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Vancouver, BBC, Canada
14번 버스를 타고 한참을 달려 드디어 UBC village에 도착. 딱 1년 3개월만에 :)
지난번 방문때만 해도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울컥울컥하며 폭풍감동을 받았었는데,
그래도 이번엔 두번째 오는거라고 나름 침착하게 예전에 살던 기숙사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UBC의 기숙사는 학교 캠퍼스 곳곳에 흩어져 있는데, 내가 지냈던 기숙사는 Fairview Crescent .
보통 한국의 기숙사와 달리, 가정집 하나에 4~6명의 학생들이 거실과 화장실을 공유하면서 하우스메이트로 살아간다.
경영대, 인문대 수업이 있는 건물들과 꽤 멀리 떨어져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보통 아파트 생활을 하는 한국인들에게는 외국 주택에서 여러 하우스 메이트들과 어울릴 수 있다는 점이 장점 !
(그러나 하우스메이트가 케바케인 점은 유의해야 한다...)
Fairvew Crescent 가는 길! 이랬으면 좋았으련만-이건 08년도 04월 사진이다.
Village에서 남쪽으로 쭈욱 걸어가다보면 BEANERY 라고 쓰인 커다란 입구가 있는 Fairvew Crescent에 도착한다.
변한게 없다~ 이래서 캐나다가 좋지만 ♥
페어뷰(Fairview의 입구에 도착!) | 여름엔 이렇게 푸르르다. (2008) |
기숙사 단지. 저 아기자기한 방들이 기숙사다~ :)
나는 이 기숙사 가장 초입에 있는 집에서 세명의 하우스 메이트들과 함께 지냈었다.
정말, 정말, 정말.....애증의 기숙사 (-_-)
우리 집 하우스메이트들은 그렇다 치고, 정말 옆집에 살던 6명의 백인 남자애들...
층간소음이 아니라 옆집간 소음으로 주말마다 새벽까지 파티를 해대는 바람에 날 정말 피말려 죽이려던 그노무시키들.
처음엔 찾아가서 정중히 말도해보고, 기숙사 관리자들에게 신고도 해보고, 벽도 두들겨봤지만 정말 답이 없던 그노무시키들.
하키를 해대는 백인 6명 남자애들을 동양여자애하나가 이길 도리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나중엔 친구집을 전전하며 잤던..하..
스윗스윗했던 2601호 내방 ♡ | 그립당 - * |
이제는 들어갈 수 없는 저 집을 지나쳐 - 기숙사 안의 유일무이한 Cafe인 Beanery 로 !
정말 많은 추억이 깃든 이 Beanery Coffee House.
방안에서 공부하기 싫으면 책들을 싸들고 조르르 Beanery로 달려가기도 했고,
불면증에 잠못이루던 날이면 아침일찍 Beanery에서 파는 런던포그를 한잔 사들고 산책을 나가기도 하고.
그리고, 여기 메뉴판을 내가 그렸당 ♡
작년에 밴쿠버에 오자마자 런던포그를 마시러 Beanery로 달려왔었는데
문을 열자마자 7년전에 그렸던 내 메뉴판이 아직도 멀쩡히 남아있어서 정말 뭐라 말을 잇지 못할정도로 감동을 받았었더랬다.
과연, 이제 물가도 제법 올랐을텐데 아직도 내가 그린 메뉴판 - 남아있을까?
2014 | 2014 |
몇몇개가 지워지긴 했지만- 남아있네 ~ ♡_♡
여기서 잠깐 과거 사진을 살짝 풀어볼까.
ㅎㅎ 샌드위치를 그리려는 21살의 나 :) | 비너리에 앉아서 공부 파업중. |
이런저런 회상에 잠겨있는 동안, 주문했던 런던포크가 만들어졌다.
런던포그는 일종의 밀크티인데 한국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종류.
여기 비너리에서 만들어주는 런던포그가 맛있어서 밴쿠버에 오면 이 런던포그를 먹으로 꼭! 오게 된다 :)
런던포그들고 인증샷!
Beanery에서 보이는 Fairveiw의 모습.
만드는 사람의 차이일까.
1년 3개월 만에 마신 런던포그는 내가 생각했던 그런 런던포그의 맛이 아니었다.
하지만 한때 매일같이 드나들었던 카페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고 오니 온갖 생각이 머릿속을 헤집고 지나갔다.
내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너무나도 낯익다. 마치 어제도 그제도 나는 여기 있었던 것만 같다.
런던포그 맛은 조금 변했지만 여기 이 기숙사의 풍경은 하나도 변하지가 않았다.
내가 먹고 자는 곳에서 8000km나 떨어진 곳에 있다는 것도 실감하기가 힘들다.
내가 2007년에서 7년이 지난 2014년을 살고 있다는 것도.
마치, 언제라도 내가 마음만 먹으면 다시 올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럴 수 있을까.
Stephanie, Stan and me in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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