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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17 06. Flamenco.
  2. 2010.01.17 04. 촉촉한, 그리고 따뜻한 그라나다 안녕? 2
2009년 12월 19일 * IBERIA 여행 제 4일째 * Granada, Spain  
 

2009. 12. 19. Granada. Flamenco.

Flamenco de TABLAO ALBAYZIN
"플라멩고 공연은,,아 정말 최고였다.
비록 저들이 돈을 받고 하는 공연일지라도 무희들의 손짓, 발구름, 눈빛, 미간의 움직임.. 모든 것이 정말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하고 정말 춤에 사로잡힌듯한 모습.

춤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 힘, 기운...들은 사진으로도 남길 수 없고
영상으로도 간직할 수 없고, 글로도-그림으로도 새길수 없는 것이었다.
그저 내 눈 속에, 마음 속에, 머릿속에 담아둘 수 밖에 없는.
이런 기억들은, 평생 지워지지도 - 흐려지지도 않았으면 하고 바랄뿐이다.
-2009. 12. 29. Esporu.

사진기가 없는 내가 그 순간을 담을 수 있는 방법은 무대의 조명에 의지해
아주 빠르게 움직이는 무희들과 악사들을 그려내는 것 뿐이었다.
느낌을 온전히 그려낼 수 없는 부족한 솜씨가 아쉬울 뿐이었다.
가장 혼을 담아 춤을 추었던 무희의 머리에 꽂혀있던 조화가 그녀의 격렬한 몸짓에 우연처럼 내 앞에 떨어졌다. 그저 장식용 소품일텐데 -
내게는 왠지 모르게 운명같은 선물이라고만 느껴졌었다.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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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19일 * 이베리아 여행 4일째 * Granada, Barcelona



요즘엔 워낙 저가항공들이 가격도 싼데다가 시간도 얼마 안걸려 많이들 이용하지만 그래도 유럽여행에서 야간 기차이동을 빼면 섭섭하다.
남들은 야간 기차를 타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  나는 야간 기차만 타면 정말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숙면 중 숙면에 빠진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약간은 덜컹거리는 뜨렌호텔의 2층 침대에서 세상모르고 잠이 들었다가 도착하기 20분전에 가까스로 깼다.
일기예보에 Heavy Rain & Thunder라고 며칠동안 예고되서 무척이나 걱정했는데-
이른 아침 그라나다 역에 내렸을 땐 아주 조금 보슬보슬 비가 내릴 뿐 큰 비가 쏟아지고 있지는 않았다.
중세의 돌바닥에 캐리어를 끌고 구글맵에 표시된 길을 따라 미리 예약해둔 호스텔을 찾아갔다.
비가 오는 이른 주말의 아침이어서였는지 기차역을 벗어나자 골목길들은 사람의 흔적 없이 사방이 고요했다.
돌바닥에서 덜덜거리는 캐리어 끌리는 소리만이 그 공간을 메울뿐.
아침에 내리던 보슬비 때문일까 - 내 기억속의 그라나다는 촉촉함. 으로 남아있다.
아마 다시 그라나다에 가기 전까지 나는 그렇게 그라나다를 기억할 것이다. 촉촉함.


비가 내리던 그라나다 기차역.



다행히 어렵지 않게 호스텔을 찾았고 그라나다의 숙소는 도미토리가 있는 호스텔이 아니라 더블룸, 싱글룸만 존재하는 여관같은 곳이었다.
주인 아저씨가 능숙한 영어와 친절하게 그라나다 설명을 해주셨고, 화장실이 딸려있는 더블룸도 안락해보여 꽤 마음에 들었다.
유랑에서 이 호스텔 바로 앞에 카페가 있어 아침 식사를 하기 좋았다고 써놓았는데,
바로 그 호스텔 앞의 이름도 모르는 그 카페에서 우리는 3일 아침을 ToastaCafe를 시켜먹었다.
바로 맞은편 호스텔 주인과 달리 카페 종업원 혹은 사장? 은 영어를 단 한마디도 못했기 때문에
어떤 메뉴를 파는지 물어보기가 난감했고 그중에 손짓발짓과 견본품으로 알아낸게 토스트(Toasta)와 커피였다.
나의 한 뼘 길이보다 조금 더 긴 바게트를 반으로 갈라 바싹하게 구워 버터와 딸기잼을 맘껏 발라먹었는데 -
진열대에 다른 빵들도 있었는데 나는 3일 아침내내 매일 똑같은 메뉴를 주문했었다.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데도 우유를 조금 넣은 그 카페의 따뜻한 커피가 맛있다! 라고만 느껴졌다.

매일 따뜻한 토스트와 커피를 마셨던 그 카페에 앉아서.

토요일 아침부터 조금 북적북적 분위기가 좋았어.


그라나다에 처음 도착했던 그 날, 카페에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있는데 티비에선 마드리드에 폭설이 왔다는 뉴스를 전하고 있었다.
막 주문을 하고 창가 옆 테이블에 앉는데 뒷 테이블에 엄마, 아빠와 함께 앉아있던 아주 잘생긴 금발머리 소년이
우리에게 "Hello~" 인사하며 발랄하게 손을 흔들었다. 스페인을 여행하다보면 젊은 남자애들이 "니하오"나 "곤니찌와"라고 치근덕 거리는데
곤니찌와도, 니하오도- Hola도 아닌 hello라니. 아직 인종차별의 선입견이 없는 꼬마의 순수함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찐찡이와 함께 그 녀석의 눈부신 외모(?)에 대하여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며 토스트를 먹고 있는데
우리 주위를 괜히 얼쩡얼쩡 거리던 그 녀석이, 부모님을 대동하고 우리 테이블에 와서는 "Have a nice day" 라고 쑥쓰럽게 인사를 했다.
하하, 나랑 찐징이 모두 그 수줍수줍한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thanks! have a nice day!"를 같이 대답해줬는데
아마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처음 영어를 배우나보다 - 외국인들한테 영어로 인사하고 싶어서 알짱알짱 하다가
부모님이 한번 해보라고 등떠밀어서 수줍수줍하며 우리한테 인사하는 모양새였다.


그라나다에 도착한지 채 한시간도 되지 않은 때였다.
기차에서 내릴타이밍을 몰라 텅빈 기차에 우리둘만 앉아있었는데, 우리만 내리면 된다면서 우릴 귀여워했던 친절한 역무원과
호스텔 바로 앞에서 호스텔을 찾아 우왕좌왕 하는 우리들에게 친구들한테 물어물어 가르쳐준 청소부 아저씨와
그라나다 코스를 설명해주며 우릴 따뜻하게 맞아줬던 Hotel Alcazar 주인 아저씨와
그리고 이름을 모르는 그 카페에서 만난 귀여운 금발꼬마 신사까지-
창밖에 보이는 우산든 사람들이 점점 적어지고 하늘은 조금 흐리지만 빗줄기도 그쳐가고 있었다.
조금 피곤하고 으슬으슬 했지만 따뜻했던 것 같다.
출발이 - 그리고 느낌이 좋은 그라나다였다. 
 


우리는 그렇게 바싹 구워진 토스트와 따뜻한 커피, 그리고 그라나다 사람들의 친절함에 으슬으슬했던 몸과 마음을 녹이고
촉촉한 그라나다의 Gran Via거리를 걸어 성당에 잠시 들렀다가 La Alhambra, 알함브라 궁전으로 천천히 걸어올라가기 시작했다.


바르셀로나보다 작지만 아담해서 좋았던 그라나다.


알함브라 올라가는 골목길. 난 왜그렇게 골목길들이 좋은지 모르겠다.



그라나다에 와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곳곳에 노란 오렌지들이 주렁주렁 달린 오렌지 나무들이 보였다는 거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오렌지 나무를 보는 것은 불가능인데 그런 오렌지들이 길가에 주렁주렁 있다니-신기했다. 하하
오렌지 나무들 때문에 그라나다의 길가엔 오렌지 향이 은은하게 퍼져서 거리를 향긋하게 메우고 있었다.





알함브라 성까지는 버스를 타고 가도 되고, 걸어서 올라갈 수도 있는데 우리는 알함브라 궁전 예약시간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서
천천히 성벽을 따라 알함브라 성으로 올라갔는데, 올라가는 길이 울창한 숲길이어서 너무 좋았다.
확실히 남쪽은 남쪽인가보다. 바르셀로나는 거의 나뭇잎들이 다 떨어져가고 있었는데, 그라나다는 이렇게 숲이 울창한거 보니.
밤새 비가 내린 촉촉한 숲길을 걷는 기분, 을 지금 다시 떠올려도 흐뭇해진다. 룰루랄라 콧노래가 났었다.

성벽 너머로...그라나다의 하얀 마을이 보인다..

중간에 귀여운 차를 만났다. 나도 나중에 이런 귀여운 차 몰고 싶어 :) 근데...운전면허증 먼저 따자...


이제 알함브라 성으로 들어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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