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여행기 덕분인지 제 블로그에 러시아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이 많이 찾아오고 계세요.

8년 동안 블로그를 일기장으로 때로는 제 만족을 위한 여행기를 기록하기 위해 써왔는데

러시아 여행 정보가 많지 않아서 이번 러시아 여행기 중에 일부는 여행정보용으로 정리하기도 했거든요 

(겨우 상트페테르부르크 맛집 포스팅 2개 뿐이지만! 헤헤)


쓸까말까 고민하다가 시간이 꽤 지나서 쓰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었는데

한국에서 러시아 발레 어떻게 예매했냐고 질문해주신 분이 있어서

제가 예매했던 방법을 공유드립니다.

다만, 저도 러알못인거! 혹시 문제가 생겨도 제 책임이 아닌거! 아시죠? :P



1. 러시아 발레 예매 인터넷 싸이트


아마도, 볼쇼이나 마린스키 극장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수도 있을텐데요

제가 여행을 갔던 8월에는 두 극장의 공식 발레단이 모두 휴가기간이어서 예매할 공연이란게 없었습니다.

하지만 마린스키의 경우 다른 발레단이 마린스키 극장을 대관해서 공연을 하기 때문에 너무 실망하지 마시기를.


러시아 발레를 예매할 수 있는 싸이트는 2가지가 있습니다.


https://www.kassir.ru/   

https://www.bileter.ru/


혹시 이것 외에 다른 영문싸이트를 발견하신 경우 같은 공연에 더 비싼 수수료를 내고 예매하시게 될거에요. 

저는 이 두 싸이트 중 kassir.ru를 이용해서 예약했었는데요. 

어떻게 예매하는지 함께 보시죠!


 

 


2. 인터넷으로 예매하기 

 

① 도시 선택하기

 

 

   : 처음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공연을 볼 도시를 선택해야 합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를 클릭해주세요.!

 

 

 

 

 

 

 


② 클래식 발레 선택하기

 

 


 

    : 러시아어에 너무 겁먹지 마시고 첫페이지 중간에 아름다운 백조의 호수 발레장면이 보이실거에요.

      러시아어로는 클래식 발레 (끌라시체으끠(?).......;; 발렛) 라고 써있네요. 클릭!

 

 

 

 

 

 

 

 

 

 

③ 공연날짜와 극장 선택하기 (중요!)

 

 

 

 

이 페이지가 뜨면, 아래로 스크롤을 내리세요!

그럼 공연 리스트 날짜별로 촤르르 뜹니다.

 

 

 

 

 

가장 왼쪽열은 공연제목입니다. 공연은 모두 발레 '백조의 호수'네요.

그 다음 열은 날짜와 시간입니다. 거의 매일 공연이 있네요.

마지막 열이 가장 중요한 극장입니다.

참고로 마린스키는 극장이 여러개가 있는데요,

가장 전통이 깊은 마린스키 극장은 Мариинский театр (Основная сцена)에요.

날짜와, 극장을 고르셨으면 옆에 있는 노란색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④ 좌석선택하기

 

 

 

 

위에서 공연을 선택하면, 해당공연의 상세한 설명이 뜹니다.

날짜와 극장을 확인하시고 아래로 또 스크롤을 내려서 노란색 좌석선택 버튼을 눌러주세요.

 

 

 

 

 

 

 

 

 

 

 

⑤ 좌석과 가격 선택하기 (2)

 

 

 

 

자, 이제 이렇게 좌석배치도가 뜹니다.

가장 앞쪽이 무대이고, 1층부터 5층까지가 단면도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좌석마다 색깔이 다른데요, 색깔에 따라 가격에 차이가 납니다.

최저 800루블 (한화 약 1만6천원)에서부터 최고 8000루블 (한화 약 16만원)까지 있습니다.

 

저는 발레를 배우고 있어서 특별히 좋은 좌석에 앉고 싶었는데

발레에 각별한 관심이 없으시다면 적당한 가격과 좌석을 고르시면 될 것 같아요.

하지만, 저 좌석배치도만 보고는 당최 어느 자리인지 알 수 없으니

구글에서 마린스키 사진을 구해서 좌석배치도와 비교해보는 수고도 필요합니다.

 

(하...내가 이렇게 열심히 검색하고 비교한 것을...ㅠㅠ)

 

 

 

 

 

제가 위의 좌석배치도에서 Click한 좌석이 위 극장 사진에 (v)표시된 자리인데요.

2층 발코니 바로 옆좌석입니다.

마음같아서는 16만원짜리 발코니석에 앉아서 보고 싶었지만

같이 간 발레 문외한 친구들에게까지 최고급 좌석을 강매할 수 없어서 12만원짜리 좌석을 골랐어요.

(거기서 거긴가?...;;)

그리고 결코 후회하지 않았답니다 :^)

 

처음 발레 공연을 보았던 친구들은 너무 감동받은 나머지 이틀 뒤 또 백조의 호수 공연을 보았을 정도니까요.

 

 

 

 

 

⑥ 구매자 정보입력하기

 

 

최종적으로 발레 공연 정보를 확인하시고 구매자의 정보를 입력하신 뒤, 역시나 노란 버튼을 누르면 결제단계로 넘어가게 됩니다.

여기서 E-mail은 필수입니다. E-mail로 전자티켓이 날아오거든요.

그 외 기본적으로 설정되어 있는 것들은 특별히 변경하시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⑦ 신용카드로 결제하기

 

 

 

결제버튼을 누르고 나면 다음과 같은 신용카드 입력정보란이 뜹니다. 10분 내에 결제해야하는 것 같아요!

 

 

 

 

 

 

⑧ 전자티켓 확인하기!

 

 

 

 

 

자, 이제 결제까지 마치고 나면 구매자 정보에 입력했던 E-mail로 PDF 전자티켓이 첨부된 메일이 와있을 거에요.

참고로, 결제 전에 첨부파일 없이, 결제하라는 예약메일이 하나 더 옵니다.

만약, 메일이 1개만 왔는데 첨부파일이 없다면 그건 결제가 제대로 안되었다는 거에요.

반드시 위와 같은 전자티켓 (PDF파일)을 받으셔야 제대로 예매가 완료된 거에요.

 

 

자, 이제 모든 예매과정은 끝났습니다.

메일로 날아온 전자티켓을 출력해서 마린스키 극장에 가신 다음

티켓부스에서 표를 확인받고 공연장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됩니다.

 

 

러시아로 여행가시는 분들 모두 멋진 발레 공연을 감상하시길 바랄게요 :)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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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엔 모스크바 역 근처 갤러리아 백화점의 바클라잔에서 저녁을 먹고

알렉산드린스키 극장에서 발레 <백조의 호수>를 봐야 하기 때문에

오후 한나절 밖에 시간이 남지 않았다. 


점심을 먹고 K와 J는 에르미타주 박물관(본관)을 관람하기 위해 들어가고

언제든, 맑은 날의 산책과 박물관 중에 고르라면 무조건 야외 산책인 나이기에 

(10년 전,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서도 2시간을 채 못보고 뛰쳐나왔다.)


나는 혼자 남은 오후를 발길이 닿는대로 마음대로 걸어보기로 했다.

며칠 전 스치듯이 지나갔던 토끼섬 너머로 가보겠다는 계획을 짜면서.

시작은 일단 궁전광장에서부터!





확실히 아침보다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 도시는 바람의 도시였다.어찌나 바람이 많이 부는지 이리 저리 휘날리는 머리카락 때문에 정신이...ㅠㅠ




겨울궁전 못지 않게 화려한 구 참모본부 빌딩. 




날씨가 정말로 쨍하고 뜨겁다. 

토끼섬이나 바실리섬에 가려는 목표를 세우고 길을 걷기 시작했지만

여러 풍경에 마음을 뺴앗겨 자꾸만 목적지와 멀어진다. 

햇살을 좇아 걷다가 날 보았던 피의 구원 사원을 만났다. 

우중충한 하늘과 쏟아지는 비 아래서 만났던 피의 구원 사원은 어딘가 모르게 음침해보이기까지 했는데

햇살 아래의 피의 구원 사원은 모스크바의 성 바실리 성당만큼은 아니지만 

화려하고 다채로운 색깔로 나름 그만의 밝고 경쾌한 매력이 느껴진다. 



작은 다리 너머의 피의 구원 사원. 심지어 로맨틱해보여.................





참고로 가이드북에서는 넵스키대로에서 바라볼 때의 모습이 아름답다고 써 있었는데

주관적인 경험으로는, 넵스키대로에서 그리보에도바 운하를 끼고 보는 모습은 썩 이쁘지 않다.

작은 운하 양 옆으로 건물들이 빼곡히 늘어서 있고 피의 구원 사원이 반쯤 가려져 있어서

사진을 찍어도 피의 구원 사원에 시선이 가지 않고 심지어 주변의 빡빡한 풍경 때문에

사진이 전반적으로 지저분해보이는 느낌.



오히려 위의 사진 처럼

피의 구원 사원의 입구에서 길 하나 건너(넵스키대로의 맞은편)에서 작은 아치모양의 다리와 함께 보는 것이 

피의 구원 사원이 훨씬 집중되면서 이쁘게 나오는 것 같다. 

그리고 바로 이 스팟에서 웨딩촬영도 하고 있었다!!

웨딩 사진 찍는 곳은 일단 이쁜 곳이 확실하다!!




피의 구원 사원을 배경으로 웨딩촬여을 하고 있던 신혼부부. 날씨가 맑아서 다행이에요. 축하해용 ♡






첫 날 축축한 풍경과 달리 쨍한 햇살 아래 (이름과 다르게) 사랑스러운 피의 구원 사원의 풍경 :-)

오래 있어서 다행이다. 짧게 있었으면 이 모습은 영원히 보지 못할 뻔 봤으니까.




성 바실리 성당과 비슷하면서도 훨씬 더 정교하고 고풍스러운 느낌의 피의 구원 사원

그 화려함과 정교함 때문에 더 묵직하게 느껴지는 사원의 분위기.





피의 구원 사원 앞 가판대에 늘어선 마뜨료시카 인형들. 너희들도 햇빛을 낭낭하게 받았구나.





원래는 피의 구원 사원을 지나 바로 토끼섬으로 갈 예정이었는데, 

나는 여름정원 옆의 마르스 광장의 정원을 지나다가 

한적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에 잔디밭에 자리를 펴고 앉아버렸고, 

나는 목적지도 잊어버린 채 그냥 그 곳에 그렇게 눌러앉아버리고 말았다. 




인스타그램에나 올릴법한 사진도 찍어보고욤...




피의 구원 사원 근처는 관광객들로 붐비는데 

한 발자국 떨어진 이 곳엔 

햇살을 즐기러 나온 가족과 연인, 그리고 나같은 방랑객만이

한가로이 오후를 즐긴다.


바람이 구름을 밀어내고 또 밀어오는 

이 변화무쌍한 하늘 아래 

도시는 빛에 잠겼다가 어둠에 가렸다가를 셀 수 없이 반복한다.


시원한 바람이 분다.

도시를 다 덮고도 남을 크고 두꺼운 구름이 무심히도 밀려온다.

그래도 괜찮다. 

또 바람에 사라져 갈 것을 아니까.


항상 밝을 수 만은 없다는 것을,

또 항상 흐리지만도 않다는 것을,

그 모든 것이 아주 빠르게 또 아주 천천히 이뤄진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지만 또 곧잘 잊어버리는 평범한 인생의 진리를

이 도시가 나에게 온 하늘의 해와 구름과 비람과 빗방울로 알려준다.


- 2016. 8. 9. Travel note in Saint Petersburg, Russia 



마음을 빼앗긴 풍경. 넓은 잔디밭과 푸른 하늘, 그리고 그 너머에 동그랗게 솟은 피의 구원 사원



비록 바실리 섬은 포기해야 했지만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행복했던 시간. 






끝내 토끼섬, 그리고 바실리 섬에는 가지 못했다.

사실 마르스 광장에 자리를 펴고 앉을 때

이미 포기했다는 말이 더 정확하겠다.

내일 오전에 가지 뭐.......(과연......)



K와 J를 만나러 다시 에르미타주로 들어갔다.

밖에서 볼때는 몰랐는데, 대문을 지나 들어오니 겨울궁전 안쪽에 작은 안뜰이 있는데

분수도 퐁퐁 솟고 꽃도 피어있고 참 예쁘구나. :)



참 이쁜 풍경. 




머리 위에 후광이 번쩍번쩍.



관람을 마치고 난 K와 J와 만나, 다시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갤러리아 백화점의 바클라잔에서 저녁을 먹었다.

박물관이 어땠냐고 물어보았더니, 작품은 아주 좋았는데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집중해서 보기가 어려웠다고....ㅜㅠ

여기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중국인 단체 관광객 엄청 많다..........ㅜㅠ

아침에 조깅할 때도 보면, 성이삭 성당 근처에 관광버스들이 어마무시하게 쏟아내고

에르미타주 뒷편에도 깃발 든 중국인 관광객무리로 정신이 없다.....ㅜㅠ



어쨌든, 운이 좋게도 우리는 갤러리아 백화점 앞에서 시티투어버스 막차를 타고

옐리시예프 상점 맞은편에 있는 알렉산드린스키 극장에 내렸다.

이로써 오늘 시티투어버스는 티켓 1번으로 총 번을 이용했으니 아깝지는 않았다!



그제, 마린스키에서 본 발레 <백조의 호수>에 너무나도 감명 받은 나머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오래 머무르는 김에 다른 발레 공연도 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이 기간에 공연되는 발레는 <백조의 호수>밖에 없었다....ㅜㅠ

마린스키 극장에서 다시 볼까 하다가, 이왕이면 다른 경험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이번엔 알렉산드린스키 극장에서 하는 발레 <백조의 호수>를 예매했다.

(좌석은 가장 싼 4층의 Side 좌석으로)





붉은색과 금색 톤의 알렉산드린스키 극장





공연의 구성과 결말은 마린스키에서 본 것과 비슷했다.

하지만 나같은 발레를 잘 모르는 관람객 입장에서 보았을 때

마린스키에서 보았던 발레가 훨씬 더 수준있었고 코스튬이나 무대연출이 더 우아하고 아름다웠다.

알렉산드린스키에서 공연한 팀의 발레 실력이 전반적으로 마린스키 극장의 발레 팀보다 약한 것 같았고, 

코스튬도 너무 색조합을 화려하고 칼라풀하게 한 바람에 어린이용 발레 공연 같은 유치한 느낌.

심지어 4층에서 내려다보니 오케스트라가 한 눈에 보였는데, 

몇몇 연주자가 중간 중간 핸드폰을 하는 모습이 보여주어서 더 실망스러웠다.

(물론 자기 파트가 아니었지만서도 프로페셔널이라면 절대 그래서는 안된다.)



그냥 마린스키에서의 그 청초하고 처연한 느낌의 아름다운 모습만 머릿속에 남겨두었으면 좋았을텐데

약간 조악한 공연 관람으로 처음 보았던 마린스키의 공연까지 덧칠되는 것 같아 아쉬울 지경이었다.

다른 공연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백조의 호수>는 마린스키 극장에서 보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




이렇게, 아침부터 조깅과 시티투어버스와 홀로 하는 산책과 발레 공연관람까지 빡센 일정을 끝내고

러시아에서의 마지막 밤을 아쉽게도 흘려보낸다. 

이제 내일이면 러시아와도 작별이다.

생각보다 할게 없는 것 같았는데, 어느 새 6일이 훌쩍 지나버렸다.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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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에 산 노트북을 켜서 글쓰는 페이지까지 오는데 몇 시간이 걸린건지.....

그런데 이 노트북 키감 참 오랜만! 괜히 글도 잘 써지 것 같은 기분.......인데 다 쓰고 나니 오타가 많다. -_- )




드디어 여행이 반이 지나가고 있다.

오늘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맞는 일요일.  



오전에는 호스텔에서 워킹투어로 진행한 플리마켓(a.k.a. 벼룩시장)에 다녀왔다.

이 곳도 유럽이다보니 뭔가 벼룩시장도 팬시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따라나갔지만

웬걸.

10년도 더 전에 사라진 청계천 시장보다 더 허름한 공터에서 (근데 크기는 또 엄청 큼)

이건 중고품도 쓰레기에 가까운 중고품 같은.. (-_-..)

심지어 지금까지 여행하면서 느꼈던 러시아의 모습과 달리

소매치기나 외국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썩 기분 좋은 곳은 아니었다.



날도 흐려서 으슬으슬 한 가운데, 

상트페테르부르크 맛집 중 하나인 zoom cafe 본격 방문!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는데도 어찌나 인기가 많은지 

좁은 입구에서 20여분을 기다린 끝에야 겨우 들어갈 수 있었다. 





자칫 놓치기 쉬운 zoom cafe 입구.  그리고 기다리는 사람들! 거기 커플 떨어져.



테이블마다 색연필이 있어서 낙서하면서 기다리는 중 :) 배고파요, 빨리 줘영.



사과와 당근이 상큼한 샐러드 



또 나왔다! 메밀밥! 미트볼과 메밀밥!





Zoom cafe는 만족 ('ㅅ')=b 

조금 많이 기다리긴 했지만 아담한 반지하 공간에 분위기도 따뜻하고

단 나는 이 러시아의 메밀밥이 너무 좋아......

쌀밥처럼 쫀득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퍼슬퍼슬하면서도 든든한 느낌.

(항상 밤에 여행기를 쓰는데, 음식사진 올리면서 항상 먹고 싶다.....ㅠㅠ)



점심을 먹고서 K는 몸이 좋지 않아 호스텔에서 쉬기로 하고

J는 쇼핑을하고 싶어해서 자라(zara)에 데려다 준 뒤에

발길이 닿는대로 정처없이 걸었다.







여행 일주일 만에 홀로 걷는다.

이어폰이 있으면 더 좋으련만, 그래도 좋다.

이미 와 본 곳, 걸어본 길이지만 처음왔을때 보다도 더 찬찬히 본다. 

쫓기지 않으니 마음이 여유롭고

길가의 가로등, 건물의 조각상, 사람들의 표정들까지

찬찬히 눈여겨 볼 수 있어서, 

또 그리 보여서 좋다.

셋일때는 스쳐지나 보냈던 것들이 혼자 있으니 보인다. 


첫날, 조금 실망스러웠던 모습도

온종일 커다란 구름아래 무겁게 눌려있던 이 도시도, 

4일째가 되니 조금씩 정이 든다. 나쁘지 않다. 

이렇게 시간을 두고 보아 매력을 느껴서 다행이다. "


- 2016. 8. 7. Travel Note in Saint Petersburg, Russia.









마린스키 극장





오늘은 마린스키 극장에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발레 <백조의 호수>를 보는 날. 

런던과 뉴욕에서 뮤지컬으 봐야하듯이, 러시아에서는 당연히 발레를 봐야지!



하지만 발레를 보고 싶다고 언제나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이미 모스크바 편에서 언급했지만, 8월이 발레단의 정기 휴가 시즌이기 때문에

볼쇼이 극장에는 아에 공연이 없었고, 

마린스키 극장은 다행히도 마린스키 발레단 대신 상트페테르부르크 발레단(?)이 마린스키 공연장을 대관해서 

8월 한달 동안 <백조의 호수> 공연을 하고 있었다. 



모스크바의 볼쇼이 극장과 함께 러시아 최고의 발레, 오페라 공연극장으로 알려진 마린스키 극장(Мариинский Театр)

참고로 마린스키 극장은 마린스키 구관, 마린스키2, 콘서트 홀 3개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고

공연을 예매하고 보러갈 때 잘 구별해서 가야 한다. 

러시아에서 발레만큼은 꼭 보고 싶었던 터라, 한국에서 미리 인터넷으로 좌석까지 예매해놓았다. 후훗.

(그나저나 발레 예매 페이지가 영어지원이 안되어서 러시아어로 예매하느라고 러시아어 공부 지대로 함.)







발레 <백조의 호수> 공연 포스터. 





화려한 샹들리에가 반짝이는 마린스키 극장의 내부  






원래 러시아 사람들은 발레 공연을 볼때 격식을 갖추고 드레스업하고 공연을 본다고 한다.

그 동안 여행다니면서 공연이나 멋진 식사를 위해서 옷을 따로 준비해간적 없었는데

러시아에서 발레를 볼 때만큼은 나도 잠깐 지나가는 여행자가 아니라 

발레와 그 문화를 존중하는 한 명의 문화인이고 싶어서

비좁은 트렁크에 딱 1번 신을 하이힐과 딱 1번 입을 원피스를 챙겨갔다. 

(여름이니까 챙겨갔지 겨울이었으면 캐리어가 비좁아서 107번쯤 다시 생각했을 것 같음...특히 구두!!)



마린스키 극장 내부로 들어가니, 

여느 오페라 극장, 발레 극장처럼 화려하고도 아름다운 실내 장식으로 마음을 마구마구 흔들어놓았다. 

더더욱 원피스와 구두를 챙겨오길 잘했다고 생각하면서 (후후)

이제 공연이 열리는 곳으로 들어가봅시다. 





땨댠 :D 두근두근





무대에서 보는 좌석의 배치도. 우리는 2층 정 가운데의 Royal석 바로 옆! (분홍색 화살표) 자리를 예매했다.

사실상 거의 정중앙이어서 무대가 한눈에 보이는 최고의 좌석이었다. 




화려한 커튼과 황금빛이 번쩍이는 실내




장식 하나하나가 어찌나 화려한지!




빠질 수 없는 기념사진 (하트)




드디어, 오케스트라 연주에 맞춰 총 4막으로 구성된 <백조의 호수>가 시작했다.

사실 러시아에서는 물론이고 실제 발레공연 자체를 처음 보는 거라

어느 정도 수준의 공연인지 전혀 기초 견문이 없는 상태라 나 스스로가 걱정되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발레리나들의 몸짓 하나 하나에 굉장히 몰입하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발레를 조금 배우고 공연을 봤더니, 

동작 하나하낙 너무너무 자세하게 보여서 좋았다. :D

역시 아는만큼 보인다고......여행도 공부하고 올 수록 좋은 것 같아!



(그런데 수준 높은 공연에 비해서, 관광객들이 많아서인지 공연 관람 태도는 썩 좋지 않았다.

공연 중에 어찌나 핸드폰으로 촬영들을 많이 하던지, 중간중간 플래시가 터지기 까지 해서 

극장 관계자들이 저지하러 다닐 정도였다.)



마린스키에서 본 <백조의 호수>는 그야말로 청초하고 처연한 아름다움이 오롯이 느껴지는 공연이었다.

푸르스름한 무대에 하얀 백조들의 손짓과 발짓에서 몽환적이고 신비한 느낌이 그대로 전해졌다.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



인사하는 발레리나와 발레리노들 



다같이 인사, 좋은 공연 정말 아깝지 않은 공연이었어요!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의 오케스트라 연주를 들으며

발레리나와 발레리노들의 한없이 우아하면서도 발끝까지 힘이 실려있는 힘찬 공연을 보고있으니

새삼 러시아가 문화적으로 대단한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세계3대 박물관 중 하나인 에르미타주 박물관. 

칸딘스키와 샤갈의 그림들. 

차이코프스키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음악.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발레단.



많은 사람들에게는 시베리아와 스킨헤드 밖에 떠오르는게 없는 

이 나라에 대한 선입견을 한 꺼풀만 들추어내면 

이토록 대단하고 다양한 문화와 예술의 것들이 가득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것들을 보기 위하여 이 곳에 오고, 직접 관람을 하고, 그리고 박수를 친다.


그저 불곰국, 강대국 이런 이미지의 러시아 안에 이런 문화의 힘이 있었구나.

러시아인들이 자부심을 느낄만 하구나.

새삼, 눈에 보이지 않는 러시아만의 강렬한 문화와 정신이 느껴지는 

그런 밤이었다. 



좌석은 로얄석 다음으로 가장 비싼 좌석이었지만, 

그 값이 하나도 아깝지 않을만큼 너무나도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공연이었다. 

내가 꼭 발레를 봐야 한다고 해서 (심지어 좋은 좌석에서 보겠다고 우겨서) 

얼떨결에 같이 발레를 봐야했던 K와 J도 대만족!

(심지어 K가 너무나도 감동받은 나머지, 

이틀 뒤 알렉산드린스키 극장에서 하는 <백조의 호수>를 또 예매해버림 )



  아직도 그 날의 감동, 여운이 잔잔하게 기억이 난다. 

  러시아에 간다면 그 어느 것보다도 꼭 경험해보기를 추천하고 싶은, 

  발레 <백조의 호수>였다. 

 

 

 

 

한국에서 러시아 발레 인터넷 예매하는 방법보러가기

http://sollos.tistory.com/1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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