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여정] 아침부터 밤까지, 베로나 전일 일정!

 

Bon giorno! 좋은 아침 :D 

이탈리아에서 맞이하는 5일째 아침 (실제 여행에선 7일째 아침!)

오늘은 아침부터 밤까지 알차게 (?) 베로나를 관광할 예정!

하지만 그 전에 숙소를 한 번 옮겨야 했다......

여튼, 두 번째 숙소에 짐을 놓고 힘차게 출발했는데

근데 뜨거워....

그동안 북부 고산지대에 있어서 추웠던데다가, 어제는 베로나에 노을질 때 와서 잘 몰랐는데,

드디어 8월 한여름의 이탈리아 햇살을 제대로 쬐는 것 같다.

앞으로 점점 남부로 내려갈건데 심히 걱정되는......@.@

나의 걱정은 현실이 된다. 오호호호

 

어제 밤, 활기찬 분위기였던 씨뇨리 광장(Piazza dei Signori)의 아침 풍경. 그늘아래엔 아침부터 관광객이 바글바글하지만 넘나 분위기 좋은 것

 

두 번째 숙소에서 추천해줬던 Cafe Borsari.  입구부터 느낌있음. 

 

더워서 들어왔는데 나는 뜨거운 음료를 마시고야 말았다.

 

해가 중천에 떠오르기 시작하자마자 갑자기 경험하는 따가운 햇볕에 깜짝 놀라, 

나와 날씨요정은 햇살도 피하고 에어컨 빵빵한 바람 아래서 시원한 아이스 커피마시며 체력을 보충할겸

숙소의 추천 베로나 맛집 리스트 중 하나인 Cafe Borsari에 들어왔다.

Aㅏ.......그랬다. 여긴 베로나였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다 서서 에스프레소 한잔씩만 마시고 나가고, 관광객인 나는 안쪽 테이블에 앉았는데 여기가 더 더붜...........ㅠㅠ....

게다가 추천음료를 먹어야 할 것 같아서 덥지만 뜨거운 음료 주문.

그래, 이열치열이다 이거야!!!

그래도 그 동안 산 속에만 있어서 이탈리아의 문화를 즐긴다는 느낌은 덜했는데 

이제 드디어 이탈리아의 보통의 삶을 약간, 즐기는 기분이다 :) (긍정마인드 장착)

 

기원 후 1세기즈음에 지어졌다는, 고대 로마시대의 문. Porta Borsari. 이런 고대 유적 건축물을 살리면서 현재(양 쪽 건물을 지을 당시)의 건물들을 연결해서 지었다는게 인상깊다.

 

베로나의 원형아레나가 있는 브라광장으로 들어가는 I Portoni della Bra. 

 

베로나 곳곳에는 고대 유적이 남아있었는데, 브라 광장에서 아레나(콜로세움)까지 보고 나니, 

정오의 햇볕이 정말 너무너무 뜨겁다. (근데 이건 시작에 불과했음. 남부로 내려갈수록 할말하않..)

그래서 나와 날씨요정은 드디어 제대로 된 레스토랑으로 피신!

내가 이탈리아 가면 꼭 먹어볼거라던 라구파스타 도전!

이번 이탈리아 여행에 처음으로 이탈리아 음식다운 음식의 등장...........

 

이탈리아 베로나의 라구 뇨끼

 

이탈리아 베로나의 올리브 오일을 두른 문어 샐러드 - 상큼하고 맛있었다.

 

 

사실, 베로나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실존인물은 아니지만, 소설의 배경이 된 곳이 여기 베로나이기 때문에

줄리엣의 집, 로미오의 집이라는 관광지도 있다.

하지만 만들어낸 관광지에는 크게 관심이 없어서 스킵하고, 

일단 정오의 너무 뜨거운 햇볕 아래서 돌아다니는 것은 여행이 아니라 고행이므로

숙소에서 씨에스타를 갖기로 했다.

잠시 낮잠을 자고 해가 약간 기울어질 때 다시 한번 정처없는 베로나 여행 시작.

사실 베로나에 대한 준비를 하나도 하고 오지 않아서 마음내키는대로 걸어다녔는데,

시선을 돌리는 곳마다 베로나만의 감성가득한 풍경이 마음에 콕콕 박힌다.

(그러나 여행기를 쓰는 지금은 좀 더 제대로 돌아다닐걸 후회하는 중...ㅠㅠ)

좁지만 예예쁜 골목. 저 너머 탑의 풍경까지.

 

에르베 광장에 우뚝 서 있는 람베르티 탑. 시간이 다섯시를 가리키고 있는데도 너무나도 화창한 8월의 베로나 

 

람베르티 탑 근처에 이렇게 멋진 계단도 있다. 

 

두오모 근처의 포토제닉한 풍경. 출력해서 카드로 만들어두어도 좋을 그런 풍경들이 참 많은 베로나였다. 

 

벽돌건물 뿐만 아니라, 알록달록 컬러풀한 골목도! 참새는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지요!

 

유럽 느낌 물씬 나는 이런 풍경, 참 오랜만이야! (북미만 다녔으니까 그렇지!)

 

에르베 강의 프루른 느낌. 

 

여행기를 쓰며 이제와서 가이드 북을 뒤져보다 보니까, 조금 더 돌아볼만한 곳이 많았던 것 같다.

람베르티 탑 전망대도 있었는데, 뭐랄까 그 전에 계속 산속에서 음유시인처럼 느적느적 있다가 도시로 나와서 그랬는지

빡세게 관광을 하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OTL 

그냥 두 발로 베로나 곳곳의 풍경을 즐기고 느끼는 것에 만족하고서, 

이제 조금 해가 떨어지는 듯해서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에르베 광장의 노천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았다. 

관광객이 제일 많은 곳은 값만 비싸고 호구되기 딱 좋기 때문에 되도록 피하는 편이긴 하지만,

또 의외로 에르베 광장의 노천 레스토랑에는 여름 저녁을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들 있어서 

그런 분위기가 좋았달까?

나와 날씨요정은 능숙한 웨이터의 안내를 받아 에르베 광장을 바라보는 테이블에 착석해서

차가운 아페롤 스프리츠 (이탈리아의 식전주)를 주문했다.

가장 뜨거운 점심의 열기를 피했다가 늦오후에 나왔지만, 8월의 베로나는 꽤 더웠고

차가운 얼음이 동동 떠있는 칵테일은 마치 환타처럼(?) 느껴졌다.

목이 타서 벌컥 벌컥 마셨는데 캬~

이거 도수가 얼마야, 빈속에 환타처럼 들이켰더니 순식간에 취기가 올라와서

한동안 꼬부랑 꼬부랑 주정을 부렸다는건 비밀....  

 

에르베 광장 노천 레스토랑에서의 아페롤 스프리츠 한 잔!

 

8시가 다 되어가는 때에서야 노을다운 노을빛이 내려앉네요.

 

오늘 포스팅 조금 깁니다....

그 이유는, 바로 베로나의 아레나, 콜로세움에서 아이다 오페라까지 보고왔기 때문!

베로나에서는 여름마다 오페라 페스티벌을 개최하는데, 

2년전부터 여름 이탈리아 여행에 대한 뽐뿌를 심어준 게 바로, 이 베로나 콜로세움에서의 오페라였다.

무려 2000년 전에 지어진 고대 로마의 원형극장에서 볼 수 있는 오페라라니!

과연 그건 어떤 느낌일까? 어떤 기분일까?! 간지가 나는 기분이겠지?!

그래서 이번 여행일정에서 가장 먼저 정한 기준점이 베로나의 오페라 일정이었다.

한국에서부터 표도 미리미리 예매하고 

(가장 저렴한 좌석은 선착순으로 입장가능하다고 하는데 여름 땡볕에서 고생하고 싶지 않아서 

좌석넘버가 있고 적당히 좋은 곳으로 예매했다)

숙소에서 빌려주는 방석까지 야물딱지게 챙겨서 (새벽 1시까지 앉아있어야 하니껜 방석 필쑤임!)

그리고, 오페라 관람의 문화에 어울리게 검은색 원피스도 입어주아씀!

 

오늘 공연을 보게 될 베로나이 콜로세움

 

공연은 9시부터 새벽 1시까지 장장 4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오페라 아이다였다.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페스티벌답게 커다란 콜로세움 공연장이 거의 꽉꽉 들어차다시피 했다.

(제일 비싼 바닥 좌석은 조금 비어있었지만...)

공연은! 아주 솔직히 말하면 내가 오페라를 처음 봐서 그런지 아니면 오페라가 내 취향이 아니어서인지

아주 막 감동적이고 오페라를 보러 또 오고 싶고 그런 정도는 아니었다.

뮤지컬이랑 비슷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성악가들이 나와서 성악곡을 부르는 느낌?

나는 개인적으로 좀 춤 많이 추고 신나는 거슬 좋아함. ..  콘써트 > 뮤지컬 > 발레...

그래도 공연 중에 개선행진하는 부분은 스케일이 크고 웅장해서 굉장히 멋있었다.

약간의 알딸딸함도 있었고, 조금 피곤하기도 하고, 비싼 좌석 아니었다면 중간에 나오지 않았을까 싶지만

주변 사람들도 공연 끝까지 자리를 비우지 않는 관람매너를 보여주었기에

조금은 졸린 눈을 부릅떠가며 끝까지 공연을 지켜보았다. 

 

그리고서 숙소로 돌아가는 길.

새벽1시가 넘은지라 어둠이 내려앉아 조금 조용하고 컴컴하긴 했지만

오페라가 끝날때까지 주변 가게들이 가게를 열고 있어서 그렇게 위험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오히려 멋지게 차려입은 베로나의 사람들이 손잡고 귀가하던 아름답고 훈훈한 그 모습에

오페라는 잘 몰라도 이런 베로나 시민들의 순간을 함께 즐기고 향유할 수 있어서 참 보고가길 잘했다 싶었다.

베로나에 간다면 꼭 한 번, 2000년 전 지어진 고대 로마의 원형경기장에서의 오페라 관람 도전해보세요!

 

콜로세움 한켠에 만들어진 무대. 그리고 개선행진 중.

 

여행기 쓰다보니, 아직 제대로 못본 게 많아서(?)

베로나 한 번 다시 가야될 것 같네.

여러분, 베로나 꼭 가세요 ♡ 두 번 가세요 ♡ 

 

▼ 제 여행기가 여러분에게 여행뽐뿌를 드렸다면, 또는 여행준비에 도움이 되셨다면 공감♡ 버튼을 눌러주세요 ▼

Posted by honey,H
,

[오늘의 여정] 돌로미티에서 베로나로! (실제 운전시간은 약 3시간 30분)

 

본죠르노! Bon giorno! 

돌로미티에서 맞이하는 4일째 아침 (실제 여행에서는 6일째 아침).

이제 여행도 중반부에 접어들기 시작하면서,

돌로미티에서의 트레킹 컨셉 여행이 끝나고,  소도시들을 들러 로마까지가는 로드트립 시작의 날이랄까?

원래는, 오늘 돌로미티 지역에서 유명한 호수 중 하나인 브라이에스 호수(Braies Lake)를 갈 계획이었는데

2019년 여름에 브라이에스 호수로 가는 통행로의 차량 진입이 금지되어서 버스를 타고 가야하는 불편함,

그리고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여기 숙소 앞에 펼쳐진 평화로운 미주리나 호수를 즐길 수 있었기에

느긋하게 조식을 먹고, 마음에 길이길이 남을 숙소에서 나와 상쾌하게 미주리나 호숫가를 따라 한바퀴 산책했다.

 

맑고 깨끗한 느낌의 미주리나 호수. 아주 유명하진 않지만 이렇게 숙소 근처에 있어서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었다.

 

미주리나 호수에서 여유롭게 카약을 타던 사람들. 캐나다인듯 스위스인듯 이탈리아라는 ㅎㅎ

 

 

미주리나 호수를 한 바퀴 산책하고, 먼 길을 떠나야 하기에 점심을 든든히 먹고

차로 장장 4시간 여를 달려서 북이탈리아 지역의 베로나(Verona)로 진입했다. 

4~5일을 건물과 인적이 많지 않은 청정지대에 있다가 점점 사람사는 도시로 들어서니 느낌이 남달랐다.

게다가 베로나 중심으로 들어가는 근교는 조금 허름한 느낌이 들어서 베로나 괜히왔나 싶었다. (하지만 큰 착각이었다.)

그리고,

베로나부터는 그 무시무시한 이탈리아의 ZTL (ZONA TRAFICO LIMITADO)가 시작되기 때문에 약간 긴장이 됐다.

다행히도 베로나 숙소에서 ZTL 등록을 해준다고 해서 크게 걱정이 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긴장되기는 마찬가지. ㅠㅠ

구도심에 돌아다니는 차가 우리 차 밖에 없고 모두 도보로 걸어다녀서 운행을 해도 되는지 찝찝했지만,

무사히 숙소 근처에 차를 댔고, 친절한 숙소 아저씨가 차를 유료차고에 넣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다음날 숙소를 바꿔야 했는데 친절하게도 첫번째 숙소에서 우리가 베로나를 떠나느날까지 ZTL 존 내에 주차할 수 있도록 해주셨다 ♡

멋쟁이 베로나 안드레아 할저씨....♡)

아저씨가 지도를 펼치고 이 시간, 베로나에서 꼭 가볼 곳을 추천해주셔서 짐만 던져놓고 다시 밖으로 뛰쳐나왔다.

 

Piazza Erbe 의 풍경, 이미 나는 중세시대로 들어온것 같다. 

 

Fiume Adige, 아디제 강을 따라 너무나도 운치있는 길 

 

이 곳이 바로 포토존이다 포토존이야!

 

베로나는 아디제 강 유역의 인구 약 26만명의, 중세의 모습을 간직한 작은 도시로

웬만한 거리는 다 걸어서 돌아다닐 수 있는 아기자기한 매력이 넘치는 도시였다.

나와 날씨요정은 숙소 주인 아저씨가 추천해준 노을 스팟을 찾아 피에트라 다리(Ponte Pietra)를 건너 

산 피에트로 성(Castel San Pietro)으로 천천히 걸어올라갔다.

아저씨는 푸니쿨라(Funicolare)를 추천해주셨는데, 푸니쿨라 안타도 될만큼 충분히 낮은 높이에 있다. 

 

굽어지는 아디제 강 유역과 저 빨간 기와지붕의 베로나, 그리고 저 멀리 붉게 물들어 가는 오늘의 노을

 

사랑의 도시라더니, 사랑스러운 도시였다...크흙

 

빨간 지붕의 낯선 중세 도시의 지평선 너머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떨어지는 해.

분명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인간이 지은 건물을 손을 셀 수 있을만큼 자연 속에 묻혀 있다 왔는데 

어느 새, 여기 이제 도착한지 막 한시간 밖에 되지 않는 베로나의 노을지는 풍경에 홀연히 마음을 빼앗긴다.

 

피에트라 다리위에서 저 멀리 노을의 마지막 풍경을 바라보며

 

 

노을을 보았던 저 산 꼭대기에도 불일 켜졌다. 

 

 

분명, 처음 베로나로 진입할때만 해도 뭔가 슬럼화 된것만 같은 교외 지역 풍경에

너무 별로면 어쩌나 베로나를 보기도 전에 실망할 것만 같은 쎄한 기분이 들었는데, 그건 모두 기우에 불과했다.

마치, 인테리어샵같이 모던하고 깨끗하게 꾸며져있던 숙소, 내일 Out하는데도 흔쾌히 하루 더 주차하게 해준 친절한 안드레아 아저씨, 

로컬주민들과 관광객들로 생기넘치던 작은 골목골목, 노을이 아름답게 내려앉던 베로나의 전경. 

이미 충분히 너무나 만족스러워서 다시 피에트라 다리를 건너 넘어오면서, 

내 흥에 취해서 나도 모르게 "보나 세라! (Buona Sera)!" 하고 허공에 이탈리아 저녁인사를 내뱉었다.

그런데 피에트라 다리 바로 앞의 코너에 위치한 레스토랑의 한 이탈리아 종업원이, 

테라스의 손님들 주문을 받아들고 들어가다가 내 인사에 나를 힐끔 쳐다보았다.

순간, 나도 모르게 흠칫 놀라서 동양인이라고 인상을 쓰는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스쳤는데, 

그 종업원은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가려다 말고 나와서 나에게 손을 흔들면서 큰 목소리로

"Buona sera!" 라고 외쳐주었고, 경쾌하게 골목길에 울려퍼졌다.

 

노을은 거의 사라져서 저녁 어스름이 가득메운 거리, 

해가 긴 여름 밤의 정취를 즐기기 위해 길거리마다 펴놓은 테이블엔

사람들의 행복한 얘기소리가 가득하고,

일하느라 바쁠텐데도 마음의 여유를 잃지 않고

어느 낯선 여행자에게도 경쾌하게 대답해주던 베로나 시민(아마도)의 반가운 환대가,

나를 더더욱 베로나의 매력으로 빠져들게 한다. 

 

밤이지만 오히려 낮보다 더 흥겨운 느낌. 다들 야외 테라스에 나와서 여름밤을 즐기고 있었다.

 

 

이미, 폭 빠져버린 베로나의 매력.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다시 돌아가고 싶다. ♡ 

여러분, 베로나는 사랑입니다. ♡ 

 

▼ 제 여행기가 여러분에게 여행뽐뿌를 드렸다면, 또는 여행준비에 도움이 되셨다면 공감♡ 버튼을 눌러주세요 ▼



Posted by honey,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