 많은 사람들이 절벽 끄트머리에 걸터앉아서 인생샷을 많이 찍는다.

보기만 해도 아찔하지만 더 멋진, 더 짜릿한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에

나도 몇년 전에 친구들과 함께 왔을 땐 눈 대중으로 보고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절벽 끄트머리에 앉아서 사진을 찍곤 했었다. 


하지만, 사고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정해진 트레일을 벗어나거나 

무리하여 절벽 끄트머리까지 가서 사진을 찍는건 자제해야 할 것 같다.

이번 여행에서도 절벽 끄트머리에 서거나 앉아있는 아슬아슬한 외국인들을 보았는데

나도 나이가 들었는지 이제는 아찔한 느낌이 들더라. 얘들아 ㅠㅠ 조심해 ㅠㅠ  

나도 부모님도 계시고 안전이 제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사진 욕심은 과감히 버리고 안전한 위치에서 사진을 찍었다. 

여러분도 항상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여행하세요!





엄마아빠도 인생샷 찍으시고 기분이 풀리셨다!



동생없는 가족사진2 (Feat.어쩌다보니 3명이서 씨밀러룩)




그랜드 캐년 오는 내내 삐져있던 엄마도, 그랜드캐년의 멋진 풍경 앞에서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리셨나보다.

원래 일상생활에서의 딸과 엄마와의 싸움은 "딸, 밥 먹을꺼야?" 와 "엄마, 나 밥 줘" 한마디면 풀릴 정도로 시덥잖은 삐침이건만

여행 중에는 체력적으로도 피곤해서 예민한데다가 

서로 잠시 피해있을 곳도 없고 아침부터 밤까지 작은 차안에서 하루종일 같이 부대껴야 하다보니

밥먹을래?로는 풀리지 않는 어려움이 있었다. ㅜㅜ


그래도 그랜드캐년의 설명할 수 없을만큼 장엄하고 감동적인 풍경 앞에서는

인간의 사소한 삐죽한 마음들은 모두 훌훌 날아가버릴 수 밖에 없었다.

정말 대자연은, 경이롭고 대단다.


동쪽포인트에서 중앙부로 이동할 수록 점점 사람들이 많아졌다.

Moran Point도 잠깐 들렀지만 사람도 많고, 이렇게 포인트 하나하나에 너무 시간을 많이 썼다가는

계획한 여행을 다 못할것만 같아서 과감하게 Visitor Center로 이동했다.

때마침 점심시간이 되어서, 우리 가족은 간단하게 샌드위치를 사먹고 

Visitor Center에서 하는 20여분짜리 그랜드캐년에 대해서 알려주는 짧은 무료 영화도 보았다.

(일단 정오즈은엔 햇볕이 너무 따가워서 실내에 있는게 나은 것 같았다.)



사실, 2007년, 2013년, 2018년. 5~6년 텀으로 그랜드캐년을 방문하고 있는데

2013년에 처음 South Rim을 방문해서 느꼈던 그랜드 캐년의 감동이 너무나도 압도적인 인상으로 남아서인지

물론, 이번 방문에도 여전히 그랜드캐년은 너무나 경이롭고 거대하고 멋있지만

처음 느꼈던 눈물이 날 것 같은 감동은 느껴지지가 않았다.

그냥, 아 역시 그랜드 캐년 참 대단하구나. 그때 그대로구나. 

이런 덤덤한 마음?



하지만, 이건 나의 오만불손한 생각이었다.

오후에 만난 그랜드캐년은 - 

지금까지 본 그랜드캐년과는 또 다른 벅찬 감동을 느끼게 해주었다.

걷고 걸으며 감탄사를 토해내다시피 했다.



그럼, 이제 정말 마지막 그랜드 캐년 감동의 끝판왕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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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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