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멋진 날.

■ 삶/II. 삶 2013. 9. 17. 01:26

블로그를 계속 하고 싶은 마음은 언제나 가득하지만,

회사 컴퓨터로는 블로그를 할 수가 없고 (정보보안팀에 걸렸다...)

핸드폰 앱으로는 툭하면 오류가 나서 글쓰다 날려버리기 일쑤고

지금 이렇게 두드리고 있는 나의 오래된 노트북은 창 하나 키는데, 사진 하나 불러오는데 너무나도 시간이 오래걸린다.

그러다 보니 자꾸 큰맘먹고 블로그를 하게 되는게 문제 -




(비록 주말인 어제 밤 11시 30분까지 야근을 하고, 오늘도 야근을 하다 들어왔지만)

오늘 내 동기말처럼 

나 요즘 참 행복하다.


회사생활을 한지도 어느새 두달째.

처음 팀장님 눈치를 보느라 어려웠던 것도, 바로 위 선배와의 관계에서 쫄아 긴장했던 것도 

이제는 모두 다 익숙해지고 지금은 아주 마음 편히 다니고 있다.

그리고 팀원들과 이제 제법 친해져서 회사다니는게 재미있기까지 하다.


그리고 추석이 지나면 6주동안 외부교육이기 때문에 

팀장님도 내게 어려운 일을 맡기지 않아서

업무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고.


회사생활, 회사 내에서의 인간관계문제, 회사의 업무문제도 없으니

그야말로 최고의 회사생활을 즐기는 시간 아닌가.



마음이 마구마구 들뜨는 그런 행복함은 아니지만

원하는 것을 다 이루고, 아주 사소한 걱정거리조차 없는 그야말로 평온하여 행복한 나날들이다.

살다보면 이런 순간들이 그리 자주 있는 것이 아니기에

마치 이 소소해보이는 행복이- 사실은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축복이고 행복임을 알기에

나는 이 시간들이 정말 소중하고 감사하다.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고, 입에선 흥얼흥얼 노래가 흐르고, 작은 일에도까르르 웃고 있는 지금의 내가,

좋다.



...작년의 나는 이런 나를 상상할 수 있었을까. 




게다가 요즘같이 구름한 점 없는 가을이면

33층에서 내려다보이는 서울의 모습이 얼마나 상쾌한지.



우리 회사에서 가장 좋은 점을 하나 꼽으라면 

나는 아마 주저하지 않고 맑은 날 회사에서 보이는 창밖 풍경이라고 할 것 같다.

 


상쾌한 아침. 구름한 점 없는 파란 하늘.



가까이에는 강남 교보타워가 보이고 그 너머로 빽빽한 아파트들.

그리고 좀 더 너머엔 한강이 보이고 어슴푸레 63빌딩과 콘래드빌딩, 쌍둥이 빌딩도 보인다.

사실 위에서 내려다보면 한강까지 잘 보이는데 사진으로 담기지 않는 이 아쉬움.


테헤란 로를 따라 늘어선 커다란 빌딩들.


살짝만 고개를 돌리면 강남역에서부터 역삼역까지 높은 빌딩들이 우뚝우뚝 솟아있는 테헤란로가 보인다.

저 멀리- 3년동안 내가 공부하며 올려다보았던 관악산도 보인다.


점심시간. 하얀 구름이 하늘에 모양을 만드었다.


반대쪽 회의실의 풍경. 양재쪽으로도 탁 트여있다.


이번에는 역삼역에서 학동역으로 올라가는 쭉 뻗은 길.


역삼역에서 학동역을향해 올라가는 방향. 저 멀리 왼편에 남산과 남산타워도 보인다. 


마치 조감도 같은 풍경. 위에서 내려다보면 까마득한 지상의 모습이 다 장난감같이 느껴진다.


이번엔 강남대로와 학동역 가는 길 사이. 가운데 작은 단독주택들이 아기자기하게 모여있다. 아파트도시인 서울에서 보기 힘든 광경.



이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시간은 오직 오전 뿐.

해가 지기 시작하면 창가에 앉은 팀장님, 부장님들이 일제히 블라인드를 내려버린다.

오후내내 해가 가려진 블라인드 속에 앉아있다가

팀장님이 퇴근하실 때쯤 살짝 블라인드를 올리면

언제나, 

아마 언제보아도 감격스러울 -

그런 석양을 만나고 간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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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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