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xico City, Mexico
지금은 시민들에게 개방된 멕시코대통령 궁안에는 디에고 리베라의 벽화들이 벽들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스페인정복자들의 모습을 그린 디에고 리베라의 벽화
대통령 궁안에는 회의실 같은 곳이 있었는데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천장에 아래 사진과 같은 커다란 눈이 그려져 있었다.
그 곳에서 하는 일이 무엇이든 저 눈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는 의미로 그려졌다고 한다.
대통령궁 마당의 프리다깔로와 디에고 리베라의 조각상
내일은 가이드 아이삭과 함께 소치밀코 투어를 예약해놓았고 (순전히 가이드가 좋아서 또 투어신청을 했다;)
멕시코 시티를 구경할 날은 오늘 뿐이라 우리들끼리 첫 날 갔던 멕시코시내 곳곳을 쏘다녔다.
처음 멕시코시티에 도착했을 때만해도 낯선 멕시코 모습에 적응이 안되었는데
며칠동안 벌써 정도 많이 들고 친숙해져서 이틀 뒤에 떠난다는 실감이 나지 않았다.
우체국에 가서 원짱에게 엽서도 써서 보냈는데
이 망할 멕시코 우체국은 나의 엽서를 중간에 날려먹었다. 원짱은 그런 엽서를 받은 적이없다고 했다
멕시코에서 엽서를 보내는 일은 자제하도록 하자.
첫날 야경을 보러 올러갔던 라틴 아메리카노 타워
이 곳에 '아름다운 국립 극장'을 둘러 보러 들어갔다가 엉겁결에 멕시코 전통 발레 공연 티켓을 사버리고 말았다
처음에는 이 곳에서 하는 줄 알고 안되는 스페인어와 영어와 손짓발짓을 섞어서 오늘 공연 티켓을 사고 싶다고 말했는데
몇 번이나 알아먹는데 실패한 끝에 오늘 공연은 다른 극장에서 한다는 것을 알아듣고
그 공연극장까지 찾아가서 겨우겨우 자리좌석 선택을 하고 값을 치르고 표를 샀다.
지금 기억에 1인당 3만원이 넘었던 것 같다. 아마 우리가 멕시코에서 쓸 수 있는 가장 큰 돈을 쓴 것 같았다.
유럽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은 멕시코 분위기.
드디어 공연시간이 되어서 극장을 찾아갔다.
표가 엄청나게 비싸드니, 극장안에 들어가니 온통 멕시코의 상류계층인 백인들 뿐이었다
이건 뭐 야외에서도 유일한 동양인, 극장안에서도 유일한 동양인 우리는 이래저래 튀는구나 ㅋ
어쨌든 공연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고 무작정 전통공연이라고 해서 표를 샀는데
과연 어떤 공연을 할지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되고 그랬다.
막 원주민 차림을 하고나와서 우가차카 굿을 하는게 아닐까?
그러나 우리의 상상은 공연시작과 함께 초전박살 났다.
비록 작은 무대였지만 화려한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이 일종의 탭댄스를 추며 정말 엉덩이를 들썩이게 춤을 췄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저 옷이 스페인의 영향을 받은 옷이 아닐까 했는데
잘 생각해보니 프리다깔로가 즐겨입었던 멕시코 전통의상(이름이 생각안나...)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공연은 멕시코 문화와 역사를 다양하게 소개하게끔 구성되어있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 사진.
원래 공연장안에서 사진찍으면 안되는게 기본 예의라고 알고 있는데
멕시코는 아직 그런 문화가 발달하지 않았던 걸까?
다들 플래시까지 켜고 사진을 빵빵 찍어대길래 나도 눈치보지 않고 열심히 셔터를 눌렀다;
의상도 너무 화려하고 무용수들도 너무 이뻤지만
그보다도 춤추는 무용수들의 표정이 그렇게 아름답고 행복해 보일 수가 없었다.
정말 스스로 신나고 흥겨워서 춤을 추는 것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느껴지게 만드는 이들의 몸짓과 얼굴.
정말 아름답다.
공연은 1, 2부로 나누어졌고 정말이지 시간이 이대로 멈추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공연은 만족스러웠다.
가장 비싸게 치른 공연값이었지만 돈은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아마 멕시코에 와서 본 것중에 베스트를 꼽으라면 나는 망설이지 않고 이 공연을 꼽을 것이다.
화려하고도 아름답다.
공연이 끝났을때 나와 선희언니는 그야말로 흥분의 도가니였다.
나는 신이 나서 viva Mexico!!를 몇번이나 외쳤다.
처음부터 멕시코에 올 마음은 없었지만 원래 가고 싶었던 샌프란,라스베가스, 엘에이보다도 멕시코시티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공연이 끝난 시간은 밤 열시가 넘은 시간.
늦긴 했지만 원래 멕시코시티라면 밖은 시끌벅적 불빛으로 반짝였을텐데
새해 정초라서 그런지 어제처럼 소깔로 주변의 tucuba거리는 암흑천지였다
히달고 극장에서 소깔로의 호스텔까지 걸어서 5분거리밖에 되지 않았지만
나는 멕시코에서 너무 방심했던 탓일까, 그날따라 그 5분도 채 되지 않는 거리를 걷는데 불안한 기운이 느껴졌고
하마터면 나쁜 일을 당할 뻔 봤다. 비명을 꽥꽥 지르고 경찰차가 출동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던 것이다.
호스텔까지 뛰어오는데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던 그런 일이 있었다.
물질적 신체적 상해는 입지 않았지만 정신적 쇼크가 커서 핸드폰요금 개의치 않고
Stan과 벤쿠버의 오빠들에게 전화하고 문자를 했었다.
지금은 웃으며 말하지만, 정말 여행하면서 다시는 겪으면 안될 그럴 일이었다.
그건 멕시코의 탓도 아니었고 순전히 야밤에 겁없이 외국을 돌아다닌 나의 잘못이었다.
정말이지 3주 여행동안에 별별 일을 다 겪었던 , 두달짜리 배낭여행보다 더 다이내믹했던 그런 여행의 마지막 밤이었다.
열정적인 공연이 펼쳐졌던 Teatro Hida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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