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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15 79. 바티칸 입성
2008년 6월 6일
세계여행 제 37일 째 (1)
Vatican




천지창조가 그려진 바티칸 박물관 입장권.


오늘은 로마시내에 존재하는 바티칸 시국의 투어를 신청한 날이다.
박물관과 성당이 주관광지인 (시국 안에 그거 밖에 없다;) 바티칸 시국은
가이드 투어를 받는 편이 낫다고 해서 한국에서 미리 투어를 신청해놓았다.

사실 어제 야경투어를 해준 싹싹한 가이드 언니가 해주길 바랬지만
오늘 가이드는 완전......한눈에 양아치처럼 보이는 젊은 남자가이드...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불신 모드.



어쨌거나 가이드를 따라 박물관에 입장했는데, 시내에서 마주치기 힘든 한국인들은 죄다 바티칸에 다 있구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여행할때 유난히 박물관에 집착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사실 예술이나 미술, 조각품에 조예가 없어도 우리가 미술책에서 그 작품을 봤다는 이유로, 유명한 작가의 유명작품이란 이유로
그리고 한 번 나왔으니 볼 수 있는건 다 보고 가야 한다는 강박관념까지 더해져서 여행코스에 박물관이 빠지지를 않는다.
멕시코에서도 그랬고, 미국에서도 그랬고, 유럽에서도 그랬다.

그래도 프랑스 루브르에서 오디오 가이드에 의지해 관광했던 것과 달리,
사람이 직접 설명해주는 바티칸 박물관 가이드는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다.
앞에서 양아치 같다고 불신의 눈길을 보내주었으나, (쏘리쏘리)
가이드는 각종 미술학파의 배경이나 성장, 특징뿐만 아니라 성경이야기, 그리스 로마 신화,
유명한 화가들의 숨겨진 이야기, 그림에서 아이콘을 읽는 법 등으로 귀를 쫑긋 세우고 듣게 해줬다.

베드로성당 뚜껑을 따고 싶어!

....이름이 기억이 안나.......


무엇보다도 이 바티칸 시국의 하이라이트는,
박물관 옆 성 시스티나 성당의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정확하게는 천장벽화)와 최후의 심판이었다.
아담과 하나님이 손가락을 잇고 있는 바로 그 그림! 우리가 미술책에서 수없이 봐왔던 그 그림!
어릴적 위인전에서 조각가인 미켈란젤로가 사다리에 누워 뒷목이 휘도록 그렸다는 바로 그 그림!!!
그 그림이 바로 내 위에 있었다. ( 이 곳에선 사진촬영이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다. 찍다 걸리면 바로 강퇴!!)

보고난 나의 감상은?

그림이 멋지다거나, 세기의 찬사를 받는- 아니,역사의 찬양을 받는 그 그림을 직접보고 있다는 겨우 그 정도?
사실 그림 자체는 천장이 너무 멀어서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본은 세월의 흔적으로 꽤나 흐릿해서 생각보다 별로 감동적이지 않았다....-_ㅠ



어쨌든, 천장벽화가 있는 성당을 나와 세계에서 제일 크다는 바로 그 성당.
몬트리올에서 이 성당의 축소판이라며 희원언니가 입장을 제지했던 그 원본 성당,
바로 성 베드로 성당에 입장했다!

뭔가......신이 나를 부르시는 그런 느낌..

화려함의 극치, 웅장함의 극치, 장대함의 극치.


카톨릭 신자들이 왔다면 정말 감동의 쓰나미였을텐데, 이미 온 나라의 성당을 다 구경한 기독교신자(?)인 나에게
성 베드로 성당도 이제는 그닥 감흥이 없었다...ㅠㅠ 여행을 한번에 몰아서 길게 하니까 이런 단점이있더라.
처음엔 사소하고 작은 것도 너무나 새롭고 흥미롭지만, 많은 것을 보고 경험이 쌓일수록
대단하고 웅장한 것도 아무런 감흥이 안느껴지는 .....그런 매너리즘 상태;

성 베드로 성당 앞 광장에서..근데 나 저때 진짜 뚱뚱했네;..;



유럽에서 급 만나 이탈리아 여행에 합류한 주영오빤
가이드 투어 예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우리랑 따로 다니며
혼자 오디오 가이드를 듣고 다녔다.....(..)

그리고 우리 가이드 투어가 끝날 때쯤 해서
성베드로 성당 밖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우리 투어가 예상시간보다 한시간이나 늦게 끝났다는;;

기다리다가 집에 돌아갔겠지...라고 생각하고
베드로 성당에서 나왔는데
출구에서 오빠가 저렇게 자고.....(...) 있었다..;


또 편지 쓰기 좋아하는 나는
출구 옆에 마련된 바티칸 우체국에서 엽서를 두 장 샀다.
바티칸 성당을 꼭 가보라고 했던
열렬한 카톨릭신자 곽희언니를 위해 한 장,
그리고 어렸을 때 이탈리아에 살았던 밤톨이를 위해 한 장.
(사실 몬트리올에서 한장 써서 보냈는데 못받았다고 -_-^^)





정성을 꾹꾹 담아쓴 편지가 한쿡까지 무사히 날아가길 :D




다시 모인 시은, 주영, 한민!

 

바티칸 하늘 아래 서있는 12사도의 조각상.


그 작은 바티칸 시국에서 다시 로마로 돌아오니 벌써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커피로 유명한 가게에 들러 커피 한 잔을 마셨다.................라지만 나는 커피를 못마신다.;

바로 여기.

 

벌써 로마를 떠날 때가 되었다. 엄청 오래 있었던 것 같은데 생각해보면 겨우 3일.
그것도 하루는 바티칸에서 홀랑 썼으니 겨우 이틀을 로마에 있었던 거다.
하지만 그 어느 도시보다도 아침부터 밤까지 정신없이 도시를 헤멨기 때문일까, 아님 유럽 속의 서울의 모습이 스쳐서일까.
처음엔 매연으로 답답하고 교통체증과 소음으로 시끄러운 로마가 전혀 매력적이지 않았지만,
어느 도시가 그러하였듯, 그 도시의 유명한 관광지, 도심 속이 아닌 도시 뒷편의 사람사는 골목길로 들어서면
그제서야 그 도시만의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오고 도시에 정이 들기 시작한다.
이 끝없는 도시 골목길 예찬론이란!!! 나중에 책하나 내야겠다. [H의 골목길 예찬]...괜찮은데?;

좁았지만 아름다웠던 거리. 이름도 기억한다. Via De Pastini.



민박집으로 돌아오는 우리는 로마의 마지막 밤을 기념하며 시원한 병맥주를 한 병씩 마시며
아직은 서로가 잘 모르는, 한국에서의 각자의 모습과 가족과 친구들에 대해 밤새 얘기보따리를 풀었다
.

하루만 묵고 옮길까 생각했던 민박집은 생각보다 맘에 들어서 예약도 없이 애교부리면서 연장을 했고
내일 떠날 이탈리아 남부는, 민박집 아저씨가 투어를 소개해줬지만 계획도 정보도 없으면서 개뿔 우리끼리 가겠다고 거절했다.
정말 준비도 없이 계획도 없이 정보도 없이 떠나는 (이탈리아 남부 여행정보는 인터넷으로도 찾기 어렵다) 여행이
걱정되고 불안하기도 했지만, 괜찮아. 옆에 시은언니도 주영오빠도 함께하니까.

Arrivedeci, Roma.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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