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테고리 이름인 모스크바_쎄뻬베의 "쎄뻬베"는 러시아로 표기한 상트페테르부르크(Санкт-Петербург)의 약자 СПб 입니다 :)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저는 야간기차로 달렸어요.
창 밖으로 지나가는 러시아의 자작나무 숲
찬 기운에 눈이 떠졌다.
한 번도 뒤척인적 없었는지 이불 속 온 몸이 뻐근한 느낌이다.
기차벽에서 찬 기운이 느껴져서 이불을 꼬옥 끌어안으며
고개를 들어보니 차창 밖으로 곧게 뻗은 숲과 파란하늘이 훠이훠이 지나간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아니지만 이렇게 야간열차로나마
쎄뻬베(СПБ : Санкт-Петербург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다가가고 있구나. :)
오전 6시43분을 가리키는 시계와 Санкт-Петербург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알리는 간판.
보는 순간 이 순간, 이 모습이 운명처럼 마음에 쿵! 하고 박혔다.
기차는 예상시간보다 조금 이르게 모스크바 역에 도착했다.
기차에서 내리니 기분좋게 서늘한 새벽 공기가 나를 맞이했다.
나와 함께 10년을 여행한,
이젠 구식인 2바퀴짜리 캐리어를 드르르 드르르 끌며 기차역을 걸으니
10년 전 유럽여행하던 기분이 들었다.
로마의 떼르미니 역에 내리던 바로 그 순간이 생각났다.
어쩌면 나는 새로운 곳에 대한 동경심을 찾아,
나의 현실에서 도망가기 위해서,
그리고 이제는 느낄 수 없는
스무살의 나의 추억 속 마음을 찾아
여행하는 건 아닐까.
많은 것들이 익숙해져버려서 더 이상 새로움이 느껴지지 않는 가운데
처음 세상에 발을 내딛으며 설레고 흥분되고 낯설고
커다란 세계로 빨려들어가던 그 마음과 느낌을 찾아서.
- 2016. 8. 4. Travel note in Санкт-Петербург
Day 5. 상트페테르부르크 일정
모스크바 역에서 택시를 타고서 미리 예약해 둔 쏘울키친호스텔(Soul Kitchen Hostel)에 도착했다.
원래는 에어비앤비나 호텔을 이용하려다가 러시아 No.1 호스텔이라는 말에 솔깃해서 트리플 룸을 예약했는데,
이 곳에서 6일이나 머물기 때문에 중간에 다른 방도 써보고 싶어서 호스텔에 예약 변경하는 메일을 썼었다.
방을 바꾸고 싶다 어쩐다 하면서 러시아 No.1 호스텔에서 묵게되어 기대된다! 라는 나의 말에,
Staff는 방 변경을 도와주는 친절한 답메일 끝에 이런 추신을 붙였다.
"P.S. We are the best small hostel in the world, according to Hostelworld.com :)"
인 더 월드....뭐야......자신감 대박...
호스텔이면 호스텔이지 얼마나 좋은 호스텔이길래...
쏘울 키친 호스텔
초인종을 누르고 2층으로 올라가니 어려보이는 스태프가 친절하게 인사해주며 체크인을 도와주었다.
이른 아침이었지만, 다행히 우리가 쓸 방이 비어서 바로 방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여기 호스텔의 테라스에서 보이는 풍경 정말 너무 너무 너무 이뻤다.
더 볼 것도 없이 내 맘 속의 베스트 호스텔 인정 ♡
호스텔에서 보이는 알록달록 아름다운 이 풍경 ♡ 내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가장 사랑한 풍경이었다.
그리고 여심을 저격하는 이 아기자기한 부엌 ♡ 매일 아침 사과파이 굽는 냄새가 향긋하게 퍼지곤 했다. (하아)
아기자기한 느낌의 중간 거실. :)
호스텔은 정말, 그동안 다녀보았던 모든 호스텔을 통틀어 엄지척(-_-)=b 할 수 있을만큼
내부 공간이 아주 넓고, 인테리어도 이뻤고, 관광지에서 가깝고 테라스에서 보이는 뷰도 아주 좋았다.
그래. 월드 베스트라고 자랑할만 하다. 인정.
그리고 아침식사는 제공되지 않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매일 아침 일하시는 아주머니가 사과파이를 큼지막하게 구워서 슈가파우더를 솔솔 뿌려서
쟁반위에 가득 담아 테이블에 올려놓아주셨다.
게다가 커피와 차, 간단한 씨리얼같은 것도 있어서 사과파이와 커피로 아침을 먹어도 되고,
냉장고와 주방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가까운 슈퍼에서 장을 봐두고 직접 해먹어도 괜찮은 것 같다.
무엇보다도 아침 일찍 부엌에 퍼지는 사과파이 구워지는 향기 때문에 늦잠을 잘 수 없었다.
갓 구운 사과파이라니 (♡.♡) 사랑하지 않을 수 가 없자나!
우리는 바로 체크인한 방에 누워서 잠시 눈을 붙였다.
K가 야간기차에서 잠을 푹 못잔듯 많이 피곤해해서 잠시 재웠다가
점심시간이 되어 이불을 털고 나왔다
이제 이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무려 6일이나 머물게 된다.
해외여행하면서 한 도시에 이렇게 길게 있어본 적은 처음인데. :)
그런데 다만, 날씨예보가 심상치가 않은 것이
6일 내내 비소식..................아니, 이 여름에 우기도 아닌 것이 웬....6일 연속 비?!!
설마................안돼............제발............................
일단은 맑은 하늘의 쎄뻬베(상트페테르부르크)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처음 먹는 점심은 바로, 마말리가(МАМАЛЫГА).
카잔성당 뒷편에 있는 그루지아, 아르메니아 등 지방의 분위기있는 전통 레스토랑인데
러시아 유학생들 블로그에서 꽤 자주 등장하는 레스토랑이어서 눈여겨봐두었다.
(*마말리가 주소 : Kazanskaya ul., 2, Sankt-Peterburg, 러시아 191186)
카잔성당 바로 맞은편에 있어서, 창가석에 앉으면 이렇게 카잔 성당이 바로 내다 보인다.
헤헤 멋진 뷰와 함께 ♡
음식종류는 고기꼬치구이인 샤슬릭, 피자같이 생긴 하차푸리 등이 메인이었고 (우리는 마지막날 와서 또 먹었다!)
생과일 주스 같은 것도 파는데 전반적으로 음식 퀄리티나 플레이팅도 상당히 괜찮다. :)
음식을 여러 개 시켜서 천천히 나눠먹다보니 어느 새 시간이 훌쩍 훌쩍 가버렸다.
이제 본격적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 관광을 해보려고 하는데
왜 슬픈예감은 틀리지가 않는지................OTL
왜 우리나라 일기예보와는 달리 틀려주지 않는 건지................ㅜㅠ
아침에만 해도 화창하기 그지 없었던 하늘이, 어느새 구름이 잔뜩 끼어 어둑어둑해져있었다. ㅠ.ㅠ
일단 마말리가에서 가장 가까운 카잔성당(Казанский кафедральный собор)으로 향했다.
어으..날은 오후 3시답지 않게 어두침침해지고 사람이 많아도 넓직넓직했던 모스크바와 달리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인도가 좁아 지나다니는 사람들에 계속 치일 수 밖에 없어 더 정신이 없었다.
곧 비까지 내릴 것 같은데, 괜찮을까 우리?
아아. 햇님은 갔습니다. ;ㅅ;
★ Soul Kitchen Hostel
http://www.soulkitchenhostel.com/
1) 관광지와의 접근성 매우 좋음 (카잔성당, 에르미타주박물관, 마린스키극장, 피의 구세주 사원 등 보도 15분 이내)
2) 깨끗하고 편리한 시설 (도미토리부터 2인실, 3인실 다양한 방, 요리가 가능한 커다란 주방, 컴퓨터 및 프린트 사용 가능)
3) 편리한 관광을 위한 자체 지도 제공 및 다양한 1 day 프로그램 진행 (러시아 음식 만들기, 벼룩시장 함께 가기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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