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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찬추석

■ 삶/II. 삶 2013. 9. 22. 22:32

 

 

지난 3년간 내게는 명절이란게 없었다.

설날이고, 추석이고 항상 학교 도서관에 나와 공부를 했고

학교 내 식당이 다 닫고나면 편의점에서 김밥같은걸로 끼니를 때우면서 공부하던 기억이 난다.

그때도 싫었지만 다시 생각해도 싫다.

 

 

 

그나마도, 1학년,2학년때는 그 해 추석이 어땠는지 기억이 어렴풋이라도 나는데

마지막 학년이었던 작년은 월화수목금토일이 모두 똑같아서

추석이 있었는지도 기억이 안난다.

1년전인데 아무 기억이 없다.

뜨문 뜨문, 가슴 아픈 기억들만 조금 기억이 난다.

 

 

 

어쨌든,

이번 추석은 정말 처음으로 제대로 맞는 명절이었다.

1주일 전에 성묘를 갔다오고 나서

이번 추석은 우리가족끼리 보냈다.

 

 

어디 여행도 못가고 5일이나 되는 긴긴연휴를 알차게 보내기 위해서

아주 고군분투 했다.

그건 바로 등산등산등산.

 

 

<첫째날 - >

 

점심때까지 (처)자고 일어나...엄마가 해주는 맛있는 밥을 먹고

아빠랑 엄마랑 차타고 과천 대공원으로 슝슝.

여기 대공원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켜놓고 올라가면 된다.

 

 

깨끗한 하늘 :)

 

청계산에서 내려다본 과천

 

오늘의 대장님, 아빠님.

  

잠자리도 잡았당.쿄쿄쿄. 사진만 찍고 바로 날려보내줬다.

 

과천 대공원에서 3시쯤부터 시작해서 5시가 될때까지 올라갔다가, 1시간만에 슝슝슝 내려왔다.

포도도 싸들고 가서 포도도 날름날름 꺼내먹었다 후훗.

 

불게 그라데이션이 드는 하늘.

 

추석 전날 똥그란 보름달님!

 

 

집에 돌아와서 씻고 가볍게 라면 끟여먹고 이수역에서 가서 영화 <관상>을 봤다.

엄마 아빠 연석으로 자리 끊어주고 나는 그 앞자리에 혼자 온 사람 마냥...=_=

음. 뭔가 20%프로 아쉬운 영화였지만

수양대군인 이정재가 등장하는 장면은 정말 멋졌다.

 

 

 

 

<둘째날 - 둘레길>

 

점심때까지 (처)자고 일어나(2)...엄마가 해주는 맛있는 밥을 먹고

오늘은 동생까지 들쳐메고 아빠, 엄마, 나 , 동생까지 모두가 함께 북한산 둘레길 고고!

 

오늘의 시작은 성북구 정릉부터 !

오늘은 어제보다 더 일찍 1시에 작정하고 출발했는데 정릉까지 가는 길이 왜이렇게 막히던지 ㅠㅠ

결국은 또다시 3시가 다 되어서 등산을 시작했다.

 

오늘의 목표는 정릉에서부터 우이동까지!!

 

정릉에서 시작하는 이정표. 둘레길 마스코트 너무 귀엽당 >_<

 

 

북한산 둘레길엔 쭉쭉 뻗은 소나무도 있다

 

가을을 알리는 코스모가 이쁘게 피었다 :D

  

하얀색, 자주색, 연분홍색 이쁜 코스모스 ~

 

 

엄마가 분명히 평탄한 동네길을 걷는다고 해서 맘놓고 갔는데

정릉에서 수유쪽으로 향하는 북한산 둘레길(흰구름길)은 끝없이 오르락 내리락 오르락 내리락한다. 지대 낚였다 =_=

오르락 내리락 하면 다리근육이 수축되었다가 풀렸다가 다시 수축시키느라 배로 더 힘이 든다 ㅠㅠ

 

한 폭의 그림같은 풍경. 저 멀리 하얗게 솟은 인수봉도 보인다 !

 

북한산에서 내려다본...아마 도봉구? 성북구? 노원구? 모르겠다 =_=;

 

 

정릉주차장부터 시작해서 솔밭근린공원상단까지!

 

 

원래는 우이동까지 가려고 했는데 내가 컨디션이 별로 안좋은데다 너무 늦게 출발해서 중간 솔밭공원에서 쓕 ~ 나와버렸다.

그리고 또다시 버스를 타고 1시간 넘게 피곤한 몸을 이끌고 내려와

엄마가 삶아준 따끈따끈한 보쌈먹고 알찬 추석 이틀째 빠밤.

 

 

 

<셋째날 -  >

점심때까지 (처)자고 일어나(3)...엄마가 해주는 맛있는 밥을 먹고

오늘은 볼링을 치러 가기로 했다!

물론 난 볼링을 두번밖에 쳐본적 없지만 이 아이디어를 낸 것도 나다..

 

 

다들 귀찮은데 뭘 또 나가나며 구시렁구시렁 거리며 나가

대방역에 있는 한숲볼링장에 도착.

연휴인데도 동호회 사람들하며, 가족단위 손님이 바글바글해서 한 20분을 기다려서야

한 레인을 잡았다.

 

아빠 - 엄마 - 동생 - 나 순서대로 치기 시작했는데....

나만 치고나서 뒤돌아서면 아빠, 엄마, 동생이 낄낄대며 웃고 있는 거다.

ㅠㅠ

 

 

"왜웃엉 ㅠㅠ"

 

"민아, 공을 뚝- 놓지 말고 앞으로 쭈욱 밀어서 보내야지. 너 자꾸 툭툭 떨어뜨리잖아"

 

 

...

 

몰라....

자꾸 팔을 뒤로 뺐다가 앞으로 쭈욱 내밀며 굴리라는데 말처럼 쉽냐공.

그렇게 연습게임 한 판을 치고

나는 뚝뚝 떨어뜨려도 꾸준히 8개씩 치는 신공을 보이며 100점을 넘겠다는 의지로 두번째 판을 시작했다.

 

 

마지막에 너무 긴장한 나머지 공을 빠뜨리는 실수를 범했지만 가까스로 7핀을 쳐내서 101점 야호호호호호호

동생보고 인증샷을 찍어놓으라고 핸드폰까지 들려줬는데

이좌식..수전증이..

 

 

스페어도 한번, 스트라이크도 한번 쳤다 쿄쿄

 

 

 

 

 

 

<다섯째날 -  >

드디어 연휴의 마지막 날!

점심때까지 (처)자고 일어나(3)...엄마가 해주는 맛있는 샌드위치를 먹고

엄마랑 둘이서 이번엔 삼성산에 올랐다.!!

 

시작은 석수역에 내려서 삼성산능선을 따라 걸어서 서울대입구역으로 내려오는게 오늘의 코스!

생각해보니 2009년에 리트시험을 친 다음날에도 엄마랑 단 둘이 삼성산에 올랐다가

서울대를 옆에 끼고 내려오면서, 서울대의 야외 카페에서 차마시는 사람들을 보며 우리도 나중에 저기서 차마실수 있을까?

했는데 그게 어느새 입학을 하고, 3년을 다니고, 졸업을 하고 4년만에 다시 찾게 된 것이다.

감회가 새롭다 ㅠㅠㅠ

엉엉 ㅠㅠㅠㅠ

그동안 고생했네 정말 ㅠㅠ

 

 

 

삼성산은 청계산보다 훨씬 오르기 편한 산이었다. 완만한 흙길로 되어 있어서 풍경을 보면서 걸어갈 수도 있고.

 

삼성산에서 내려다본 ...금천구 쪽?

 

여기는 확실히 금천구다!

 

여기서 집에서 깎아온 배도 까먹었다. 저 멀리 금색띠처럼 보이는건 인천 앞바다다.

 

기묘한 하늘색. 오늘도 역시나 정말이지 청명한 하늘이었다!

 

야호!

 

 

 

엄마랑 둘이서 복작복작 걸어올라가서 서울대입구역으로 내려왔다.

서울대에는 관악산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좋은 음식점이 하나 있다.

봄이면 벚꽃이 피어서 이쁘고 가을이면 단풍이 져서 참 이쁜.

 

내려오면서, 엄마한테

"엄마 나 나름 좋은 딸인거 같아.

봄이면 벚꽃핀다고 엄마아빠 불러서 학교에서 벚꽃보여주면서 밥먹고

가을이면 단풍졌다고 엄마아빠 불러서 같이 밥먹고. 그췽~"

하면서 엎드려 절받기식 자화자찬을 해댔다.

 

그랬더니 엄마가 너는 꼭 좋은거 있으면 보여주려고 하는 딸이라고 인정해줬다.

엣헴. 엣헴.

고대다닐때도 철쭉필때 엄마아빠 불러서 같이 사진찍고

작년에도 가을에 단풍이 한참일때 엄마아빠동생 불러서 같이 가족사진을 찍고 그랬다.

히힛.

 

 

내일부터는 다른회사 나가는데 귀찮다.

어쨌든, 이번 추석은 5일동안 3개의 산이나 등반해댄 아주,.알찬..추석이었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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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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